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걸의 태국 생존기 : 프롤로그
노티걸의 태국 생존기 : 프롤로그
나는 약간 불테리어 같은 구석이 있다.

하나에 꽂히면, 그거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모든 일이 전부 그에 연관된 일만 하려고 드는 경향이 있다.
왜 태국이냐 묻지 마라, 그냥 태국이었다. 여행을 가기로 결정한 뒤부터는.
나는 가난한 대학생이기 때문에 방학마다 꼬박꼬박 아르바이트를 한 돈을 모아,
DSLR도 하나 장만하고, 교내 토론대회에 나가서 탄 상금도 여행비로 보태고.
( 대회나간 목적은 상금. 오로지 상금이었다,) 장학금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여행계획과 발표를 잘 한 팀을 선정하여 여행비용을 지원해주는 해외테마여행이라는 대회에 나갔는데. 그때가 2010년 6월이었다.
서류심사? 까짓거. 시험공부도 잠시 놓고 완벽하게
총 40p에 달하는 분량의 예비 보고서를 제출하여 1등으로 완벽하게 통과해주었다.
면접도 perfect. 사실 별거 없었다.
‘여권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의 영어 면접에서 나는 그냥 오로지 ‘I will call a police' 라고 했다. 영어는 대학입학과 동시에 파고다 회화 반 한 달 다닌 게 전부기 때문에 My English speaking level was suck 이었다.
어쨌든 ’통과‘ 이제 최종 발표만 남았는데.. 면접 날 방콕 시내 건물이 시위로 인해 불탔단다. 최종발표일 전날에는 누가 죽었단다. 지금은 누구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쨌든 도화선이 되어 시위는 더 격렬해졌고 학교 측은 내년에 보내줄게~라며 안정상의 이유를 근거로 ’탈락‘시켰다.
내가 떨어지고 한 달. 시위는 끝났다. 그리고 나는 그동안 준비한 것이 아깝고, 열 받아서라도 그동안 모은 돈으로 꼭 떠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1월.
혼자 간다고 하니까, 딸내미의 영어 실력과 생존 능력을 굉장히 불신하시는 아빠가 따라가신단다. 어디서 나온 근자감인지, 효도하는 셈(?)치고 같이 가드리기로 했다. 떠나기 전에 아버지 트래킹화도 북극얼굴에서 제일 신상으로 하나 사드리고 배낭도 35l 짜리로 장만했다.
또, 나는 GPS 보고도 못 찾아가는 엄청난 길치이기 때문에 태사랑을 수없이 들락날락하며 각 지역 지도는 물론, 어디를 어떻게 가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필수적인 태국어도 암기했다. 예를 들면, ‘추어이 두어이~ 찬 롱 타-ㅇ’
뭐.. 결론적으로 말하면 길치에게는 지도도 필요 없었다. 지도가 있으면 뭘 하나 쳐다봐도 내가 어디 길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쳐다보기도 싫은 걸..
이런 말하는 나는.. 지리교육과에서 지도학을 이수한 사람......
비행기 표는 당시 그나마 저렴했던 대만 경유 에바항공 티켓으로 텍포 45만원에 구비하고, 환전은 우리 은행에서 100만원 환전하여 2만 6000바트 준비하였다. 가면, 혹시 음식이 입에 안 맞을까봐 라면과 컵라면도 준비. 몇 년 전 패키지 여행으로 태국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 로얄 드래곤에서 개미 섞인 볶음밥을 먹어본 뒤. 나는 떠나기 전부터 먹을 것에 대해 극도 긴장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