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 마실기 .8 ◈ 두근 두근 Ari 데이트♥
#8
두근두근두근두근...
번쩍!
밤새 설레여서 잠을 한 숨도 못잤다.
그렇다.
오늘은 원래 태국에 날아온 목적이 빛을 발하는 아주 중요한 날이다ㅋㅋ
바로바로
태국에서의 "첫 데이트"
맨날 한무데기 보모(?)들과 다니는 통에,
예쁘게 입어보지도 못하고
알콩달콩 선덕선덕한 데이트도 못해봤다.
그런 오늘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프리데이>가 주어진 것이다!
오늘만큼은 완전 자유다!!!!
오전 10시 약속시간에 맞춰서 빛의 속도로 꽃단장에 돌입했다.
오늘 컨셉은 샤랄랄라한 꽃 스커트에 나풀거리는 흰 나시와 가디건!
진짜 나도 나름 여자라고 ㅋㅋㅋㅋ
맨날 선머슴처럼 하고 다니다가 오늘만큼은 야무지게! 꽃단장을 마쳤다.
-Rrrrrrrrrr
서둘러 엘레베이터를 빠져나가는데 전화가 울렸다.
매너도 좋지 10시 정각에 칼같이 전화 하다니..
근데 난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단 말이다 ㅠㅠㅠㅠㅠㅠ
너무 꾸밈에 대한 과욕이 앞선 나머지 살짝 지각해버린거다.
-란티엔? 어디야?
-으아.. 미안! 지금 가고 있어, 금방 갈게
-괜찮으니까 천천히 와
-응! 이따가 봐!
-그래
아파트 로비를 나가자마자 내리쬐는 태양볕에
깜박하고 놓고 온 썬크림이 생각났다.
그러나 도로 가지러 가기엔 시간이 없으니 패스~
그동안 아파트 입구로 데릴러 오던 친구들 덕분에
길거리를 걸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혼자 여유있게 도보로 나오니...
헐........-_-
모든 사람들에게 시선집중이다;;;
뭥미;;;
난 내가 처음엔 뭐 잘못 입었거나 뭐가 묻은 줄 알았다.
근데 아무리 쇼윈도에 있는 거울에 비춰봐도 이상할건 없는데...
애고 어른이고 할거 없이 다들 가게에 나와있는 사람들은 다 뚫어져라 쳐다보니
한 10분정도 걷는 내내 안그래도 더워죽겠는데 진땀이 끊임없이 흘렀다.
일단 선그리와 부채로 최대한 가릴수 있을 만큼 가리고 후다닥 길을 건넜다.
아무래도 내가 좀 튀긴 튀나보다.
결국 약속 시간보다 한참 오버된 15분경에
근처 대형 멀티숍 Big-C에 도착한 나는 오늘의 약속상대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전화를 한번 해볼까 하다가 신호가 채 울리기도 전에 상대가 나를 발견했다ㅋㅋ
"란티엔!!!"
"앗! Dun!!"
이것은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 마실기 그 여덟번째 이야기
그렇다 ㅋ 오늘의 데이트 상대는 떤이다.
떤과는 유학할 때 알게된 케이스가 아닌 유학 끝난 뒤 여행으로 중국에서 만난 아이다.
난 여행지에서 떤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ㅋㅋㅋㅋ
알고 보니 떤은 내 친구들이랑도 친한 녀석이었다.
결국 친구가 같아서 친해진 케이스랄까...
떤은 어떤 녀석이냐 하면 매너가 아주 좋은 녀석이다.
태국 남자 특유의 바람끼는 어쩔 수 없지만 ㅋㅋ
뭐 그런것만 빼면 정말 괜찮은 녀석이라 할수 있다.
오늘은 팜이 다른 볼일로 바빠서 날 돌봐주지 못하니까
특별히 떤에게 부탁한 모양이다.
떤이 내 앞에 서자마자 활짝 웃으며 인사한다.
"잘 지냈어?"
"야 내가 누구땜에 태국왔는데, 얼굴 보기 한번 힘들다?"
"미안미안~ 좋아 보인다?"
"아... 더워 죽겠어"


떤은 내 가방을 대신 들어주더니, 길거리에 파는 음료코너로 데려갔다.
그리고 나한텐 코코넛 주스를, 걔는 이상한 음료수를 시켰다.
