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리워지다. season2 [ 15편 - unrequited love ]
2011년 3월 11일 오후 5시
투어 후 잠시 휴식을 하고...
엠마는 계속 쉬겠다고 하는데
로사는 동네 구경을 하고 싶단다.
다른 지역으로 나가긴 애매한 시간이고 해서
나의 단골 산책코스 삼센투어를 하기로 했다.
로사도 카메라를 챙겨들고...
숙소를 나서 파쑤멘 요새에 가니
공원에서 무슨 공연을 준비하는지 분주하다.
(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 평소같으면 에어로빅을 할 시간이다. ^-^ )
(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는 로사..)
( 평화로워 보이는 공원의 모습 )
로사와 함께 산책을 나오니 좋기는 한데
로사는 나에게 별다른 말이 없다. 그저 나는 길을 안내해주는 사람 정도...
아마 내가 불편해서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불편할 것이다.
솔직히 그 감정을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고백을 한 것이 언제이던가?
물론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있지만
산책을 간다고 했을 때 내가 따라나서지 말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길도 잘 모르는데 걱정이 되어 같이 가자고 한 것이었는데
내 마음도 편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리를 건너 삼센의 작은 골목을 지날 때도 약간의 어색함은 우리 둘을...
그 어색함에 고양이에게..."야옹"하고 불렀다가
동물을 사랑하는 로사에게...고양이 놀란다고 혼나고
난 괜히 혼자 토라져 아무말도 안하고..-_-; (참 창피한 아야기)
( 야옹아 놀랐니? 미안하구나! )
( 어릴적 우리네 동네슈퍼같은 곳에 로사가 좋아한다.^^ )
그렇게 조금은 어색한(나만 그랬던걸까?) 산책을 끝내고
져녁시간이 되어 엠마를 불러
오늘 저녁 식사는 동대문 한식...
그런데 사실 나는 내키지 않는다.
솔직히 돈이 아까웠다. 사실 그건 말이 안되고
그래서 동생들은 저녁을 먹을 수 있게 밥을 시켜주고
나는 잠시 만날 사람이 있다며 밖으로 나와서..
한심하게도 세븐일레븐에서 해물탕을 하나 먹었다.
솔직히 배고픈 마음도 없다. ( 참 창피한 이야기 )
식사도 끝내고 밤이 깊어간다.
내일 우리는 꼬창에 가야 하고
오늘 아침 일찍부터 투어를 다녀와서인지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동생들은...
그런데 나는 잠이 안온다. 그리고 동생들과 한 방에 있는 것이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그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나를 볼 수 없다고 하고
그런 사람과 24시간 있어야 하는... 그래서 잠자는 시간에도 뭔가 불안한
그렇다고 헤어질 수도 없는...
원래 짝사랑 하던 사람과 여행을 온 것이라면 그걸 감수하고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건 표현하기 힘든 답답함이 든다.
그래서 밖으로 무작정 나왔다. 어디 조용한 곳에서 생각을 하고 싶은데
카오산...방콕 갈 곳이 없다. 짜오프라야 강가로 가보니
못 들어가도록 막혀있다.
이래서 방콕이 않좋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무엇인가를 많이 가지려는 욕심이 드는걸까?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
내 머리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바로 미용실로...
솔직히 짧은 영어로 어떤 스타일로 해달라 해야 할까?
걱정을 많이 하고 들어왔는데
다행히 스타일 북이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대부분 일복식? 히피스타일
그 스타일북대로 했다간 기분전환이고 뭐고
창피해 얼굴을 못들고 다닐 듯 하다.
가장 무난해 보이는 스타일로 머리를 자르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해도
잠이 안온다.
그래서 나...소주를 마셨다. 괴로워서..ㅋㅋ( 창피한 이야기 )
그래도 잠이 안온다. 아무 잠을 잘 못잤을 것이다.
그렇게 밤은 깊어간다.
여행일기 제목을 정하기 위해 생각을 하다
"짝사랑"의 영어 표현이 궁금해 졌다.
몇가지가 나오는데..그중 unrequited love - 보답없는 사랑...
멋지다. 보답없는 사랑
짝사랑이 그런걸까? 보답없이 사랑을 하자. 비록 돌아오는 건 없더라도...
오늘 일기에 결산을 넣기가 싫어진다.
오늘 결산은 내일 몰아서..ㅋㅋ
짧아진 내 머리도 내일 공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