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6. 솔트레이크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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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6. 솔트레이크시티

하로동선 0 1311

2015년 8월 15일(토). Brigham City / Perry South KOA → 54마일(87km) → Salt Lake City → 199마일(320km) → Beaver K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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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급한 마음에 숙소를 찾느라 몰랐는데, 이곳은 솔트레이크시티가 아니었다. 여기서 한시간 정도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비로소 유타 주의 주도인 솔트레이크시티가 나온다. 도로에 차량이 많아지고 운전하기 힘들어지는 것으로 보아 대도시가 가까워진 느낌이다.

<솔트레이크시티>란 이름이 친숙한 이유는 2002년 2월에 열렸던 동계올림픽 때문이다. 이 가운데 오노 세리모니로 유명한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 경기도 있었다.

주청사 맞은편에 차를 대고 먼저 템플스퀘어로 향했다. 아파트로 보였는데 참 좋아서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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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7년. 몰몬교의 2대 지도자였던 브리검 영(Brigham Young)은 종교적인 박해를 피해 신도들을 이끌고 동부에서 나와 솔트레이크시티에 이르렀다. 당시에 미국과 멕시코는 전쟁을 하고 있었고, 이곳은 멕시코의 영토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원주민인 나바호(Navajo)족이 다스리고 있었으며, 사실은 그냥 황무지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주변에 물을 구할 데가 마땅치 않았다. 도시의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바로 옆에 있는 Great Salt Lake는 염분이 27%에 이르는 소금호수이다. (바닷물의 염분이 보통 3.5%니까 그것의 8배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몰몬교도들이 겪었을 고생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하여간 이들은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지금은 솔트레이크시티를 몰몬교의 총 본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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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시티에 관광을 오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템플스퀘어를 보기 위함이다. 사원으로 향하는 길에서 본 조셉 스미스와 그의 부인 엠마 스미스. 몰몬교에서는 이들을 선지자로 추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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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퀘어의 중심에 서 있는 Salt Lake Temple은 1853년부터 40년에 걸쳐 완성된 건물로 세계 100대 건축물에 속할 만큼 예술성이 뛰어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 교인들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신성한 장소라고 하니 여행자가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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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관광객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South Visitors'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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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면 몰몬교의 역사와 템플스퀘어의 중심 솔트레이크 템플의 건축, 내부 장식 등에 관한 설명을 세계 각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들을 수 있다. 당연히 한국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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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을 짓는데 사용된 재로는 화강암. 이곳에서 약 32km 떨어진 Little Cottonwood Canyon의 채석장에서 화강암을 캐고, 알맞은 크기로 자른 다음, 이와 같이 수레에 실어서 운반했다. 돌을 자르는 법에 대해서도 설명이 있는데, 먼저 큰 돌에 해머와 정을 사용해서 일렬로 구멍을 낸 다음, 그 구멍에 쐐기를 넣고 해머로 내리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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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embly Hall. 1877년에 솔트레이크템플을 짓는데 사용하고 남은 화강암을 이용해서 지었다고 한다. 초창기 몰몬교도들의 예배당이다. 건물 앞의 조형물은 <갈매기 타워>로 몰몬교도들의 신앙심과 기적을 상징한다. 몰몬교도들이 솔트레이크시티에 정착해 첫 번째 수확을 앞두었던 1848년. 농장에 메뚜기떼가 나타나서 애써 지은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이들의 지도자인 브리검 영이 신도들과 함께 기도를 올렸더니 어디선가 갈매기들이 나타나서 메뚜기들을 쫒았다고 한다. 솔트레이크의 지리적 위치를 생각하면 바다갈매기는 나타날 수 없으니까 이게 사실이라면 기적이 맞다. 아니면 옆에 있는 소금호수에서 날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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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아담하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 전면에 보이는 것은 파이프 오르간.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저것이 상당히 귀한 악기이다. 창문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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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bernacle. 1863년부터 4년 동안 지어진 <대예배당>이다. 밖에서 보면 뚜렷한 특징도 없는 낮은 돔형 건물이어서 처음에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들어가 보았다. 이유는 드나드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 보통 이런 경우, 안에는 뭔가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 결과는 대박!! 이곳에는 11,623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초대형 파이프 오르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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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대박인 것은 마침 연주를 하고 있었다는 점. 파이프 오르간 무료 공연은 매일 12시와 일요일 2시에 하는데, 우연히 나와 시간이 맞은 것이다.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감상할 기회를 가졌다.

