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의 태국 여행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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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의 태국 여행기.:..:* -1

귀여운뽀 13 2990
2010. 12. 26





"헉, 헉...

       저기, 여기 가방, 남자가방 어디 있어요?"



13시 05분 베이징 경유하는 비행기 출발 15분 전-

MCM 면세점-

24일이 생일이었던 친오빠의 선물을 사기 위해 뛰고 있다.

생일선물로 사주면 안되냐는 오빠의 말에 "장난해?"

정색 한번 해주니...

5만원도. 10만원도 아닌,

가방 가격의 9만원만 보태달라는 찌질한 액수.

우선 시간이 없으니 사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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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을 사고 나오니 앞에 산타 백곰이~
 

급하지만, 공항에서 찍은 사진 한 장 없다는 생각에-

빨리빨리~ 브이! ^-^v


난 왜 이런 날마져 이렇게 뛰는 것일까...

휴~...


여행 떠나기 5일전,

대기가 풀린 항공권을 급하게 예약하고.

텅텅 비어있는 내 머릿속에 태사랑에서 정보를 후루루루룩~ 입수하고.

이렇게 혼자 떠나고 있다.
 
떠난다는 말조차 주변에 제대로 남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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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잘 데려다 주렴~



아...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한다.

덥다, 더워~

오빠 가방은 왜이리 무거운지...ㅠ

괜히 뭐 필요한거 없는지 물어본 것 같다.
 
앞으로 이걸 계속 들고 여행을 다녀야 한다는 건데 ㅠ 짐스럽다. 정말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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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 날개자리잖아...-_-


내가 미리 창문가로 다 예약한 자리지만...

어디가 비행기날개부분인지까지는 잘 모르는 나로서는...

예약한 자리마다 비행기 날개자리가 되었다.

전에도 몇번 비행기를 타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난..

비행기 날개자리 부분에 유독 잘 안게 되었다. 

음... 무의식적으로 좌석을 애매할 때 맨~ 앞쪽과 뒤쪽보다는...

가운데가 뭔가 안정적으로 느껴진달까...

그래서 가운데를 예약하게 되면 이렇게 비행기 날개부분에 안게 되는 것 같다. 

유럽여행을 하며 만난 어떤 사람에게 어느날,

전 비행기 날개부분에 앉아서 오느라 하늘 구경을 잘 못해서 아쉬웠다고 하니,

자기는 비행기 날개부분에 앉는걸 좋아한단다. 

왜냐면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할때, 또는 움직일때마다, 

비행기 날개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문득, '아~ 또 비행기 날개잖아~' 라고 생각했다가,

그때 그 말이 생각났다. 

사람은 신기하게도 생각하기 나름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어느새 난 비행기 날개를 관찰하며 '오~ 날개가 움직인다' 라고 창문 가까이 얼굴을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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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거 없는 베이징 공항-


휴... 중국 베이징에서 19시 넘어서 출발이니,

5시간은 대기해야 한다.

5시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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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해 온 MP3를 귀에 꽂고 대기중-


... 볼 거 정말 없다.

그래도 내가 여행을 떠나오긴 했구나..... 싶다.

사람들 많이 만나고 술 한잔 기울여야 하는 연말 연시...

난 그냥 떠나고 싶었다.

답답한 마음도 너무 컸고.

내 자신이 거울을 보기 싫을 정도로 내 얼굴이 너무 못생겨졌다... 싶었다...

마음이 못생겨지니, 표정, 얼굴도 그래보였다. 

일주일간의 이 여행에서...

난 그냥 내 자신과 함께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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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탑승 함-


저 비행기가 내가 탈 비행기면 좋겠지만,

아니다...

미리 꺼내 놓은 여름 옷으로 갈아 입고,

오빠 가방이 들어있는 쇼핑백 속에 겨울 옷을 넣고 보니 더 무거워 졌다.

이렇게 작은 카트가 주변에 있다.

