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타이, 그리고 빈&영) - 끄라비 후아이투 폭포
어찌되었든 현지인들이 가는 곳, 여행객의 발길이 뜸한 곳을 위주로 다니는 것이 목적인지라
타이거동굴 사원을 나온 후 후아이투 폭포로 향했다.
지도상에는 타이거 사원보다 약간 먼 정도로 나와 있는데, 표지판을 보니 22km란다.
'음, 과연 어는 것을 믿을 것인가?' 고민을 하던 중 걍 가자는 결론!
그러다 20여분 달린 후 다시 든 생각. '태국 폭포가 그리 볼 것 없지 않나? 시간만 낭비하는 것 아냐?'
그런 생각으로 땡볕을 달렸다. 아래 처럼 좀체로 차도 안다니고, 인적도 없는 시골길을...
그렇게 40여분을 넘게 달려 나타난 것이 아래 사진처럼 국립공원 입구이다.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다. 아무것도 안나오는 것은 아닐지, 이러다 다른 곳으로 빠져버리면 어떻게 돌아갈지
정말 잡 생각이 많았다. 덕분에 오는길에 만난 동굴들을 여럿 놓치기도 했다.
이 곳에서 100바트 입장료를 내고...(이떄만 해도 돈 아까운 줄 몰랐다. 바로 찾았다는 것이 그냥 좋았지)
입구에서 들은 대로 두 폭포 중 왼쪽을 먼저 갔다. 안내인은 왼쪽은 작은 폭포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수영을 할 정도라고 했는데, 과연 어떤지 궁금하기만 했다.
하지만 10여분 넘게 가는 길은 정글이고, 흡사 베트남영화를 찍어도될 정도의 밀림을 자랑했다.
가는 길에 뱀도 만났으니 말 다했지....그렇게 만난 폭포가 바로 이 곳!
실망을 금치 못했다. '역시 태국의 폭포란...' 눈물을 머금고 밀림을 다시 되짚어 나오는 데 너무 억울했다.
'다른 곳 마저 이런 곳이라면 난리 부르스를 처서라도 입장료를 돌려 받을 테다!'
그렇게 전의를 되새기며 큰 폭포라는 곳을 찾아가는데, 일직선으로 가면 되는 길을 빙 둘러가게 해놓은 것은
왠 시추에이션? 혹시 갈 여행객들은 표지판 보고 가지 말고, 오른쪽 폭포로 가다 투어센터 나오면 바로 옆길로 들어가시라.
그런데 이 폭포는 가는길도 정리가 되었고, 나쁘지 않은 듯 하다.
물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가 보니 사진처럼 그나마 폭포다운 폭포가 있더군.
'음, 아까보다는 낫군'하던 찰나!
저기 멀리 먼가가 보인다. 아주 큰 무언가가!
바로 내가 익히 알고 보던 폭포인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폭포라고 일컬어지는 물줄기 였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눈에 보이는 것만 4단인, 아이유의 3단 고음보다 1단이 많은
4단 폭포인 것입니다!
아!!!!!! 입장료 안 받아도 된다!!! 좋다!!!!
진짜 이런 것을 보기 위해, 즐기기 위해 왔구나 싶었다.
지난 1시간여의 짜증이 구름따라 흘러가며 나에게 '안녕'을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이르다면 이른 11시인데 나보다 먼저 온 양넘이 있다.
그것도 폭포 중간 명당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마치, '난 이곳을 먼저 알았고, 이 곳을 너보다 사랑해'
하는 것처럼...배알이 뒤틀린 나는 보란 듯이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세수를 했다.
그러고 흔히 우리네가 계곡가서 노는 것처럼 혼자 물도 뿌리고, 뻘짓을 했더랬다 ㅡ.ㅡ
'아! 여기서 삼겹살 꿔 먹고 쏘주마시면 원이 없겠다'
참고로 이 곳은 아직 투어관광객이 안오고, 현지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직 일부 관광객들이 렌트해 오거나 오토바이로 오는 듯 하다.
만약 끄라비나 남부 해안의 바다에서 싫증이 난다면
하루 쯤 이 곳으로 와서 폭포 소리를 들으며 오수를 청하거나
음식을 가져와 맛나게 먹고 즐기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