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영어도 못하는 남자 나홀로 여행-7
그러나 나의 영어 능력은 침묵만을 강요하고 있다.
그냥 웃으며 눈인사만 한다.
그녀와 나의 거리는 한국 식당에 마주 앉은 만큼 가까운데…….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작업을 걸까? 말까? 고민해서 그런지
식은땀이 난다.
어색한 십여 분이 흘렀다.
이미 맥주는 두병째, 담배는 서너 개를 피우고 있다.
갑자기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건다.
”웨 아 유 프럼”
왜? 항상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 할까? 하여튼 아는 영어라 한마디 해 줬다.
”까올리”
그리고 금세 또 어색해졌다.
술은 어는 덧 세병째
살짝 취기가 돌더니 드디어 영어로 말문이 트기 시작한다.
나 ”왓 츄 유어 넴”
서빙녀 ”아임 잠”
나 ”잠?”
서빙녀 ”노노 자~암, J A M”
JAM이면 쨈 아닌가?
나 ”하이 자~암 아임 킴”
서빙녀 ”나이스 미 츄 킴”
나 ”나이스 미 츄 투”
아~ 이런~~~
첨보다 더 어색해졌다
서빙녀 ” ~~~~~~~~~~ ~~~~~ ~~~” 계속 뭐라고 해서
한마디 했다.
나 ”아이 캔트 잉글리시 스피킹”
서빙녀 ”노 프라브럼~~~~”
갑자기 파키스타 놈이 생각난다.
아무래도 “노 프라브럼”에 트라우마가 생긴 듯하다.
여하튼 ”취기 is 무식”이다
대화가 되기 시작한다.
간단한 단어 몇 개와 파파고의 도움으로…….
영어를 지지리도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발음과 애들이 하는 발음은 너무 어렵다
예를 들어 나는 애프터라고 하는데 야들은 아프터라고 하고,
TV 광고 속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어 왔던 써리원을 여기서는 썰티원이라고 한다.
태국 여행 초기 마사지사가 과하게 하여 악~~~하고 비명을 지르면
“압떠굿”이라며 계속해서 마사지를 하더라…….
나는 이 말을 삼일동안 수도 없이 들었지만 무슨 뜻인지는 몰랐다.
“애프터 굿”이라는 “금방 좋아질 거여~~~”이런 뜻이였다.
아무튼 이 서빙녀에게 2시간 정도 영어 공부하고 왔다.
많이 자유분방한 서빙녀였다.
이제 그 친구 이름으로 불러야겠다.
JAM과의 대화가 이루어졌던 것은 그녀가 나에게 보여준 미소 때문이였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눈에 띄게 하얀 치아를 가진 그녀의 미소는 참 아름다웠다.
그리고 중전에게 까이고, 파키(파키스탄 놈의 준말)에게 식은 땀 흘리고,
홀로 어딘가에, 아무에게나 말을 씨부리고 싶은 욕구가 술로서 표현되었는데 그것을 웃으며 들어준 이가 바로 잠이였다.
“나도 술 한 잔 사줄래?”
내 맥주는 65밧인데 잠한테 사주는 맥주는 120밧이였다.
“그래 나만 먹기는 미안하지…….”
“한잔 해~”
이게 화근이다.
잠은 대단한 술고래였다.
내가 한 병 먹으면, 지도 꼭 한 병을 먹는다.
“야~ 이러지마…….”
“아임 오케이”
“아니 그만 먹으라고…….”
“아임 오케이”
“야 나 간다…….”
“바이~~~내일 또 와”
술값이 육백밧 정도 나왔다…….“한국돈 24,000원”
음 나쁘진 않은데 왠지 당한 느낌이였다.
내 술값 약 260밧
지 술값 약 360밧
“음 이런 호구 짓을 계속 해야 하나?”
결론은 일주일 동안 계속 갔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술값도 저렴해서 갔다.
하지만 많이 사주지는 않았다.
내가 가면 잠이 다른 손님과 한잔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혼자서 먹고 온 날이 더 많았다.
안주 없이 먹으면 다섯 병 정도면 적당하니 취기가 온다…….
태국 12시면 한국 시간 새벽2시이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
태국에서 10시면 몸이 천근만근이고 눈꺼풀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여기는 10시면 한창인 시간인데…….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