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Together ::: story 010 END. 안녕, 언젠가.

간밤에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걸었던 카오산로드, 흔한 풍경...
5월 18일_
안녕, 언젠가.
서울로 돌아가는 날.
울것 같은 기분에 창밖만 연신 내다본다.
그림같은 하늘...너무도 조용했던 방콕.
웃기만 했던 지난 밤이 거짓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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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우리의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그런 아침, 믿을 수가 없을 만큼 농도 짙었던 시간들...
아마 나의 기억이라는 작은 병에 추억이라는 물감을 풀어 넣는다면,
순식간에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 것만 같은, 그런 날들이었다.
아홉시쯤 맞춰놓은 알람.
마지막으로 먹은 "아침식사."

평소에는 아침같은거 건너뛰지만, 마지막이니까- 라는 마음이 여행 막날 아침은 꼭 먹는다.
일정을 거듭할 수록 줄어들고 있는 나의 짐은 마지막까지 신기하다.

여전히 노련한 백팩커 KAT.
놓고 가는거 없나..?
마음 밖에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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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택시를 타고 수왓나품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 가는 길.
나의 시간은 여전히 "BANGKOK"에 맞추어져 있고,
나의 음악은 여전히 Jack Johnson이다.
꿈에 빠져드는 시간은 너무나 길었고,
현실로 돌아오는 시간은 언제나 짧다.

+
비행기 안에서,
여행중에 미처 다 읽지 못한 "안녕, 언젠가"를 읽다가
끝내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단순히 방콕이 배경이라는 이유로 이번 여행에 어울리겠거니, 하고 가져갔다가-
여유롭게 책을 읽을 만큼 여유로운 일정이 아니었던 관계로,
치앙마이에서 야간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몇페이지를 읽었을 뿐이다.
눈물이 흘렀던 이유는,
방콕을 배경으로 한 뜨거운 사랑이야기,
안타까운 두 남녀의 로맨스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짧은 만남 이후에 몇십년이나 잊지 못하는 그 마음을,
이번 여행을 통해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리움의 대상이 사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여행은 끝났다.
단지 이번 여행이 끝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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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눈을 깜박. 하는 순간에 나는 Soul City로 돌아왔다.
+
2010년 6월 4일,
저는 지금 서울에 있습니다.
얼마전에 여름휴가 계획을 짜면서 이번에는 꼭 안가본 나라를 가겠다며
짧은 기간에 클리어가 가능할거라 생각한 홍콩에 가리라고 굳게 다짐했지요.
버뜨.
캐세이퍼시픽이 비싸잖아? 라며 으음 타이항공.
어머 홍콩경유 타이항공이 있네?
그래그래 홍콩 갈 돈이면 그냥 조금 더 보태서 태국을 가는게 낫겠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까...이건 뭐.
정말 친구한테 얘기한대로 곧 다시 갈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그렇다고 후아힌을 갈것 같지는 않고 (...)
그동안-
어쩐지 센티멘탈하기만 했던 저의 여행에 동행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담번에 갈때는 조금 더 능동적인 자세로 여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적어도 제가 어딜 가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다닐게요 ㅠㅠ
p.s_
미처 못올린 사진들은 블로그에 올릴까...하고 있습니다 ;^)
중간에 빼먹은 것도 있고. -_-;
너무 개인적인...사는 얘기가 버릇없는 말투로 작렬하고 있지만 뭐...
글은 됐고 나머지 사진이 혹시라도 궁금하시면 들러주세요 ㅎㅎ
http://blog.naver.com/racyflav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