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강의 다리로 (1) 어쩌다가 얼렁뚱땅 또 시암으로 떠나긴 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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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로 (1) 어쩌다가 얼렁뚱땅 또 시암으로 떠나긴 하는 데

걸산(杰山) 0 1531
콰이강의 다리로
(1) 어쩌다가 얼렁뚱땅 또 시암으로 떠나긴 하는 데
 
전날 밤을 꼬박 새웠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아 마음만 급하기만 하고. 정말로 간만에 날밤을 까고 나니 정말로 머리가 뽀개지는 것 같아도, 일을 마무리 지어야 비양기를 탄다 말이제! 빨강 생연필이 춤을 추고 나면, 어떤 사람들을 기뻐할 테고, 다른 사람들은 마음이 쓰리거나 열 받을 수도 있겠지만, 끝에 가서는 거의 기계적으로 척척 거의 아무런 생각 없이 금이 그어지고만다.
 
아침 9 시에 기다려다가 만나 이것저것 조정하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당분간 전화통화가 안 되니, 하루이틀 늦더라도 메일로만 이야기하기로 하고 나서, 후딱 자리를 뜬다.
 
점심을 대충 때우곤 서류를 정리해 몇 군데 등기로 보내려고 우체국에 들려 부치고 나오는 데, 마음이 편하기보다는 긴장되게 만드시는 어떤 어르신과 충돌하고 만다. 허거덩~!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함 들려보라고 마무리하시는 말씀에, 아무래도 시암에 한참 들렸다가 찾아뵙게 되면 너무 늦을 거 같단 생각에 - 순간적으로 "며칠 지나고 나서 찾아 뵙겠습니다!"라고 뱉어내 버렸다.
 
"왜, 무슨 일 있냐?"
"네, 조금 뒤에 몇 시간 있으면, 방콕행 비행기 탑니다. 보름 쯤 뒤에 찾아뵈올께요."
 
(중간 생략)
 
어쨋든, 간추려 보면 ... 칸짜나부리에 가서만 지내다 온다니깐, 거기가 어디냐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해대신 끝에, 마지막에는 "나도 따라갈까?"와 "전화번호와 메일주소나 남겨봐."라신다.
 
이렇게 이 어르신과 만나서 이야기하느라 시간을 뺕긴 뒤, 서두르는 바람에 태사랑에서 구해 프린트한 여러 가지 지도와 메모를 두고 오지를 않나 - 하여간에 몇 가지 삽질을 한 것도 모른 채로 정신 없이 떠났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 - 이 일로 해서 정말로 영화에서나 볼 일이 생기고 마는 데. 그 때는 누가 그럴 줄 알기나 했겠으랴먄, 이런 거 저런 거 가릴 때가 아니죠.
 
얇은 겉옷 속에 등산용 기능성 겨울내의을 받쳐 입었지만 - 공항리무진을 기다리는 데 추위가 뼈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이거, 모가 문제가 있는 거 아녀, 별 탈 음씨 잘 다녀와야 할 텐 데~.
 
원래는 시간도 없어서 한동안 밖으로 싸돌아댕기지 않겠단 마음으로 한참 참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 북경의 십찰해(쓰차하이)에나 가 죽 때리고 와야지 생각했던 게; 며칠 전에 갑자기 칸차나부리도 바뀌어 가이드북도 다시 바꿔 챙길 정도로 얼렁뚱땅 떠나는 길이라서, 모가 빠지거나 엉킨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떨어지지를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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