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한장 들고 떠난 백수의 여행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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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한장 들고 떠난 백수의 여행 5

유진양 11 1882

안녕하세요, 유진양입니다^^

각각의 후기는 하루의 얘기에요
근데 엄청 길죠 하하;; 주절주절 써놓아서.


마지막날 5일째는, 비행기가 밤12시 출발이라서 저녁 8시정도까지 일정 마무리를 해야했어요
그동안 쇼핑한게 없어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닌 것 수습을 위해 쇼핑을 하기로 했죠
쇼핑하면 젊은이들이 많다는 마분콩과 씨얌스퀘어라고 하는거 같아서 ㅋㅋㅋ
거기로 가기로 했어요.

여행중 만난분이 로레알 수분크림이 싸서 여러개 샀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하기도 했고,
짜뚜짝 시장에서 만난 분이 마트가 말린과일같은걸 사긴 싸다는 얘기도 해서
마분콩, 씨얌, 마트를 모두 가기로 했어요.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 짐을 모두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가방을 맡겨놓고는
아침밥을 먹었어요...ㅋㅋㅋㅋ
전 아침밥을 태국에서 더 열심히 챙겨먹은거 같네요.
감기때문에 뜨근한 국물이 먹고싶어서 나이쏘이 가서 국수한그릇 먹고
요왕님 지도에 나와있는대로 버스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타고 갔어요

또 가면서 백번 물어보긴 했지만 여차여차해서 씨얌스퀘어에 도착했어요
길 한가운데서 헤매고 있으니까 택시아저씨들이 이리로 오라고 ㅋㅋ
그래서 갔더니 너 귀엽다 일본인이냐.... 저 한국인인데, 한국분들도 일본인인줄 알더라구요;;;
그분들이 저쪽 육교로 건너가면 된다고 해서 일단 씨얌으로 갔는데 건물이 세개더라구요
전 그래도 건물 안에서는 길을 안잃어버리겠지 했으나... 길을 잃었어요;;
계속 같은곳만 뱅뱅 돌다가 결국은 또 화장실에 가서 한참 앉아있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마분콩을 물어봐서 갔는데...
물어보는사람마다 얘기해주는게 달라서 한참 헤맸어요
나와서 보니 1층에서 가는 방법과 3층에 연결된 육교로 가는 방법이 있었던거죠
또 울뻔했으나...  울지는 않았구요 ㅋㅋ

마분콩을 들어가자마자 그 어마어마한 크기에 놀랐어요
종류도 엄청 많고 엄청넓고 화장품 판매하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mk라는 곳이 있다길래 봤으나 엄청 비싸고 혼자가기 뭣할꺼 같아서
푸드코트같은데서 대충 점심을 때우고 후딱 나와서 마트로 갔어요

마트로 가니까 살꺼같더군요
처음엔 빅씨를 물어서 갔는데 중간에 물어본 사람이 빅씨가 아니라 테스코로터스 라고..
암튼 여러사람한테 물어물어 가다가 마지막에 중딩으로 보이는 애들한테 물어봤어요
얘들이 영어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길래 그냥 로터스 간다고 손짓발짓 하니까
자기들도 간다고 그래서 같이 갔더랬죠
쇼핑은 3층이라고 해서 3층으로 갔더니 왓슨도 있고,.. 아 반가워라 *_*
왓슨에서 그 수분크림을 찾다가 못찾고 ㅋㅋ
화장품 구경을 하다가 매장으로 들어갔어요

