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태국여행기5-1] 피피섬투어, 끄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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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태국여행기5-1] 피피섬투어, 끄라비

발가락2 5 3383

아침에 햇살이 반짝반짝 호텔방을 비춘다. 과연 오늘은 맑을 것인가?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셨기 때문에 늦게 일어난 나는 조식을 패스하고 허둥지둥 체크아웃을 한후 예약한 여행사에 갔다. 그랬더니 갑자기 다른 직원이 따라오란다. 그리고 발에 맞는 킥과 마스크를 주섬주섬 하나 건네준다.

 

장비를 챙겨 배를 기다리는 곳으로 가니 음... 저런배가 기다리고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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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타고 떠날 긴꼬리배. 날렵한 보트를 예상한건 아니었지만 긴꼬리배인줄은.. 좀더 책자를 유심히 봤어야 했던 것일까. 끄라비로 가는 배편이 2시였기 때문에 투어가 끝나고 1시 이후에 샤워할 시간이 없었다. 체크아웃도 미리 했고. 그래서 스노우쿨링은 패스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왠걸!!

 

이 긴꼬리배 투어를 떠나는 그 순간부터 물을 튀기는데 이건 튀긴다는 표현을 넘어서서 들이 붓는 수준이다. 이미 여행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홀딱 젖어버린 나는 스노우쿨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같이 탄 아일랜드 4명 애들은 소리 질러대고 담배피고 선텐을 하고 난리도 아니다. 아일랜드 소년? 청년? 나이를 종잡을 수 없으나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던 이 친구는 정말 말 안듣는 문제아처럼 행동했다. 팔에는 별문신을 가득하고 몸에도 온갖 신기한 문신을 하고. 등에는 저런 십자가 문신에 배에는 기도하는 문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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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햇빛에 바라보니 이 친구의 눈이 정말 보석처럼 초록색 빛이 난다. 예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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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삐섬은 크게 삐삐돈과 삐삐레로 구성되는데 내가 묵고  있는 곳이 삐삐돈이고 삐삐레는 무인도다. 예전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영화를 찍어 유명해진 마야 베이가 있다. 목적지에 다가오자... 역시 절벽과 물이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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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들이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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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바닷물들... 갑자기 배를 세우더니 스노우 쿨링을 하란다. 오잉 구명조끼는??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유럽 애들 마구 물속에 뛰어든다. 헉! 수심은 발이 닿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조심스럽게 구명조끼를 달라고 애기했다. 그제서야 구명조끼를 뒤적뒤적 꺼내주는..

 

물속에 내려가려고 하는데 그 보석눈 아일랜드 소년이 정말 끝내준다고 어서 내려오라고 환호성을 질러댄다;;;

 

그냥 봐도 물고기가 보이니 머.. 물속은 물고기 천국이다. 이런날 다이빙을 했다면 정말 최고였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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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섬들 주변을 돌면서 간단하게 어딘지 정도의 이름만을 설명한다. 한국어 투어에 참가했다면 가이드들 엄청 길게 이야기 했을텐데... 간단해서 좋은건지 나쁜건지 판단이 안선다.

 

다음은 오늘의 두번째 하일라이트 마야베이! 그런데 비치가 안보이는 곳에 배를 세우는 것이다. 물 한가운데 선 배는 갑자기.. 저 멀리 보이는 곳까지 헤엄처서 가라고 하는거다. 아까보다 수심은 훨씬 깊고 갑자기 또 흐려지는 날씨에 파도가 제법 있었다. 오잉??

