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4. 나이아가라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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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4. 나이아가라 폭포

하로동선 0 1026

- 미국 동부 여행 -

 

2014년 5월 7일(수). 새벽 4시 기상. 미국 동부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간단하게 김가루 주먹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해가 뜨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고속도로에는 차들이 제법 많다.

30분 조금 넘게 걸려서 도착한 오스틴-버그스톰 국제공항. 이름은 국제공항인데, 여기서 외국 어디를 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 멕시코의 칸쿤 정도? 주차구역에 차를 대고 나면 셔틀버스를 타고 청사로 이동했다.

 

48-1) 오스틴공항-수정.jpg

새벽시간이지만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로 공항은 분주하다.


48-2) 오스틴공항-수정.jpg

우리 가족의 최종 목적지는 버팔로(Buffalo). 하지만 싼 티켓으로 구입하다 보니 그나마도 경유편이다. 중간 기착지는 뉴욕의 Newark공항. 뉴욕발 버팔로행 비행기는 기종이 [쌍발 프로펠러]였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비행기를 타보게 되어 설레는데, 솔직히 이것이 하늘을 제대로 날기나할지 모르겠다.


48-3) 뉴욕공항-수정.jpg

1시간 40분간의 비행. 프로펠러기는 일반 항공기에 비해 훨씬 낮은 고도로 운항했다. 따라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륙과 착륙 때는 기체가 심하게 요동쳤다. 특히 수직으로 하강할 때마다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 나이아가라폭포 가는 길 -

 

나이아가라-버팔로 공항 도착. 청사 입국장을 나와서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 24B번 버스를 타면 시내로 들어갈 수 있다는데, 꼭 그 버스가 아니더라도 Washington St로 가는 버스는 또 있었다.


48-4) 버팔로 공항버스-수정.jpg

한 30여분 정도 버스를 타고 달리니 다운타운이다. 그동안 [버팔로]라고 하면 기껏 생각하는 것이 [들소]아니면 [버팔로 윙]정도였는데, 막상 도시의 모습을 대하니 고색창연한 건물들도 많고 꽤 매력적인 구석이 있었다. 버스 기사에게 나이아가라 폭포로 간다고 하니 워싱턴St에서 내릴 곳을 알려줬다. 한 블록을 걸어 내려가니 버스터미널이다.


48-5) 버팔로터미널-수정.jpg

터미널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멋진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기는 Erie Community College City Campus. 지어진 지가 꽤나 오래된 듯한 모습이다.


48-6) Erie Community College-수정.jpg

시내의 다른 부분도 이렇다.


48-7) 버팔로시내-수정.jpg

터미널 내부에는 그레이하운드 티켓판매소가 있어서 나이아가라 폭포로 가는 표를 끊었다. 나이아가라 간다고 하면 미국인지 캐나다인지를 묻는다. 우리 가족은 캐나다를 선택했는데,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둘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48-8) 그레이하운드차표-수정.jpg

터미널 안에는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우리 가족도 샌드위치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48-9) 버팔로너미널-수정.jpg

오후 4시에 출발하기로 한 버스는 무슨 이유때문인지 기다리라고만 하더니 5시에 출발했다. 선진국은 시간을 잘 지키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버스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도착한 곳은 미국-캐나다 국경.


48-10) 국경-수정.jpg

버스 안의 모든 승객들은 자신이 가지고 온 모든 짐을 들고 (또는 끌고) 사무실로 이동했다. 미국쪽 출국심사는 없고, 캐나다쪽 입국심사만 있었다. 나한테는 특별히 물어보는 내용도 없이 도장만 쿡! 하지만 바로 앞자리에 앉았던 미국인 남자는 입국이 거부되었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더니 가진 돈이 20불밖에 없다니까 최종적으로 아웃이다. 이 분은 우리 가족에게 사무실문도 열어주는 등의 친절을 베푼 사람이었다...

다시 타고 왔던 버스에 올라 30여 분을 더 달렸다. (버스는 최종적으로 토론토 행) 주변의 풍경은 캐나다라고 특별히 다를 것은 없는데, 길가에 이제 막 개나리와 목련이 피고 있었고, 가로수에는 아직도 잎이 돋아나지 않았다. 이곳은 지난 겨울에 영하 30도를 기록했다더니 이제야 비로소 봄이 오는 모양이다.

마침내 저녁 6시 무렵에 나이아가라 도착. 이곳은 기차로도 올 수 있는데, 아닌게 아니라 버스터미널 바로 옆이 기차역이다.