 

Conference Center. 지난 2000년에 지어졌고, 매년 4월과 10월에 열리는 몰몬교 세계연차대회의 장소이다. 폭포의 뒤편으로 큰 규모의 건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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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본부. 몰몬교의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26층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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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본부의 벽면을 장식한 세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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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보고나서 주청사(Utah State Capitol)로 향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유타 주의 주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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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청사 앞 넓은 마당에 전시된 상징물. Industry. 이것을 보며 <산업>을 생각한 나는, 그래서 지금 이것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분위기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나는, 영어공부를 앞으로도 한참 더 해야 한다. 지금은 <근면>이란 뜻이거든. 근면이란 뜻이 Diligence만 있는 것이 아니다. 둥글게 생긴 조형물은 벌통(beehive)이고, 그 앞에 새처럼 생긴 두 마리는 사실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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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면 이 분을 볼 수 있다. 이 동네에서 이 양반을 빼면 얘기가 되나? 브리검 영(Brigham Young)이다. 이 분은 몰몬교의 2대 회장으로 미국판 모세로 불린다. 7만명의 신도를 데리고 2,100km의 대평원(Great Plains)을 가로질러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한 그는 황무지를 바라보며 “바로 이곳이다”라고 선언했다고 한다. 나같은 사람이 보면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라고 생각하겠으나, 이 분의 말대로 몰몬교도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하여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콜로라도, 아이다호, 네바다, 와이오밍, 앨버타(여긴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400여 곳에 정착지를 세운다. 뿐만 아니라 후대의 교육을 위하여 학교를 설립했는데, 이것이 각각 유타대학교(주립, 1850년)와 브리검영대학교(사립, 1875년)이다. 바로 이런 것이 혜안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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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형의 건물에 들어가면 천장과 벽의 높은 부분을 살펴보아야 한다. 여기도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와 벽면을 장식한 그림이 아주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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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 주의 직인. 저것으로 찍으면 오른쪽 아래의 종이에 찍힌 문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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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시티 출신의 조각가 Milliard F. Malin의 1935년 작품 Unca Sam. 원주민의 형상인데, 미국인들보다는 우리와 닮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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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밖으로 나와 주차한 곳으로 갔다. 이곳은 솔트레이크시티의 옛 시청 건물이다. 지금은 여행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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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로 때우고 다시 길을 나섰다. Beaver KOA까지는 320km. 길은 멀어도 같은 유타 주이다. 출발하기 전에 솔트레이크시티 한인마트에서 생선을 좀 샀다. 이번에 여행하면서 보니 고기보다도 생선을 구운 것이 맛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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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1) 우리에게 반칙 또는 치사한 행동의 표본으로 각인된 미국의 어팔로 앤톤 오노(Apollo Anton Ohno)선수는 올림픽에 세 번 참가하여 금2, 은2, 동4을 획득하였다. 그는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역대 미국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메달을 수상하였다. 실력도 없이 그저 반칙으로 남의 메달이나 가로채는 선수는 아니라는 얘기. 반면 이 사건의 피해자라는 김동성 선수는 올림픽에 두 번 참가하여 금1, 은1를 획득하였다.

