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와 우리 아들과 나]2010.11.8 - 도이스텝,푸삥궁전,도이푸이,왓체디루앙
미소네(숙소 이름)의 아침이 밝았다.
아니 억지로 일어나야했다.
내가 머문 곳은 치앙마이 대학 근처이고 도로가였기 때문에 쌩쌩 달리는 차소리로 인해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대충 씻고 나오니 7시였다.
아침을 먹으려고 밖으로 나오는데, 반대편에서 오던 성태우 한 대가 우리를 부른다.
도이스탭-푸삥궁전-도이푸이 몽족 마을을 투어하는데 900B를 부른다.
태사랑에선 450B라고 했는데~ 너무 부른다.
무시하고 갈려니 흥정을 하란다.
500B
거리가 꽤 먼데 너무 하단다.
가만...
지금 이시간에 호객하려는 가장의 마음이 자꾸 걸린다.
"700B
더 이상은 안돼요."
"OK"
아저씨가 너무 쉽게 OK를 하니 좀 더 깍을 걸 그랬나 싶었지만 우리 어머니가
사진 찍는 시간을 생각해 보니,그냥 그 가격에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체크 아웃 시간까지는 못 돌아올 것 같아 아예 짐을 다 가지고 나왔다.
이른 아침이라 길거리는 한산했고, 시원한 아침바람을 가르며 성태우가 산을 올라간다. ▲치앙마이 동물원 근처에서 탁발 중이시던 스님들
산악 자전거를 탄 사람이 힘들게, 그렇지만 힘차게 산을 올라가고 있다.
30분을 넘게 달려온 차가 도이스텝 주차장에 들어선다.
8시 정각!
도이스텝 계단에서 상인들이 스님에게 정중히 탁발을 하고 있었다.
빛의 속도로 카메라를 꺼내시는 어머니!
온몸으로 스님에게 양해를 구해가며 사진을 찍으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절 밑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주문했다.
▲ 식당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우리 민석이만 졸졸 따라 다녔다.
라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가리키니 뚱뚱한 식당 아줌마,“소바”하며 외친다.
우린 당연히 라면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오건 국물이 전혀 없는 볶음면이었다.()
실망하면서도 물과 함께 먹으니 먹을만은 했다.
▲ 도이스탭 올라가는 계단에서 소수부족 옷을 입은 아이가 동생과 놀고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매표소에 다다르니 표 끊는 아가씨가 반갑게 맞는다.
(어른 30B, 아들은 공짜)
이른 아침이지만 많은 현지인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도이스텝을 배경으로 여행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들이 여럿 있어 어린 시절 우리나라 관광지의 풍경을 생각나게 했다.
2시간에 걸친 도이스탭의 여행을 마치고 왕실의 여름(?)별장이라는 푸삥궁전에 갔다.
어른 50B,아들은 10B의 입장료를 내고 입구에 들어서니, 짧은 바지 입은 나는 15B 요금을 내고 긴바지를 입어야 했다.
푸삥궁전은 규모에 비해서 참 알찬 느낌이 들었다.
정원을 손질하고 건물을 보수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손길이 곳곳에 있고, 각 건물마다 관리인들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장미가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1,2월에는 꽃들이 만개한다고 하니,다음에 오면 낮보다는 이른 아침에 그곳을 여행해 보면 좋을 듯 하다.
우거진 숲과 저수지에서 뿜어대는 분수는 오전의 열기를 식히기엔 충분했다.
▲어머니가 메고 계신 저 가방엔 사진 용품만 잔뜩 들어 있다.
입구에 있는 카페에서 찬음료를 사서 서둘러 주차장에 왔지만 성태우 기사분은
보통 1시간이면 구경할 것을 2시간 넘게 기다려서인지 살짝 지쳐 보였다.
사가지고 온 음료수를 건네드리면서도 미안해 진다.(죄송함다.)
산길을 10 여분간 더 달려 도이푸이 몽족 마을에 도착했다.
도이푸이 박물관과 양귀비밭을 둘러보는데 어른10B,아이는 공짜였다.
양귀밭을 구경하러 올라가는 길에 집앞에서 전통 복장을 한 할머니와 3살쯤 돼보이는 손자가 점심을 먹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는 어머니에게 할머니는 20B를 내란다.
점심을 방해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얼른 30B를 쥐어주니 이런 일이 그리 낯설지 않은지,손자가 다양한 표정과 포즈로 사진촬영에 임해준다.(고마워)
우리가 갔을 땐 양귀비가 많이 보이지 않았지만 정원은 그런대로 아름다웠다.
내려오는 길에 골목으로 들어가다 초등학교를 만났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학생들이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기도 했고 운동장에서 시소와 그네를 타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점심 시간 즐거운 것은 우리나 그네들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순수한 모습 그대로 사진을 찍어주는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6시간 30분에 걸친 투어를 마치고 타페에 들어서니 햇살이 너무 따갑다.
점심도 먹고 좀 쉴겸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시원한 에어컨과 차가운 음료를 마시니 몸이 더 피곤해 진다.()
피자 한판을 거뜬히 혼자 해치우는 우리 아들, 먹성이 진짜 대단하다.
진갑이 지나신 어머니도 오늘은 좀 피곤하신 듯 잠시 더 쉬었다 가자신다.
잠시 쉬다 커피까지 마시고 밖을 나오니 낮의 열기는 최고조를 달리고 있었다.
2주 뒤부터 있는(2010.11.21~11.23 맞나?) 러이 끄라통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어머니가 저녁에 등이 켜진 모습을 찍고 싶어 하시기에 타페 근처에 있는 몽뜨리 호텔 뒤 나이스먼트에 숙소를 잡았다.
(2틀에 3인룸으로 해서 에어컨,핫샤워 포함 720B,키 예치금 300B)
바나나와 커피,홍차가 있는 앞마당이 맘에 들었다.
방에서 잠시 쉬었다가 왓 체디루앙과 어제 밤에 보았던 왓 프라씽에 다시 갔다.
왓체디루앙
▲어린 스님들이 트럭 뒤에서 쉬면서 장난치고 있다.
치앙마이를 생각해 보면 예전보다는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졌지만 어딜 가나 절이 있고 그 절들은 주위의 소음을 단번에 집어삼키는 마력이 있다.
어제 밤과는 달리 왓 프라씽 법당에 문이 닫혀져 있었다.
다른 문을 통해 보니 젊은 스님들이 노스님들과 불경을 공부하고 있었다.
주변만 조심스레 다시 둘러보고 저녁을 먹으러 나이트 바자에 갔다.
나이트 바자의 중심에 있는 칼레 FOOD 센터에서 쿠폰을 구해 음식을 시키니 아들은 여기저기 구경하며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닌다.(물론 고기 반찬이 주메뉴였다. )
옆 레스토랑에서 열린 음악공연을 덤으로 보면서 밥을 먹었다.
사람 많기는 나이트바자도 못지 않다.
귀국 선물을 구경하며 흥정을 하는데,18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싸게 불러 반값으로 깍는 것은 여전했다.
내일 있을 1일트래킹을 위해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