평일이라 여행자들이 더 없는건지 원래 없는건지 제가 이국적인 냄새를 너무 풍겨서인지 모르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절 신기하게 쳐다보더군요.
옷을 신기하게 입었었던가... 흠;;; 아직도 알수 없어요 ㅋㅋ
암튼 수분크림을 사려다 데이크림을 사들고 이리저리 다니는데
시식언니들이 절 구경하듯이 보더니 시식하는 음료도 주고(두유도 아니고 쫌 그런 맛이었던ㅋ)
힐끗힐끗 쳐다보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어떤 아저씨가 대놓고 쳐다보길래 '하이~' 하고 인사했더니, 악수를 청하더군요 ㅋㅋㅋㅋ
유명인사냐며 ㅋㅋㅋㅋ  악수를 했더니 이쁘다는 인사말을.. 감사해요 히히
그러다 좀있다가 여자분이 오셔서 악수를 청했어요
알고보니 두분은 부부사이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부부한테 물어봐서 맛있는 과자와 사탕과 말린망고를 사고
그 코에 킁 하는 고것도 사서 계산을 했더니.. 천밧정도 나왔어요
데이크림이 반 이상하니까 과자 등등을 500밧 안되게 산건데 12명한테 줄꺼니까
넌 정말 좋은쇼핑한거야 라고 주문을 걸며 나왔는데..

비가 점점 많이 내리더군요
양손에 봉지를 들고ㅠㅠ 우산을 펴고 걸을 생각하며 문가에 서있는 젊은 여자분한테
카오산가는 버스를 물어봤어요
그 여자분은 주위사람들한테도 물어보고 전화를 걸어서 물어봐서 버스를 가르쳐주셨어요
저엉말 친절하시더라구요 

우산을 펴고 나와서 한참 걷는데 큰 사거리가 나와서 또다시 혼란;;;
그래서 일단 건넌담에 비를 피하고있는 남자분한테 물어봤더니
정류장 위치를 가르쳐주는데 버스가 지나가는거에요!!!!
남자분이 저거라고 얘기해줘서 진짜 열심히 뛰었는데 정류장이 생각보다 멀어서 결국 놓쳤어요 ㅠ

정류장에 앉아 다시 버스를 기다리다가 오긴 오는건가 하고 옆에 앉은 여자분한테 물어보니
그 버스 오는거 맞다며 ㅋㅋ 같이 기다리는데..
한 한시간정도 기다린것 같아요;;
근데 늦게 와서 초조하고 그런게 아니라 비가 와서 거리도 촉촉하니 넘 예뻐보였고 
버스가 늦게온다고 화내는 사람도 없이 그냥 느긋하게 기다리는 풍경도 너무 좋았어요 ^^;;
 
버스가 오자마자 옆에 앉은 분이 저 버스 타라고 다시 얘기해주셔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외국인들이 카오산이라고 우르르 내리길래 따라 내려서 또 한참을 헤맸죠;;
결국 마사지는 30분만 받고 가방을 찾아다가 미니벤 예약해놓은 곳으로 갔어요

아무래도 감기약을 먹어야겠기에 그 전에 저녁으로 팟타이를 사서 ㅋㅋ
정말 열심히 먹으며 버스를 기다렸죠

정말 신기했던 것은,
팟타이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한국말하면서 오시던 여자분중 한분이
저여자애 한국인인거 같다 라고 하시길래 돌아보면서 '네 저 한국인 맞아요!!'라고 대답했죠
그분들은 잠깐 구경왔다가 이제 비행기타러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가야하냐고 물어보셨어요
전 그냥 미니벤 예약했는데 로컬버스가 있는 걸로 알지만 자세히는 모른다고 대답해드리고는
버스를 타러 갔어요

티켓팅을 하고 비행기에 앉았는데,
아까 저한테 물어보셨던 분들 두분이 바로 제 옆자린거에요!
정말 이런 우연이 있냐며 아까의 얘기부터 서로의 여행얘기도 하고
그분은 망고랑 람부탄도 사오셔서 까주시기도 하고..
감기걸렸을땐 이렇게 해라 말씀도 해주셨어요

담요가 없는 제주에어라 어떡하지 했는데 승무원분이 자기 가디건도 빌려주셨구요


마지막까지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만나며 행복한 여행을 하고 왔어요


사실 막연히 여행이라고 했을땐 피라미드가 보고싶어서 그냥 이집트 가고싶다고 했다가
예산이 안맞아서;;; 곰곰히 고민해보니 대학교때 읽은 책인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이 떠올라
결정하게 된거였거든요

