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18-1) 쑤코타이 역사공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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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18-1) 쑤코타이 역사공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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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8          2009.7.3(금)


아침에 일어나니, 아영이는 먼저 일어나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보니 아영이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중

출발할 준비도 다 된 듯하여 나도 방으로 들어가 출발할 준비를 한다.

역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부지런하다.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에 짐을 맡긴다. 오늘은 쑤코타이 역사공원에 가는 날

친절한 사장님은 지도에 그림까지 그려주시며 설명을 해주신다.

자전거는 사장님의 친구가 하는 곳 K?(이름이 생각안나네..)대여소에서

하라고 추천을 해 주신다..


역사공원으로 가는 썽테우는 버스터미널을 경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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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처음 보는 썽테우..쑤코타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대형 썽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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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썽테우 운전석..이런 상태의 차가 굴러간다는 자체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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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쑤코타이 역사공원 입구 표지판)

역사공원 입구에 내려준다. 그런데 내린 곳은 바로 주인아저씨 친구의 가게

저기서 빌려야겠군..하는 생각을 뒤로 하고


우선은 근처에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해 본다. 관광지라 그런지 노점과 비슷한 곳인데도 가격이 비싼 듯 하다. 맛도 그저 그렇고,
그럴 줄 알았으면 시내에서 먹고 올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자전거를 빌려야 하는 시간, 두 대의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다.

그런데 아영이는 자전거 실력이 영 아니란다.
한번 타보았는데 차가 많은 곳이라

포기한 적도 있다고, 하지만 이번엔 꼭 타고 싶다고..오기를 부린다.ㅋㅋ

그렇게 두 대의 자전거를 빌리려는데 차가 한 대 멈춰서고

TR겟하우스 사장님과 어제 잠시 스쳤던 한국 여자 분으로
보이는 두 분이 내린다.


반가우면서도..우리도 태워주지 하는 섭섭한 마음?이 살짝 든다.

아저씨도 우리를 알아보셨는지 친구와 인사를 하고

아영이와 태국말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그 이야기의 실상은 함께 타고 오신 분들은 한국 사람들이 맞고

몇일 전 쑤코타이에 와서 TR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었는데, 

서양 여행자를 우연히 만나 친해지게 되어
그 여행자들이 준 과자를 먹고 기절을 하였다는 것

그래서 가지고 있던 돈을 다 뺏기고 지금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쑤코타이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이 몇 년만이라

시장까지 나서서 도움을 주었고 지역 신문에서까지 보도가 된 상황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또한 숙박비를 받지 않고

몇일 째 보호해 주고 계신 그런 상황이라 했다.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태사랑에서 게시판을 통해
간접적인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전해 들은 이야기는 놀라움과 걱정 그 자체다.

어쩐지 불안해 하시는 모습이 이상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거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그 사건이 있었던 방이 어제 우리가 잤던 그 방이라고

아무튼 여행도중 그런 일을 당하신 그 분들이 안스러웠고

어서 빨리 충격에서 벗어나 남은 여행 즐겁게 하고
무사히 귀국 하시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었다.  


자전거를 빌려 한적한 도로위를 달려본다.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는 영혼을 자유롭게 해 주는 듯
바람도 시원하고 기분도 상쾌하다.

그런데 앞서가는 아영이의 자전거는 위태위태 500M를 채 안갔는데

드디어 자전거가 도로를 벗어나더니 자전거를 못타는 운동신경이 부족한

아영이는 본능적으로 자전거를 버린다.

사람은 무사했지만 자전거는 잔디밭으로 굴러가고


“아영아 너 안되겠다. 우선 돌아가서 한 대는 반납을 하자.”는 나의 말에
아영이도
아무래도 그래야 겠다다는 듯 아쉬운 마음과 떨어진 체력으로

자전거를 끌고 다시 대여점으로 간다.

시간이 얼마 안되었기에 아무 말을 안하였는데도

눈치가 빠르신 사장님은 대여비를 도로 내어 주신다.