진작, 끌고 다닐껄...

오빠 가방... 정말 짐스럽다. 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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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지는군~


대기시간에 지쳤는지...

노트북을 꺼내서 뭔가를 하는 사람도 있고.

의자 위에 누워서 잠을 청하는 사람도 보인다.

귀에 꽂은 MP3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흘러 나오고...

역광으로 비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ㅎ ㅏ

             ㅇ ㅏ~.....'



하고, 숨을 한 번 내쉬어 보며 몸을 조금 느슨하게 풀게 된다.
 
늘어지는군...


나도 의자 위에 누워본다.

천장을 멍~... 하니 바라보다가 잠이 들었지만,

자다 깨다, 자다 깨다...

근데...

출발 시간이 넘었구만.

아직 탑승구는 열릴줄을 모르고, 비행기 역시 도착조차 안했다.


ㅇ ㅏ... 조금 초조해 진다.

제 시간대로 비행기를 탔어도 태국 시간으로 밤 9시 35분에 도착.

짐 찾고, 길 좀 헤매고 하면....휴-

아무리 쿨한척 혼자 떠났다 해도...

대기시간이 길어질수록 태국에 늦게 떨어진다는 생각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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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거 아냐?


2시간을 더 기다려...

밤 9시가 다 되어서야 떠나고 있는 XX XXX!!!

낮이면 상관이 없겠지만,

이거 태국 떨어지면 새벽 2시는 넘게 생겼다.

아아~!!! ㅠㅠ

'괜찮아, 
 
       화내지마~ 진정해, 괜찮아, 워~ 워'

혼잣말을 계속 되내이고 있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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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배는 고프다 ㅠ


인천->베이징 경유할때도 치킨롸이스? 를 먹었는데...

이번에도 치킨롸이스다.

배가 고팠는지, 맛있게 먹었다.

밖은 어두워졌다.

문득, 이렇게 어두울때 하늘을 보면 별이 더 가깝게 보이지 않을까?

바로 옆에 있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풋-  말도 안돼.

별이 얼마나 멀리 있는데... 구름 위로 왔다고 별에 하늘에 있겠니...

싶었다. ㅋㅋ


피식,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 창문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어, 
  
                  엇.... 어라....-_-


근데말이다.

별이....

         정말...

옆에 있는 것처럼 가까이 보였다.

... 그 옆에 떠있는 달빛은 비행기 날개에 반사되어 더 환해 보인다.
 
그 잠깐의 찰나의 순간과 함께,

비행기 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 지며...

하강을 시작한다.


'...착각 이었던 것일까...?

                 별이 진짜 옆에 있는 것처럼 가깝게 보였다.'


순간이었지만,

언젠가 꿈 속에서 내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며 보았던,

그때 그 밤하늘과 비슷해 보였다.

지금처럼 땅 아래에 수 많은 도시의 불빛이 아닌...

유니콘이 바다 위를 뛰어다니는 장면만 제외하면 ㅋㅋ


새벽 2시 30분이 다 되어 도착...

수속을 밟고 뭐하고 하다보니 3시가 다 되었다.

아...
      ...

한걸음 한걸음 떼며,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다 사람 사는 곳이야'



라고 되내이고 되내이고 있다.
 
밤이 워낙 깊고 혼자이다 보니...
 
솔직히... 너무 무섭다. ㅠ 아나 ㅠ


공항밖으로 나오니,

하~....

택시 기사 아저씨들이 도로변에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이리와~

              이리와~

라고...


   ...주춤................... 가면.... 안될 것 같아. ㅋㅋ


공항안으로 다시 들어오니,

가이드로 보이는 듯한 한국남자분이 서 계신다.
 
그 분에게 길을 물어보니, 아까 그 택시 기사아저씨들 방향을 가리키며 타면 된단다.

혼자왔냐며 놀라시는...ㅋㅋ


참... 앞으로도 그렇지만,

혼자왔냐는 alone 이라는 단어는 정말 많이 듣게 된다.


