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영어도 못하는 남자 나홀로 여행-2
오랜만에 여권을 보는데 여권속 나를 보며 불현듯…….
“나는 참 알뜰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8년 전 찍은 여권 사진에 있는 티셔츠를 아직도 입고 있는걸 보니…….
사진 속 얼굴은 앳된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밝아 보인다.
언제나 팔년 전 여권 속 사진처럼 밝고 젊은 얼굴로 살아야겠다.
처음 타보는 낮 뱅기(타이항공)
처음 타보는 외국 뱅기
처음 타보는 2-4-2 좌석 뱅기
뭔가 느낌이 좋다.
항상 저가항공만 타다가 큰 뱅기를 타니 먹을 걸 엄청 준다.
견과류 주고 나서
주스도 주고
밥도 주고
음료수 주고
심지어 앞좌석 뒤에 모니터로 영화나 게임도 할 수 있더라.
역시 돈이 좋기는 좋다.
저가항공도 삼사십만 원씩 하는데 이번 타이항공은 운 좋게 30만원에 예약했다.
이리저리 오후12시 전후로 도착한 뒤
공항 입국수속 후 급히 유심을 교체하고
공항 일층 파타야행 버스를 예매하러 갔다.
이미 많은 사람이 티켓부스 옆에 서 있는 걸로 봐서 아마 바로 가기는 어려울 듯하다.
역시나 한 시간 뒤 출발하는 2시 차로 예약한다.
공항 일층 스트리트 푸드 코너에서 100밧 쿠폰을 사서 그나마 잘 먹는 돼지고기 볶음밥(팟카오무쌉???)과 콜라를 한잔 마셨다 그래도 15밧이 남네…….
밥을 먹고도 사십분이 남았다.
공항 밖 버스 및 택시 주차장에서
등짐을 메고 담배를 하나 피고 있는데
경찰이 와서 뭐라 뭐라 한다.
직감적으로 “금연구역”인걸 알아차린다.
벌금 물까봐 “아임 쏘리” 열 번 외쳐주고 도망갔다.
일층 주차장 끝에 흡연구역 있더라.
다 피우고 돌아오는데 파타야라고 적힌 버스가 있어 타려는데
버스 안내양이 표를 보잔다.
“이 버스는 한시 반 차야”
나는 두시 차덴…….
”담 꺼 타쇼”
또 “아임 쏘리” 열 번 날리고 더워서 다시 공항 안으로 가는데
그 버스에 짐을 싣던 버스기사가 내 표를 달란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아임 넥스트 버스”만 세 번 외쳤다.
버스 기사양반 상의 포켓에서 표를 꺼내어 내 표와 바꿔준다.
1시 30분 출발하는 버스표다.
앗싸~~~ 개이득 봤다.
아니다 어쩌면 힘든 과정의 서막을 알리는 메시지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