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난웃음-자매의 베트남 종단 여행기 - 사파는 안개도시, 다오족 가이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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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난웃음-자매의 베트남 종단 여행기 - 사파는 안개도시, 다오족 가이드를 만나다.

빛난웃음 1 2920

저녁식사를 퍼 따이로 해결한 우리는 사파행 기차를 타기전 비코트레블에 들려 이런저런 주의 사항을 듣게 된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기차역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어 분주한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 말고 함께 하게된 한국 여성 두명과 함께 기차에 올라타고 사장님은 네명이 무사히 기차에 타는 모습을 보시고 떠나신다. 우리가 타는 기차는 여러 객실이 함께 존재한다. 칸마다 다른 회사의 다른 조건의 객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난 기차타자마자 잠에 들고 그녀들은???


우리를 사파까지 픽업하기 위해 라오까이역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니밴을 타고 꼬불탕 꼬불탕 길을 구비구비 돌아 도착한 곳은 뱀부 사파 호텔, 아침을 뷔페로 해결한 우리는 투어를 기다리며 가방을 맡기고 리셉션 앞에 자리한다.

그때 눈에 띄는 2권의 한국 책, 막스뮐러의 독일인의 사랑, 전유성의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라는 책이 손에 들어온다. 한국 여행객 누가 이곳에 묵으며 형광팬으로 열심히 줄을 그어 놓은 책이다. 비겁한건 싫다. 역시 독일인의 사랑이 손에 들어온다.


"재회, 재발견, 추억 따위는 거의 모든 기쁨과 즐거움을 지닌 비밀의 열쇠이다.처음 보고 듣고 맛보고 하는 것은 아름답고 또한 유쾌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새로워서 우리를 놀라게 할뿐, 침착성이 없으며 즐기기 위한 노력이 즐거움 그 자체보다는 크다."라는 책 속에서 정말 가독성 있게 다가오는 문단은... ㅋㅋ 이번 사파 여행과 너무나도 어울리는 문구이다.


이곳에 오기전 투어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비코트레블에서 들은 후에는 사파 여행이 즐겁다. ㅋㅋ


2월 24일 사파의 오전은 안개에 쌓여 있다. 어떻게 트레킹을 하지? 했던 날씨는 식사 후 8시 30분을 기점으로 점점 사라지다가 깟깟마을에 도착할즈음 자취를 감춘다. 이런 멋진 날씨라니... 계산식 논과 외국인에게 그닥 스스럼없는 몽화족(h'mong)과 dao족인 가이드 MAY는 날라다닌다(?) 팔랑팔랑 너풀너풀 노란색 스니커즈를 신은 그녀는 자신의 전통 복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발랄함과 너털함 그리고 겸손함을 지니고 이곳 저곳 잘도 가이드한다.


보통 15-6세면 결혼을 하는 소수민족들과 달리 그녀는 18세로 이곳에서는 노처녀임이 틀림 없는데 왜 결혼 안했어? 라는 나의 물음에 자신은 가끔 한국 남자들이 오는데 한국 남자들이 참 멋있다라며 내게 남동생이 있는지 묻는다. 음... 있는데 없다고 말했다. ㅋㅋ 미안 MAY


몽화족 집에 들려 곡주도 한잔 얻어 마시고 귀에 참 여러개의 장신구를 달고 계신 할머니는 집에서 친지와 동네 분들 모아 놓고 식사와 함께 낮술을 드시며 얼큰하게 취해계시다. 자신의 사진을 찍어 달라며 포즈를 취하시며 얼음이 되신다.ㅋㅋㅋ


그녀의 집은 2개의 부엌과 거실, 안쪽으로 작은 침실과 쌀과 옥수수를 저장하는 저장창고, 뛰뜰안에는 수공예를 하기 위해 천을 염색하는 염색통과 문지방과 염색통, 그리고 곳곳에 행운을 비는 종이 부적을 붙여 놓고 있다.


작은 화덕이 있는 부엌의 나무 지피는 곳이 분명 그들의 난방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데... 다른 난방 시설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겨울의 화몽족은 어찌 난방을 해결하는 것일까?


그리 그리 구비구비 돌아 깟깟 마을과 폭포를 지나 우리는 다시 호텔로 돌아온다. 돌아오는길 사장님이 말씀하신 포함 사항인 쎄옴을 그녀는 우리가 페이 해야 한다고 한다. ㅋㅋ 여우 같은 녀석... ㅡ,.ㅡ 함께한 두명의 여성이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나는 동생을 독려하여 다시 걸어 올라온다. 약한 동생 녀석은 올라오는 동안 심장을 어루만진다. 힘내그라. 시간이 그다지 많이 흐르지 않았고 점심식사 후 자유시간인 우리들에게 그 정도 트레킹은 그다지 하드하지는 않았다. 깟깟 마을은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고 길도 잘 닦여 있어 트레킹 하기에 그닥 어렵지 않은 코스이다. 입장료는 2만5천동. 물론 우리는 투어비에 포함되어 있다.


호텔의 점심식사는 중국식을 베트남식으로 계량했는지 그 반대인지 모르나 세트 메뉴로 4가지 중 한가지를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다양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 좋았다.


점심 식사후 사파는 안개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3-4시면 가시거리는 약 십미터ㅋㅋ, 안개 오히려 멋지다. 투어 하는 시간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이 안개도시라니... 물론 여름에 이곳을 투어 하며 햇빛과 함께 하는 산과 계단식 논들은 멋지게 펼쳐지겠지만 난 카메라웍에 목숨거는 포토그래퍼는 아니니 안개에도 감탄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무엇인가에 집중하기에 이곳처럼 좋은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림을 전공하고 글을 쓰는 친구들이 이 곳을 선호하는 이유를 알겠다.


