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6년만의 배낭 여행 #03 - 방콕 도보여행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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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6년만의 배낭 여행 #03 - 방콕 도보여행 [두번째]

영국고양이 10 2504

[태국] 방콕 도보여행 :: 왕궁, 국립 박물관, 새벽사원 (왓 아룬) / Vol.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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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



왕궁은 덥다



"잠깐만, 저쪽이 싸남 루앙(왕의 정원) 아니야?"

사원을 나와 왕궁쪽으로 걷다 보니 딱 보기에도 '여기가 싸남 루앙'이라는 삘이 팍~오는 곳이 보인다. 싸남 루앙 즉 왕의 정원이라는 뜻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곳은 정말 왕을 위한 정원. 하지만 현재는 방콕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거대한 공원이다.

미리 알아본 바에 의하면 싸남 루앙을 가로질러가면 왕궁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역시 얘도 너무 커. 도대체 '왕' 또는 '국립'이라는 글자가 붙기만하면 이놈의 나라는 뭐든지 크다. 너무 커서 분명 공원이 눈 앞에 있는건 알 수 있는데 입구를 찾을수가 없어! (커헉) 입구를 못찾는데 어떻게 가로질러 간단 말인가.

시계는 이미 정오를 지나고 있고, 머리 위에선 태양이 맹렬한 기세를 뽐내며 무시무시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다행히 가을에 막 접어드는 시기라 열기는 이를 악물면(...) 참을 수 있는데 그래도 한국의 한여름보다 덥다. 거기에 더 무서운건 살을 뚫는 듯한 햇살. 이 햇살 때문에 선글라스 없이는 눈도 못 뜰 지경에 살이 따가워 얼굴을 가리지 않으면 걷기도 힘든 지경이다. 다행히 한국에서 우산겸 양산을 가져와 쓰고 다녔지만 그래도 온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 건 막을 수 없다.

이미 두 시간 가량을 국립 박물관에서 소비하며 걸어다닌 우리는 저 넓은 싸남 루앙을 또 헤매며 왕궁을 찾아다닐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맥이 탁 풀렸다.

'어쩌지...? 도대체 입구가 어디지? 우리 지금 왕궁도 아니고 싸남 루앙 입구를 찾아 헤매야 되는거야?' 하며 절망스런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는데 마침 왠 태국 여자 한 명이 지나간다.

사실 길에서 만나는 태국인의 80%는 기본적인 영어도 못하지만 이럴땐 방법이 없다. 되든 안되는 물어보는 수 밖에.

"저....혹시 싸남 루앙 입구가 어딘지 아세요?"
"아...싸남 루앙 가세요?"

헉....전혀 기대 안했는데 이 여자분 영어를 엄청 잘한다. 역시 신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어!!

"앗...영어를 잘하시네요. 사실 저희가 왕궁을 가는데 싸남 루앙을 가로질러 가면 왕궁이 있다고 해서요."
"음...여기서 싸남 루앙 입구로 가서 왕궁을 또 찾아가는것 보다 싸남 루앙 옆에 탐마
10 Comments
열혈쵸코 2011.11.02 01:30  
그러게요.. 저 까만 아저씨는 뭘 하고 있는걸까요.. 마사지?
하여튼 대단하십니다. 저같은 길치는 굳이 도보여행 하지않아도..
이리해메고 저리해메는 통에.. 엄청난 양을 걷게 되네요. ㅠ.ㅠ
영국고양이 2011.11.02 12:58  
아잉~ 마사지~ 건전하신 연혈쵸코님. ^^;;
저도 한 길치 하는데 이번엔 나름 준비를 많이 해가서 자신이 있었거든요.
아...근데 더위. 정말 더위가 복병이어서....OTL
후회없는사랑 2011.11.02 03:22  
우리나라에서만 하던 도보여행과는 차원이 틀리더군요(더운 날씨덕에 ;;)

그래도 고생한 덕에 더욱 기억에 남는것 같아요. ^^

고생하셨습니다!!
영국고양이 2011.11.02 12:59  
맞아요. 그정도 거리를 걸으라면 못할것도 없는데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상상초월로 힘들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지나고나면 다~ 추억 아니겠습니까.ㅎㅎㅎ
후회없는사랑님도 고생하셨어요. ^^
로이킴 2011.11.02 09:43  
큭큭... 읽다가 중간쯤에서  휙 내려와  리플 우선 ^0^
역시  재밌는 글  ...  ㅎ
어제의 과음으로  힘든 출근 후...
덕분에 웃음도 지으며  기분이 좋아지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빠른 업뎃  부탁드려여~~~
영국고양이 2011.11.02 13:00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번 주말엔 약속이 있어서 업데이트가 좀 늦어졌어요.
다음 편은 좀 더 빨리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mr.hwang 2011.11.02 18:35  
아,,저의초창기 배낭여행생각이 새록나네요,,태국건축양식이나 풍경이 좀독특해서,걷다보면 훌쩍밤이돼죠 밤은또 밤대로 즐겨야하는지라,,하루에12시간정도 돌아다니다보면,발가락에 물집생기더군요
태국의온도 감안해서 일정을 좀약하게 잡아야 병안납니다,
그나저니 얼마나 힘드셧으면 얼굴이 창백해지셧네요,발마사지라도 하면서 다니시지 그러셨어요,
영국고양이 2011.11.03 15:01  
맞아요. 걷는건 어찌하든 걷지만 정말이지 더위는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사실 새벽 사원은 정말이지 저렇게 멀 줄 알았으면 진작에 택시 탔을거에요. 가이드북을 원망 또 원망하며 걸었더랬지요. ㅎㅎㅎ
아...발마사지는 다음 날 받았습니다. 덕분에 나갔던 발목이 살아나더군요. (태국 마사지 짱!!)
hyul3 2011.11.04 02:50  
우왕 재밌어요 !! 여행은 준비부터 그 과정까지 욕심을 버리는 과정이라는 말씀에 완전 동감하구요.
게다가. 마지막에.. 두 남자의 스토리에 대한 열린결말>_<
영국고양이 2011.11.04 17:13  
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쵸~ 여행은 그 자체가 곧 욕심을 버리는 과정!
아잉~ 저 열린 결말 매우 마음에 듭니;;;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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