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느아 이에와상 기억,
무앙씽에서 내가 할일이란
그냥 빈둥빈둥,드넓은 들판위 하얀 힌구름을 맥없이 바라보다가,
저녁시장 오리구이집 숯불 연기가 모락모락
야시장 양철지붕위로 피어오를 시간이되면
난 거의 매일 댄느아하우스 앞길을 따라 털레털레 걸어가는데,
어느날,댄느아1 앞,공구리 탁자에 머리허연 노인이 맥주를 마시고 있는게 보였다,
다음날에도 그다음날에도 여전히 머리 허연 노인은 항상 그자리 공구리 탁자에 앉자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노인이 술마시는 모습은,
어쩐지 무앙씽 여행이 처음이 아니고 익숙해 보인다는 느낌이었다,
2012년,
댄느아1 하우스는 중국인에게 임대를 주고 댄느아 2로 이사를 하고 그어느날,
내가 저녁 무렵 역시 난 야시장을 가기위해 숙소를 빠져나와
댄느아 마당에 내려섰을때 역시 머리 허연 노인은 새로 이사한 댄느아2 하우스 정문옆
망고나무 아래서 홀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역시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같은장소 공구리 탁자에 앉자 술을 마시는것이었다,
난 느낌으로 알았다,일본인 여행자란걸,
머리 허연 노인은 약10일을 주구장창 술만 마시다가 바람처럼 어느날 사라지는데,
잊을만 하면 나타나고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데,
난 그와 그동안은 말한마디 술한잔 나눠본 역사는 없었다,
매일매일 붙어다니던 프랑스 여행자 레옹이 무앙씽을 떠나고
난 딸랏싸오 한바퀴 돌아 한나절쯤 댄느아2 하우스에 돌아왔는데
머리 허연 노인은 날보고 빙긋 웃으며 술한잔 하자고 하더니
노인이 잘알고 있다는 단골점빵에서 맥주를 사가지고 오는것이었다,
머리허연 노인 이름은 이에와상,67세 였다,
하여간 나와 이에와상 첫 술자리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이에와상은 담배도 지독하게 피워 대는데
휴대용 담배 잿털이를 보여주느데
난 이에와상이 신사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에와상은 나에게 한국 노래를 들려 달라고 했다,
이에와상은 나훈아 조용필 계은숙 팬이라면서
인천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추억과 찜질방 기억을 말하였다,
술이 바닥나고
이번에는 내가 맥주를 사러 길을 나서는데
이에와상은 자기 단골 점빵을 알려주며
그곳 점빵 맥주가격은 9천낍을 받는다며 빙긋 웃는다,
또다시 술이 바닥나고,
이에와상은 뒷집으로 가서 한잔 더하자는데
난 눈치 챘다,
댄느아 뒷집은 서시가 있다는걸,
한보따리 싸들고 뒷집 문을 들어서자
통통한 새댁이 부엌으로 사용하는 입구
오른쪽 억새집 마루에 술상을 봐주는것이다,
신랑은 노동일을 나갔는지 보이지 않았는데,
나와 이에와상은 산들 산들 저녁바람에
얼큰히 기분좋게 취하였다,
그후3년인가 댄느아 뒷집 녹슨 양철집 주인 새댁은
어디로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고 새로 이사온 젊은 새댁은
내가 보기에 양귀비가 분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