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1일차 (말레이시아 - 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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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1일차 (말레이시아 - KL)

광팔이 1 4156
2002년 10월 2일(수)

전날 카운터에 모닝콜을 부탁해서 이 날도 일찍 일어났다. 하루종일 KL 시내를 관광하고, 밤에 태국으로 떠날 것이다. 짐을 맡겨두고, 체크아웃 하고, 숙소를 나섰다. 짐은 전날 트래블러스 롯지에서 그랬던 것처럼 떠나기 전에 다시 돌아와서 찾아가기로 하고, 짐보관료로 2RM을 지불했다. 숙소를 나와서 바로 밑에 있는 호커센터에 가서 나시고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육교를 건너서 뿌두라야 고속터미널로 갔다. 거기서 이날밤, 태국의 핫야이로 갈 고속버스표를 미리 사두기로 했다. 터미널 안에는 매표소마다 다들 자기한테 오라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나는 누가 불러도 신경 안쓰고, 다 쌩까고, 무조건 Srimaju 회사만 찾아다녔다. 매덕스가 싱가포르에서 나한테 말레이시아에서 장거리 고속버스를 탈거면 Srimaju를 이용하는게 좋다고 했다. 버스 시설도 좋고, 차 기종도 신형이고, 에어컨 빠방하고, 좌석도  24석이어서 편안하단다. 한 20분 정도를 배회하다가 스리마쥬 간판이 걸린 매표소에 가서 이날 밤 10시 30분에 출발하는 핫야이행 vip 24석짜리 우등고속버스 티켓을 끊었다. 요금은 35RM. 태국보다 더 싸다. 태국 같으면 그 정도 되는 거리에 우등석 고속버스가 600에서 700밧은 되거나, 그 이상이다. 태국에서 KL로 넘어갈때의 요금보다 여기서 핫야이로 갈때의 요금이 훨씬 더 싸다. 말레이시아가 태국보다 교통비가 더 싸다. 특히 고속버스와 택시, 기차..

고속버스표를 사고, 이날 관광을 시작했다. 뿌두라야 터미널에서 동쪽 차이나 타운 방향으로 이동했다. 걸어서 10분이면 충분하다. 이곳 뿌두라야 터미널은 근방에 부킷 빈땅, 차이나 타운, Lake Garden, 메르데카 광장등 주변 명소가 걸어서 가도 될 만큼 가까운 곳에 있고, 교통이 편리하다.

