좌표를 찾아서 - 11. 호치민 트레일 from 다낭 to 퐁냐
호치민 트레일은 베트남 전쟁동안 북베트남군의 주요한 전력과 물자의
수송로이다.
트레일의 주요 축선은 안남산맥 서쪽 라오스 땅의 남북을 잇는
길이지만
이쪽, 베트남의 남북을 잇는 종선과 베트남에서 라오스로 이어지는 횡선도
있다.
1달 비자가 만료되는 싯점이어서 15일 무비자를 얻을 요량으로 라오스 땅을
10분간 밟고 되돌아 온다.
그리고 라오바오에 유일하게 있는 역사 유적지인 감옥을
들른다.
호주석 만큼 위대한 베트남의 독립영웅이자 건국영웅인 Vo Nguyen
Giap이 투옥된 곳이기도 하다.
좁은 방에서 좁은 하늘을 바라보며 원대한 꿈을 꾸었을
것이다.
그 꿈은 현실이 되어서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 제국주의를
몰아내고
그외 무명의 수많은 정치범들이 이곳에 묻히거나 이곳을 거쳐 전선으로 향했을
것이다.
케산Khe Sanh은 호치민 트레일의 종선과 횡선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그래서 케산 인근에 미 해병 3사단의 전투기지가
세워졌다.
그러나 1968년 170일 동안 베트남 인민군과의
교전에서
78기의 장갑차량과 197기의 항공기가 파괴되고 기지의 주인은 베트남
인민군이 되었다.
1971년 미군이 재탈환하여 라오스남부 침공작전인 Lam
Son719작전의 공습지원기지로 사용되었지만
이후 케산 전투기지는 베트남 인민군이 전쟁을 승리로 맺는데 공습기지로서
큰 역할을 해낸다.
전투에 참여했던 장갑차와 항공기 및 각종 포탄까지 패전의 치욕, 승전의
영광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케산에서의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나타내는 문구가 미 해병의
셔츠에 남아 있다.
케산에서 퐁냐에 이르는 호치민 트레일은 안남산맥 동쪽 사면을 종단하는
240km의 길이다.
50여년 전 이 험준한 산길을 누빈 베트남 인민군의 발자욱이 만든
길이다.
많이 평탄해지고 넓어지긴 했지만 지난 폭우에 길이 막힌 곳이
많다.
아슬아슬하게 비와 어둠을 뚫고 이름없는 마을에
머문다.
그 친절한 따스함은 퐁냐에 이를 때 까지 유효해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미소 담긴 인사를 건넨다.
꽤 편안한 숙소에 앉아 지난 1박2일간의 호치민 트레일 위에서의 아찔한
행군을 곱씹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