한번 먹어보라고 줬는데 너무 달아서 토나올 지경이었다. ㅋㅋㅋ
"으엑~~~야 너꺼 너무 달아"
"코코넛은 밍밍하잖아"
"그래도 저건 너무 심한데?"
"그럼 코코넛 마시든가"
"응! ㅋㅋ"
우리는 자잘한 농담따먹기를 하면서 주차장으로 갔다.
녀석은 검정색 커다란 애마를 끌고 왔다.
여기 있는 녀석들은 죄다 차를 끌고 댕기는 모양이다. ㅡ ㅡ;;
떤이 운전하는걸 본적이 없으니 나는 좀 설렜다.

"너 운전도 하냐?"
"여기선 운전 다해. 왜 넌 못해?"
"응 난 할줄 몰라"
"술먹는거 말고 또 뭐 할줄 아냐?"
"아씌~ 이것들이 왜 자꾸 다 똑같은 소리만해"
"ㅋㅋㅋㅋㅋㅋ"
녀석은 멋지게 한손으로 핸들을 휙휙 돌리더니 빠른 속도로 빅씨를 빠져나갔다.
아무래도 내가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긴 한가보다. ㅋㅋㅋ
아무튼 오늘의 기사인 떤은 오후 3시에 여동생 학교에 데릴러 가야한다고
그때까지는 놀아주겠다고 했다.
"여기선 오빠가 다들 동생 학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나봐?"
"음.. 보통 내가 태국에 있으면 그렇지.. 여긴 교통이 불편하니까"
"되게 자상한 오빠네"
"너네 오빤 안그래?"
"...그놈은..됐다. 여동생 학교랑 씨암이랑 멀어?"
"아니 근처야"
"그럼 씨암에 내 친구들이랑 오후에 만날건데 거기다 데려다 줄래?"
"그래~알겠어"
어쨌든 우리는 싸판콰이를 벗어나기로 했다.
어디서 데이트를 할지는 나는 잘 모르니까 일단 오늘의 기사에게 맡기기로 했다.
떤은 주변을 휘~ 둘러보더니 나한테 물었다.
"오늘 뭐하고 싶은데?"
".....글쎄, 뭐할까?"
"일단 먹고 쇼핑하고 뭐 그런거 어때?"
"나야 다 좋지.. 어? 이게 뭐야?"
난 걔와 조수석 사이에 껴있는 책자를 발견했다.
태국어로 되어있어서 알아볼 수는 없지만 -_-대략 <끝내주는 데이트 코스>, <멋진 카페와 케이크> 등등..
요런 스멜이 폴폴 풍기는 책들이었다.
하나같이 여자들이 환장할만한 카페랑 케이크 , 쇼핑센터 등등 소개된 책들이었다.
"너... 이런것도 보냐?"
"ㅋㅋㅋ 나 좀 매너남 ㅋㅋ"
"-_-; 그..그래..."
"거기 가고 싶은 곳 골라봐? 보통 여자애들은 케이크 좋아하니까 너도 케이크 먹으러 갈래?"
사실 내 맘속에는 낭만적인 데이트라면
공주풍 까페에서 맛있는 케이크와 홍차를 홀짝이며
우아하게 얘기나 나누는.. 뭐 그런 스멜이었지만..
여긴 어디?
태국 ㅋㅋ
내 스타일에 우우~아아~한 홍차는 어울리지 않지 ㅋㅋㅋ
"야 됐고, 팟타이나 먹으러가자"
"엥? 팟타이?"
"나 길거리 음식 대따 좋아하는데, 애들이 한번도 안데려가주네.."
"길거리 음식이라.. 괜찮겠어??여기 근처에 제대로 된 레스토랑 있는데.."
"음.. 일단 아무데나 가봐"
떤은 곧 "아리"로 차를 몰았다.
곳곳에 있는 대형 몰이 눈에 띄었다.
아무 건물에 차를 주차하고 나서 우린 음식점 코너들을 한바퀴 돌았다.
근데 영-_- 뭐 눈에 차는게 있어야지...
뭐 떤이 데려가 주는데라면 사막 오지라도 OK겠지만..
그런걸 내가 티내겠냐고ㅠㅠㅠㅠㅠㅠㅠ
"야 역시 별루다. 그냥 우리 밖에 나가자"
"ㅋㅋ 넌 진짜 특이해"
"너도 뭐 밖에서 먹는거 싫어하고 그래?"
