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부부, 빠이에서 느릿느릿 어슬렁거리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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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부부, 빠이에서 느릿느릿 어슬렁거리다..(2)

배낭부부 2 1349
La-liead in PAI... Slowly Life
우연히 만난 빠이의 커피집..
상큼하고 진한 커피내음에 이끌려 찾아간 커피집은 아늑한 분위기로 나를 반겨주었다.
Bialetti 모카포트로 추출한 커피가 주메뉴..
우와^^ 낯선땅에서 친한 벗을 만난 듯 기뻤다.
집에서 모카포트로 추출한 모닝커피를 즐겨마시기 때문..
인테리어 분위기와 커피가 너무 잘 어울린다.
원두는 자신이 오랜 시간의 테스트를 거쳐 직접 블렌딩한 것이며 프라이드가 대단하다..
로스팅은 자신이 직접 안하고 친구가 한단다.
나는 커피를, 아내는 Blooming flower차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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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그의 이름은 Aea..
방콕 생활을 청산하고 몇 년 전에 이곳으로 왔단다.
이름의 뜻을 물으니 '느릿느릿한 삶'(Slowly Life)란다.
빠이의 컨섭에 딱 맞는 이름...
아니 그에게 딱 어울리는 빠이...
그는 이러한 삶을 사랑하여 이곳으로 온 듯하다.
 
이야기 끝에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되었다.
그는 사진 한장을 내밀며, 이분이 자신의 아버지이고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었다고 하였다.
사진을 보는 순간 가슴이 찡하였다.
고마운 마음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이 진한 포옹으로 대신하였다..
그리고 내년에 부산을 여행할 계획이란다.
아버지는 부산에서 아버지가 복무하였는데, 아버지를 통해 부산에 대한 이야기를 어려서부터 들었단다.
그는 오래전부터 부산여행을 꿈꿔왔단다.
그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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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서로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았고, 한국에 오게 되면 연락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빠이의 밤은 너무 추웠다.
내일 다시 오겠노라며 인사를 하는데, 자그마한 꾸러미를 내민다.
열어보지 않아도 안에는 무엇이 담겨있을 짐작이 간다. 
그가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커피 원두...
Serendipity.. 이런 경우에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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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의 컨셉은 '어슬렁거리기'와 '말건네기'다.
어슬렁거리면서 눈빛만 마주쳐도 그 나라 말로 인사를 나눈다.
식당이나 숙소, 마사지샵이나 어디서든지 기회가 되면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다.
그렇다고 내가 말을 잘하는 건 아니다.
한국말은 잘하지만, 영어도 서툴고 다른 나라 말도 못한다.
그렇지만 보디 랭귀지와 서툰 영어를 섞어서 애쓰다 보면 통한다.
말건넴이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 준 일을 종종 경험한다.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추억은 벗을 사귀는 일이 아닐까.
다시 그곳을 찾아가도 내 얼굴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벗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빠이의 첫날밤은 이렇게 흘러갔다.

빠이에는 커피하우스가 다양하게 있지요. 거리 곳곳에서 에스프레스 머신으로 추출한 커피를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커피한잔으로 여행의 고단함을 달래며 잠시 다리쉼을 하는 것도 괜찮지요. 대표적이 곳이 'Coffee in Love'인데, 빠이 투어프로그램에 꼭 들어가는 명소입니다. 커피마도 괜찮지만, 주변 환경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아서 사진찍기 좋습니다. 'Black canyon coffee'는 태국에서 꽤 알려진 커피집인가 봅니다. 터미널 길을 따라 강반대편으로 올라가면 사거리에 있는데, 인테리어도 예쁘고 커피맛도 괜찮습니다. 프리 와이파이됩니다. 이집에 본 글귀가 맘에 들었습니다. "Coffee and love are best, when they are hot..." 멋지지요. 이글을 읽는 분들도 뜨거운 사랑을 하세요. 아야 서비스 맞은편의 '바리스타 카페'도 커피맛이 좋더군요. 테이블이 두세개 밖에 없는 작은 집이지만, 맛은 뒤떨어지지 않고 가격이 무지 착합니다. 
참고로 커피맛이 한국보다는 좀 못합니다. 원두를 주로 태국산을 사용하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봅니니다. 한국은 몇년 사이에 커피문화가 확 변해서 좋은 원두를 사용하고, 전문 바리스타들도 많습니다. 저도 집에서 직접 로스팅을 해서 마시기에 맛있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맛보다 빠이의 분위기와 함께 멋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빠이를 찾는 분들은 꼭 첫날밤에 'La-lied in Pai'에 들려서 커피 한잔을 드세요.
그래야 빠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ㅋㅋ
2 Comments
클래식s 2012.02.01 19:02  
네이버에서 땡기시면 엑박 나옵니다.  여기 사진 업로드 전용게시판에 올리고 땡기세요.
하이디ggg 2012.02.16 23:15  
글 잘 읽었습니다. 배낭부부님은 웬지 제가 알고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에 한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이주하신 분들이 아니신지요? 아니시면 죄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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