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크라비-시밀란 일가족 여행기(12) - 크라비 씨카약 투어와 푸켓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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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크라비-시밀란 일가족 여행기(12) - 크라비 씨카약 투어와 푸켓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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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비에서의 다섯 번째, 그리고 마지막 아침.
아침시장에 가서 딤섬집 가게 식구들에게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인사를 했다.
어제 꼬 끌랑에서 만났던 일도 있고 해서 주인 아저씨께서 아주 살갑게 인사를 받아주신다.
여행 잘하라고 하시면서...
아무리 짧은 만남이라도 헤어짐은 역시 서운하다.
 
오늘 우리가족의 투어는 아오탈란(탈란 만)에서 카약킹하고 계곡에서 민물 수영하는 것.
이 투어는 팩업 게스트하우스 겸 여행사에서 예약했다. (800밧)
일찌감치 넘버7에서 체크아웃하고 나와 팩업으로 가서 투어차량에 탑승.
우리 짐은 투어차량에 싣고 다니다가
투어 후에 우리 가족을 숙소가 아닌 크라비 터미널로 데려다 주기로 얘기가 되었다.
 
오늘 투어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한국 가족과 함께 했다. 아들형제를 데리고 오신 부부신데,
우리 딸과 나이가 비슷한 형제여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간만에 한국어로 수다를 떨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아오 탈란으로 이동해 2명씩 카약을 타고 가이드를 따라 맹그로브 숲과 석회암 절벽(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하는 석회암 침식지형)을 돌아보는 것인데, 회사마다 지역마다 약간씩 루트가 다르니 한번 해보신 분들은 다른 지역 루트로 가보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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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2011년에 갔던 투어는 아오 룩(Ao Luk)지역에서 씨 카약을 하는 것으로 원시인 유적이 있는 석회암동굴과 바닷물에 침식된 동굴(씨 케이브) 속을 통과해 라군을 볼 수 있는 곳이었고,
오늘 카약 타는 곳은 아오 탈란(Ao Thalan) 지역으로 원숭이들이 뛰노는 맹그로브 숲과 석회암 절벽 사이의 좁은 수로를 지나 탁 트인 넓은 바닷가로 나오게 된다.
카약 후에 물놀이를 하는 곳도 역시 다르다.
 
열심히 2시간 정도 노를 젓고 나서 출발한 곳으로 돌아와 식사를 했다. 매콤하고 달콤새콤한 새우볶음, 야채볶음, 생선구이 등이 나왔는데 맛있었다. 올해는 투어하면서 먹은 식사가 모두 훌륭한 편이었다. 예전엔 스티로폼 도시락에 찬 음식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비싼 투어만 해서 그런가?...
아직도 4섬 투어는 뷔페 말고 도시락 나오나요??? 혹시 올해 다녀오신 분들?
 
식사 후에 투어 내용에 따라 팀이 나뉜다.
우리 가족은 풋타라(Phutara)라는 곳에 가서 물놀이를 하는 팀이고,
나머지 팀들은 코끼리 트레킹을 하거나 마사지를 하러 간다.
한국 가족과도 여기서 바이~ 코끼리 타러 가신단다.
 
물놀이 하는 곳에 가보니 태국 특유의 뿌연 물빛(석회물질이 녹아 있어 그런 듯)의 연못이 있는데
깊이가 상당하다.
밧줄에 매달렸다가 점프를 하며 놀도록 되어 있는 쪽은 물살도 제법 셌다.
그냥 겉에서 보면 물이 잔잔한데 구명조끼를 입고 들어가보니 몸이 점점 물살 센 쪽으로 밀려나간다.
나는 겁이 나서 허우적대다가 그냥 나왔고 남편과 딸아이가 들어갔는데,
이런, 남편이 슬슬 떠내려간다. 내가 조금 전 떠내려 갈 뻔 했던 곳이다.
 