48-11) 기차역-수정.jpg

버스터미널도 기차역처럼 아담해서 세계적인 관광지 [나이아가라 폭포]의 관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48-12) 버스터미널-수정.jpg

주변의 거리도 너무 한적해서 처음에는 여기가 아닌 줄 알았다. 같은 버스에 방학을 맞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우리 가족만 있었으면 영락없이 토론토까지 갈 뻔 했다. 다르게 생각하면 바로 이런 부분이 배낭여행이 갖는 장점인지도 모르겠다. 패키지로 이곳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은 이런 부분들을 결코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48-13) 주변-수정.jpg

호텔까지는 택시를 탔다. 걸어가면 30분쯤 걸린다는데 짐이 많아서 그럴 수가 없었다. 택시요금은 11불 약간 넘게 나왔고, 팁까지 14불을 줬다.

호텔 이름은 Imperial Hotel & Suites. 조식은 제공되지 않지만 폭포까지 10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방은 더블침대가 두 개라서 4인 가족이 자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48-14) 방안-수정.jpg

- 아... 나이아가라... -

 

방안에 짐을 풀고 모두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유는 폭포를 보기 위해서이다. 나는 지난 2007년의 과학교사 국외연수 때 이곳에 온 적이 있어서 덜했지만, 이곳이 처음인 아내와 아이들의 기대는 대단했다. 과연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나는 이미 와 본 사람인데도 방향 감각이 없어서 좀 헤맸다. 여기서는 무조건 스카이론 타워(Skylon Tower)를 보고 그쪽으로만 가면 되는데...

이윽고 맞이한 폭포.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싶다.

 

2014년 5월 8일(목). 어제 폭포를 보고 났으니 오늘은 무엇을 하나? 다른 사람들은 보통 캐나다 토론토 관광을 한다. 여기서 버스로 가고 오는데 각각 2시간쯤 걸리니까 CN타워를 올라가고, 카사로마(Casa Loma)를 보는 것 정도가 하루에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더 자세히 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준비한 것은 버스카드.


48-15) 위고버스카드-수정.jpg

어른은 7불. 아이는 4불을 내면 하루종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버스는 red, green, blue, purple 이렇게 4개의 노선이 있다. 현금승차는 2.5불이니까 하루에 3번 이상 타면 이익이다. 배차 간격은 30분-1시간이므로 상당한 기다림을 전제로 한다. 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본 Victoria Avenue의 모습.


48-16) 빅토리아 애비뉴-수정.jpg

이렇게 기다릴 바에는 걸어가는 편이 훨씬 빠르겠지만, 버스표를 사고 걸어 다니는 것처럼 바보같은 행동도 없을 것 같아서 일단 기다렸다. 그 결과, 인내력이 한계에 달했다고 여겨질 무렵에 버스가 왔다.


48-17) 위고버스정류장-수정.jpg

모든 위고버스 종점인 Table Rock에서 하차.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쪽 폭포와 캐나다쪽 폭포로 나뉘는데, 이 중 유량도 많고 웅장한 것은 캐나다쪽 폭포이다. 오늘의 미션은 나이아가라 강에 걸려 있는 저 레인보우브리지를 건너 미국으로 간 다음, 미국 쪽에서 폭포를 감상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패키지 관광객으로 오면 해 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돈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48-18) 레인보우브리지-수정.jpg

다리 위를 걷기 위해서는 통행세 50센트를 내야 한다. (이것은 미국에서 돌아올 때는 없고, 캐나다에서 나갈 때만 있다) 레인보우브리지는 차와 사람이 모두 통행할 수 있다.


48-19) 다리-수정.jpg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폭포의 풍광은 그럴듯하다. 왼쪽이 미국 폭포, 오른쪽이 캐나다 폭포. 가운데 [땅]처럼 보이는 곳은 섬이다. 이름은 Goat Island. 나이아가라 강을 경계로 왼쪽이 미국, 오른쪽이 캐나다이다. 국경선은 캐나다 폭포를 지나므로 섬은 미국땅이다. 다리의 이름이 무지개인 이유는 폭포에서 발생하는 물보라로 인해 이곳에는 늘 무지개가 어딘가에는 떠 있기 때문이다. [안개속의 숙녀]같은 유람선을 타면 무지개를 볼 수 있다.


48-20) 폭포-수정.jpg

다리 가운데에 이르면 국경 표지판이 나타난다.


