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또 떠나다. [ 13편 치앙마이 1박 2일 트래킹(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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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떠나다. [ 13편 치앙마이 1박 2일 트래킹(3) ]

민베드로 22 3170
2월 20일 [ 여행 7일째날 ]


얼마나 잤을까? 밖은 아직 어두운데 닭울음 소리가 들린다.

눈이 떠지고, 일어나 이불을 게고 밖으로 나가니 조금씩 동이 터오는 듯 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엠피3를 들고 나온다.

음악을 들어야 할거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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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모두들 꿈나라다. 이번 여행에 준비해온 음악중..

내가 오늘 아침 듣고 싶은 음악이 있다.

그것은 엔야 8집,

이어폰을 켜고 엔야의 노래를 틀었다.

정말 신비롭다. 그리고 조금씩 동이 터온다.

붉은 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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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혼자 있는 것처럼

정말 그 느낌은 벅차오름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의자에 앉아 잠시 해를 바라보며 음악을 감상하는데

기분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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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숙소 바로 윗집...오토바이에 트럭까지..내가 이럴줄 알았다.ㅋㅋ)

이제 아침산책을 해보기로 하고

집 밖으로 나가 언덕으로 올라가 보니

닭이며 돼지며...동물들은 이른 아침을 맞이하는지

모두들 바쁘다.


마을 사람들과도 인사를 하고

언덕 정상에 오르니...스타벅스는 몰라도 세븐일레븐의 진실이 밝혀진다.^^

매점이 하나 있다. 아주 작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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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산족 마을의 세븐일레븐..까이가 이야기하던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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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쪽 능산 넘어의 모습...이걸 알았더라면...저녁에 석양을 보러 왔을텐데 아쉽다. )

능선 저편에 학교도 있다. 새벽의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이 아니라

동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재밌는 풍경

사람이 오니 슬슬 피하더니 저쪽으로 도망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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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선 한편에 학교가 있다. 예전 우리의 분교같은 느낌...정겹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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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나 새벽 아이들이 없을 시간 학교는 소들의 차지다. 놀이터에서도 소들이 놀고 있다.)

다시 숙소에 돌아오니 사람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후에 까이도 아침 식사를 들고 인사를 한다.

아침식사는 토스트 두조각에 삶은계란 하나씩

그리고 셀프커피....맛도 좋고 이곳의 풍경과도 어울리는 식사다.

하지만 내게는 안맞는 식사...밥이 조금 그립다.
 

741326397_3ea3e5da_00201397.jpg( 모닝커피는 정말 맛있다. 내가 타먹는 222 다방커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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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커피를 타먹을 수 있고 잼도 있는데 개미가 있었다. 난 그냥 먹었다.ㅋㅋ)

밥을 먹고 짐정리를 하고

이제는 다시 떠나야할 시간...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이제 다들 출발을 하려나 했더니...

우리는 1박 2일 투어

하지만 존과 하인 그리고 콜린은 2박 3일 투어였던 것이다.

그들을 남겨두고 7명은 까이가 아닌 젊은 가이드를 따라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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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킹을 함께한 10명 그리고 가이드 까이와 단체사진을 찍다. )

인사를 하는데 아쉬움도 들지만 더 큰것은 안도감

1박 2일 투어여서 다행이다 라는...

여기서 하룻동안 무엇을 하나? 라는 생각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2박도 좋을거 같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의 반대편

아침 산책을 갔던 학교를 지나 내려가는 길이다.

그런데 내리막길은 올라오는 길과는 달리

가파른 길이다. KE은 몇번이나 넘어지고...

그래도 잘 내려간다. 씩씩한 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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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모도 제법 큰 시원한 폭포다. 시원하게 일등으로 입수..)

폭포다. 내가 좋아하는 폭포...난 자신있게 바지를 벗는다.

안에 수영복을 미리 준비해 입었다.^^

그리고 바로 입수...폭포는 정말 좋다. 시원하다.


폭포에 이르니 어제 다른팀으로 갔던 친구들도

다 만난다. 물론 슬로베니아 아가씨들도..

그러나 이제 그들은 그들의 멤버들과 더 친해져 있는 듯 했다.

우리도 물론 그러했으니 서운해할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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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내려가는 길은 계곡으로 따라 걷는다. 그래서 시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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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에 가이드가 머물게 한 ..기념품 가게.. 가이드는 주인과 친한 듯...당연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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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품 가게 안채? 주인이 사는 곳이다. 신기하여 한컷..)

이제 다시 하산하는 길

한참을 걸으니 산의 입구인 듯 이제는 포장된 길이 나온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썽테우를 타고 내려가는데 우리는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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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로 입구...표지판은 태국어라 읽을 수 없다. )

트래킹을 갔으면 걸어가는게 좋은걸까?