미터요금을 키고 그 요금에서 50바트를 더주면 된단다.

왜...50바트를 더 줘야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질문까지 할 정신이 조금 아니었기에...ㅋㅋ


택시를 타고 카오산에 도착.
오는 내내... 정신이 바짝-

229바트라는 요금이 미터기에 써있다.

300바트를 주니, 잔돈은 안 줄 생각인가 보다.

ㅋㅋ

50바트를 더 주라고 했었고...

나 역시, 여기까지 무사히 온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인지라...

땡큐를 연발하며 미리 예약해 놓은 타이나라 케이씨 하우스로 Go- Go-

카오산으로 진입.


와...

          ....

여기가 카오산이구나...
 
캐리어를 질질 끌며... 아직은 긴장감 가득한 상태로 눈만 굴리고 있는 나다.  

정말....

첫 느낌은...

나만 어울리지 못하고 동 떨어져 있는 이방인이라는 느낌.

다들 뭔가 엄청 자유롭고 편해보이는데...

나만 굉장히 이 속에 어울리지 못하는 느낌.

저 사람들은 다들 너무 편해보인다.


한껏 긴장이 되어있던 터라...

주변이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그 속에서 순간, 슬리퍼 하나 끌며 길거리 음식을 주문하고 있는...

한 외국인이 눈에 들어오며...

뭔가 저 분위기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그때, 어디선가...

2NE1의 I Don't care

음악이 들려온다.


'엇....' ㅋㅋ 하면서 순간 왠지모를 위안이 든다. ㅋ



근데...

무튼... 지금의 난 숙소로 가는 것이 문제다.

지도를 볼 줄도 모르겠다. 헷갈려.
 
유럽여행도 다녀보았던 터라. 어느정도 감 잡을 줄 알았는데... 도통 감을 못잡겠다.

길을 헤매다, 작은 Bar의 여주인으로 보이는 분에게 길을 물어보니...

와... ㅠ

정말 친절하시다.

손수 뚝뚝이라는 오토바이? 3륜 자동차? 마차?ㅋㅋ를..
 
잡아주며 45바트면 된다고 가격 흥정도 해주신다.

관광객인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악의 무리 택시들을 깔끔히 저리 꺼지라고 무시해 주시고...

뚝뚝이가 지나가자 박수를 두번  '탁탁' 치며...


"뚝뚝~!!"


하고 쿨하게 잡아주시는 모습에 아.... 반했다. 멋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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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륜자동차? 삼륜오토바이?


소리가 꽤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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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은 있지만 옆은 뻥~ 뚫렸고 뒷 자석에 3명정도 앉을 수 있다.


드디어..
 
숙소 앞에 도착....ㅠ


ㅇ ㅏ........ 다행이다. ㅠㅠ

잔돈이 없어서 20바트 3세장을 주고 잔돈을 달라고 하니...

근데 이 뚝뚝이 아저씨.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이며 잔돈이 없다고 한다.


'.... 아...

          장난해...?'


15바트의 잔돈.

1000천원에 약 39바트라는 우리나라 돈과 비교하면,

5~6백원 별거 아니지만...

기분은 굉장히 별로다.

팁으로 달라는데...


ㅎ ㅏ ㅇ ㅏ...


지금 기운도 없고.

그래...ㅠ 여기까지 온게 난 그것만으로도 우선 감사하다.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빠빠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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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 306호 팬룸~


아...난 싱글룸이라길래,

침대 하나 있는 줄 알았는데...

침대가 두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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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벽쪽을 좋아하므로, 이 침대를 초이스~


둘이서 왔으면... 돈이 절약됐겠군...

침대가 2개인 것을 보니 그 생각이 들었다. ㅋㅋ

차라리 아싸리 침대가 하나였으면 덜 외로웠을텐데...

옆에 텅 비어있는 자리를 보자니...

