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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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7)

하로동선 9 779

- 피피섬 투어 -

 

2016년 8월 12일(금). 피피섬 투어를 하는 날이라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픽업시간은 7시반. 피피섬이라고 하면 태국에서 제일 멋진 경치를 자랑한다는 곳인데, 문제는 지금이 우기라는 점이다. 우기에는 비도 자주 내리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파도가 높다. 게다가 일행 중에는 어린 아이들이 7명이나 된다. 우기에 스피드보트를 타고 피피섬에 갔던 사람들의 체험은 태사랑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태반은 배멀미 때문에 거의 죽다 살아서 돌아온 이야기이다. 여행사 <사우스타이>에서도 피피섬보다는 가까운 카이섬 정도를 둘러보는 것을 권하였는데, 여기까지 와서 피피섬을 안 보고 돌아간다는 것이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크루즈 투어. 이름도 거창하고 길어서 <피피섬&모스키토섬&마야베이 럭셔리 크루즈 투어>이다.

팡아만 투어 때와 마찬가지로 먼저 차량을 타고 이동. 푸켓타운을 지나 라싸다 부두(Rassada Pier)에 도착했다. 배는 제법 크고, 출발하자마자 간식과 멀미약을 준다. 저 과자는 빠다코코넛비스켓하고 맛이 아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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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안에 있기 답답하면 밖에 나와 있거나 2층으로 올라가면 되었다. 스피드보트는 작은 체구에 엔진을 3개나 장착하여 엄청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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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의 우려와 달리 날씨는 너무 좋았다. 비도 안 오고, 바람도 이만하면 잔잔한 편이었다. 이렇게 1시간 반 정도를 달리면 피피섬에 닿는다. 저 멀리 보이는 피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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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작은 배로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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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피피섬 상륙. 한 시간 정도 스노클링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피피섬은 크게 사람이 살고 있는 피피돈과 무인도인 피피레로 나뉘는데, 이 중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곳은 피피레(Phi Phi Leh)이고, 지금 내가 있는 곳은 피피돈(Phi Phi Don)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곳의 경치도 상당히 수려했다. 아래의 사진을 보라. 파란 하늘빛과 초록색 물빛이 상당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어디 가서 피피레라고 우겨도 통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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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는 다시 배에 올라와서 했다. 이런 형태의 식사에 무슨 기대가 있겠는가마는 많은 사람들은 배멀미때문에도 식사를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사실 파도가 높아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두려움이 원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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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하지 않고 그냥 배 위에서만 바라보는 몽키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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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레를 향해 항해를 시작하자 배는 파도에 좀 흔들렸다. 나는 ‘좀’이라고 표현했지만 여기저기서 또 토하기 시작했고, 우리 일행의 아이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결국 배는 뱃머리를 돌렸다. 운항포기... 결국 톤사이 베이(Ton Sai Bay)에 정박했다. 승객들에게는 쇼핑을 하란다. 일단 배에서 내리니까 솔직히 살 것 같았다. 나는 한 시간 남짓하는 이 시간동안 피피돈의 이곳저곳을 다녔다. 그리고 이 섬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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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하자마자 승객을 기다리는 것은 20B의 입장료. 여기가 국립공원이라서 그렇다. 주변의 모습을 살펴보면 카오산 로드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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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분위기가 참 좋다. Tonsai Seafood. 하지만 랍스터 가격은 100그램 당 380B이다. 바로 어제 먹은 사보이 씨푸드보다도 50%나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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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 파출소. 오늘이 시리킷 왕비의 82번째 생일이라 이곳에도 왕비의 사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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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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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깨끗해서 묵고 싶은 리조트(Phi Phi Don Chukit Res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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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태국 남부인 까닭에 모스크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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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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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히잡을 쓴 것으로 보아 무슬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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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해변이 있어서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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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섬에는 정말 머물고 싶은 매력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이곳에서의 1박을 권했는지 이해할 것 같았다. 카오산로드와 너무 많이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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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사지 이야기 -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결심 아닌 결심을 했다면, 태국에 가면 맛사지를 무조건 많이 받고 오겠단 것이었다. 한국에도 이런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퇴폐이고, 건전한 곳이 있다고 해도 솔직히 가격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살아오지 않았나?

타이 맛사지에는 발맛사지, 전통맛사지, 오일맛사지가 있는데, 이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오일맛사지이다. 다만 문제점은 값이 비싸고, 끝나고 나면 씻어도 오일이 찝찝하며, 마지막으로는 유사성행위하라고 치근대는 맛사지사를 만나면 피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맛사지는 방콕에 오던 날부터 받으러 다녔다. 방콕시티호텔 부근에는 맛사지가게가 조르륵 4개나 있어서 좋았다. 여기는 오일맛사지를 받아도 이상한 서비스 받으란 얘기를 안해서 좋았다. 서로 다른 가게에서 두 번 받았는데, 모두 그런 얘기는 없었다. 첫날은 팬티를 입고 받았는데 끝나고 나서 팬티에 오일이 묻는 게 싫어서 다음날은 팬티까지 벗었더니 새것을 주었다. 방콕이 아무리 환락의 도시라고 해도 아무데서나 그러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파통에 오니까 사정이 달랐다. 맛사지 가격은 전통이 200~250B이고, 오일도 300~350B으로 <렛츠릴렉스>나 가면 모를까 그냥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맛사지는 우리 돈으로 만원이 안됐다. 문제는 거의 전부가 스페셜을 하라고 졸랐다는 거. 심지어 어떤 맛사지사는 시작하자마자 스페셜 얘기부터 했다. 맛사지는 그냥 오일을 문지르기만 할 뿐 주무르는 게 없었다. 정말 이러면 짜증이 났다.

