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끄룻>에 있습니다.
갑자기 한 달 정도의 휴가가 생겼습니다.
아직 밟지 못한 아프리카, 남미 등의 지역들이 머리 속을 지나 갔지만
준비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럴땐 언제나 방콕입니다. 서둘러 항공권 예매하고 방콕 in.
한국의 추운 날씨와 달리 방콕은 덥습니다. 너무 추워도 또 더워도 난감합니다.
카오산은 여전히 여행자들로 넘쳐납니다.
카오산의 번잡함을 뒤로 하고 치앙마이로 향했습니다.
2월의 치앙마이는 우리나라 봄, 가을의 날씨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약간의 익숙함이 이렇게 편안합니다.
치앙마이에선 주로 싼띠땀에 머물렀지만, 이번엔 해자 안쪽에 숙소를 정했습니다.
<크리스티 G.H>
나름 깔끔하고 방도 꽤 넓은 편이며 조용했습니다. 비누, 샴푸 이런 것은 주지 않는 듯, 수건과 휴지만 있습니다. 그러나 300밧 이라는 저렴함(?)에 만족합니다.
편안한 차림으로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 봅니다. 여전히 그대로인 곳도 있고,
10밧 봉지밥을 팔던 노점상 아줌마는 보이지 않습니다. 궁금하지만 알 길이....
요술왕자님의 따끈따끈한 정보에
감사한 마음으로 15밧 하는 팟타이, 까우팟도 먹어봅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로움.
두고 온 가족들에겐 약간 미안합니다.
치앙라이를 갈까 했지만,
펀낙뺀바우님의 글을 보고, <반끄룻>으로 가기로 합니다.
치앙마이에서 반끄룻으로 가는 길은 멀지만,
또한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치앙마이에서 방콕북부터미널까지 밤버스 이용,
북부터미널에서 남부터미널까지 미니버스(35밧),
남부터미널에서 07:20 출발하는 반끄룻행 버스(240밧)를 타니
12:40 정도에 반끄룻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약간 막막했었는데,
어디선가 오토바이 아저씨가 나타납니다.
100밧 부르는 걸 80밧에 깍아서(그래도 많이 준 것 같아요) 해변으로 왔습니다.
숙소를 둘러보니 (주말이어서) 700~800밧 이랍니다.
600밧에 <PROUDTHAI BEACH RESORT>에 숙소를 정했습니다.
한적한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태사랑 검색창에 “한적한 바다”를 입력하니 나온 바로 그 곳입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혼자 웃었습니다.
테라스에 앉아서 듣는 파도소리가 참 촣습니다.
이른 아침, 바닷가를 걷기도 하고.
기차역 주변의 아침시장도 다녀오고, 오후에 열리는 시장도 구경합니다.
오징어를 구워서 팝니다.
이 곳 사람들은 거의 다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을 타고 다니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지만,
저는 여기저기 한가로이 걷는 것 좋아합니다.
그러나 불쑥불쑥 나타나는 동네 개들 때문에 걸어다니기가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이럴땐 자전거 타는 걸 배워둘 걸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개들만 아니면 참 여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인데 말입니다.
<반끄룻>에서 Healing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