차이나 타운을 지나 센트럴 마켓쪽으로 가면 끌랑강이라는 도랑 비슷한 강이 흐른다. 물이 더럽다. 끌랑강을 건너면, 다야부미 콤플렉스라고 하는 큰 상가가 나온다. 거기에 큰 우체국이 있다. 그 근처 환전소에서 미처 링깃으로 환전하지 않은 남은 싱가폴 달러 15 S$을 링깃으로 환전했다. 35RM이 나왔다. 여기서 좌회전을 하니까 KL 기차역이다. 여기는 지금의 KL센트럴이 생기기전에 말레이시아 각 지역 및 태국, 싱가포르로 가는 기차들이 출발했던 곳이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생긴 건물로 역사가 깊다. KL센트럴이 생기고 나서는 기차역으로의 기능을 하지 않게 됐다. 지금은 열차가 지나다니고, 승객들이 내리고 타긴 하지만, KL의 중심역은 아니다. 건물이 크고 웅장해서 지나다니면서, 사진한번 박아두면 괜찮다. 기차역 바로 맞은편이 KTM이라는 말레이시아 국영철도 본사 건물이다. 여기도 건물양식이 독특하다. 사진 촬영용으로 좋다. 회사건물 치고는 상당히 고풍적이다. 이슬람 건축양식과 영국식민지 시대 스타일을 혼합흔 듯 싶다.
거기서 밑쪽으로 내려가다보면 Lake Garden이라는 녹지공원과 국립박물관이 나온다. 나는 박물관 같은데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이미 싱가폴과 말라카에서 대충 이곳의 역사를 훓어 봤기 때문에 굳이 돈주고 들어가서 박물관 구경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다고 여기가 무슨 대영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도 아니고... 국립박물관 맞은편에는 레이크 가든이 있고, 그 사이를 연결해주는 육교가 있다.그 박물관과 레이크 가든을 연결해 주는 육교를 타고서 레이크 가든으로 들어갔다. 레이크 가든으로 들어서니까 온 사방이 초록빛 이었다. 이곳은 kl의 가장 큰 녹지로 허파역할을 한다. 빽빽한 나무들과 푸른 잔디와 풀들... 도심속에 있다는 생각이 사라지게 한다. 또 공기도 맑고 산책로도 잘 꾸며놨다. 시민들이 산책하고 휴식을 취하기에 적격이다. 그안에 우주과학관, 새공원, 동물쇼 등이 있지만, 시시할 것 같아서 굳이 돈주고 보고 싶지 않았다. 이 안에선 툰 압둘라작 기념관만 들어가봤다. 툰 압둘라작은 말레이시아 두번째 총리이다. 살아생전에 많은 업적을 세워서 시내 중심에 있는 공원에 기념관까지 만들었다. 오른쪽의 1관은 생애, 성장과정등이 각종 소품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왼쪽의 2관은 총리 재임시 이룬 업적과 생전의 집무실, 물품, 의복, 훈장, 세계 각국의 지도자로부터 받은 다양한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사진자료와 소품들이 많아서 현대사를 한눈에 알아 볼수 있는 좋은 곳이다. 또한 공짜로 에어컨을 쏘이면서 삐대기도 좋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한참 여기저기 배회하다가, 언덕길을 내려와, 경찰 박물관을 지나, 국립 회교 모스크에 갔다. 여기는 말레이시아 회교도들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와서 기도를 드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신자들이 몰려온다. 사원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발까지 씻고 들어가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나는 발에 물집 잡힌것도 있고, 발 상태가 다소 안좋아서 발을 씼고 경내에 들어가지 않았다. 회교도들은 모스크에 오면 신발벗고, 다들 발을 씼고 마루위에 올라가서 기도를 드린다.73m의 높다란 뾰족탑이 있고 그 위에 접어놓은 우산의 모양의 지붕이 얹혀져 있다. 8000명이 동시에 기도할 수 있는 규모이다. 기도소에는 반바지나 소매없는 옷차림으로 들어갈 수 없다. 여기 모스크에서는 수시로 이상한 주문을 외는 소리가 확성기 방송을 통해 들린다. 무슨 우리나라에서 저녁에 두부장수가 외치듯이 말이다. 그걸 듣고 웃겨죽는 줄 알았다. 그게 뭔지는 잘모르겟지만, 그들만의 의식행사를 하는건가 보다. 교회에서, 성당에서 주기도문을 외고, 불교에서 염불을 외는 것처럼.. 그 전에 kl에 와서도 숙소주변에서 항상 한 시간 단위로 종소리가 울리고, 이상한 염불외는 소리가 들렸었다. 여기가 회교국가라서 매일 같이 시간대별로 뭔가 의식을 행하는게 있나보다. 군대에서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국기 강하식이 있는 것처럼.. 국립 모스크를 둘러보고 나니까 점심때가 다 됐다.
걸어서 다야부미 콤플렉스로 이동했다. 국립모스크 하고 가까운 거리에 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교복입은 현지인 중, 고등학생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학생들도 피부가 좀 까무잡잡하다 싶은 말레이계 여학생들은 헤잡을 쓰고 다닌다. 중국계 애들만 회교식 두건을 안스고 다닌다. 걔네들은 교복치마를 짧게 줄여서 입는 애들도 보였다. 말레이시아 여자들은 중국계가 나은거 같다. 하지만 중국계 애들이나 말레이 인들이나 서로 거리낌 없이 잘 어울려 다니는 모습이었다. 서로에 대한 거부감이나, 거리감은 없어 보였다.

다야부미 콤플렉스로 들어서니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너무 좋다. 오전 내내 뙤약볕에서 더위에 시달렸던 내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것이었다. 맥도날드에서 버거세트와 아이스크림으로 점심을 떼웠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휴식을 취하고, 이번엔 오전에 갔던 반대방향으로 관광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메르데카 광장 주변의 볼거리들을 둘러 봤다. 먼저 국립역사박물관에 들어가서 에어컨 바람을 쏘이며,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둘러봤다.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에어컨 바람 쐬면서 삐대기 딱 좋다. 말레이시아 옛날 술탄들이 각각의 제국으로 나누어 통치하던 시대부터, 영국식민지, 2차 대전때 잠시 일본의 점령하에 들어갔던 때, 독립 이후의 현대사까지 다 살펴볼 수 있다. 독립이후 현재까지ㅣ의 역대수상, 그리고 역대 술탄들의 계보까지도 나와 있다. 국립역사박물관을 나서면 그 바로 앞이 메르데카 광장이다. 1957년 8월 31일 이곳에서 영국으로 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며, 큰 행사를 벌였던 역사적인 광장이다. 광장 중앙에 분수대가 있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기게양대(100m) 위에 대형 말레이시아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국기게양대 위에 펄럭이는 말레이시아 국기가 인상적이다. 단체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근처에는 여러대의 관광버스가 서있다.
바로 맞은 편에 보이는 술탄압둘사마드 빌딩, 멀리 보이는 메나라 KL 타워도 곁들여서 사진으로 박으면 KL에 왔다는 확실한 증명이 될 것이다. 술탄 압둘사마드 빌딩은 영국 식민지 시대(1879년)에 지어진 건물로, 무어 양식의 아름다운 건물이다. 현재 섬유박물관과 대법원으로 쓰이고 있다. 건물 중앙에 높이 41.2미터의 시계탑이 멋있다. 매년 새해맞이 행사와 8월 31일 독립기념일 시가행진이 이곳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근방에 로열 셀랑고르 클럽은 영국 튜더 왕조의 저택을 모방하여 만든 영국식민지 시대  영국관료들의 사교 클럽이었다. 지금도 상류계층 만남의 장소로 이용된다고 한다. 회원이 아니면 못들어 간단다. 영국 식민지 시대의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 하다. 그 옆의 성 마리 성당은 영국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다. 이 두가지는 별로 볼 것도 없고 시시하다.

