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소도시여행 - 넝카이 Nong Khai - 3. 방콕행 열차안에서
소도시여행 - 넝카이 Nong Khai - 3. 방콕행 열차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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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3. 14 화요일 - 방콕행 열차안에서
자정이 넘었습니다만 평소에도 자정을 한참 넘겨서 잤기 때문에 아직 잘 시간이 아닙니다.
접이식 테이블에 물병도 꽂고 노트북 컴퓨터를 올렸습니다.
핸드폰 핫스팟을 켜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네요.
그런데 구형열차보다 다 좋은건 아니네요. 커텐을 쳤지만 빛이 너무 많이 들어와 환합니다. 너무 환해서 잠자기도 불편합니다.
응? 저 구석에 뭐라고 쓰여있는거지?
이 등받이 위에 무거운걸 얹지 말라고? 한계는 10kg?
응? 벽에 붙어있는 등받이에 물건을 어떻게 올린단 말인가?
혹시 이거 당기면 펴지는건가?
한번 당겨보자.....
어! 정말 선반처럼 되었습니다. 아~ 이렇게 해서 가방을 올려둘 수 있는거구나. 역시 아래쪽 좌석이 좋군요. ㅋㅋ
근데 사실 올려둘 물건도 없으니 이제 다시 접어볼까?
음.... 그런데 이거 어떻게 접는거지?
노트북 올려져 있던 접이식 테이블 밑을 보았습니다. 뭔가 지지대가 있군요.
테이블은 지지대 걸려있는 부분을 누르니 접혀지네요.
그런데 등받이는 저런 지지대도 없습니다. -_-;
...
...
이거 어쩌지? 어떻게 접는거야?
아래위로 흔들어 보아도 꿈쩍도 안합니다.
이거 촌놈이 함부로 만지다가 망가뜨린거 아니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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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도착하기 전에 승무원이 시트 접으러 올건데 미리 아윳타야 역에서 내려서 도망칠까?
(그... 그건.. 좀...)
...
...
아무리 봐도 레버같은것도 없어서 커텐을 걷고 밖에서 봤습니다.
뭔가 당기는 끈 같은게 달려있습니다.
이걸 당기니까 접혀지네요. ㅎㅎ
휴~ 아윳타야에서 안내리고 방콕까지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ㅎㅎ
헛짓 하지 말고 컴퓨터나 써야겠네요.
핸드폰 핫스팟을 켜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해봅니다.
그런데 속도가 너무 느리고 거의 안되네요. 그나마 그것도 잠시뿐 이젠 아예 안됩니다.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전파가 너무 약하네요.
시골이라 그런가?
좀 가다가 큰도시 역에 들어섰는데도 거의 안되고 있습니다.
뭔가 이상한데..... 열차타고 시골 웬만한 벌판지역을 지나면서도 트루무브 신호가 아예 안잡히는 곳은 거의 없었는데 이런 도시안에서 신호가 이렇게 약하다는 것은 뭔가 이상합니다.
다시 열차가 달리다가 벌판지역을 지날때 핸드폰 신호가 아예 끊겼습니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 것은 어째서 GPS도 안잡히는 거지?
GPS는 핸드폰 신호와 관계없이 위성에서 오는 전파인데 어째서 안잡힌단 말인가....
핸드폰을 끄고 배터리를 뺐다가 다시 끼워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열차 창문 유리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인가?
얼른 핸드폰을 들고 열차 차량 연결지점으로 가보았습니다.
열차 차량끼리 연결한 부분에 가면 덜컹거리고 외부는 고무로 둘러쳐진 곳이 있지요. 여기에는 철판도 없고 유리도 없으니까 어쩌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곳에서 핸드폰을 보니 곧바로 신호가 강하게 잡힙니다. 인터넷도 잘 됩니다. GPS신호도 잡히고요.
다시 좌석으로 돌아오니 신호가 안잡힙니다.
또 다시 연결지점으로 가니까 신호가 강하게 잡힙니다.
또 다시 좌석으로 돌아오니 신호가 안잡힙니다.
4-5번정도를 왕복해보았는데 마찬가지입니다.
이거 핸드폰이 문제가 아니고 열차 유리창이 문제군요.
