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아줌마의 문화유산답사기 1 - 여행을 시작하며
이름만 무척이나 거창한 문화유산 답사기 같습니다.
출장과 수학여행으로 인한 부자의 출타로 생각지도 않았던 4일간의 휴가에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인터넷을 뒤지고 일주일만에 계획을 세운 무모한 시도였지만, 따뜻해진 마음으로 돌아왔답니다.
여러 노하우로 도움주신 태사랑 여러분, 그리고 최후의 보루로 믿고 출발할 수 있게 힘이되어주신
전설의 닭님..제가 꼭 치앙마이로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
문득 눈에 걸린 한 장의 사진, 목이 잘린 돌부처들의 모습이 저를 부르더군요. 혼자 집을 지키는 동
안 가까운 멜라카에나 다녀올까 생각중이었던 - 저는 싱가폴에 거주합니다- 제가 방콕행 비행기
표를 뒤지게 만들었습니다.
결정한 최종 루트는 방콕을 출발 ---->아유타야 ---->밤기차로 핏싸눌록 이동 ----> 수코타이 --->
씨 사치날라이 ----->방콕(방콕에어 이용) ---->싱가폴 귀환까지 수많은 돌발변수가 있는 여정이
었지만 짧은 시간에 유적답사라기보다는 사람 냄새에 흠뻑 취해 돌아온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이 흥미롭지 않은 루트여서 그랬는지 한국분들은 물론 여행자 만나기는 쉽지 않았답니다.
혹시라도 제가 다녀온 길이 도움이 될까 여정별로 올려보겠습니다.
출발
아침 7시 15분발 방콕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새벽 4시 50분경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고3때 책가방보다
무거운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섰다. 전날 호주가는 아들을 배웅하고 집에 돌아온 것이 새벽 1시경..그때
서야 짐을 챙기다보니 두 시간도 못 잔터라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활주로를 벗어나는것도 모른채 잠이든
다. 깨어보니 눈 아래 푸른 들판이 보인다. 잠시후 수완나품공항 착륙. 전날 급히 사서 꾸려넣은 론니플래
닛이 아닌 집에 뒹굴던 그 옛날 가이드북에는 국제공항은 돈무앙이라고 되어있었으니,비행기표 예약하며
공항명이 달라 잠깐 공황상태였던 나,용감한건지 무모한건지...어쨌거나 태국땅에 랜딩,출국심사
를 위해 줄을 서는데 좀 이상하다. 받은 기억이 없는 출입국 카드가 내 앞의 사람들에게는 들려있
는것. 부랴부랴 카드를 찾아 기입하고 싱가폴보다 더 더운 태국 공기를 마시며 버스승차장을 찾는
다.
분명히 이정표를 보고 왔는데 버스를 타는 곳이 없다. 경비를 서는 직원에게 물어봐도 잘 모른다.
근처를 맴돌다 다시 가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1층의 매표소를 찾았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걷
는데 눈 앞에서 내가 탈 버스가 떠나는게 보인다. 이런...일단150바트를 주고 표를 사서 기다린다.
1번...3번..4번 버스가 한 차례 떠난후 드디어 보이는 2번 공항버스. 방콕까지 택시는 400바트, 리무
진은 1050바트라던데 사람도 별로 없는 버스를 한적하게 차지하고 바깥 구경을 해본다.
교통수단을 타면 멀미 때문에 무조건 자고보던 어린 시절의 습관과 수면부족에도, 눈을 부릅떠야
할 것 같아 옛날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시장골목과 사람들을 보다보니 종점. 카오산에 도착했다.
요왕님의 지도를 들고 골목길을 찾는다. 분명히 여긴데....왔다갔다 10여분을 갈팡질팡하고 있으니
길 옆 식당에 앉아 있던 외국인이 자꾸 쳐다본다. 이럴때는 길을 건너보자! 머리위의 간판은 잘 안
보이니 건너편에서 보면 찾을 수 있을거야. 싱가폴에서 단련된 무단횡단 실력으로 길을 건너 찬찬
히 거리를 살피니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지도상의 건물들이 보인다. 음.....그러면 방람푸 골목으로
가는 그 식당은...아까 나를 쳐다보던 외국인이 앉아있던 거기??! 무작정 2층으로가니 내려가는 계
단...무에타이 도장이 나오고,이발소가 나오고, 눈에 띄는 한국어. 빙고!
예약했던 차표를 찾아들고 나오는데 너무 덥다. 바로 여행사 앞에 있던 노점아저씨에게 물 한병을
사는데 옆의 택시기사 할아버지가 목적지를 묻는다. "아눗싸와리" 굉장히 멀다며 200밧을 내란다.
조금전 여행사에서 물어봤을때는 안 막히면 70바트 정도랬는데...그때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한국인 여행 커플에게 여행사 사장님이 상담중 하셨던 말이 떠오른다 "흥정하
려고 하면 그 택시 타지 마세요!" ..."So expensive. I'm poor...anyway thanks" 그래도 손을 흔들며
큰길로 나가려는데 골목을 빠져나가는 택시, 미터 표시가 되어 있길래 올라타고 목적지를 말하니
75밧에 목적지에 내려주신다.