“딸, 아빠 좀 잡아와.”(딸은 수영을 잘한다.)
“왜, 아빠 아무 말도 안하는데... 아빠가 혼자 오겠지.”
“아냐, 아빠 지금 떠내려가는 거야. 빨리 잡아와.”
“싫어. 가기 귀찮아.”
“너 지금 빨리 안 가면 진짜 죽을 줄 알아. 엄마 농담하는 거 아냐.”
언사가 거칠어서 죄송...그러나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왜 남편은 한마디도 안하는 걸까...
그냥 눈만 동그랗게 뜨고 나만 쳐다보고 있는 거다.
딸한테 빨리 와서 아빠 좀 잡아달라고 한 마디도 하지 않고서...
어쨌거나 오리발까지 착용한 딸이 출동해서 아빠를 무사히 구출해 왔다.
 
그래도 뭐, 그 다음부턴 즐겁게 즐겁게 안전한 곳에서 두 부녀가 신나게 물놀이를 즐겼다.
우리 말고 스웨덴에서 왔다는 부부도 있었는데,
남편이 발을 다쳐 물에 안들어가고 그냥 앉아서 쉬고만 있었다.
바다에서 놀다가 무슨 물고기한테 쏘이셨단다. 발이 퉁퉁 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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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까지 마친 후 차를 타고 타운으로 돌아왔다. 당연히 우리 가족은 크라비 터미널로 직행.
푸켓가는 버스가 바로 있어서 티켓사서 부랴부랴 탑승~.
크라비 올 때 탔던 미니버스가 아니라 이번엔 큰 2층버스다.(160밧)
올때와 마찬가지로 한 2시간 반 정도 걸려 푸켓에 도착.
 
푸켓 신터미널에서 다시 썽태우를 타고 구터미널로 와서 우리가 묵었던 숙소 근처인 로빈슨 백화점 앞으로 걸어왔다. 일단 저녁을 먹고, 지난번에 갔던 킴스 마사지 본점에 가서 발마사지를 한 시간 받았다.
역시 좋아~ 팁이 아깝지 않아~(마사지 받다가 편해서 깜빡 졸았다.)
 
마사지 받은 후 10시에 직접 픽업나오신 히포다이버스 하문수 사장님을 만났다.
사장님의 차를 타고 일단 타운 내 사모님이 운영하신다는 한식집 ‘신정’에 가서
우리 가족과 함께 리버보드를 할 총각을 만났다.
거기서 다시 출발하여 푸켓 공항에서 우리와 함께 다이빙하실 양 강사님을 픽업,
다시 출발하여 시밀란으로 출항할 히포 호가 정박하고 있는 탑라무로 향한다.
 
가슴이 두근두근...저만치 하얗고 커다란 히포 호가 보인다.
스텝들이 분주하게 짐을 싣고 우리도 조심조심 배에 오르는데, 이거 너무 허전하다.
알고봤더니 손님이 우리 4명이 다였다.
우리는 푸켓 공항에서 손님들을 더 태우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오기로 했던 큰 팀 하나가 캔슬이 되었다고 한다.
사장님이 한참 고민하시다가 손님과의 약속은 꼭 지킨다는 신념으로 지금 우리 4명만 태우고 출항하는 거라고 하신다. (참고로 원래 손님 정원은 24명, 스텝은 8명이다.)
 
진짜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신난다고 웃기도 조심스럽다. 참 좋기도 하지만 난감하기도 하다.
어쨌든 이글을 읽는 분들은 지금 모두 부럽부럽 하시겠지....다 안다...
승선 완료 후 각자의 선실을 정하고, (사장님이 “맘대로 아무 방이나 맘대로 골라요” 하셨다.^^)
간단하게 주의사항과 앞으로의 스케줄을 들은 뒤, 선실에 들어가 잠을 잤다.
이렇게 자고 일어나면 내일 아침은 망망대해 한가운데 떠있다는 거지.
정말, 실감 안 난다. 울렁울렁 하는 게 파도 때문인지, 내 마음 때문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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