미안한 마음에 물을 하나 사고

이제는 아영이는 뒤에 태우고 역사공원을 향해 달려간다.


조금 무거워 지긴 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사라져 편안한 마음

5분을 채 안가니 역사공원 매표소가 있다. 관광지에서
요금을 내는 곳은 잘 안가는 나(도이수텝 이후 처음)
 

하지만 쑤코타이 역사공원에서 역사공원에 안가면 어쩌랴..

그런데 가이드북의 요금은 터무니가 없다.

아니면 급작스럽게 입장 요금을 올렸으리라 짐작이 된다.


각 구역별로 요금을 따로 내야 하는데

역사공원 성벽 안쪽을 볼 수 있는 요금이 가이드북에는 40밧이었으나

실제는 100밧 4지역을 모두 본다면 400밧의 돈인데
생각보다는 비싼 금액이다.

그러나 아영이는 태국 신분증이 있어 현지인 요금(30B)으로

나는 관광객 요금(100B)으로 그리고 자전거도
요금(10B)도 따로 내야 한단다.

재미있는 태국의 관광지의... 요금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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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코타이 역사공원 지도, 지도를 보면 구역을 알거 같기도 하고..ㅋㅋ)

그래도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아영이가 현지요금을 냈기에 합쳐서 나누면

다른 사람들 보다는 훨씬 더 싼 가격에 들어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역사공원 내의 풍경은 감탄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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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공원을 들어서면 처음으로 마주하는 풍경..와 아름답다.)
 
넓은 호수에 쑤코타이 왕조의 화려함과

웅장함이 느껴지는 탐과 불상들 앙코르 왓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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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수와 프른 하늘의 조화..역시 열대지방의 멋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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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이 하늘 빛이고 하늘빛이 물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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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둥둥 떠있는 운치있는 연꽃잎? 맞나?)

아영이는 슬슬 걸어서 구경을 한다기에
난 자전거를 타고 공원 여기 저기를 구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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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반대편 탑으로 들어가는 다리..)

역시 유적지를 돌아볼때는 자전거만큼 좋은게 없는 듯 하다.

작년에 앙코르왓에 갔을 때 툭툭을 대절해 다녔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참 많았었다. 그 느낌이 어떨지 궁금 했었는데

이제 그 기분을 느끼고 있다. 오토바이와는 다른 살아있는 생동감

내가 가고싶은 곳으로 패달을 밟으며 방향과 속도를
조절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자전거의 매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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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자유롭게 이동시켜 주던 자전거..)

오늘도 역시 날씨가 너무 좋다.
화창한 하늘 간간히 드나드는 구름이 역사공원의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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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있어 물빛으로 보여지는 풍경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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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의 조화가 아름답다.)

그런데 숙소에서 만난던 그분들이 저 앞에 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조심스럽게 인사와 함께 여행 잘하시라는 인사...

다시한번 여행에서 그런 안좋은 일들이
누구에게든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다시한번 든다.


이제는 아영이를 뒤에 태우고 신나게 달려본다.
오늘은 서양인들이 대부분인 듯

사람도 그리 많지가 않아서 더욱 그 신비함을 더해 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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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며 신나하는 무리를 지어 다니던 그들..가이드도 있던데..)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데 문득 쏟아지는 스콜
다행히 비를 막아주는 곳이라 안심

오늘같은날의 스콜은 정말 단비처럼 느껴진다.
온도도 한층 내려주고 상쾌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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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불상..여기저기 시멘트 칠이 마음에 쓰인다..)

태국의 유적지중 잘 복원되고 관리되는 곳이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훼손 된 유적들과 심지어 사원의 기둥마다 비둘기가 살고 있는데

신기하기도 했고 저런 환경이 유적을 훼손 시키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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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공원에서 만난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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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만 있다면 태국의 여러 사원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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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만이 쑤코타이 왕조의 찬란함을 지키고 있다.)