"나 태국 사람이거든?"
"그럼 됐어 콜!!"
"콜~~~"
아놔 누가 팜 친구 아니랄까봐 그새 쿵짝이 맞아서 콜을 외친다 ㅋㅋㅋ짜식 ㅋㅋㅋㅋ
결국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해가 쨍쨍한 것이..
진정 이곳은 타일랜드가 맞나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나의 꽃꽃꽃꽃무늬 스커트는 홀라당 위로 솟구쳤고
내가 진짜 얼마나 민망했는지.. 얼굴이 시뻘개져서 치마 내리느라 죽는지 알았는데
떤이 옆에서 스커트 자락 잡아주면서 킬킬 거리는게 아닌가.........ㅡ ㅡ
"니가 마릴린 먼로냐?"
"시끄럿!!"
"내려갈때도 한번더?"
"죽는다"
도대체 낭만이라곤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네..ㅡㅡ
하지만 그렇게 투닥투닥 하는게 오히려 더 재밌었다.
떤은 어떤 면에서 보면 유쾌한 남동생같은 존재였다.
든든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같이 있으면 마냥 즐거운(?) 그런 녀석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녀석하고 데이트 하는데 너무 정신이 들떠서
사진이라곤 꼴랑 몇장 찍은게 다다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진짜 허륭류류류류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뒤늦게 후회해봐야 -_- 이미 끝난게임이고..
아리의 골목 골목에는 길거리 음식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었다.
이..이거슨......신세계!!!!
내 눈은 곹 초롱초롱 초롱빛을 띄었고, 떤은 그런 내 반응이 웃긴지 연신 낄낄 거렸다.
그리고 걸어가면서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설명해주기 바빴다.
"진짜 팟타이 먹을거야?"
"응~! 먹을거래두, 아 그리고 여깄는거 다 먹어보고 싶어!"
"....진짜 다 먹을 수 있겠냐?"
"응!!!!!!!.....은 아니고 그래 비슷해! 먹겠지? 아마도 메이비!"
"일단 시도나 해보자"
매너 좋은 녀석 답게 또 수락해준다. ㅋㅋ
이건 진짜 평범한 데이트다.
손잡고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신기한 과일도 구경하고..
꽃도 사달라고 조르니 사준다. ㅋㅋㅋ
이건 시들어 버리기 직전에 한컷 ㅋㅋㅋㅋ
여자들은 이런 걸 왜사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면서도
결국은 몇바트 꺼내서 지불하는 녀석이 참 귀엽다.
"란티엔!"
"응?"
"이리와 차 오잖아"
나 또 멍하니 걸었나보다.
워낙 보는거, 먹는거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리저리 강아지마냥 뛰어다니다가 차도고 뭐고 신경안쓰고 걷다보니
떤이 불안한지 잡아 끌었다.
지금 지금....
손잡아 준거니??????
허키..ㅡㅁㄴㅇㄹ ^$&%ㅓ3ㄱㅈ3두........
아 이때, 진짜 심장이 튀쳐나갈뻔했다.
꼭 중국에서 느꼈던 감정이 또 다시 튀어나오는 거 같았다.
이거 이거이거이거이거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난 차도녀니까 -ㅅ-...
아무렇지 않게 쿨하게 시크한척 했다 ㅋㅋㅋ
하지만 내 심장은 이미 핥트비트 쿵떡쿵떡...
"덥지 않아?"
"응? 참을만 한데?"
"적응 잘하네 ㅎㅎ"
으악 그렇게 웃지 말라고 ㅇㄹ/ㅂㄷ히ㅜㄱ 히르ㅜ무,...
자꾸 그렇게 무방비하게 웃어보이면-_-
확!!!
팔짱 껴버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팟타이는 1인분만 시켜서 먹고 나머지 또 먹자"
"그래그래~ 하고싶은대로 하세요~"
씬나서 들어간 팟타이가게에서 1인분만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땀이 그냥 줄줄 나온다.
오늘 화장한거 다 지워지겠네..ㅜㅜ
떤이 갑자기 주머니에서 조그만 미니휴지를 꺼냈다.
"헐.. 넌 휴지도 갖고 다녀?"
"넌 없냐?"
"......."
"ㅋㅋ 너 줄게 가져"
그래.... 내가 무늬만 여자란거 너도 알았구나 ㅠㅠ
내 이미지 어쩔 ㅠㅠㅠㅠㅠㅠㅠㅠ
흑흑흑흑...
