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준 생일선물 ♬ ] 8번째 돌아가는길에 만난사람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날,
밤비행기라, 낮부터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느즈막히 일어나,
(사실 호텔정보에도 썼지만, 나는 호텔과의 어이없는 마찰로
시름시름 앓고있었다 )
그동안, 단골 마사지샵이였던 '떤딴랍'에 가서
마지막 마사지를 받고,
그리고 내집처럼 드나들던 미용실언니들에게 인사를 하고..
내가 미치도록 좋아했던 차놈옌을 사재기하러
에스빠낫으로 향했다.
한꾸러미 차놈옌을 사고 내가 좋아했던 태국커피도 사고,
친구가 사다달라던 꿀도 몇개사고..
호텔로 돌아오니, 에스가 울상을 짓고있었다.
에스는 내가 있었던 호텔 포터이다.
어제 호텔직원과의 마찰로인해, 나는 극우울해져있었고,
호텔안에 하루종일 쳐박혀서 울고있다가..
잠깐 나갔다오는길에 에스를 만났었다.
근데..에스를 보니,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버린다..
아마도, 유일하게 호텔에서 의지했던 사람이여서 그런지,
복받쳤던 서러움이 그때 터진모양이였다
(자세한건 호텔정보를 보심 압니다ㅋ)
- 에스 내방 열쇠줘..
- 표정이 왜그래?
- 나 내일 체크아웃해..
그리고 지금 여기직원때문에 기분이 무척 안좋아..ㅠㅠ 엉엉엉
근데 영어를 잘 못알아듣던 에스는 체크아웃한단 얘기만 알아듣고..
내가 그들과 헤어지기 싫어서 운다고 착각을 한모양이였다..
갑자기 에스가 운다..
헉!! 이건 또 뭠미까!?
- 에스 왜 울어!?
- 노~ 노~
- 나는 니네 직원때문에 열받은거야!!
- 노~ 노~
결국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 나 니네직원이 열받게 했어 아침부터..그래서 너무 화가났어..(엉엉)
- 나도 니가 그리울꺼야..니가 가는게 싫어ㅠㅠ (엉엉)
- 그런데 나는 여자고 혼자여서 끝까지 싸우질 못했어 (엉엉)
- 꼭 방콕오면 다시 와야해..(엉엉)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나는,
울던 울음을 그치고 에스를 달래주었다..
- 알겠어! 알겠어! 방콕 오면 다시 이호텔에서 지낼께!!
그후에도 한참을 난 에스를 달래주어야만 했다.
그는, 호텔에서 유일한 내 친구이자, 부모님처럼..
나를 항상 챙겨주었었다..
비오는날, 내가 우산이 없다고하자 자기 우산을 주길래
내가 고맙다고 뭐 먹고싶은거 있으면 사다줄까 했더니
해맑게 맥도날드 햄버거..하던 친구다..
( 나중엔 너무 친해져서 팁주기도 뭐한 상황이 되어버려,
난 에스에게 항상 먹을걸 사다주면서 보답하곤했었다)
같이 사진이 찍고싶다고 해서 내 디카로 찍어서 이멜로 보내주었더니,
그걸 흑백으로 프린트해서 내게 보여주며 고맙다고 말하던 친구다.
그런친구가 하루가 지난지금까지 나만 보면 울상을 짓고있었다.
저렇게 착하고 순박한 사람과도 짐을 꾸리고 호텔을 나오면..
헤어져야 한다니..후..
이제 슬슬 짐을 싸야겠다 하고 정리를 하고있는데,
태국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 오늘 데려다줄까??
- 아니 괜찮아.. 혼자 갈수있어..아니 혼자 가고싶어..
괜찮냐고, 몇번이고 물은뒤에 그친구와는 다음을 기약하였다.
짐을 다 꾸린후,
에스에게 짐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에스와, 내게 친절했던 몇안되는 호텔직원과 인사를 하고..
먼저 와있는 택시에 올랐다.
정말, 나쁜기억이 많았던 호텔인데..이곳마져 그리울것만 같았다..