여기는 일단 복잡하다.....육교로 올라가니 토스트를 팔길래 아침도 먹지 않은게 생각나 토스트 두
개와 음료수를 사며 롯뚜 타는 곳을 물으니 모르겠다고 한다. (물론 그분은 태국어로 말했고...나는
영어로 물었지만...) 토스트를 우물거리며 반대편으로 내려가니 알아볼 수 없지만 무언가 여행목
적지를 적어 놓은 듯한 종이가 잔뜩 붙은 가게를 발견..아유따야를 말하니 손으로 위쪽을 가리킨
다....위쪽에서 물어보니 또 다른 방향을 알려준다. 그 방향엔 간이 정류장같은게 있고 사람들이 줄
을 서있길래 무작정 나도 줄을 선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좀 이상하다.
여행객 같이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너무 젊은 현지인들만...내 뒤에 줄을 선,이 더위에 샴푸냄
새가 나는것 같이 깔끔하고 귀엽게 생긴 남학생에게 다짜고짜 영어 할 줄 아냐고 물으니 수줍게 그
렇다고 한다. 이거 무슨 줄이냐고 물어보니 버스를 기다린단다. 어디가는 버스냐는 물음에 나와는
상관없는 이름을 죽 대더니 무슨 대학교(본인이 다닌다는)앞으로 간댄다.
이런..지금 아유따야를 가는 길인데 이 근처에 거기가는 롯뚜가 있다고 한던데 도저히 못찾겠으니
도와줄수 있냐는 불쌍해보이는 아줌마를 지나치기에는 너무 착했던 그 학생은 뒷 사람에게 자리를
부탁하더니 여기저기 물어보기 시작한다. 20여분을 땀흘리며 이 곳 저 곳을 뒤지더니 손짓을 한다.
시장같은곳을 지나 가니 거짓말처럼 봉고가 늘어선 골목이 나오고 나에게 제일 앞의 차를 타라고
알려준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차에 오르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둔다. 내가 살면서 다른 사람에
게 갚을 빚이 하나 늘었다.
늘 그렇듯 또 잠이 들었다.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동남아에서 버스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한두
번 들은게 아닌데 긴장도 풀리고, 피곤도 하고,봉고 안에 탄 사람들-시장을 보셨는지 짐이 한 보따
리인 아주머니들...-을 보니 식곤증이 밀려와서 60밧의 차비를 내곤 차가 움직인지 5분도 안되어서
다시 잠이든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때....나는 나를 부른 아유따야에 있었다.
출장과 수학여행으로 인한 부자의 출타로 생각지도 않았던 4일간의 휴가에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인터넷을 뒤지고 일주일만에 계획을 세운 무모한 시도였지만, 따뜻해진 마음으로 돌아왔답니다.
여러 노하우로 도움주신 태사랑 여러분, 그리고 최후의 보루로 믿고 출발할 수 있게 힘이되어주신
전설의 닭님..제가 꼭 치앙마이로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
문득 눈에 걸린 한 장의 사진, 목이 잘린 돌부처들의 모습이 저를 부르더군요. 혼자 집을 지키는 동
안 가까운 멜라카에나 다녀올까 생각중이었던 - 저는 싱가폴에 거주합니다- 제가 방콕행 비행기
표를 뒤지게 만들었습니다.
결정한 최종 루트는 방콕을 출발 ---->아유타야 ---->밤기차로 핏싸눌록 이동 ----> 수코타이 --->
씨 사치날라이 ----->방콕(방콕에어 이용) ---->싱가폴 귀환까지 수많은 돌발변수가 있는 여정이
었지만 짧은 시간에 유적답사라기보다는 사람 냄새에 흠뻑 취해 돌아온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이 흥미롭지 않은 루트여서 그랬는지 한국분들은 물론 여행자 만나기는 쉽지 않았답니다.
혹시라도 제가 다녀온 길이 도움이 될까 여정별로 올려보겠습니다.
출발
아침 7시 15분발 방콕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새벽 4시 50분경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고3때 책가방보다
무거운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섰다. 전날 호주가는 아들을 배웅하고 집에 돌아온 것이 새벽 1시경..그때
서야 짐을 챙기다보니 두 시간도 못 잔터라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활주로를 벗어나는것도 모른채 잠이든
다. 깨어보니 눈 아래 푸른 들판이 보인다. 잠시후 수완나품공항 착륙. 전날 급히 사서 꾸려넣은 론니플래
닛이 아닌 집에 뒹굴던 그 옛날 가이드북에는 국제공항은 돈무앙이라고 되어있었으니,비행기표 예약하며
공항명이 달라 잠깐 공황상태였던 나,용감한건지 무모한건지...어쨌거나 태국땅에 랜딩,출국심사
를 위해 줄을 서는데 좀 이상하다. 받은 기억이 없는 출입국 카드가 내 앞의 사람들에게는 들려있
는것. 부랴부랴 카드를 찾아 기입하고 싱가폴보다 더 더운 태국 공기를 마시며 버스승차장을 찾는
다.