 

안갈수도 없고 갈수도 없고 고민하는데 모두 또 망설임없이 다 가는거다. 나의 짧은 수영으로 저기까지 갈 수 있을까? 에랏 모르겠다!!! 풍덩했지만 이거 파도가 너무 심해서 앞으로 잘 나아가지가 않는다. 갑자기 배에 탔던 태국 청년이 날 데리고 섬까지 데려다 준다. 허부적허부적 도착할때부터 난 제정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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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섬을 걸어가야 했다. 비치까지 덤불을 헤지고 걸어간다. 물이 들어가지 않는 방수가방을 챙겨왔던 아일랜드 꼬맹이가 내 카메라를 가방에 넣어주어서 카메라를 받아들고 기대에 부풀어 비치까지 걸어간다. 그런데 다시 돌아올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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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마야베이 유일한 사진이다. 흑... 비치에 도착하자 말그대로 예쁘다. 와 하는 순간 정말 엄청난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모래가 날리는데 모래에 맞아 살이 아플 지경이다. 배에 같이 탔던 중국계 미국인 샤벨이라는 여자가 어서 돌아가자고 한다. 우리는 그냥 돌아가지 못하고 헤엄쳐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허둥지둥 그녀를 따라가는데  수영은 잘 하냐고 묻는다. 나는 구명 조끼를 가르키며 말한다. 어떻게든 갈 수는 있겠지라고. 같은 배에 탔던 남아프리카에온 키큰 중년 아저씨에게 샤벨이 내가 걱정된다며 수영 잘하면 같이 도와줘야 하지 않겠냐 하니 그가 자기는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며 슬쩍 피한다.


샤벨 그녀 먼가 강인해보인다. 스노우 쿨링할때도 혼자 킥과 마스크 없이 혼자서 바닷속을 물개처럼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구릿빛으로 그을린 탄탄한 몸매와 싱그러운 웃음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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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거세지자 헤엄져도 조금도 앞으로 가지 않는다. 파도가 너무 심해 숨조차도 힘들 지경이었다. 정말 물속에서 난 죽을 듯한 공포를 느낀다.;;;; 수영좀 제대로 배울걸.. 이게 왠 국제적 망신에 고생인가. 거의 울컥한 마음으로 허우적대는데 갑자기 나타냔 샤벨. 날 끌고 배로 데려간다. 손가락을 컵모양으로 해봐 하면서.. 낭낭하게 울리는 그녀의 목소리.

 

기진맥진 배에 오르자 다들 괜찮냐고 묻는다. 난 괜찮지 않다고 말한다. 정말 안괜찮았으므로.

 

 깎아놓은 파인애플을 몬스터처럼 먹어치운 후 배에 누웠다. 날씨는 거짓말처럼 맑아진다. 샤벨이 이렇게 맑아질 거면 괜히 일찍 왔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난 정말 너무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녀는 미국에서 환경컨설턴트로 일하는데 정말 긴 6개월의 휴가를 얻어 여행중이라고 했다. 얼핏 봐도 주관이 강하고 똑부러지며 자기 인생을 망설임 없이 살아갈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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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몽키아일랜드. 원숭이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저 심드렁한 표정을 보라. 인생에 모든 것을 달관한듯. 사실 안그래도 이 섬에는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 먹을 것을 주기 때문에 그들은 배고플 이유가 없다. 아름다운 자연과 먹을것들. 무엇이 걱정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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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빛이 정말 에메랄드빛이 난다. 이렇게 맑은 날만 지속되는 삐삐섬은 정말 아름다울텐데. 떠날 날이 되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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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영에 심취한 샤벨. 정말 에너지 넘치는 그녀. 이제 곧 배시간이 다가오고 곧 떠아냐 할 터이다.  

5 Comments
페이스 2010.11.01 23:05  
엑박이요~ 흠..........
nyssa 2010.11.02 01:52  
아, 저도 엑박이에요 ^^;;;
날자보더™ 2010.11.08 13:18  
엑박이에요...
캐절정꽃미남 2010.11.14 18:30  
저도 엑박....
도도리액션 2010.12.05 03:02  
투어 하셨군요~ 몽키 아일랜드 ㅋㅋ 전 그곳에서 친구놈 때문에 물 많이 먹은 기억밖에 없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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