팟타이가 나오자 또 떤이 맛있게 비벼준다.
아 뭔가 이런 자상한 아빠같은 분위기 너무 좋다 ㅋㅋㅋㅋ
또 한번 반해서 멍때리고 있으니까 이번엔 코를 살짝 잡아당기면서 먹으라고 그릇째 밀어준다.
이녀석 뭐 이런걸 다 -_-^
"도대체 니가 팟타이를 먹는거냐? 팟타이가 널 먹는거냐?"
"응?"
"질질 흘리지 좀 말고 먹으라고"
"아아.. 응"
"으이구 땀좀 봐"
또 휴지로 땀범벅인 얼굴을 닦아준다.
-_-내가 떤보다 나이가 4살이나 더 많은데도
어쩐지 녀석하고 있으면 막내동생 취급 받는 기분이란 말이지...ㅡㅡ^
즐겁게 팟타이를 먹고 또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돌아다니길 멈추고 또 한가게로 들어갔다.
"여긴 뭔데?"
"..뭐 먹어보면 알아"
"뭐지?"
(사진 컨셉하고는 ㅋㅋㅋㅋㅋ)
해산물이랑 분홍색면이랑 잔뜩 들어있는 이것은.. 바로 <옌타포>
난 이때 옌타포를 처음 먹은건 아니고 ㅋㅋ
원래 옌타포를 아유타야에서 먹었었는데 기억을 못했단다 나중에 낫이 말해줘서 알았다.
근데 옌타포도 종류가 여러가지라..
내가 아유타야에서 먹은 옌타포는 술안주 용으로 면이 없는거고
이건 면이 있는 옌타포라고 했다.
"헙.....겁나 맛있네 이거"
"맛있어?"
"응! 끝내준다.. 우와! 이건 쏨땀 저리가라네?"
"ㅋㅋㅋ 너 다먹어"
"악! 죽인다 죽여"
아주 신나서 자화자찬하면서 한그릇을 싹 비웠다.
떤은 내가 쳐묵쳐묵하는 내내 아빠미소를 띄우며보고 있었고 ㅋㅋ
다 먹고나서 붉은 차까지 한잔 원샷 했더니 배가 부르다.
"잘 먹었냐? ㅋㅋ"
"응! 끝내주네! 맛있다"
"ㅋㅋㅋㅋ"
"가자"
우린 또 이것저것 길거리에서 파는 돼지고기랑 밥 종류를 또 사서 싹쓸이 했다.
아주 그냥 길거리 먹자 투어를 제대로 즐겨주셨다. ㅋㅋㅋ
점심을 그렇게 때우고나서 나는 갑자기 쇼핑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떤이 날 태우고 쇼핑센터로 갔다.
"나 신발 사고싶어"
"사이즈는 몇인데?"
"몰라"
"기다려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 태국 신발 사이즈를 내가 알리가..
결국 주인장 언니한테 통역해서 맞는 신발 찾기쇼를 한바탕 벌였다.
근데 내가 떤을 매너남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녀석 진짜 정말 착하다.
내가 쇼핑하는 내내 들어주고, 통역해주고, 사는동안 기다려주고를 반복하는데도
전혀 싫은 내색 없이 즐겁게 -_- 기다리는게 아닌가......
"보통 남자들 쇼핑하러 오는거 싫어하는데"
"응? 왜?"
"그냥 여자들 쇼핑하면 오래걸리니까"
"원래 여자애들 오래걸리잖아, 난 상관없어"
"진짜?"
"응.. 괜찮아 보고싶은대로 맘껏봐"
아 정말 -_-
이남자 놓치고 싶지 않은 남자지만 ㅋㅋㅋㅋ
내 인연은 아니기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ㅠㅠㅠㅠㅠ
떤이 소개해준 아로마 테라피 코너에서 몇가지 선물을 사고
천연 비누랑 입욕제등을 샀다.
녀석이 센스하난 끝내줘서, 부모님 선물들까지 일사천리로 해결하고
기분좋게 쇼핑을 마치니까 벌써 3시가 다 되어갔다.
"이제 씨암으로 가야겠다"
"선물은 더 필요한거 없고?"
"응 덕분에 잘샀어 고마워"
"하하, 가자 그럼"
아 정말 헤어지기 이렇게 아쉬울수가...
