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6)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수민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6)

하로동선 4 869

- 파통 돌아보기 -

 

2016년 8월 11일(목). 원래 오늘 하려고 했던 투어는 푸켓동물원. 그런데 어제 아일랜드 사파리를 다녀오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허접하기는 해도 동물원이나 사파리나 다 그게 그거 아닌가? 특별히 동물원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호랑이를 놓고 가족사진을 찍고 싶어서였는데, 단지 그걸 하겠다고 투어를 나가기에는 일행들도 모두 지쳐있었다. 그래서 가이드의 권한으로 오늘의 일정을 취소해버렸다. 뛸듯 기뻐하는 가족들... 하루종일 자유시간을 주니 애들은 수영장에 갈 생각부터 한다.

나는 조용히 호텔을 빠져 나왔다. 나도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거다. 담벼락에 붙은 무에타이 경기 포스터. 내가 초등학생 때는 한국에서도 영화포스터를 이렇게 벽에 붙였었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3_82.jpg

 

노보텔 푸켓 빈티지파크 리조트에서 남쪽으로 걸으면 이런 풍경이 나타난다. 아침이라 모든 게 차분하다. 거리의 이름은 Rat-U-thit 200 Pee. 처음엔 이걸 어떻게 읽는 건가 했다. 랏차유팃 썽러이 피... 참 어렵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3_96.jpg

 

아침 9시를 향해 가는 시각은 파통비치에선 꼭두새벽에 해당한다. 관광안내소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4_08.jpg

 

파통의 랜드마크, 25층의 높이를 자랑하는 로얄 파라다이스 호텔. 저렴한 가격에 뷔페도 제공한다는데 그다지 맛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제 워크인으로 가면 1,000B를 내야 하는 Seabreeze에서 느낀 점이 그거였다. 뷔페는 그저 뷔페라는 거. 천바트짜리 뷔페보다 50바트짜리 쌀국수가 보통은 더 맛있다는 것.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4_22.jpg

 

아침시간의 방라로드. 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4_36.jpg

 

방라로드를 따라 걸어서 해변으로 나갔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면 바다 구경은 해야지.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4_48.jpg

 

처음 보는 파통비치. 아침시간이라 더욱 그렇지만 바닷가는 한산하다. 우기라 바람이 늘 세게 불어서 파도가 높아 수영을 금지하는 깃발은 늘 꽂혀 있다. 해변도로의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정말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4_59.jpg

 

대신 저 깔끔한 도로에서 자동차를 몰거나 오토바이를 타면 벌금이 5천바트란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4_71.jpg

 

푸켓타운으로 가는 썽태우들의 정류장을 지나 두엉짓호텔 앞으로 해서 다시 랏유팃썽러이피 로드로 진입. 내가 지금 묵고 있는 노보텔 빈티지파크 대신 애초에 예약하려고 했던 바우만부리 리조트. 내 기준으로는 저기가 위치도 좋고 값도 저렴하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4_88.jpg

 

퇴폐맛사지의 랜드마크 크리스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 희안한 것이... 저런 데를 보면 유심히 보게 된다는 거. 들어가지도 않을 거면서... 밖에서 이런 사진을 찍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보내고, 밴드에 올린다. 그러면 그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저길 들어갔다가 나온 줄 알고, 내게 이것 저것을 묻고, 나는 그런 것들을 마치 본듯이 대답해 준다. 우리가 임진왜란 때 나가서 싸워보지 않았어도 이순신을 알듯이... 꼭 가봐야 아나?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05_02.jpg

 

아침 10시가 지났지만 아직도 골목은 깨어나지 않았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7_08.jpg

 

- 산프라품 -

 

이번 태국여행에서 내가 신기하게 본 것은 산프라품(San Phra Phum)이다. 방콕시티호텔에서 묵을 때 호텔 밖에도 있었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7_21.jpg

 

태국 사람들은 귀신 또는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을 위한 사당이 필요한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게 거의 모든 건물에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래의 사진은 왕립 태국군병원(Royal Thai Army Medical department)내에 있는 산프라품이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7_38.jpg

 

대충 형태만 갖춰 놓고 방치해 놓은 것도 아니다. 두엉짓리조트 내의 산프라품을 보라. 녹색, 보라색, 주황색 음료가 올라 있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7_54.jpg

 

아침에 파통거리를 배회하면서 본 모습. 맛사지 가게는 아침 10시에 문을 여는데, 이 때 보는 바와 같이 간단히 음식을 차려놓고 향을 피우며 제를 지낸다.

