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 낯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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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낯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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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니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다.

아침은 아래 사진처럼 간단하게 달걀과 버터를 포함한 따끈한 빵 한 덩어리와 커피 한 잔을 준다.

이 정도면 아침식사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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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나니 어제 만났던 춘자씨가 우리 숙소에 온다.

오늘은 우리와 함께 하노이에서 온 가이드는 빠지고 현지 타이족 여인인 춘자씨가 안내한다.

"춘자씨~ 굿 모닝!"

"오빠~ 밤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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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마을을 출발하는 시간에는 이곳에 온 다른 여행객들도 함께 출발을 한다.

그러나 회사별로 가는 길이 모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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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트레킹에는 두 명의 사람이 새로 합류를 하여 모두 6명이 춘자씨를 따라 마을을 돌아본다.

한 사람은 영국에서 온 젊은 남자이고 또 다른 사람은 중국 북경에서 정부 공무원으로 근무한다는 중국여자다.

두 사람은 눈꼴이 시릴 만큼 닭살 커플이다.

때로는 과도한 스킨쉽으로 우리 부부를 깜딱~~ 놀라게 하기도 했다.

우리 부부는 아니... 우리 세대는 지금까지 살며 한 번도 저런 식의 애정표현을 해 본적이 없다.

아침부터 공개된 장소에서의 과도한 애정표현은 극심한 민폐를 끼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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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2박 3일로 우리보다 하루 먼저 와 쉬다가 우리와 합류를 하여 오늘 오후에 하노이로 돌아간다.

이제 다국적 여행자의 트레킹이 시작된다.

태국, 영국, 중국, 룩셈부르크, 한국 국적의 여행자가 베트남 여자인 춘자씨를 따라 들판을 헤맨다.

그러나 6명의 여행자 중 우리 부부가 두 사람인 관계로 한국인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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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 나라 사람이 함께하는 여행은 무척 재미있다.

많은 서양여행객에 끼이면 외국어에 능통하지 못한 우리 세대는 늘 따로 논다.

 

그러나 이렇게 적은 여행객에 끼면 모든 일정이 우리가 주도하게 된다.

룩셈부르크에서 온 얀에게 佳人이 장난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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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佳人이 엉아니까 괜찮지? 우리도 어렸을 적에 이런 놀이를 하고 놀았단다.

엉아가 네게 귀여워서 그러는 게야~"

이렇게 꽃을 따서 이마에다 붙이면 닭볏이 된다.

얀도 즐겁다고 "꼬끼오~"하고 소리를 지른다.

 

"얀! 자네에게 엉아가 이렇게 해주는 이유를 알아?

룩셈부르크는 한국전 때 유엔군으로 우리나라에 병력을 파견해준 나라이기 때문에 엉아가 자네를

귀여워해 주는 게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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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온 딜이라는 친구...

베트남 태족의 현지인인 춘자씨가 영어에 별로 능통하지 못해 설명을 잘하지 못하면 태국어로 서로 간

의사소통을 하고 딜이 우리에게 영어로 다시 통역을 하며 다닌다.

이 얼마나 재미있는 여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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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태족이라는 춘자씨가 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태족이니까

어느 정도 태국어를 한다.

우리 부부가 며칠 후 방콕으로 간다고 하자 물가 등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우리는 하나의 사물을 놓고 자기 나라 말로 설명을 하고 춘자씨는 또 수첩에다가 적어가며 서로 깔깔거리고

즐겁게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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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길을 가다가 만나는 오리, 잠자리, 나비, 개, 꽃, 나무 등 모든 것이 우리의 공통주제가 되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히 하나가 되어 더 즐겁게 여행을 하게 된다.

그것에 얽힌 자기 나라의 이야기도 주고 받고...

그러니 이곳의 미운 오리 새끼는 백조가 되기도 하고 베이징 덕이 되기도 하고 도널드 덕이 되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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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뽕나무를 중국 젊은 샤오지에가 이름을 모르면 우리 부부가 한문으로 뽕나무 상(桑)자를 써주면

중국 샤오지에가 그때서야 이해를 하고 깔깔거린다.

그녀는 영어가 거의 내이티브 수준으로 발음도 좋고 잘하지만 나무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한자로 써서

알려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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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이렇게 먹고 마시고 보며 즐기는 것 외에도 외국인과 함께하며 즐기는 여행도 있다.

이런 게 바로 여행이 주는 묘미가 아닐까?

길을 가다 보면 이렇게 길거리에 작은 나무 위에 물건을 내놓고 팔기도 하는데 파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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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가게에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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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자씨는 아예 노트를 들고 다니며 각자의 나라 언어로 글을 써달라고 한다.

그녀의 노트는 이미 여러 나라 말로 가득한데 우리 말은 거의 찾을 수 없다.

한국인은 이곳을 많이 찾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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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논두렁을 지나고 대나무 숲을 지난다.

그러다가 다른 마을에 접어들면 또 그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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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주제가 정해지면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 토론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낯선 땅, 낯선 사람과 만나 서로 이해하고 알아가는 게 여행이 아닐까?

우리를 인도하는 춘자씨는 뒷전이고 이제부터는 우리끼리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춘자씨가 외로움을 타면 어쩌나....

그래서 佳人오빠가 언제나 춘자씨 옆에서 놀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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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마을

혼잡하지 않은 시골

그곳이 마이쩌우라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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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그들 속으로 우리가 들어가는 일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트레킹 내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춘자씨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안다고 한다.

오빠를 사랑하는 만큼 한국을 사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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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사라는 풀이 지천으로 깔려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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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곳...

마이쩌우 마을에서 우리의 여행 이야기는 내일도 계속 이어진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너무 완벽하게 살려고만 합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집안일과 같아서 매일 쓸고 닦아도 또 할 일이 생깁니다. 

                        그러니 너무 완벽한 삶을 살려고 하지 마세요.

                        어찌 보면 100점짜리 완벽한 삶보다 조금 모자란 듯한 80점짜리 삶이

                        더 즐겁고 행복할지도 모릅니다.

    

 

4 Comments
곰돌이 2010.04.20 13:51  
아...  룩셈브루크 에서 한국전쟁때  참전을 했군요...

( 가인님의 글을 읽고...  룩셈부르크에서 참전한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이쩌우를 같이 여행하신 분들은,  비슷한 분들 같습니다.

세상사에 쫒기지 않고,  생각이 열려있는 분들 ^^*


마이쩌우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가인님께서 마이쩌우 여행을 해서...

마이쩌우의 사람들은,  한국사람들에 대해서 좋은인상을 갖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
佳人1 2010.04.21 09:54  
률셈브르크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는 않죠...
워낙 작은 나라이다보니...
그러나 부국이라고 합니다.

마이쩌우는 한국사람이 잘 가지는 않는 곳이지요.
춘자씨가 보관하고 있는 명함이나 수첩에 한국사람은 몇 명 없었습니다.
관운장 2010.04.29 09:24  
선생님이 춘자씨와 놀아준건 다른 속내가 있었으리라 사료 되옵니다 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하노이에서 기차를 타고 라오까이로 가더군요
사진 참 좋습니다 압권은 호완끼엠
佳人1 2010.04.29 19:32  
한국인은 대부분 라오까이를 가지요.
저는아직 그곳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가려고 남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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