그때 이집트 비행기값이 비쌌던게 정말 감사할 정도에요
여행가기 전부터 태사랑에서 만났던 언니들, 요왕님의 지도,
친절했던 현지인들, 우연히 만나고 동행했던 사람들 모두 너무 고마웠고
다음에 여행을 한다면 다시 한번 태국에 와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예전에 가까운데 하루 여행했던것을 빼면, 실습으로 일본갔던 것을 제외하면
정말 처음 혼자하는 여행이고, 처음하는 해외여행인데
막연한 두려움을 산산히 없앨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아직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혼자하는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그 두려움 조금은 덜어도 될 것 같아요 ^^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수의 태국여행기 끝!
11 Comments
날자보더™ 2010.10.08 01:28  
와...뭔가 대단한 정보는 없는 듯도 하지만
이렇게 감정의 오버없이 - 그리고 사진 한장없이- 재미있고 깔끔한 여행기도 오래간만이에요.
사실 제목에 들어간 <....백수...>에 심하게 공감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낙천적이고 유쾌한 분이라면...이미 백수는 아니실것 같네요.
잘 보았습니다~
유진양 2010.10.08 12:04  
정보가 너무 없죠 ㅋㅋㅋ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빨리 백수탈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ㅎㅎ
요술왕자 2010.10.08 12:33  
여행기 대단히 재밌게 잘 봤습니다.
곧 다시 떠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열혈쵸코 2010.10.13 23:12  
여행의 설레임.. 그중에서도 소중한 첫 여행의 이야기라 더욱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따뜻한 날씨, 비교적 가까운 거리, 맛있는 음식에 마사지, 바다까지..
저도 여행지로서 태국을 참 좋아한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이슬람 문화권인 이집트도 다녀오시면 재미있으실 거에요.
거대한 피라미드, 사막의 별과 황무지.. 아직도 제 마음에 선명히 남아있답니다. ^^
히메02 2010.10.18 11:20  
후기 잘봤어요.. ^^  저도 혼자 여행 준비중이라..
왠지 이글 보면 다들 친절하실거 같고 혼자 여행도 거뜬할거 같은 생각이 드네요..*^^*
tomoj 2010.10.19 13:30  
코에 킁하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표현력이 진짜 남다른 분이시네요..
유쾌하게 너무 잘 보고 갑니다^^

(회사에서 일 안하고 올리신 후기를 싹 봤어요..ㅋㅋㅋㅋㅋㅋ)
향기꽃 2010.10.20 13:48  
유진님~~ 덕분에 정말 좋은 시간 보낸것 같네요 ㅋㅋ
태국 이번엔 혼자 가볼까 생각중인데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네요 ㅋㅋ
님처럼 용감히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릴리민 2010.10.21 23:28  
여행기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잘보앗어요
제가 태국여행을 하고있는거 같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글쓰시는 재주도 좋으시네요^^;
너무 좋은분들과 함께한 좋은 여행 좋은 추억으로 남으시겠어요~앞으로 좋은 여행 쭈우욱 이어가세요^^
폐인무라 2010.10.27 15:21  
후기 잘 읽었습니다 . 좋은 추억 많이 만드셨다니 제가 다 뿌듯하네요 . 저도 짧지만 혼자 여행 갈 준비 중인데 많은 위안을 얻었습니다 .
바다빛눈물 2010.11.17 18:24  
후기 잘 봤어요~ :) 정말 재미있으셨겠어요~ 혼자 한 여행은 여행길에 친구를 만든다는 점에서 너무너무너무!! 저의 흥미를 자극시키네요 ㅠㅠ 담번엔 꼭 홀로 가리라 ㅠㅠ
아오이진 2011.07.14 20:34  
올해 10월초에 여행 준비중인데..
유진양님 글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고있습니다.ㅎ
혼자간다고했더니 주변사람들이 여자혼자가면 위험하다고 계속.. ㅠ.ㅠ
암튼..
여행은.. 정말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것 같아요.ㅎ
지금 야근중인데... 쭉~ 읽었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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