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딱서니 부부의 도둑여행] 역시 우린 방콕스타일~♬
출국 전까지 주어진 방콕에서의 금쪽같은 열두시간.
방콕 일정은 "먹기 & 먹을거사재기"가 전부.
그래서 오늘 우리의 활동무대는 '씨얌(Siam)'이다 :-D
모칫역에서 BTS를 타고 씨암역에 내렸다.
짐 맡기려고 찾은 씨암파라곤 앞에서 퍼질러 앉아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현지인들도 초조하게(?) 시계랑 문을 번갈아보며 10시가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열려라 참깨-
굳게 닫혔던 출입셔터가 스르륵 올라가자마자
고개부터 디밀고 바로 G층 gourmet market 표지판 따라 직진!
식품관 끝쪽 에스컬레이터 밑에 무료 짐보관소(TROLLEY DEPOSIT이라고 써진 곳)가 있다.
여기에 짐을 맡기면 플라스틱 번호키 같은 거를 주는데,
나중에 찾으러 올 때 그것만 내밀면 만사오케이~

푸드코트부터 근처노점까지 가리지 않고 바나나잎찹쌀밥, 버블티, 코코넛풀빵, 스프링롤, 아스크림 등으로
가볍게 입맛 돋구고 본격적인 점심 먹으러 무브무브~~
치앙마이를 떠나 방콕에 입성한 순간부터 기분이 방방 뜨며 다시 식욕과 활기를 찾아가는 철딱서니들.
역시 우린 방콕스타일~~
옛추억을 떠올리며 쏨분씨푸드 가서 뿌팟퐁커리를 먹을까 하다 짧은 일정에 왔다갔다 하기가 귀찮아서
가까운 씨파(Seefa)로 향했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별로 없어서 바로 착석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에비에비~ 돈 버렸다.
그간 우리 입맛이 변한건지, 아님 원래 쏨분이 맛있었던 건지, 여기 뿌팟퐁커리는 쏘쏘~
메뉴판 사진보고 시킨 돼지갈비 같은 건 BBQ 소스맛이 아니라, 고추장에 케챱 믹스한 동네 "떡꼬치" 소스 맛이 난다.
일단 요것만 시키고 먹다 모자르면 몇 개 더 주문하려고 했었는데...
걍 쇼핑이나 하러 가야겠다.
씨암센터나 씨암파라곤, 씨암디스커버리까지 다 둘러봤는데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게 없어서
이전 방타이때 옷이랑 모자 등등 대박 특템한 기억을 떠올리며 씨암스퀘어로 고고씽~
여기도 최소한 오후 1시는 지나야 상점들이 문을 여는 듯 하다.
이번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샤핑파라다이스 씨얌스퀘어~!
왔구나 왔어~ 지름신 강림!
▲ 귀요미 모자 360밧

▲ 갤노트2 전용케이스 250밧

▲ 언밸런스 원피스 & 목걸이 900밧
▲ 아줌마용(엄마&시엄마) 써머플랫이 단돈 199밧
요새 레이스 슬립온 많이 신는데, 요건 천이 아니라서 때도 덜 타고 착화감도 굿뜨~
노랑이랑 핫핑크도 있었는데 엄마들이 튀는 걸 싫어해서 무난한 베이지로 구매.^^
신나게 쇼핑하다보니 또 허기진다.
그리고 이번주엔 치킨을 안 먹었다.
결혼하고 돼지랑 최소 주1회 이상 치맥을 섭취해왔는데 말이쥐-
그래서 급습한 쏨땀누아!
아까까지만 해도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는데 점심과 저녁시간 사이쯤 가니 테이블 회전율이 빠르다.

쏨땀이랑 까이텃, 맥주를 시켜서 순식간에 해치우고 다시 씨암파라곤으로 걸음을 돌렸다.
그리고는 다시 2차쇼핑 시작!
마트마니아인 우리는 어느순간 정신줄 놓고
팀탐,말린과일,리젠시,과자,땅콩,어포,초콜릿,양념소스,똠얌컵라면 등을 카트에 마구마구 담고 있었다.

헉... 다 사고 계산대에 서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야무지게 쇼핑을 끝내고 맡겨둔 짐을 찾아 다시 BTS 씨암역으로 갔다.
파야타이역에서 공항철도(시티라인)로 갈아타고 수완나품 공항으로 이동.

공항에 넘 빠듯하게 도착해서 매직포인트표 족발덮밥 한 숟갈 뜰 시간조차 없다.ㅠㅠ
밥값으로 남겨뒀던 돈으로 매점에서 바게트샌드위치 사서 우걱우걱 입에 문 채 체크인하고 아슬아슬하게 보딩.
이제 내사랑 방콕과도 안녕할 시간.
아쉬움을 한가득 안은 채 인천행 비행기에 올랐다.
직딩 주제에 월~일까지 무려 일주일씩이나 연차 쓰고 떠났는데
이눔의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우린 다시 통조림 닭가슴살처럼 팍팍한 일상으로 돌아와
가이드북 들고 초롱초롱 생기있는 눈으로 사방을 신기한 듯 둘러보는 대신,
주변사람도 풍경도 아닌 핸드폰 액정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의미없이 히죽거리고
1일5식하던 맛집탐방의 의지 따윈 까맣게 잊은채 회사 근처 식당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있지만...
지난 여행을 추억하며,
그리고 언젠가가 될 지 모르는 여행을 계획하며,
또 하루를 버텨낼 힘을 얻는다.
나에게 여행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다.
열심히 돈 벌어서 고생한 나에게 또 선물을 주어야겠다.
또다른 여행을 위하여~!!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