하지만 썽테우를 타고 가고 싶은 마음도 진실이다.


어느덧 계속은 규모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다.

다음 일정은 래프팅과 대나무 땟목 타기...

드디어 래프팅하는 보트가 보이고..래프팅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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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부실한 듯 보이는...보트와 사람들... )

짐을 모두 가이드에게 맡겨야 한다.

가이드는 걱정말라고 하고, 나는 물론 걱정이 없다.

내 전 재산과 여권과 카메라가 모두 들어있는 가방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믿지 않으면 어쩌랴..


기여코 꼬맹이는 복대를 찬다.ㅋㅋ

귀여운 것..


741326397_b91b5be2_00201454.jpg( 헬멧 쓰고 셀카 한장..볼이 터질라 한다..ㅋㅋ)

이제 래프팅 시작이다. 한국에서 래프팅을 해본 사람이라면

조금은 시시할 듯

하지만 스릴은 있다. 왜냐하면

보트에 발걸이가 없다. 즉 보트가 휘청거리면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


그 피해자가 내가 되었다. 보트가 급류에서 바위에 부딪히는 순간

내가 뒤로 떨어진 것

아이들은 잠시 놀랐나보다. 물론 나도 그러했다.

히지만 구명조끼도 입고 있었고

내가 물을 그다지 무서워 않했기에

동동동...몇미터를 떠내려가 나는 구조되었다.

떨어지는 순간 바위라도 있었더라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순간 이었다.


가이드(보트에 함께 탄)는 우리가 조금 짜증이 났나보다.

사실 우리가 조금 성의가 없었다. 노를 저으라 해도 대충...

멈추라 해도 바로 안멈추고..ㅋㅋ


나중에는 막 화를 내는거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말을 걸고 이것저것 물으니..그때서야 화색이 돈다.

어느정도 강을 내려가니 저쪽에 대나무 땟목이 있다.

우리에게 노를 주더니 우리보고 저으란다.


역시나 셀프다. 그래도 재밌다. 생각보다 잘 안되지만 나중엔 적응을 하고

마무리는  YW이...열심이 노를 젓는다. 드디어 종착지에 이르고

우리는 조금 지쳤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식사를 빵으로 떼우고

물 외에는 먹은 것이 별로 없다.


마지막 일정까지 트래킹의 모든 코스가 끝이 났다.

이제 사진을 찍으려 해도 배터리가 하나도 없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마지막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

마지막 식사의 메뉴는 팟타이...보온통에 든 팟타이다.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바로 만든게 맛있는 팟타이인데..ㅋㅋ


이번 트래킹의 식사는 맛있었다. 정말 맛있었다. 하지만 조금 부실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그래서 더 맛있었다.

우리끼리 이번 트래킹의 소감을 이야기해본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일일트래킹이 600밧이었는데...

코끼리타기며 프로그램은 비슷한데..

숙박비가 많이 들거 같지 않은 숙소라..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조던에게 트래킹 가격을 물어보는데

그들은 1000밧에 예약을 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예약이 끝났으면 가격을 묻지 않는 것이 불문율일 수 있는데

그래도 가격차이가 너무 난다는 생각이 공통된 생각이다.

트래킹은 끝났는데 어쩌랴...


그래도 난 기분이 좋다. 꼬맹이 덕에 생각치 못한 트래킹을 하게 되었지만

외국인 친구들과도 어울리고

고산족 마을에서의 새벽은 아마 오랜시간 잊지 못할거 같다.


이제 썽테우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우리는 오늘 치앙마이에서 보내고 내일 빠이로 갈 것이다.

2년만에 방문하는 빠이는 어떤 모습일까?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조금은 쓸쓸하다.

22 Comments
어린완자 2010.03.16 04:12  
애독자입니다.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민베드로 2010.03.16 14:33  
에구 감사합니다. 이제 여행이 마무리 되날이 멀지 않은거 같아
쓰면서도 아쉬움이 드네요...^^;
맨솔주세요 2010.03.16 09:08  
내면의 무언가가 있는듯해요....말하지 못하는...그 어떤것...^^
밧데리 만땅채우시고 다음편 기대할께요....
민베드로 2010.03.16 14:36  
맞아요 글솜씨 때문인지..표현하기가 힘이 드네요.
그 기분 표현하기 힘든 걸수도 있겠죠
저혼자 일찍 일어나서...일출 보아서
기분이 더 그러했을지도..