그리고 에스는 골목에서 사라질때까지 손을 흔들어줬다..
- 고마웠어 에스..
택시에 올라 창밖을 보고있는데,
마침 중국에 가있는 M군에게 전화가 왔다.
- 공항은 갔어?
- 아니, 이제 가고있어..MMMM~~~ 나 한국가기 싫어ㅠㅠ
- 괜찮아 넌 곧 돌아올꺼잖아..
- 그래도 가기 싫어!! ㅠㅠ
- 니가 한국가도 나는 계속 연락할꺼니까..
그리고 6월이면 금방이야 ^-^; 그렇게 생각해..
- ..알겠어 ㅠㅠ 한국도착하면 전화할께..
- 약속잊지마!! (6월에 온다는..)
직접적인 배웅은 아니지만, 난 M의 전화배웅(?)을 받았고,
곧 CAKE에게도 전화가 왔다.
데려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AE에게도 전화가 왔다..
역시 데려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AE는 저녁에 출근을 해서, 공항에 있어도 얼굴은 볼수없을거같았다.
AE는 몇번이고 전화해서는..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짜식, 암튼..넌 지나치게 친절해!!
항상 공항으로 갈때 매번 느끼는 똑같은 감정이 있다.
우울한거같기도 하고, 허탈한거같기도하고,
아쉽기도 하면서, 한숨이 연속해서 나올때..
그런감정이 느껴질때 비로소 나는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는구나 생각한다.
생각하면 나쁜일도 많았다.
그리고 좋은친구들도 만났으며,
좋은남자도 알게되었다.
비록 완전한 혼자의 여행은 아니였지만,
그래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할정도는 아니지만,
조금은 기특하게 생각하기로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준 생일선물치고는..
꽤 그럴싸하고 멋졌다고 생각했다..
익숙한 비행기에 오르고..창밖을 보면서 여전한 한숨을 쉬고있을때
전화벨이 울린다..
그러고 보니 핸드폰을 끄지 않았다..
- 여보세요~
AE였다.
- 지금 너 비행기에 탔지?
- 응..
- 어느쪽에 앉았어?
- 나 6번째줄..창가에..
- 옆을봐!!
고개를 돌리니, AE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 조심해서 가라고!! 데려다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그래도 나 일부러 일하다 말고 너한테 인사할라고 온거라고!!
또 모자르게 눈물이 흐른다..
- 고마워 AE!!
- 왜 울어 ㅋㅋ 도착하면 전화해!!
결국에 AE는 이렇게 나에게 감동을 주었다 ㅠㅠ
아직도 생각하면 살짝 목이 메인다ㅋ
M은 여전히, 나와 메신저로 연락을 한다.
허그와 꽃다발 이모티콘을 남발하면서 ㅋㅋ
그리고 그는 여전히 날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CAKE는, 곧 한국에 온다.
그래서 가이드를 내가 꼭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야만한다ㅋ
AE와도 종종 메신저로 연락을 하며,
내가 곧 다시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말하니
이번에 들어오면 내가 가고싶어했던 후어힌에
데려가주겠다고 했다.
( 정확한 날짜를 말하니 YEAH~ 하면서 신나한다 )
마지막으로 S양,
그녀와도 꾸준히 페북 쪽지로 연락을 하고있다.
그녀는 지금 열심히 다른나라에서, 특유의 빠른 적응력으로
여행을 아주 잘 하고있다.
방콕 올때는 비행기 놓치면 안되는데 ㅋㅋ
그리고 나는!!
6월초에 다시 방콕을 간다.
내 그리운 친구들을 만나러..
그들도 나를 기다리고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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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이네요 정말ㅠㅠ
다른분들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나도 꼭 다녀오면 여행기를 써야지..
그럼, 나처럼 혼자갔다온사람들 특히 여자분들에게는,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는데, 딱히 그렇진 못했네요
그동안 글재주없는 제 여행기를 읽어주신분들..
애써 리플까지 달아주신분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6월에는 여행기를 쓸만큼 에피소드가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많다면, 꼭 여행기 다시 쓸께요.
모두 즐거운 어린이날 되세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