역사공원이라 부리우는 만큼 자연은 잘 보전되어 있는지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들이 눈에 많이 띈다. 두꺼비도 있고

평소에 잘 안보인다는 뚝개라 불리는 도마뱀..

그리고 유적지 한가운데 풀어둔 소 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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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우리와 같은 코스를 함게한 외국 여성분..따라간거 아님..ㅋ)

이제는 역사공원 성벽 바깥쪽을 둘러보려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 본다. 그러니 우리는
성벽 안쪽 입장권만 구입을 한 상황

그러나 어디까지가 성벽안쪽이고 바깥쪽인지..

그리고 표를 검사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어떤 여행기에서는 경찰이 가이드처럼 구경을 시켜준다고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그런 모습은 보지 못했다.


자전거를 타고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를 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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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바깥의 코끼리 모양의 조각이 있는 탑 신기했음)

그러나 너무 멀리 가기엔 지쳐가고 있는 상태
비가 와서 조금 시원해지긴 했지만

오늘 날씨도 너무 덥고 햇빛도 강렬하다.
그날의 햇빛으로 아영이는 몇일간이나 고생을ㅋㅋ


아영이가 지쳤는지 조금 기분이 안좋은 듯..하다.

나도 그에 따라 기분이 별로 오전에 힘이 남아돌 때는
기분도 좋고 상쾌한 느낌이었는데

역시 배낭여행의 기본 요소는 체력이다. 특히나 더운 날씨의 태국에서는

오늘도 그것을 절실히 느끼는 하루...


이젠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도 지치고

그리고 우린 오늘밤 방콕행...버스를 타야 한다.

그때의 시간이 3시를 넘어가는 시간..

(점심을 안먹었군..ㅋ)


아영이가 픽사눌룩에 있는 언니와 통화를 하는데

문득 드는 생각.. 우리 지금 픽사눌룩으로 가자.


픽사눌룩 그렇다. 치앙마이에서 헤어진 종호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떠났던 그곳

그 도시가 궁금하기도 했고 아영이도 그 언니를 만나고 싶어 하는 눈치...

그래서 급 픽사눌룩 행이 결정이 되었다.


서둘러 자전거를 반납하고 썽테우를 타고 픽사눌룩으로 가기 위해

버스 터미널로 향한다.


- 18-2 픽사눌룩, 방콕으로 편으로 이어집니다. -



4 Comments
동쪽마녀 2009.08.30 20:12  
역사공원이군요.
심각한 저의 길치병이
여기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주변만 여러 차례 돌고 돌다가, 
결국
요술왕자님께서 추천하셨던
왓시춤은 못 보고 말았습니다.ㅠㅠ
헤맸던 기억 뿐인 역사공원이었지만,
참 좋은 곳이었어요.
새까맣게 타기 좋은 곳이기도 하구요.^^
고맙습니다, 민베드로님.
민베드로 2009.09.01 21:51  
새까맣게 타기 좋은 역사공원 딱 맞는 말씀이네요.
생각보다 그늘이 없어요.
유적지 보려면 어쩔 수 없이 돌아다녀야 하구요^^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와서 태사랑에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동쪽마녀님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ㅋㅋ
hogam 2009.09.14 15:13  
현지에서 피해를 보는 그런 상황도 있군요.. 저도 예전에 제 친구가 클럽에서 술을 주길래 한 모급 입에 대기만 하고 말았을 뿐인데 다음날 몽롱하다며 종일 호텔을 떠나질 못하더군요..

아무튼,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여행지가 흥미를 더하는 것 같습니다.. ^^
민베드로 2009.09.14 16:48  
그러게요 그런 일들이 있더라구요. 태사랑에서 유심하게 보고 갔지만
직접 그런 일들을 들으니 확 와 닿더라구요.
그런 현실들이 여행자 입장에서는 참 아쉬운 일지지요.
서로 믿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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