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차양, 베트남 (호치민, 달랏) 6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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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차양, 베트남 (호치민, 달랏) 6 [최종]

요시무라간이치로 6 921

앞서 말한 내용과 같이 조용한 숙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고, 여러가지 상황상 계획했던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여행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3일째엔 여행 친구와 그래도 주변 지역을 둘러볼 방법을 찾​아보자고 얘기가 나와,

호텔 로비에 문의를 해 보았습니다.

택시 투어를 해보는 것이 어떻냐​는 매니저의 의견에 맞춰 적당한 코스까지 추천 받았습니다.

보통 달랏의 주요 여행사에서 제안하는 몇몇 코스가 있더군요.

1. 시티투어  2. 코끼리 코스  3. 달랏 주변지역  4. 외곽지역  5. 1日 트레킹

6. 캐녀링  7. 2日 트레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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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외국인 여행객이라면 이 정도 범위 안에서 원하는 활동을 모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세번째 투어코스인 Natural Countyside를 선택을 하고 택시를 대절하였습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4시까지 밴택시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900,000동으로 합의하였죠.

간단히 순서를 소개하면

화원  ->  소수민족 마을  -> 커피농장  -> 린안 사원, 코끼리 폭포​ 

-> 실크 공장  -> 메뚜기 농장  -> 크레이지 하우스 -> 달랏역 입니다.

​비가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는 날씨 속에서 전체 코스를 돌고 나니 오후 3시 정도

끝났습니다. ​관광지 그 자체보다 한적한 산길을 달리며 멀리 보이는 숲을 보는 느낌이

더 좋았습니다.

​마음 한켠 또 이렇게 올해의 여행을 마무리하는구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이야기의 마무리에 앞서 호치민으로 돌아가는 날 일정을 말씀드리면,

출발 시간을 1시간 정도 당겨 달랏 공항과 가까운 퐁고​ 폭포 Pongour Fall를 들렀습니다.

달랏 주변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웅장한 느낌이라 꼭 보고싶었는데

사실 별도로 코스를 잡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호텔 매니저의 얘기로 1시간 정도 일찍 서두르면 공항과 같은 방향인 퐁고폭포를

방문할 수 있다고 하여, 호텔 -> 퐁고폭포 -> 달랏공항 으로 해서

택시를 대절하였습니다. 밴 택시 비용은 800,000동으로 하였구요.

듣던 대로 멋진 장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과 비용을 들일 충분한 코스였습니다.​ ​


 

 

9일간의 베트남 여행을 편안하고 무탈하게 마무리하면서

내게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해가 동해바다에서 떠서 서해로 질 때 까지 그 빛깔이 시시각각

바뀌듯 삶의 소중한 책깔피가 되는 '여행'도 그 의미와 느낌이

모두 다른 것 같습니다.

스무살 시절, 뭄바이에서 시작한 60일간의 첫 여행은 '환상적'이란

표현 그 자체였습니다.

혼자서 한 자전거 전국일주, 중국-티벳-네팔-인도를 잇는 70일간 여행, 

실크로드 종주, 몽골여행....

그야말로 20대의 나에게 폭풍같은 자극을 준 여행들이

나를 규정짓는 아이덴티티의 원천이었습니다.

항상 낯선 곳을 꿈꾸고, 삶의 방향을 이런 쪽으로 잡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만만치 않은 현실의 장벽에 부딪히고 마모되며

청운의 꿈을 뒤로 하고 조금씩 변색되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

그러면서 보통 사람들과 같은 삶의 결로 타협하고, 안주하고, 자족하면서

점점 기성세대가 되어가고 있는거겠지요.

이젠 20대에 꿈꾸던 '여행은 내 인생의 큰 강줄기다'라는 생각은 내려놓고,

'일상의 고단함에 위안이 되는 오아시스'로서 바라보게 됩니다.

무모하고 모험적이며 욕심을 내던 마음이 가라앉으며 다른 여행의 빛깔이 보입니다.

구지 유명한 장소에 가지 않아도, 인상적인 사진을 찍지 않아도,

특별한 경험을 만들지 않아도... 그냥 내려놓을 수 있는 내 여행...

하염없이 흘러가는 구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고,

나른함을 즐기며 침대 속에서 하루종일 잠을 자도 좋고,

​편의점 컵라면으로 한 끼 때우고 달짝지근한 믹스커피 한잔 마셔도 좋은 여행...

그렇게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훌훌 흘려보낼 수 있는 그 경험...​

구지 돈과 시간을 들여 먼 곳까지 가서 그걸 해야하나라고 물을 수 있지만

어쩌면 삶의 터전을 벗어난 곳에서만 온전히 그런 망중한을 즐길 수도 있겠지요.​

이제 중년의 초입에 서니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한 노력과 열정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욕망과 집착을 내려놓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아마 저에게는 그 첫번째 대상이 '여행'​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 베트남 여행, 특히 폭풍우 몰아치는 달랏에서

무위자연 방식 여행의 정도를 좀 더 깊게한 것 같습니다.

완전히 이완된 나를 만들며 고요히 내면을 들여다 본 것이죠.

이렇게 잘 쉬었으니 또 이렇게 만든 에너지로 앞으로의 일년을 더 

살아내야 하겠지요.

나라는 인간을 만드는 근본 터전이 바로 '일상'에 있다고 스스로 되새깁니다.

참고 :​ 베트남 여행의 큰 도움이 된 블로그 소개합니다.

아마도 베트남 현지 체류자분께서 만드신 것 같은데, 구성도 세련되고 내용도 알찹니다.

https://brunch.co.kr/@smile-j/1 

홈페이지 주소 맨 뒤 숫자를 2,3,4.... 로 바꾸시면 많은 내용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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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은쏘르 2017.09.04 18:58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가다리고고 2017.09.25 21:48  
첫글부터 잘 봤습니다. 많은 정보를 배워 갑니다.
감사합니다!
화이부동 2017.11.02 14:12  
올 1월 혼자 달랏에 있었습니다.
6일간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차를 좀 더 사올걸 이라는 후회를 합니다.
또 가고 싶네요.
회상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회상하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시간의저편 2017.11.12 15:40  
참 여행을 많이 다니셨네요 부럽고 또 부러운데요 일상에 시달리며 작은 바람이 여행인데 어케 시간 내기가 참 힘드네요 비겁한 변명일수도 있겠지만
5술도사 2017.12.05 07:55  
비싸네 다낭에서도 호이얀 택시하루대절도 500,000동인데 잘알아보시고 줍시다 우리가 외국여행가서 현지사정을 잘알면 봉이될수가 없지요 그리고 한인식당에 가면 너무나 비싸요
엔마 2018.03.30 14:16  
오 정성스러운 후기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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