이 정도면 이런 행동들이 취미생활의 수준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에게 이것은 신앙이다. 아울러 산프라품의 규모는 부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형편이 넉넉해 보이는 곳의 그것은 정말 으리으리하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7_67.jpg

 

- 호텔 수영장 -

 

아침시간에 호젓하게 파통거리를 배회하는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집사람이 애들이 지금 수영장에서 놀고 있으니까 가서 지키라고 했기 때문. 조금은 짜증스럽기도 했지만 필요한 일이었다. 애들이 물놀이 할 때는 반드시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7_8.jpg

 

오후에는 두엉짓리조트로 호텔을 옮겼다. 우리 일행이 이용한 상품은 타이항공의 에어텔인 ROH(Royal Orchid Holidays)였다. 12세 미만의 동반 자녀 한 명의 항공료가 무료인 반면, 타이항공이 지정하는 호텔에서 2박을 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한 의무숙박지는 두엉짓이었다. 호텔을 옮기고 나서 점심부터 먹었다. 혹시 필요할지 몰라서 가져왔던 컵라면과 햇반을 먹어치우기 위함이다.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두엉짓에서의 오후 수영. 이 호텔은 워낙 규모가 커서 그런지 수영장도 훌륭하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7_93.jpg

 

- 사보이 씨푸드 -

 

이렇게 오후 내내 아이들 수영하는 거 지키다가 저녁이 되자 식사를 하러 나섰다. 오늘의 목표지는 사보이 시푸드. 뚝뚝 타지 않고 이번에는 좀 걸었다. 바람이 많이 부니까 해수욕은 못해도 해양스포츠는 인기였다. 패러세일링은 1,200B을 부른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8_02.jpg

 

바다의 상태는 이렇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8_11.jpg

 

저녁노을.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28_23.jpg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사보이 씨푸드의 간판.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1_47.jpg

 

먹음직스럽게 누워 계시는 바닷가재. 100그램 당 가격은 250B로 타이거 새우(Tiger Prawn)랑 시세가 같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한류에서 서식하는 바닷가재가 적도가 가까운 이곳 안다만 해에서 서식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얘네들은 바닷가재가 아니라 <닭새우>이다. 하지만 오늘 밤... 구태여 그런 것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1_59.jpg

 

손님들이 재료를 고르면 이 분들이 요리를 하는 것 같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1_69.jpg

 

사보이 씨푸드는 아마 파통비치에서 제일 비싼 음식점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부도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1_85.jpg

 

뿌팟퐁커리. 이번에는 맨밥을 시켜서 저 국물에 비벼 먹었다. 맛은? 아주 좋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1_96.jpg

 

마늘 양념으로 맛을 낸 닭새우구이.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5267_42.jpg

 

저런 것 말고도 몇 개 더 시켜서 식사를 했더니 총 12,200B가 나왔다. 이번 태국여행에서 식비로는 최고기록이다. 하지만 인원이 14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한국과 비교하면 그렇게 비싸다고 볼 수만은 없다.