이 신형열차의 유리창에 뭔가 전파가 차단되는 것이 코팅된 모양입니다.
헐~ 이런 이상한 열차가 있나.... 전파를 차단하는 열차라니...
음성신호는 약하게라도 잡히는 것으로 표시되고 있지만 인터넷데이터가 거의 안됩니다.
이 신형열차 이건 꽤 큰 문제네요.
좌석에서 핸드폰으로 인터넷이 안되니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방콕으로 가니까 종점에서 내리면 되지만 만약 종점 이전에 내려야 한다면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서 상당히 불편하겠네요.
새벽 1시경.
통로를 보니 비행기에 있는 모니터처럼 지도에 열차위치가 표시된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고있어도 시커먼 화면에 현재 어디쯤이라는건지 통 모르겠습니다.
지도 그림은 난잡한데다 화면이 잠깐사이에 계속 다른 화면으로 바뀌어서 볼 틈을 안줍니다. -_-;
한참을 계속 보면서 이해를 해보려고 하는데 열차 방향이 뭔가 좀 이상한것 같습니다. 열차가 지금 서쪽으로 가고있다고?
넝카이-컨깬-나컨랏차시마-아윳타야-방콕으로 가려면 지금쯤은 계속 남쪽으로 가야하는거 아닌가?
다시 열차연결부로 가서 구글지도를 확인해보니 나컨랏차시마로 가는게 아니고 다른길로 가고 있네요. 헐~ 다른 철길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나컨랏차시마에는 안가고 싸라부리 쪽으로 갑니다.
인터넷도 안되고 그냥 누워서 잠이나 자려고 했지만 커텐이 빛을 너무 차단하지 못해서 너무 밝습니다.
대충 자는둥 마는둥 그렇게 시간이 가고 있습니다.
...
...
...
열차안이 갑자기 시끌시끌합니다.
시간이 아직 5시도 안되었는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지?
커텐밖을 내다보니 승무원이 침대를 접고있습니다. 쿵쾅~쿵쾅~
다시 커텐 닫고 10분을 더 벼텨보려고 했지만 다른 좌석은 거의다 다 정리되었고 저만 남았습니다. 할수없이 저도 나와서 승무원이 접기를 기다립니다.
도착예정시간이 6시인데 5시10분되니 열차내 정리가 다 끝났습니다.
예전에도 방콕행 야간열차를 여러번 이용했었지만 이건 좀 너무 빠른것 같은데....
6시쯤 되니까 열차에서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Next station is 뱅콕. 뱅콕."
...
뱅콕?
이젠 태국사람들이
서양사람들 따라서 부르는건가? 원래는 방콕이 맞을것 같은데요....
물론 '방콕'도 외국인이 부르는 명칭일 뿐이고 태국사람은 쓰지 않는 명칭이라고 합니다. 태국사람들이 부르는 명칭은 '끄룽텝'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뱅콕은 왠지 영어권 사람들이 'BANG'을 '뱅'이라고 읽은것 같은데요.
태국 주변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부르는지 아시는분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06:15 방콕 후알람퐁역 도착했습니다.
열차에서 사용된 시트를 뭉쳐서 밖으로 마구 던지고 있습니다. 야간열차 탈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무리 다시 세탁할거라고는 하지만 좀 더 깨끗하게 다룰수 없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열차입니다. 대체 창문에 무슨 처리가 되어있는걸까?
약간의 색깔이 있는거 말고는 별 티는 안납니다만 전파를 차단하는 코팅이라든가 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안에 MRT(지하철)역이 있습니다. 시내로 가는 사람은 이걸 타면 됩니다.
저는 역건물 밖으로 나와서 역뒤편으로 가서 53번 버스를 타고 카오산으로 갔습니다.
이 시기에는 손님이 적어 항상 방이 비어있는 숙소들이 있어 미리 예약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 요약:
넝카이-방콕 구간 야간열차중 신형열차는 인터넷을 거의 쓸 수가 없습니다. GPS신호도 안잡힙니다. 커텐이 빛을 별로 차단하지 못해 너무 밝아서 잠을 자기에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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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7년 소도시 여행기를 모두 마칩니다.
34개 소도시 혹은 마을을 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