사실 해뜨는거 보자고 깨우긴 했어요.
ㅋㅋ KE이는 자기는 사진으로 보겠다며
그래서 제가 KE이 카메라랑
꼬맹이 카메라까지...
일출 사진 다 찍어 줬더랬죠.
생각 못했던 일들도 생각이 나네요.^-^
이 미나 2010.03.16 09:35  
고산족 마을의 세븐일레븐..ㅋ

민베드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보는이도..쓸쓸함이 묻어 납니다....
민베드로 2010.03.16 14:41  
스타벅스는 찾지 못했어요. 분명 이야기 했었는데..
농담이라는건 알았죠..^^;
어쩌면 우리가 아침에 먹는 그 커피가 스타벅스 커피였을지도
스타벅스보다 더 맛있긴 했어요...

여행중에도 중간중간
여행을 마무리 하거나 헤어짐이 있을 때
더더욱 그런거 같아요^-^
잰틀한 2010.03.16 13:00  
ㅎㅎ 즐거운여행  부럽습니다~
민베드로 2010.03.16 14:44  
젠틀한님도 곧 가셔야죠...
생각을 하면 가게 되더라구요.
오라오라병에 걸리면
안갈 수가 없어요^^;
용감한아줌마 2010.03.16 13:00  
일출사진이 정말 멋있네요...
아무도 없는 새벽에 혼자만의 시간이 참 부럽습니다.
트레킹은 싫구 그냥 저 마을에서 하룻밤만 자 보고 싶네요 ㅋㅋ
민베드로 2010.03.16 14:45  
보는 것만큼 멋지지 않은데...
정말 일출은 볼때마다 다르고
느낌도 다른거 같아요..

그렇죠. 걸어서 올라간다는게 부담이 되는 사람도 있죠.
차도 올라가던데 그렇게 갈 수 있는지 알아보면 가능하지 않을까요..ㅎㅎ
날자보더™ 2010.03.16 13:43  
가끔씩 갑툭튀 베드로님의 사진. ^^;
이번에 가면 저도 일찍 일어나는 여행자가 되서 어슬렁어슬렁 산책하고 싶어요!
민베드로 2010.03.16 14:51  
제 사진은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올릴 수 있으니까요..ㅋㅋ
지난번 여행기에서는 일행 사진 막 올렸었는데..
이번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허락도 받아야 하구요.

저는 한국에서는 늦잠 자는데
외국 나가면 일찍 일어나게 되더라구요.
제가 생각해도 신기해요..ㅎㅎ
plantubig 2010.03.16 22:22  
대나무의 음영이 짙게 드리워진  일출사진이  마음을  잡는군요.

사진을 잘 찍으시나  봅니다.

기억의 창고에  꼬옥 꼬옥 넣어두고 

이다음에  두구두고  추억 해 볼수 있는,,,그런  아름다운  여행 되시길요,,,,
민베드로 2010.03.16 23:58  
네 기억의 창고가 조금 좁아서요..ㅎㅎ
그래서 여행기를 쓰니 기억이 잘 되네요..
그렇게라도 추억하고 싶어요^^
사진은 정말 그 순간을 표현할 만큼이 안되네요...
그래서 아쉽죠~~~
달봉킴 2010.03.18 16:25  
아 다음꺼까지 읽으면 다음편을 기다려야해서 무섭.ㅜㅜ 안됑..천천히 읽어야되는데 후루룩 읽어버렸어.ㅜㅜ
민베드로 2010.03.18 17:18  
회사에서 못본다더니..ㅋㅋ 설마 기다리면서까지 보겠어..^^;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03.19 00:06  
볼이 터질꺼 같은...살..


재작년보다 살이 찐거 같은디....^^
민베드로 2010.03.19 01:15  
살이 더 찐건 아닌데...
큰 머리에 헬멧을 눌러쓰다보니..ㅋㅋ
태국사람들 얼굴이 참 작죠

태국인 머리에 맞췄나봐요^^;
시골길 2010.03.21 14:39  
미소네서 예약한 것 같네요....조금은 상대적으로 비쌉니돠...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 ㅜ..ㅜ
민베드로 2010.03.23 17:48  
한인업소가 조금 더 비싸다는걸..어느정도는 알고 있었고
이해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300밧의 차이는 너무 심하더라구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지역 업소들 간에 해결해야할 문제겠지요,
여행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쪽마녀 2010.03.23 17:31  
뜨는 해를 바라보면서 듣는 엔야는 어떨까 상상하고 있습니다.
그 특유의 켈트적 분위기를 태국의 신새벽에 듣는 기분이란 . . .
민베드로님만 아시겠지요.^^
꼭 해보고 싶어집니다.
결심이 굳어지네요, 1박 2일 트래킹!!
민베드로 2010.03.23 17:51  
동쪽마녀님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북유럽? 아일랜드?에서 엔야의 노래를 들으면
더 좋을거 같긴 하네요..ㅋㅋ

그래도 참 좋았습니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나중에 고산족에서 숙박을 하실 일이 있으시면
꼭 좋아하시는 음악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거라..추천해 드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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