그나저나 맛은? 다들 솜분씨푸드가 더 맛있다고 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향한 곳은 파통비치 최대의 쇼핑몰인 정실론.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2_08.jpg

 

- 파통의 밤거리 -

 

서산으로 해가 기울고 파통의 거리에도 등불이 켜지면, 곳곳마다의 모습은 낮과 전혀 다르게 변한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2_17.jpg

 

가볍게 들러서 맥주나 한 잔 마시면 좋을 하드락 카페.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2_27.jpg

 

하지만 파통의 밤거리를 얘기함에 있어 방라거리(Bangla Street)를 빼면 이야기가 안 된다. 파통의 중심부에서 해변도로와 랏유팃썽러이피 사이의 100M 정도 길이의 도로이지만, 밤에는 차량이 통제되는 가운데 사람들이 몰려든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2_38.jpg

 

길가에는 이런 업소들이 있다. 재규어.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52_49.jpg

 

타이거나이트클럽. 나는 사실 이런데 가서 맥주도 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맨날 밤에 혼자 돌아다니니까 용기가 없어서 못했다. 저런데 가면 아가씨들하고 대화도 나누고 좀 그래야 할 것 같은데, 그건 영어도 문제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숫기의 문제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80_28.jpg

 

주말이 가까워지면 아가씨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도로까지 진출하기도 한다.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80_38.jpg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런 유흥업소를 따라 나 있는 골목에는 온갖 종류의 바들이 밀집해 있었다. Sexy Bar... 이런 데는 파타야의 A GO GO랑 비슷할 것 같았는데, 역시 혼자라서 들어가 보진 못했다. 괜히 바가지를 쓰거나 하면 모처럼의 여행 기분을 망치지 않겠는가... 그냥 이렇게 밖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


9a74f734cf07313bf1ae9724a067fd75_1471963780_48.jpg

 

사족

 

1) 태국 귀신들의 세계에는 등급이 있고, 그 등급에 따라 아우르는 범위도 달라진다. 일단 집집마다 신이 있다. 이들의 이름은 <피반> 또는 <피르안>이다. 이어 일정 지역을 관장하는 신은 <프라품>이고, 산프라품은 그들이 사는 집이다. 더욱 범위가 넓어지면 도시 규모 이상의 지역을 관장하는 신도 있다. 이들이 거처하는 곳이 <락므앙> 또는 <에라완>이다. 신은 국가적인 수준에서도 존재한다. 태국 전체를 다스리는 신은 <프라깨우몬라꼿>. 왕궁 부속 사원인 왓 프라깨우에 모셔진 부처상이 바로 이것이다.

 

2) 힌두교의 3대 신은 브라마(Brahma), 비슈누(Vishnu), 시바(shiva)이고, 이 중 비슈누는 세계를 지키고 유지하며 도덕률의 원상복구자로 숭배되는 신이다. 비슈누의 화신은 수없이 많은데, 그 중 10가지 정도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가운데 9번째 화신은 석가모니. 따라서 태국에서 부처는 모든 잡신들을 지배하는 신이다. 재미있는 점은 비슈누의 여섯 번째 신이 인간 Rama라는 점. 태국의 국왕은 비슈누의 화신이기도 하다. 이러니 국민들에게 존경을 넘어 숭배를 받을 수 밖에... 여기도 반신반인이 있는 모양이다.

 

3) 누군가 저런 신당을 고의로 때려 부수면 어떻게 될까? 2006년 3월 21일. 정신질환이 있다고 의심되는 27세 남자가 하이야트 에라완 호텔에 있는 신당(Phra Prom 또는 Brahma creator god)을 해머로 때려부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 의해 맞아죽었다고 한다. 태국인들에게 신당은 그런 곳이다.

4 Comments
삼성옴므 2016.08.24 02:16  
저도 푸켓갔을때 사보이에서 식사했는데 솜분시푸드에는 못미치더라구요
하로동선 2016.08.24 08:48  
그렇죠? 대체적인 의견이 음식은 솜분씨푸드가 맛있다는 거 였습니다.
덴드 2016.08.28 23:37  
뿌빵폿커리 넘 맛있어보여요. 이번엔 방콕만 넣었는데 다음에 아이들 크면 여기저기 다녀보고싶네요.
하로동선 2016.08.29 10:50  
네 맞습니다. 뿌팟퐁커리는 정말 최고의 맛이죠. 덴드님도 아이들가 있으시군요. 좋은 여행 많이 하십시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