분명히 이정표를 보고 왔는데 버스를 타는 곳이 없다. 경비를 서는 직원에게 물어봐도 잘 모른다.
근처를 맴돌다 다시 가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1층의 매표소를 찾았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걷
는데 눈 앞에서 내가 탈 버스가 떠나는게 보인다. 이런...일단150바트를 주고 표를 사서 기다린다.
1번...3번..4번 버스가 한 차례 떠난후 드디어 보이는 2번 공항버스. 방콕까지 택시는 400바트, 리무
진은 1050바트라던데 사람도 별로 없는 버스를 한적하게 차지하고 바깥 구경을 해본다.
교통수단을 타면 멀미 때문에 무조건 자고보던 어린 시절의 습관과 수면부족에도, 눈을 부릅떠야
할 것 같아 옛날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시장골목과 사람들을 보다보니 종점. 카오산에 도착했다.
요왕님의 지도를 들고 골목길을 찾는다. 분명히 여긴데....왔다갔다 10여분을 갈팡질팡하고 있으니
길 옆 식당에 앉아 있던 외국인이 자꾸 쳐다본다. 이럴때는 길을 건너보자! 머리위의 간판은 잘 안
보이니 건너편에서 보면 찾을 수 있을거야. 싱가폴에서 단련된 무단횡단 실력으로 길을 건너 찬찬
히 거리를 살피니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지도상의 건물들이 보인다. 음.....그러면 방람푸 골목으로
가는 그 식당은...아까 나를 쳐다보던 외국인이 앉아있던 거기??! 무작정 2층으로가니 내려가는 계
단...무에타이 도장이 나오고,이발소가 나오고, 눈에 띄는 한국어. 빙고!
예약했던 차표를 찾아들고 나오는데 너무 덥다. 바로 여행사 앞에 있던 노점아저씨에게 물 한병을
사는데 옆의 택시기사 할아버지가 목적지를 묻는다. "아눗싸와리" 굉장히 멀다며 200밧을 내란다.
조금전 여행사에서 물어봤을때는 안 막히면 70바트 정도랬는데...그때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한국인 여행 커플에게 여행사 사장님이 상담중 하셨던 말이 떠오른다 "흥정하
려고 하면 그 택시 타지 마세요!" ..."So expensive. I'm poor...anyway thanks" 그래도 손을 흔들며
큰길로 나가려는데 골목을 빠져나가는 택시, 미터 표시가 되어 있길래 올라타고 목적지를 말하니
75밧에 목적지에 내려주신다.
여기는 일단 복잡하다.....육교로 올라가니 토스트를 팔길래 아침도 먹지 않은게 생각나 토스트 두
개와 음료수를 사며 롯뚜 타는 곳을 물으니 모르겠다고 한다. (물론 그분은 태국어로 말했고...나는
영어로 물었지만...) 토스트를 우물거리며 반대편으로 내려가니 알아볼 수 없지만 무언가 여행목
적지를 적어 놓은 듯한 종이가 잔뜩 붙은 가게를 발견..아유따야를 말하니 손으로 위쪽을 가리킨
다....위쪽에서 물어보니 또 다른 방향을 알려준다. 그 방향엔 간이 정류장같은게 있고 사람들이 줄
을 서있길래 무작정 나도 줄을 선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좀 이상하다.
여행객 같이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너무 젊은 현지인들만...내 뒤에 줄을 선,이 더위에 샴푸냄
새가 나는것 같이 깔끔하고 귀엽게 생긴 남학생에게 다짜고짜 영어 할 줄 아냐고 물으니 수줍게 그
렇다고 한다. 이거 무슨 줄이냐고 물어보니 버스를 기다린단다. 어디가는 버스냐는 물음에 나와는
상관없는 이름을 죽 대더니 무슨 대학교(본인이 다닌다는)앞으로 간댄다.
이런..지금 아유따야를 가는 길인데 이 근처에 거기가는 롯뚜가 있다고 한던데 도저히 못찾겠으니
도와줄수 있냐는 불쌍해보이는 아줌마를 지나치기에는 너무 착했던 그 학생은 뒷 사람에게 자리를
부탁하더니 여기저기 물어보기 시작한다. 20여분을 땀흘리며 이 곳 저 곳을 뒤지더니 손짓을 한다.
시장같은곳을 지나 가니 거짓말처럼 봉고가 늘어선 골목이 나오고 나에게 제일 앞의 차를 타라고
알려준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차에 오르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둔다. 내가 살면서 다른 사람에
게 갚을 빚이 하나 늘었다.
늘 그렇듯 또 잠이 들었다.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동남아에서 버스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한두
번 들은게 아닌데 긴장도 풀리고, 피곤도 하고,봉고 안에 탄 사람들-시장을 보셨는지 짐이 한 보따
리인 아주머니들...-을 보니 식곤증이 밀려와서 60밧의 차비를 내곤 차가 움직인지 5분도 안되어서
다시 잠이든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때....나는 나를 부른 아유따야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