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오래된 태국여행이야기 2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조금 오래된 태국여행이야기 2

블루13 2 1871
  <1995년 1월>
학교다닐 때 스카우트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제가 어찌어찌하다보니 지도자 과정을 이수하게 되어 근무학교의 보이스카우트 지도자가 됩니다.
 
33185103_snTB24Sk_DSC02932.jpg
 
1995년 1월에 경기도 연합으로 보이스카우트의 태국방문이 이루어집니다. 다녀온지 불과  반년밖에 되지않아 망설이던 저에게 엄마는 카메라를 사주시며 격려해 주십니다.
 '딸아, 젊을 때 경험은 소중한 것이란다.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엄마 고마워요. 다음에는 엄마랑 단 둘이 태국여행 가요'
저의 이 약속은 네번째 여행에서 이루어집니다.
'엄마, 제가 치앙마이에서 수영장있는 집에 살게 되면 꼭 놀러오세요'
이 약속은 아직입니다. 아마도 열일곱번째 여행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경기도 전역 중학교에서 모인 보이스카우트 단원들 그리고  다른 학교의 지도자선생님들(주로 젊은 체육과샘들)과 함께 방콕, 파타야, 치앙마이를 방문하게 됩니다.
 
33185103_JM0wqmPN_DSC02933.jpg
 
 힘도 없는 처녀샘이 저 장난꾸러기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었을까 싶지만 그래도 한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준 기억은 납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다급한 소리로 저를 부릅니다. 무슨 물건을 샀는데 친구는 삼십밧을 냈는데 저한테는 사십오밧을 받았다는 겁니다. 친구들과 함께 우루르 몰려와서는 무슨 큰 일이라도 난듯이 왕왕거리는데 이 지도자,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앞장서거라!"
전공이 그래도 수인지라 태국어로 숫자세는 법정도는 예습해온 바가 있어 가게로 당당히 따지러 갑니다.
" 이 아이, 쌈십밧!   저 아이 씨십 하밧!"
다시 한 번?
"얘는 쌈십밧!  쟤는 씨십 하밧!"
이해가 안되시나? 한 번 더,
이번에는 물건과 아이를 함께 보여주며
"이거, 이 애, 쌈십밧!   저거, 저 애, 씨십하밧!"
그제서야 감을 잡았는지 주인 아주머니 십오밧을 거슬러줍니다.
억울함을 푼 아이, 좋아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에 사십오밧이 정가라서 싸게 산 아이한테 십오밧을 더 내라고 했으면 어쩔뻔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올라가는 버스안, 제 생애에서 두번째로 추운 밤을 맞이합니다
(첫째는 무주구천동계곡 텐트안에서 벌벌떨었던 밤이구요. 계곡은 밤이 되면 저엉말 추워지더군요)
태국버스 에어컨 무지 짱짱하구요, 밤새도록 틀어대는데,  숫자만 알지 '에어컨 줄여주세요'라는 말따위는 할 줄 모르는 저는 옷을 껴입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얇은 반팔들이라 세 개 , 네 개입어도 별 차이가 없더군요. 겨울파카는 트렁크에 실려 내 발 밑 어딘가에 있을텐데, 꺼내달라 말도 못하고 다음에 치앙마이갈 때는 다시는 버스를 타지 않으리라 결심 또 결심만 합니다.( 전 기차가 좋아요..)
 
치앙마이에서는 고산족 방문도 하고
33185103_0HPnNOT1_DSC02928.jpg
 
또 학교도 방문하게 됩니다.
그들의 공연도 보고,
그들의 경기도 보고,
아이들과 기념사진도 찍습니다.
 
33185103_Lg0ljGnE_DSC02921.jpg
 
33185103_lVGXw8Bj_DSC02923.jpg
 
33185103_k3zer0xA_DSC02924.jpg
 
이 학교 이름이라도 기억했더라면 다시 찾아가봤을텐데.. 지난번 묵었던 숙소인 시릴라나 호텔가까이 무슨 학교가 있던데 밖에서보니 담모양이 비슷해보여 왠지 설레었습니다.
 
 
젊은 총각샘들이 많은 가운데 젊은 처녀샘은 저 혼자뿐이고 또 이번 일행에는 환상의 라인을 가진 처자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관계로 슬슬 말을 걸어오는 샘들이 생겨나는데...
동행한 다른 여선생님(결혼하시고 아이 둘 있는 분)이 뭐 별 대화도 진행안했는데 바로 원천봉쇄해주십니다.
" 이 선생님, 애인 있어요"
'서, 선생님, 고마워요...부탁하지도 않은 말씀을 그리 잘 해주시고... '
33185103_T3Beg0ov_DSC02929.jpg
 
바로 이 분이십니다.
'선생님,  고마워요. 덕분에 그 때 그 애인이랑 결혼 잘 했어요..'
 
 
 
 
다시 여행기로 돌아가서,
요즘과 달리 물에 반쯤 가라앉지 않는, 두어시간을 타도 바지와 신발이 뽀송뽀송할 수 있는 뗏목타기도 하구요
 
33185103_xK87wVaC_DSC02930.jpg
 
도이수텝밑에서 시간이 없어서 먹지 못했던 구운 바나나의 맛은 수년간의 호기심으로 남구요, 단체여행이라 '아리랑'이라는 식당만 줄창 가야했던 저는 다양한 태국의 맛이 더욱 궁금해져 다음번에는 태사랑의 도움을 얻어 배낭여행을 계획하게 됩니다.
물론 그 전에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고 데리고 다닐 수 있을만큼  키우느라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으나 제 마음속의 태국은 저를 언제나 오라오라하고 있었습니다.
 
2 Comments
훈빠 2012.08.13 10:05  
태국분하고 뎔혼하신 건가요?^^
블루13 2012.08.13 17:27  
아니요.. 제가 이야기 전개를 잘 못하나봐요 ㅠㅠ
제 딸아이도 읽어보더니 이해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3편에서 순수한국인^^인 가족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