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타이랜드] - 하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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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타이랜드] - 하늘이시여!

와삭 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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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새벽같이 길을 나서려는데.. 미리 지도도 확인했고, 그래! 무조건 4번 도로로만 가면 된단 말이지? 그런데 아.. 차들.. 너무 무섭다. 그리고 이 길.. 묘하게 계속 다른 차도랑 분리되어 있는 것이 혹시 고속도론가? 나 지금 고속도로로 달리고 있는 거야? 설마.. 아니겠지. 그래. 아닐 거야. 그래도 무서우니까 최대한 갓길로 바짝 붙어서 달리려는데. 왜 군데군데 구멍이 나있는 거지? 규칙적으로 그런 거 봐서는 일부러 그래놓은 거 같긴 한데. 빗물 빠지라고 그런 건가? 그렇지만 이건 너무 위험하잖아!
 
그렇게 겨우겨우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방콕 후알람퐁역(기차역)에 도착! 아니,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 애가 첫 날부터 무슨 기차역이냐고? 그러게 말이다. 그렇지만 어떡하겠는가. 당장 며칠 후면 홀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 자식새끼가 걱정된 어머니께서 몸소 크라비(태국남부의 휴양지)에 출두하신 다는데. 내가 여행을 떠난 지 한달이 됐냐고 두 달이 됐냐고. 게다가 일정에도 없는 크라비는 또 웬 말이냐고. 묻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그동안의 숱한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모두 부질없는 일. 닥치고 신속하게 어머니를 맞이할 준비를하려는데. 방콕에서 크라비까지는 772km. 내게 남은 시간은 일주일. 자칫하다간 어머니 혼자 크라비에서 헤매고 계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차를 타고 중간에 춤폰이란 지역까지 점프를 결심!! 매표소로 가 “자전거를 싣고, 춤폰까지 가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물으니, “밤기차로 선풍기 좌석밖에 없는데” “괜찮아요. 그런데 자전거는?” “73바트만 더 내면 되요.” “좋아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티켓을 끊고는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다, 시간이 되어, 짐 싣는 칸에 자전거를 가져다 놓고는.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 짐 싣는 분께 춤폰까지 자전거 좀 잘 부탁드린다고 몇 번이나 당부를 한 후에야, 안심하고 기차에 올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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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시간을 달려, 도착한 춤폰. 그런데!! 마땅히 나와 함께 도착했어야할 자전거가 보이지 않는다? 황급히 자전거를 실은 짐칸에 달려가 보지만, 거기에도 자전거는 보이지 않고. 역무원을 붙잡고 물어봐도, 당최 무슨 얘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 결국 기차는 떠나가고,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니, “수화물 티켓 좀 보여줄래?” “에? 수화물 티켓이라니?” “자전거 부칠 때, 티켓 안 받았어?” “어.. 아니, 그냥 좌석 티켓만 받았는데,” “뭐? 그게 없으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에에에에에???”
 
가만있자. 그러니까 지금 상황을 종합해보면. 자전거를 기차에 실으려면 따로 수화물 티켓이 있어야 하는데. 매표소 여직원과 나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어서. 난 좌석 표만 끊고는. 짐칸에 자전거를 맡긴 채, 혼자 춤폰으로 내려왔다는 건가? 그렇다면 내 자전거는?? 벌써 12시간 째, 기차역에 홀로 서 있다는 얘기?? 말도 안 돼!! “저기, 미안한데,. 후알람퐁 역에 전화해서 내 자전거가 아직 그 자리에 있는지 좀 알아봐 줄 수 있을까? 아님 분실물 센터에 자전거 들어온 거 없는 지라도.” ‘“그러니까, 수화물 티켓이 없으면.” “알았어. 그럼 후알람퐁역 전화번호 좀 알 수 있을까?” “@#@#@#@#@#@@@~”, “그냥 방콕 가는 기차표나 좀 끊어줄? 최대한 빠른 걸로.” 그렇게 방콕을 떠나온 지 17시간 만에 또 다시 방콕행 기차에 기다리며, 내 머릿속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제발.. 제발 내 자전거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기를. 제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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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불안해졌다 기차를 타고 방콕까지 가는데 12시간. 그러니까 지금 난 거진 하루가 지나서, 버려진 자전거를 찾으러 기차역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인정하긴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 그 자리에 자전거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대로 자전거 여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자전거를 사서 여행을 계속한다? 고민할 것도 없었다. 문제는 그러기엔 경비가 충분치 않다는 거였는데. 그래! 이럴 때 쓰라고 친구가 준 비상금이 있었지. 만약에 이대로 자전거를 찾지 못한다면 그 돈으로 새 자전거를 사는 거야. 꼭 좋은 자전거가 아니면 어때? 그 돈으로 쌀집 아저씨 자전거 정도는 구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결심하고 나니.. 마음이 좀 편해지기는 개뿔!! 방콕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 제발.. 제발.. 계속되는 연착에 초조함만 더해갔다.
 
그렇게 방콕에 도착하여, 떨리는 마음으로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맡겼던 짐칸이 있던 곳으로 찾아가 보았으나, 역시.. 이렇게 될 걸 알았으면서도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지금의 상황. 세상에. 내가 아무리 덜렁거린 다고해도. 어떻게 여행 삼일 만에 자전거를 잃어버릴 수가 있단 말인가! 터벅터벅. 기차역을 걸어 나오며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분실물 센터를 찾아가보려는데. <Lost and Found>, <파낵 컹 하이>를 아무리 외처 봐도, 다들 모르겠다는 대답뿐이고(아마 내 발음이 문제였을 것이다), 이제 정말 어쩔 수 없는 거구나. 싶은 순간,  제복을 입은 아저씨가 다가와 “무슨 일이야?”, “어제 자전거를 잃어버려서, 분실물 센터를 찾고 싶은데.” “검은색 자전거 말이야?” “네.. 네?? 어떻게 아셨어요?” “그거 저기 있어.” “에?” “어제 내가 저기다 맡겨놨어. 맞나 확인하고 찾아가!” 아.. 정말.. 하늘이시여!!!
 
 
2 Comments
티롹티 2013.08.11 05:40  
하하하~~완전 흥미진진~!!
벌써일이벌어지다니~~앞으로의여행기 기대^^기대^^
어디쯤가셨어요?ㅋ
쑤수~~~!!!
와삭 2013.08.13 15:52  
밍기적 밍기적 움직이다보니, 이제 겨우 Theon이란 도시에요ㅎ
내일 람빵으로 이동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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