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6박7일 (3)
4일차:
음 이제 어느 정도 지도가 없어도 불안하지 않아.
내 동네처럼 다닐 수 있음
그냥 여기 사는 사람 같은 편안함~ 아 좋다.
아침에 환한 햇살 아래에서 눈 뜨는 것도
은박지 구겨지는 소리로 재잘 거리는 새 소리 듣는 것도
신선한 야채로 먹는 아침도
보송보송한 이불 촉감도
냉장고에 사 놓은 망고스틴도
이 길 모퉁이를 돌아 가면 내가 생각했던 풍경이 딱 나오는 것도
너무 너무 좋다.
느지막히 일어나서
호텔 근처의 쑤언팍캇 궁전에 갔다.
입장료 100밧
어떤 순서로 보라고 설명을 해 주더라만 다 잊어 버리고 그냥 나 보고 싶은대로 돌아다니는데
프랑스 아주머니 단체 관광객들과 영어 하는 가이드가 같이 다니길래
은근 슬쩍 나도 그 그룹에 껴서 따라 다녔다.
설명을 들으니 훨씬 좋은걸?
한적하고 조용하고 아기자기하고 사진 찍기 딱 좋음.
근데 옛날에는 혼자 다녀도
디카 타이머 맞춰 놓고 저쪽으로 막 달려 가서 셀카 잘만 찍었는데
이제는 약간 의욕이 떨어진다. 흑흑 부끄럽기도 하고
궁전에서 나와서 그 근처를 크게 한 바퀴 돌아 본다.
학교에서 축구하는 아이들도 예쁘고
지나가는 버스도 친근하고
아저씨가 물 청소 해 놓은 가게 앞 화단이 싱그럽고
뭐 사달라고 떼 쓰는 아이가 귀엽고
굳이 어딜 가서 뭘 보지 않아도
이렇게 길거리 걷는 것도 재밌네?
개들도 참 많다.
방콕에서 아예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