아쉬울 수가..
내가 널 다시 볼 수 있을까 ㅠㅠㅠㅠㅠㅠ
이대로 헤어지면 영영 못볼거 같아서 발이 안떨어졌지만..
어쨌든 우린 씨암으로 향했다.
오후에 다른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기에 씨암으로 향했지만,
난 씨암의 씨자도 잘 모른다.
정말 -_-.. 대책없는 녀자긴 하다.
결국 떤은 주차시키고 나서 날 데리고 씨암의 약속장소까지 올라갔다.
"미안..;; 번거롭게 해서"
"괜찮아, 근데 친구들은 어디서 만나기로 했어?"
"정문인가?.. 가면 보인다고 했는데..앗 저깄다!!"
떤은 친구들에게 무사히 나를 넘겨주고 나서 동생을 데릴러 갔다.
녀석을 한번 더 볼 핑계로 짐을 살짝 맡아달라고 했던 나의 꼼수는....
다음편에 적나라하게 -_-;; 드러나버리는데..흙...
아무튼 떤은 그렇게 가버리고 나의 짧은 태국 데이트는 그렇게 끝났다. ㅋㅋㅋㅋ
안녕 떤 ㅋㅋ 굿바이 떤 ㅋㅋㅋ
그리고 나서 나를 기다리는 친구무리는..
역시나 이번엔 유학시절 나와 동갑내기 절친한 "긱"과 "쟈","팽" 이었다. ㅋㅋㅋ
이름들이 참.. 하나같이 ㅋㅋㅋ
"긱"은 일본연예인과 일본에 아주 미쳐 환장해 마지않는 직딩이고,
"쟈"는 공부벌레긴 하지만 아주아주 착하고 "팽"의 여자친구이기도 하다.
"팽"은... 나의 요리 사부이기도 하지만.. 아 진짜 팽하고는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ㅋㅋ
어쨌든, 또 우린 간만에 만났으니 수다 삼매경들이시다.
근데 친구들이 다 좋긴 하지만...
알다시피 모든 태국애들의 무리들은 다 친하진 않다.
그룹이란게 좀 나눠진다고 할까, 친한 무리들이 이무리 저무리 나눠지는데..
걔중에는 사이가 썩 좋지 않은 애들도 있기 마련이다.
요 긱네 무리가 그랬다.
예전에 있는 친구들과 뭔가 사이가 틀어졌는지..
지금은 같이 보려고 하지 않아서, 결국 나만 따로 시간내서 만나게 된것이다.
나는 다 같이 사이가 좋았음 하지만, 뭐 또 안그런 경우도 있으니까 ㅡㅜ
"긱!! 너무 올만인데?"
"란티엔! 더 이뻐졌네"
"너만할라구 ㅋㅋ 근데 팽오빠랑 쟈는 여전한데?"
"살좀 쪘지 팽오빠는"
"우리 이럴게 아니라 어디 케이크나 먹으면서 얘기하자"
ㅋㅋㅋ 그놈의 케이크
결국 우린 백화점 지하 케이크 코너에 가서 밀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근데 난 솔직히 이때는 기분이 별로 좋진 않았다.
왜냐하면 말했듯이 이 친구들과 다른 친구들 사이가 틀어졌는데..
애들이 내 앞에서 내가 못알아 들을거라 생각했는지
다른친구들 욕을 하는걸 내가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냥 겉으로는 웃으면서 얘기하고 있지만,
솔직히 나도 사람인데..
내 친구들에 대해 안좋은 얘길 들으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그렇다고 얘들한테 뭐라 할수도 없긴 하다.
내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은 아니니까..
한가지 일례로 우린 저녁에 뭘 먹을지 얘기 한 적이 있었다.
나는 "MK를 먹을까?"라고 했지만, 긱은 그런건 흔하니까 더 특별한걸 먹으러 가자고 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도 MK는 메뉴 선정에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긱이 나에게 물었다.
"모레는 뭐해?"
"응, 모레는 유이랑 만나"
"유이?....어디가는데?"
"응, MK먹으러 가기로 했어"
그러더니 갑자기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얘길 하기 시작했다.
표정이나 말투를 봐선 딱히 좋은 얘기가 오간거 같진 않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럼 오늘 저녁MK먹자"
"응? 나 내일 유이네랑 MK먹으러 간다니까?"
"그럼 유이한테 다른거 먹자고 해"
......