 

2) 몰몬교가 가진 재미있는 특징은 바로 일부다처제이다. 이것 때문에 오해도 많이 생기고, 다른 종교를 믿는 자들로부터 공격도 많이 받는다. 초기에 시행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단적인 예로 미국의 법은 일부일처제이다. 따라서 일부다처는 위법) 1890년에 폐지했다고 하는데,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예수도 결혼을 했고, 부인이 여럿이었다고 한다. 기존에 많은 사람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예수가 평범한 생활을 했던 기간이 30년이라는데, 그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안했었다고? 그 옛날에? 이런 점에서 보면 몰몬교의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3) 그나저나 일부일처제는 일부다처제보다 좋은 제도인가? 만일 그렇다면 누구에게 좋은 제도인가? 남성? 또는 여성? 아니면 둘 다? 이것도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문제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볼 때, 어릿광대의 첫 번째 부인이 되는 것이 케네디의 세 번째 부인이 되는 것보다 좋은가? 남성들의 능력이 천차만별이어서 어떤 놈은 여성 한명을 데려다 놓고도 제대로 부양을 못하지만, 누구는 여러 여성들을 동시에 부양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이들이 모두 단 한명의 여성하고만 결혼해야 한다면, 과연 이것이 합당한 일인가? 그래서 지금 저 능력있는 남성들이 정말로 한 명의 여성하고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하... 그렇다고 지금 내가 일부다처제를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평소에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일부일처제가 누구에 의해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만한 문제라는 얘기다. 결정적으로 이것이 누구에게 좋은 제도인가?

 

4) 옐로스톤에서도 그랬는데, 솔트레이크에서도 관광지에 넘치는 것이 중국 관광객들이었다. 숫자도 많은데 행동마저도 몰상식하여 정말 눈에 잘 띈다. 중국 어디에선가 저렇게 패키지로 실어 나르는 모양인데, 다른 동네도 아니고 옐로스톤+솔트레이크 관광을 왔을 정도라면 중국 내에서 상당한 부자임에 틀림이 없다. 일단 이곳에 왔다면 이미 이전에 동부와 서부를 여행했을 것 아닌가? 그리고 여기는 여행비도 많이 드는 곳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옐로스톤을 패키지로 오려면 하나투어 상품의 경우 9박 10일에 259만원이다. 여기에 가이드 팁 120불과 선택관광(유니버설 스튜디오 120불+라스베이거스 쇼 180불+그랜드캐니언 경비행기 160불+라바온천 20불+그랜드티턴 케이블카 35불=515불)을 합치면 635불이니까 대충 70만원이 추가된다. 그러니까 쇼핑 빼고 일인당 330만원을 잡으면 된다. 어떤 사람들은 옵션을 안하겠다고도 생각하던데, 안하면 강요를 하지는 않지만 그 몇 시간 동안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5) 이날 주청사 1층 홀에서는 연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저렇게 테이블을 놓았는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저 안으로 들어가서 의자에 앉고 사진 찍고 하여간 난리도 아니었다. 그랬더니 결국 준비하는 사람들이 쫒아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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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행책자에 보면 솔트레이크시티를 일컫어 금욕과 검소를 중시하는 몰몬교적 분위기로 인해 도시가 매우 조용하고 깨끗하며, 해마다 미국도 아니고 세계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맥도널드에 갔더니 햄버거 가게에 보안요원이 있었다. 보통 이런 곳에 Security가 있지는 않은데... 화장실에 갔더니 문이 잠겨있네? 화장실이 1인용인 모양이구나 생각하며 서 있는데, 잠시 후 문이 열리더니 나보고 들어오래. 내가 고맙다고 하고 들어가 보니 1인용 화장실이 아니야.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의치 않고 소변을 보는데, 이 친구가 나보고 돈 좀 있으면 달래. 처음엔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I'm sorry? 그랬다. 그랬더니 이 친구가 나보고 영어 못하냐고 묻더군. 그러면서 돈 좀 달래. 그래서 내가 다시 I'm sorry라고 하고 얼른 나와 버렸지. 돈은 웃으면서 좋은 얼굴(?)로 달라고 했지만, 솔직히 무섭더군. 하여간 그 친구는 여전히 화장실 안에 있었고, 내가 햄버거를 다 먹고 나가면서 보안요원을 불러 방금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보안요원은 알았다고 하면서 화장실로 갔고, 나는 다시 차를 몰아 그곳을 떠났으므로 그 후의 일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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