하지만 어디서나 그렇듯 아무리 파통이 환락가라고 해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정말 열심히 했다... 쓸데없는 소리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만을 묵묵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그 날도 파통거리를 배회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하루의 피로를 푼다고 두엉짓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맛사지 가게로 들어섰다. 나를 안내한 맛사지사는 나이가 꽤 들어 보이고 키가 작고 마른, 전형적인 태국인이었다. 그 날도 오일맛사지를 받았다. 처음 보는 여자의 앞에서 팬티까지 벗고 엎드린다는 것이 민망하기는 해도 한편으로는 그것처럼 시원한 것도 없었다. 그리고 수건으로 가려주니까 부끄럽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었다.

하여간 그렇게 맛사지를 받고 있는데, 맛사지사가 내게 스페셜을 원하냐고 했다. 또 시작이구나... 그런데 만일 그렇다면 자기가 다른 사람을 불러주겠다고 했다. 어?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왜 네가 직접 하지 않느냐고? 그랬더니 그런 것을 하려면 좀 뚱뚱하고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는 아니라고...

 

그래서 대화를 하게 되었다. 이름은 <몽>이고, 나이는 42세. 결혼은 했는데 이혼했다고 한다. 맛사지를 하면 돈은 주인하고 맛사지사가 절반씩 나눈다고 했다. 그러니까 한 시간에 100B이나 150B 정도를 버는 것이다. 출근시간은 아침 10시이고, 밤 12시에 끝난다고 한다. 그럼 도대체 이 분들은 하루에 얼마를 벌 수 있을까? 혼자 곰곰이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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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사지 가게의 대낮 풍경이다. 어느 가게라고 할 것도 없이 낮에는 저렇게 맛사지사들이 대부분 밖에 나와서 호객행위를 한다. 저녁시간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밤이 되어서 10시나 11시쯤 되어야 모두들 현장에 투입되는 모양이다. 그 시각에 어떤 곳에는 밖에 앉아있는 맛사지사가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래봐야 하루에 4-5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이들은 하루에 얼마를 버나...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그들은 유사성행위라도 하는 모양이다. 정말 이해가 간다.

서로 되지도 않는 영어와 태국어로 대화를 한참 나눴다. 밖에 나와서 보니 새벽 1시. 몽이 나보고 태국말을 어떻게 그렇게 잘 하느냐고 했다. 태사랑에 나오는 생존태국어 중 몇 개를 익혔을 뿐인데...

 

사족

 

1) 가끔 태사랑에서 맛사지를 했을 때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오고 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지금부터 나도 팁에 대한 생각을 말해 보려고 한다.

 

2) 팁문화가 없는 한국에서는 팁에 대해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한테 배우게 되는데, 그 때 배우기로는 가격의 10%라고 했던 것 같다.

 

3) 나는 작년과 재작년에 팁문화가 일상화되어있는 미국에서 살았었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이 팁을 10%만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일단 미국에서는 계산서를 가져오게 하면 gratitude 라는 이름으로 권장팁이 적혀 있는데, 그게 15%, 18%, 21%로 나와 있다. 물론 팁을 꼭 이렇게 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즉, 잔액을 맞춰서 주는 경우도 많은데, 예를 들어 가격이 15.84달러이면, 팁을 2.16달러를 줘서 총액을 18달러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카드로 결재하는 경우에 그렇다.

 

4) 내가 2011년에 태국에 가족여행을 갔을 때 파타야에서 한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맛사지 가게에 간 적이 있었다. 내가 팁에 대해 궁금해서 사장님한테 대체 얼마를 주는 것이 적당한지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 분은 내가 맛사지사한테 20B를 줬다고 했더니 20B는 너무 적다고 하면서 50B는 줘야 한다고 했다. 그 때도 맛사지 가격은 200B였다.

 

5) 나는 이번 여행에서는 팁을 기본적으로는 50B을 줬고, 특별히 고맙다고 느낄 때는 100B를 줬다. 이유는 내가 돈이 많아서는 아니고, 예전에 한번 헬쓰랜드를 갔더니 거기는 팁이 100B로 거의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가끔은 길거리에서도 헬쓰랜드에서 일하는 분들에 못지 않은 분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가 반드시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어느 곳, 어느 직종에도 쓰레기가 있는 반면, 괜찮은 사람도 있는 것 같다.

9 Comments
최시경 2016.08.25 10:36  
좋은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하로동선 2016.08.25 13:40  
아이구 감사합니다.
아무꺼나X김세준 2016.08.25 12:52  
정성글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하로동선 2016.08.25 13:41  
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쉐프라인 2016.08.26 09:29  
(운영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사유:인신공격,비아냥)
하로동선 2016.08.26 13:27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하수카 2016.08.27 22:31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_()_
위 삭제된 글쓴이의 글에도 좋은 말이라고 감사하다니, 하로님은 참 대인배이신가 봅니다..
하로동선 2016.08.28 09:30  
어? 삭제된 것을 이제야 알았네요. 이런 상황을 처음 봐서 그런지 좀 얼떨떨합니다. ㅋㅋㅋ...
마하수카 2016.08.28 10:29  
ㅎㅎ.. 삭제된 그 댓글의 내용이 짐작이 가서 말입지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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