뭐 나 때문에 멀리서 와준 친구들이기 때문에..
뭐라 내가 할말은 없었지만..
순간 기분이 급 다운된건 어쩔 수 없나보다..
갑자기 짜증이 났지만,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겼다.
"그래 알았어, 그럼 MK먹어"
"여기 근처에 MK있어"
결국 우린 MK를 먹으러 갔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샤브샤브이기도 하고, 맛있기도 했지만..
뭔가 내 맘이 딱 채워지진 않았다.
태국서 먹은 오리구이 -ㅅ-
완전 맛있었다!!
이날 정말 거하게 대접받기는 했다.
근데도 왜 내맘은 편치 않을까 ㅠㅠㅠ에효효효효...
중간중간에 -_- 갑자기 뮤직타임이라면서
종업원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슨 이벤트인가???
아놔 밥먹다 말고 춤구경하고...
긱은 우리셋을 먼저 보내놓고 자기는 다른 숍에 들려서 날 위한 선물을 사왔다.
이미 가방도 선물 받았는데 또 다른 선물로 인해 부담이 확 들었다.
"뭘 또 이런걸 사왔어 사지 말라니까"
"내 맘이야 받아줘"
"으이구.. 고마워 잘쓸게"
분명 나한테 좋은 친구고, 착한 애들이란걸 알지만..
모르겠다. 난 내가 생각한 친구라는 것의 기준과는 좀 다른건 분명하다
이날 저녁은 내게 5% 참 아쉬운 약속이었다.
저녁에 쟈와 팽과는 먼저 헤어지고 나와 긱은 숙소 근처 빅씨에서 쇼핑을 했다.
그러던 중에 "팜"에게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걱정되어서 전화한 모양이었다.
"란티엔 어디야?"
"응, 여기 빅씨야 물건사러 왔어"
"혼자야?"
"아니야 긱이랑 있..."
"야! 내가 잘 바래다 줄거니까 걱정하지마!"
-_-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이애가 지금 뭐하는 짓이여 시방..
내가 팜이랑 통화하는 중간에 갑자기 전화기를 채가더니 큰소리로 저리 말하는게 아닌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저런건 예의가 없는게 맞을진데...
"긱.. 뭐하는거야?"
"아냐 내가 잘 설명했어"
"전화기 이리줘봐"
역시나..
다시 받은 팜의 목소리가 썩 좋지는 않다.
미안하다고 집에 도착하면 전화하겠다고 하고 끊었다.
팜에게 미안해졌다.
워낙 날 걱정해서 그런거란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왜 그랬어"
"아니 그냥 다들 널 걱정하니까 내가 못미더운가 싶어서"
"아닌거 알잖아, 걘 그냥 날 걱정하는거야"
"알아 왜 팜이 뭐라고 해?"
"아니야, 그냥 일찍 들어가라구 그래서"
"왜 그리 잔소리들이실까 니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할텐데~"
비꼬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ㅠㅠ
난 소심한 녀자니까 그런 소리를 또 못하고
속으로만 꾹꾹 참았다.
난 한번도 얘들이 잔소리 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중국에 있을때나 태국에 놀러올때나 내가 한국에 있을때나
애들은 날 친구로 여기니까 진심으로 걱정하는것 뿐이다.
무엇때문에 긱과 애들 사이가 그렇게 나빠졌는지 모르겠지만..
변해버린 관계에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날 밤은 생전 안꾸던 악몽을 꿨다.
떤이 너무 그리웠다.
.....to be continued
*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거진 반년만인가요 ^_^;;
작년 8월달 여행기를 끝내지도 않고 잠시 잠수를.. 쿨럭 미안해요 ㅠ_ㅠ 바빴어요 ㅠ_ㅠ
네네.. 그래도 벌린 여행기는 끝마무리 짓고 싶어서 다시 왔어요.
변명이라면 회사일이 너무 바빴지요 ㅠㅠ... 흑.. 이번엔 제대로 끝맺을께요! ^^
하아.. 제 님은 지금 멀리먼 타국에 계십니다.
이번편 쓰다보니까 알콩달콩한 연애하고 싶어요!! ㅠ0ㅠ
* 올해 4월에 또 다시 태국애들 한국 러쉬가....ㄲㄲ이제 얻어 먹은만큼 뱉어낼 때가 된건가욬ㅋㅋ
* 보고싶었어요 >_<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