동생은 디즈니 TV, 난 독일인의 사랑에 파묻혀 일찍도 잠에 든다.


다음날 우리는 이제 올라가는 길 없이 내려가기 시작한다. 우리의 가이드 마이는 장화와 장대우산을 들고 있다. "오늘 비올거 같아?" "아니, 가끔 진흙길이 있어서..." "음" "알았어.."


자 우리의 몽화족 어제와 달리 우리와 함께 투어할 태세이다. ^^ 한사람에 한명씩 담당이 따라 붙는다. 가끔 내리막 길이나 경사가 심한데 진흙길에서 그녀들은 우리를 잡아준다. 나는 혼자 열심히 걷고 그녀들의 친절(?)을 피하는듯해 보였는지 마이가 내내 손을 내밀어 잡아준다. 그녀의 손은 따뜻했고 내게 그닥 감정은 없어도 군더더기 없는 직업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준다. 그게 든든하다. 함께한 2명의 여성은 내가 준 정보에도 어쩔수 없이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신발에 진흙이 묻거나 미끌어지면 온 옷을 진흙으로 뒤덮어야 하니 선택의 여지 없이 나중에 기념품을 사기로 하고 맘 놓고 몽화족 할머니에게 의지해 남은 길을 내려온다.


동생과 난 몽화족의 우리 담당들이 어떻게 변할지 이런 저런 수다를 떨려 주변 경치와 집들, 대부분 몽족이고 신짜이, 쟈이족, 그리고 다오족인 마이와 함께 열심히 걷는다.


마이는 9명의 가족이 있고 오빠는 결혼해서 아이가 있으며 자신은 중학교까지 나왔다고 한다. 각 방문한 마을별로 초등학교가 있고 정부에서 운영하는 이 학교는 들어가도 베트남인 선생님이 오셔서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왜? 말이 안 통해서... 부모님에게 베트남 말을 배우고 친구들에게 묻고 어찌어찌 졸업하고 중학교 가는 녀석들은 몇명일까? 사파에는 고등학교가 있다고 한다. "넌 꿈이 뭐야?" 대부분 동남아 어린 로컬 가이드들의 대답과 같이 "정식으로 투어 가이드가 되거나 선생님이 되고 싶어 근데 아주 아주 아주 어려운 일이야.."라고 말하는 마이.


우리가 임용고시를 보듯 그녀들에겐 사법시험 정도의 어려움일까? 잠시 그녀는 상념에 사로잡힌다.


나와 함께 2틀째 투어를 함께 하는 몽족 10살짜리는 한마디로 날라리다. 인석아 내가 첫사랑에 실패 안했으면 너 같은 자식이 있단다. 넌 왜 학교에 안가는거야? 알아들었나 안 알아들었나 녀석은 할리데이란다. 그녀석은 학교에 갈까? 안 갈거 같다. 트레킹이 종반에 접어들 즈음 그녀는 내게 기념품을 꺼내고 기념품을 거절하자 페이포미를 외친다. ㅋㅋ 그녀가 내손을 잡은 몇번으로 나는 주머니의 2500동을 내밀어 준다.


동생은 돈을 가지고 있지 않고 나는 받아 줄 만큼 받아주고 녀석에게 학교에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너에게 내가 1$ 주는 것은 큰 문제가 안돼! 하지만 넌 학교에 갈 나이이고 이건 그렇게 좋은 일은 아냐.


"마이! 몽화족은 대부분 농사 말고 어떤 직업을 갖고 있어?" "가축을 기르고 옷을 만들고 수공예품을 만들고 아님 그냥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를 봐." "음 그렇구나"


어린소녀들이 아이를 안고 업고 걸으며 실을 만들고 투어하는 여행객들을 따라 다니며 삶의 굴곡을 보여주는 얼굴들을 하고 있다. 2명의 한국 여성을 잡아준 할머니들도 사실 알고 보면 나이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갑을 3만동에 사고 작은 가방을 4만동에 주고 산 그녀들과 달리 기념품을 살 생각이 없던 나는 먼저 걸으며 만동하면 살게 했더니 o.k란다.. 같은 사람에게 3만동에 지갑을 산 함께한 친구는 바로 옆에서 어쩌란 말이냐...ㅡ,.ㅡ


자수를 놓은 약간 큰 가방을 8만동에서 점점 내려가지만 .... 난 우리를 픽업하러 온 차를 타기 직전 가지고 있는 잔돈의 전부인 2만 5천동을 부르고 이번에도 o.k란다..... 다른 2명의 한국친구는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사실이라니.... ㅡ,.ㅡ


마이에게 팁을 안주고 카오산에서 샀던 팔찌를 선물로 건넨다.
꿈을 이루렴.... 다른 민족이 사는 곳을 가이드하는 마이야... 진짜 은팔찌를 하고 핸드폰을 갖고 있고 점심에는 라면을 사먹고 콜라 맛을 아는 넌 어떤 모습으로 젊은 날을 살아갈까..... ?그녀는 자신의 이름과 마을 이름을 간신히 내게 적어준다. 그녀는 읽을 줄 모른다.

1 Comments
빛난웃음 2008.02.28 21:32  
  라오까이역에서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을 TV로 보게 된다. 참 이상하다. 베트남의 라오까이 역에서 베트남 사람들과 함께 울 나라 대통령의 취임식이라니.. 다음 번 대통령 선거에는 난 투표를 하게 될까? 노무현 대통령 때도 방콕에 있었고 정말 뽑고 싶은 사람을 투표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언제까지나 아나키스트일 수는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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