떠나온지 하루만에 이러고 있다. ㅋㅋ


밤새 도로변에서 들리는 뚝뚝이의 시끄러운 소음과...

뭔가 불안한 마음에...

잠을 설치며...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어떤 하루를 보낼까...




*이제 막 한국에 돌아온 뽀의 여행기에요.
  경직된 하루를 보내게된 태국에서의 첫 하룻밤이었네요.
  주저리, 주저리...
  편한 여행기를 써볼까 합니다^^
  편하게 읽어 주세요^^
13 Comments
날자보더™ 2011.01.03 01:32  
젊고 어여쁘시고 용감한 분...
계속될 여행기 기다리겠습니다.

젊고 어여쁜 자신에게 못생겼는니 어떠느니 그런 이야기 말아주세요.
괜히 상처받는 사람 있습니다.
민베드로 2011.01.03 02:30  
새로운 여행기네요. 기대되는데요^^
오빠의 가방은 정말 큰 짐이 되었나보네요.
저는 동생 외국간다고 심루름 시키지 않겠습니다.ㅎㅎ

카오산까지 서비스차지 포함 300밧이면 잘 가셨네요.
고속도로로 안가셨나봐요..

숙소가 어디시길래...툭툭을
삼센이 아니라면...삼센이라도...
툭툭 타실 곳은 없을텐데...

그래도 잘 도착하셨으니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할게요..^-^
필리핀 2011.01.03 09:22  
오우~ 올만에 잼난 여행기가 올라왔네요...
기대됩니다요~ ^^*
잔돈 몇 푼은... 낯선 여행지에 대한 수업료라고 생각하셔요~~~ ^^*
주노앤준 2011.01.03 12:44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남은 여행기도 잘 부탁드려요. ㅎㅎㅎ
열혈쵸코 2011.01.03 14:19  
초행길에 새벽에 도착하셔서.. 어리둥절하셨겠어요.
저는 낮인데도 어리둥절, 암담했거든요..

택시기사분께 숙소까지 가달라고 하면.. 편하셨을텐데..
지금은 잘 아시겠지만요.. ^^

앞으로의 여행기도 기다리겠습니다. ^^
요정천사 2011.01.03 22:42  
기대되는 여행기입니다.
내가 묵었던 kc게스트하우스..
새벽 2시인지라 전 다른 분과 합승 500밧 냈다는..
ㅇ(^ㅡ^)ㅇ으네~ 2011.01.04 15:28  
와.. 저도 언젠간 혼자 훌쩍 떠나려고하는데..
계속 맘만 먹어요..ㅎ
대단하십니다.
나머지 후기도 기대할께요. ^^/
루엘 2011.01.05 12:31  
젊음이라는게 참 좋쿤요~~
혼자 떠날려도 가족이 생각나서~~하지만 여행기는 태사랑 자주 들러서 읽고 있읍니다
첨 여행기 잘 읽고 있읍니다
†마녀† 2011.01.05 19:40  
^^ 잼있어요~ 글쓰려고 로그인 했습니다....
제발 끝까지 써주세요 ^0^
바닐라루시 2011.01.07 14:27  
아 다시 가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네요.
이렇게 뽀님 여행기로 그 마음을 달래보렵니다.
작가님의 제 일 수칙 꾸준한 업로드 부탁드립니다.
hermit 2011.01.07 17:46  
50바트는 택시 잡아주고 클레임있는 경우 해결해주는 수수료(?)라고 들었네요

저도 kc하우스 1시넘어가서 1박했는데 혼자왔는데 침대가 2개 ㅡㅡ;;

침대에서 자고 났더니 허리가 걸리더군요 ㅋ
미뭉미웅 2011.01.20 00:16  
택시에서 50밧은 왜 더 주는거예요 ? ? 가이드분이 그러라고 하셨다지만 ㅋ
50밧이 팁인가용 ?
째야 2011.02.25 13:25  
하하.. 같이 여행하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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