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급 여행자 길위에 서다 <떠나기>
떠나기
배낭의 무게와 나이는 반비례해야한다.무게에 무신경하다가는
돌아와서 집사람에게 핀잔(?)의 노고를 감수해야한다
짐을 펼쳐놓고 하나씩 다시금 생각했다 꼭 필요한가?
망설여지는 물건은 뺀다
그러나 하잖은 물건이
적잖은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은 다녀본 사람은 안다
나침반,노끈,스카치테프,철사줄,문구용칼,고무밴드,산업용귀구멍마개
주방용비닐봉투,손톱깍기 용도는 각자 생각하시라
8kg이 7kg로 줄었다 등짝에 붙여 보았다
조금은 무게감이 있다 나이 탓인가
내려놓은 배낭을 보니 쓴웃음이 난다
20여년전에 홍콩공항에서 어떤 서양아이가 배낭을 수하물로 붙일때
가방으로 변신시키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아 귀국 즉시 남대문시장으로 달려가
그 비슷한 것을 구입한 것이 지금의 배낭이다 변신이 기능한
배낭에 붙어있는 때자국이 까만 태극기는
캐너디안들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
그들도 어딜가나 USA냐고 묻는게 짜증이 나서
아예 국기를 붙이고 다닌단다 나도 짜증이 많이 나서 붙였다
새로난 공항철도를 탔다
버스보다는 싸다 호주놈들이 먹튀하고 코레일이
울며겨자먹기로 인수했다는데
평일 오후라서인지 텅텅비어서 간다
저가항공이라 먹는 즐거움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PP카드를 꺼내들고 라운지에서 미리 배를 채웠다
숙면용 알콜을 섭취하고 자리에 앉으니 시간이 덜 됐는데도 문을 닫는다
작은 비행기라 오붓하다 그런데 걱정이다 난기류에 우당탕할게
밤12시가 넘어 공항밖은 나왔다 새로생긴 공항철도는 12시 까지 운행한단다
셔틀버스로 버스터미널에 오니 카오산가는 버스는 아예 없어졌다
미니버스를 타고 전승기념탑까지 가기로했다. 술병을 들고 나팔부시는 동승한 두분영국인
카오산까지 가신단다 운전사에게 딜했다 60밧에 40밧 얹어서 나도 카오산까지 가기로
카오산은 늘 그렇게 있다 소란스럽고 어린 여행자들의 방종에 가까운 풀려버린 눈들
그것들을 기꺼이 받아주는 수많은 술집과 가계들 그러나 반갑다 카오산
도미토리 숙소에 드니 침대가 반이상 비어있다
반나절만에 온 방콕 침대에 누우니 에어콘 실외기 소리가 거슬린다
돈뎃들어가는 배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