마지막 코스로 '마지드 자멕' 이라는 이슬람 사원을 둘러봤다. 사원 근처로 강이 흐르고 있고, 근방에 현대식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데다, 밤이 되면, 야광으로 빛을 발한다니까 밤에 구경을 오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도심에 위치한 사원이지만, 경내는 나름대로 조용하고 아늑하다. 여기도 입장료는 없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몸전체를 가리는 가운을 빌려 입어야 한다. 회교의 성격상 사원내에는 절대로 반바지나 나시티 차림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여기도 다른 회교 사원들처럼 신자들이 발을 벗고 마루위에 올라가서 엎드린채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회교가 말레이시아 국민들 생활속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경내는 분수대도 있고, 야자수도 심어 놓고, 주위에 강을 끼고 있어서 경치가 좋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국립모스크 보다 여기가 더 멋있어 보인다. 이곳은 국립모스크가 생기기 전까지 KL을 대표하는 모스크였다고 한다. 북인도 무슬림 건축양식에 따라 둥근 지붕, 뾰족탑, 아치형 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밤에 보는 모습은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KL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로 1909년에 완공되었다.

마지드 자멕을 다 구경하고 나니까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천둥 번개가 치더니 폭우가 쏟아진다. 여기서 숙소로 돌아올때는 LRT를 타고 돌아왔다. 마지드자멕역에서 뿌두라야 터미널이 있는 플라자락얏역 까지는 불과 한 정거장 이었다. 이번 여행에 태국(방콕-BTS), 싱가포르(MRT), 말레이시아(KL-LRT) 수도에 있는 시내전철을 나라별로 다 타본 셈이다. 그런데 세나라 다 열차가 다 비슷한 기종 이엇으며, 차내도 굉장히 새삥이었고 깨끗했다. 다들 생긴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는 몰라도 최신식 시설 이었다. 우리나라 전철보다 더 좋다. 내려서 뿌두라야 터미널로 이동했을때도 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여기서 고속버스를 타고, 말레이시아를 떠나게 된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Hello태국 책을 보면서, 앞으로 남은 여행기간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가를 연구해봤다. 많은 돈을 써서 지금 있는 걸로 아주 여유만만한 편은 아니지만, 힘들게 나온 만큼 내가 하고 싶은건 다하고 가기로 마음 먹었다. 다들 목적지는 크라비를 거쳐 피피섬이다. 거기서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을 비롯한 수상스포츠를 원없이 즐기고 바다구경, 물놀이 실컷하고 방콕으로 올라가서 예정된 날짜에 귀국하는 것이다. 이제 나의 동남아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이날을 빼고 열흘 남았다. 밑에 호커센터에 내려가서 브리야니와 닭다리 몇 조각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세븐 일레븐가서 필요한 것들(볼펜, 일회 반창고, 휴지, 물) 사고 PC방 가서 죽치면서 시간을 보냈다.

떠나기 직전에 숙소에서 샤워를 해서 개운한 기분으로 밤차를 탈 수 있었다. 숙소직원하고 악수를 하고 다음에 또 보자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푸두호스텔을 나왔다. 거기서 주인아저씨 데이비드 임의 얼굴을 보지 못한게 아쉬웠다.

22시 30분. 말레이시아를 떠날 시간이 됐다. 스리마쥬사의 24석 우등 고속버스는 매덕스의 말대로 차내가 쾌적하고 편안했으며, 에어컨도 빠방하고, 차기종도 신형이었다. 우리나라 우등고속버스처럼 큰 좌석에 뒤로 이빠이 젖혀져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매덕스 말듣고 스리마쥬 타길 잘했다.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는 분들게 장거리 갈거면 스리마쥬 회사의 우등고속을 권한다. 고속버스는 밤새 달려서 알로세타를 거친 후 태국의 핫야이로 이동햇다.
이렇게 해서 말레이시아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남은 여행은 태국에서 마무리 한다.

* 이날 쓴돈 : 80RM
물, 일회용 반층고(세븐 일레븐) : 3.3RM
짐 보관료 : 2RM
아침식사(나시고랭) : 4.7RM
핫야이행 우등고속버스(스리마쥬) : 35RM
음료수(이날 하루치 사먹은 액수) : 6.5RM
점심식사(맥도날드) : 0.2RM
LRT(마지드자멕-플라자락얏) : 1.2RM
인터넷 요금(1시간) : 3RM
볼펜 4자루 : 2.9RM
티슈 : 1.4RM
1 Comments
john 2004.02.24 20:04  
  단 시일에 많은 것을 알기는 어렵겠지만, 나름대로 잘 돌아 다니신것 같네요...^_^
저도 말레이시아로 다시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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