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와 우리 아들과 나]2010.11.9 - 당일 트래킹, 칸톡
눈을 뜨니 6시 10분이다.
오늘은 트래킹이 있는 날이라 서둘러 아침을 먹어야 한다.
밖에 나오니 이른 아침 공기가 차다.
현인들 옷들이 우리의 겨울옷차림이다.
오늘 아침에도 숙소 앞에 탁발하는 풍경이 그려져 있다.
이젠 제법 익숙한데도 볼 때마다 그 모습이 경건하고 아름답다.
타페 앞 몬트리 호텔옆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가 된단다.
우리가 또 1등이네.
팬케잌과 볶음밥을 시켜 놓고 바깥 풍경을 보니 툭툭이 아저씨가 일본말로 아는 체 한다.
씽긋 웃어주고는 때마침 나온 밥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팬케잌은 생각외로 맛이 좋아 하나를 더 시켰더니 잘생긴 종업원이 우리 식성에 놀라는 눈치다.
아주 든든히 먹고 숙소에 돌아오니, 트래킹픽업차량이 오기까지 10분 정도 남아 있다.
아참!
당일 트래킹 예약은 나이스먼트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에 COOLMAN TOUR 여행사에서 했다.
트래킹과 관련하여 전날에 몇군데 돌아다녔는데, 둘러본 곳 중에는 이곳이 가장 저렴하고 친절했다.(젊은 여자와 남자가 하는 여행사임)
맨처음 계획은 1박2일 트래킹이였지만 진갑이신 어머니의 체력을 고려해 당일 트래킹으로 변경했다.(사실은 어머닌 핑계였고, 예전에 2박 3일 트래킹을 했을 때, 추운 고산지대에서 밤을 지내는 게 힘겨워했던 것이 생각이 나서 변경했다.)
당일 트래킹으로 1인당 900B씩 썼다.
코스는 코끼리 캠프-물소 타기-리수 마을-코끼리 타기-땜목 타기-LONG NECK마을-난농장-나비농장-기념품 가게를 둘러보고 5시 30분쯤 도착하는 것이였다.
우리와 함께 할 일행은 중국인 2명, 말레이시아인 1명, 홍콩인 1명(사실 이들은 국적은 달랐지만 중국계통이라 말들이 다 통했다), 프랑스 아저씨 1명, 그리고 우리 삼대 이렇게 총 8명 이였다.
약 20여년전에 2박3일 트래킹을 두어번 했던지라 당일 트래킹은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코끼리 캠프장에서 열리는 코끼리 쇼는 파타야의 농녹빌리지에서 열리는 코끼리 쇼보다 더 재미가 있었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임)
특히 코끼리가 그린 그림은 도저히 코끼리가 그렸다고 보기에는 너무 잘 그렸다.
코끼리가 그린 그림은 장당 1200~2000B에 팔리고 있었다.
솔직히 나보다 더 잘 그린다.
코끼리 캠프장을 갈때는 충분히 바나나를 사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현지에서는 한묶음에 30B씩 팔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10B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코끼리들은 공연이 끝날 때 마다 관객들에게 바나나나 대나무를 달라고 코를 내민다.
바나나는 쇼를 볼 때만이 아니고 30분 정도 코끼리를 타고 산을 오르내릴 때도 필요하므로 충분히 사가지고 가야 한다.
물소를 타고 리수마을에 도착하면 조그만 기념품 가게가 있고 각종 음료수를 파는데, 너무 비싸다.
제공하는 부페점심을 먹거 나면 메텡강을 따라 땜목타기가 이어지는데, 물이 발에만 젖을 정도니 옷버릴 염려는 없다.
약 40분 넘게 땜목을 타고 완만한 메텡강을 내려오는데,사공들에 의하면 우기 때는 물이 큰 나무 중간까지 물이 찬다고 하였다.
둘러보니 작은 나뭇가지 끝에 각종 쓰레기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빈말이 아닌 듯 하였다.
땜목 탈 때는 물이 필요하니 트래킹 하기 전에 미리 챙기는 것이 좋다.
현지에서는 물이 30B씩 한다.(편의점에선 7B)
여행 오기 전 어머니는 꼭 목이 긴 여성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당일 트래킹 코스에 호랑이동물원을 가지 않고 10분 더 들어간 LONG NECK 마을을 선택했었다.(돈도 더 비싸다.)
베틀에 앉아 베를 짜면서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문화의 차이가 있겠지만, 단지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목과 다리에 무거운
고리를 몇개씩 끼고 살아가는 롱넥족 여인들의 모습이 같은 여자로서 보기에 너무 안타까웠다.
친척들에게 줄 스카프를 몇 개 구입하니 11살 소녀가 수줍게 웃는다.
기념품으로 가지고 갔던 머리끈을 소녀에게 주니 더 크게 미소 짓는다.
몰려든 아이들에게 머리끈을 골고루 나누어 주니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다.‘
변변찮은 물건이였지만 그들의 웃는 모습에 괜히 행복해졌다.
그 다음으로 난농장과 나비농장을 들렀다.
젊어서 이곳을 왔을 때는 그저 그랬는데, 나이 들면 꽃이 좋다고 하더니,정말 난과 나비가 보기 좋았다.
나비들이 여유롭게 사람 신경 안쓰고 과일과 꽃의 꿀을 긴 대롱을 이용해 빨아 먹는 모습이 귀여웠다.
맨 마지막으로 기념품 가게에 들렀는데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드는 곳이였다.
코끼리는 먹이의 50%가 흡수되지 않고 똥으로 나오는데, 이것을 말리고 끓이고 씻는 등 여러단계의 가공 과정을 거쳐 냄새가 나지 않고 질긴 종이를 만들어 그것으로 액자와 앨범 그리고 공책과 각종 기념품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들 녀석의 반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골라서 숙소에 돌아오니 정확히 5시 30분이였다.
아들과 어머니가 씻는 동안 COOLMAN TOUR 여행사에서 칸톡을 신청했다.(1인당 350B)
칸톡은 저녁을 먹으면서 태국 북부 지방의 춤을 공연하는 곳인데 기대 이상이었다.
숙소로 차가 와서 정해져 있는 자리로 안내되면 음료수를 주문을 받는데(이것은 신청요금과 별개이다.따라서 미리 사서 가는 게 좋다),기본적으로 물이 50B이상이다.
음식은 똑같기 때문에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전통복장을 한 아가씨들이 와서 사진을 찍자 한다.
폼을 잡고 찍으니 나중에 액자에 넣어서 100B에 팔았다.(나름 괜찮다)
음식은 입에 잘 맞았고 반찬이 떨어질라치면 종업원들이 언제든 채워준다.
어느 정도 배가 채워지면 공연이 시작되는데(8시 정각) 예쁜 무희들이 북부 지방의 춤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50분간의 공연이 끝나면 밖의 소공연장에서 또 다른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장밖에서 기념품을 팔던 상인들이 주로 공연자로 참여하는데, 소박하면서도 재미있다.
4살쯤 되어보이는 꼬마가 관중석에 앉아 가족들이 출연한 공연을 진지하게 보고 있다.(무용수들 보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최고였음
)
모든 공연이 끝나고 차로 숙소에 돌아오니 10시 30분이 지났다.
아쉬운 마음에 타페 광장에 갔다.
어제부터 걸려 있던 등에 불이 켜져 있었다.
강에도 각종 모형물들이 떠 있었지만 아직 불을 발히지는 않았다.
늦도록 치앙마이를 가슴에 담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