48-21) 국경표시-수정.jpg

다리를 건너오면 미국 입국심사대를 만난다. 여권은 물론이고 I-20에 텍사스주립대 관계자의 서명까지 받은 것을 제출했다. 그리고 학생증을 보여줬다. 심사관은 별 말이 없이 미국에는 언제 돌아 올거냐고 묻는다. [내일]이라고 했더니 통과. 여권을 기계에 대고 읽기만 할 뿐, 그 흔한 입국스탬프도 찍어주지 않는다. 이렇게 입국을 해서 폭포를 향해 걸으면 이런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48-22) 인디언-수정.jpg

설명도 되어 있는데, 읽어도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생긴 다른 조형물도 있다.


48-23) 동상-수정.jpg

작은 다리를 건너 염소섬(Goat Island)안으로 들어왔다. 이곳에서 만난 의외의 인물. 자기장의 단위로 유명한 테슬라(Tesla)의 동상이 서 있었다. 오호!!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거에 나이아가라에는 수력발전소가 있었다. 그리고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두고 에디슨과 테슬라가 각각 직류와 교류를 주장하며 경쟁했었다. 최종 승자는 테슬라. 전기제품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답터를 사용해서 직류로 변환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대량으로 생산하기 쉽다는 점은 교류가 가진 외면하기 힘든 매력이다.


48-24) 테슬라-수정.jpg

강물이 흐르는 양안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어서 지층을 관찰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이다.


48-26) 지층-수정.jpg

섬 안은 예쁘게 공원으로 꾸며져 있을 뿐만 아니라 무료로 운행하는 트롤리버스도 다니고 있었다. Cave of the winds를 지나 Terrapin point에 이르러 폭포를 감상했다. 보는 바와 같이 아직도 군데군데 얼음이 얼어있고, 물에도 얼음덩어리들이 떠다니는데, 결정적으로 미국쪽에서는 캐나다 폭포의 위용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폭포의 대부분이 미국땅이지만 돈은 캐나다가 번다.

 

48-25) 트롤리버스-수정.jpg

염소섬은 산책이나 하이킹을 하기 좋았고, 이렇게 숲에는 오리들이 돌아다녔다.


48-27) 새-수정.jpg

섬에서 나오는 길에는 트롤리 버스를 이용했다. 다시 온 길을 되돌아가는데, 국경에서는 한번 나가면 그 길로 다시 들어올 수 없도록 만들어진 문을 지났다. (나중에 보니 뉴욕의 지하철 출구도 이런 형태였다)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서는 늦은 점심을 먹고, 위고버스를 타고 여기저기를 좀 다녔다. 나이아가라 강의 하구로 가면 점점 더 깊어지는 계곡을 볼 수 있다. 그랜드캐니언이 얼마나 절경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이아가라 강변의 계곡도 웅장하다.

 

사족:

 

1) 프로펠러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는 프로펠러를 회전시켜 앞부분의 공기를 뒤로 보내면서 그 반작용력으로 추진력을 얻고, 단면이 유선형으로 만들어진 날개에 양력이 가해지며, 여기에 중력과 공기저항력까지 포함한 네 힘의 합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론을 안다고 해도 막상 눈으로 보면 신기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2) 이곳에 오면 해볼만한 몇 가지 옵션이 있다. ① Maid of the mist. 유람선 타고 폭포에 가까이 접근한다. 나는 2007년에 왔을 때 해 봤는데, 글쎄... 폭포는 멀리서 봐야 멋있지 않나? ② Journey behind the falls. 캐나다쪽 폭포가 떨어지는 뒤편 바위에 동굴을 뚫은 다음, 사람이 들어가서 물이 떨어지는 뒤편에서 본다. 롯데월드에 가면 2층인가 3층에 이런 비슷한 것이 있다. 동굴 앞으로 물이 폭포처럼 쏟아짐. ③ Cave of the winds. 이거는 ②와 비슷한데, 미국쪽 폭포가 대상이다. ④ Skylon Tower. 폭포 위 236m 높이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간다. ⑤ Sky Wheel. 대관람차이다.

 

3) 나이아가라 폭포에 오면 꼭 봐야 할 모습은 저런 것들보다 [야경]이다. 폭포에 오색 광선을 비추고 불꽃도 터뜨리는데, 그보다 멋있는 것은 밤에 보는 폭포의 모습이 낮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어떻게 다르냐? 굉장히 무섭다!! 여름에 오면 유량이 많은데, 그럴 때 밤에 보면 내 몸이 폭포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아찔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캐나다 폭포를 밤에 보면 늘 끼어있는 물안개와 더불어 신비한 형상을 만드는데, 흡사 지옥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야경은 카메라에 담아지지 않았다. 뭔가 기술이 필요한 듯)

 

4) 나이아가라 폭포는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보여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직접 눈으로 보면 영상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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