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귀고원 싱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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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귀고원 싱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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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여행 10일째

 

오늘은 윈난 성에서 구이저우 성으로 넘어갑니다.

푸저헤이에서 버스를 타고 치우베이로 나와 뤄핑을 거쳐 싱이(흥의:兴义)까지 갑니다.

오늘 가는 길은 운남과 귀주를 잇는 고원지대인 해발 1.000m 내외의 높은 지대인 윈구이(雲貴)고원에 해당한다고 하지요.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사실 주요 방문지가 구이저우였는데 이제서야 구이저우로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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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 열흘이 지나니 지금까지 이번 여행에 워밍업을 마친 셈입니다.

사실, 첫 여행지 더티엔 폭포에 관한 정보만 있었지 그 후 징시를 들렸다 빠메이를 거쳐 싱이로 오는 정보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지도를 펴놓고 길을 확인하고 찾아가는 여행을 하면서 이곳까지 왔습니다.

지도에 길이 표시되어 있다면, 틀림없이 차편도 있다고 생각하고 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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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에 푸저헤이를 출발하는 2원짜리 1번 시내버스가 7시 45분이 되니 들어옵니다.

8시 50분 치우베이 터미널에 도착해 우선 10시 출발하는 뤄핑행 표를 40원/1인에 사고 4원 주고 국수로 아침을 먹습니다.

지난 번 푸닝에서 버스표를 살 때 보험료를 냈기에 뤄핑행 표를 살 때 "뿌야오 뽀시엔~"를 외쳤습니다. 

시장구경을 하며 심심풀이 땅콩 1근에 6원 주고 삽니다.

 

예정보다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바람에 안순에서 계획한 직금동굴, 용궁, 청룡둔보, 동굴마을은 포기하고

싱이를 보고 황궈수를 경유하여 바로 칭엔꾸전과 먀오족 동장(洞葬)이 있다는 자딩을 보러 갈 생각입니다.

동굴안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일정이 빡빡하기에 죽은 자를 모신 동장(洞葬)이 있다는

자딩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렵니다. 

그 후에는 리보의 샤오치콩(소칠공:小七孔)으로 내려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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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정보를 알고 가도 되지만, 우리처럼 여행 중 만나는 사람에 추천을 받아 도전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 사는 세상은 겉모습은 조금씩 달라 보여도 속 모습은 같기 때문입니다.

혹 바로 가는 차편이 없다면 둘러가고, 오늘 가는 차편이 없다면 하루 더 묵고 가면 됩니다.

세상을 살며 천천히 살아가는 방법도 때로는 배워야 하며 실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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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대부분은 구이저우 지역을 보기 위한 것입니다.

광동 성에서 광시 쫭족자치구를 지나 윈난 성을 거쳐 이제야 구이저우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대부분을 귀주에서 보낸다고 했더니 어떤 사람이 그곳이 귀주대첩이 일어난 곳이냐고 묻습니다.

얼라리요? 환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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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저우라는 이름의 귀(貴)는 비싸고 귀하다는 말이겠지만, 소득은 정반대로 낙후된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모든 게 귀한 게 아니고 부족한 게 많아 아무리 시시한 것이라도 가진 것 모두를

귀하게 생각하기에 귀주라고 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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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이를 찾는 한국사람은 대부분 쿤밍이나 구이양에서 오는 방법을 택할 것입니다.

우리 부부처럼 세상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빠메이라는 곳에서 싱이로 가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중국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리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나 봅니다.

 

이게 모두 도연명의 황당한 판타지 같은 이야기에 혹하고 반해서 온 우리 부부의 잘못입니다.

부처님도 화가 나면 돌아앉으신다는데 우리 부부는 도선생에게 화를 내지 않습니다.

어찌 세상을 반듯하고 아는 길로만 따라 걸을 수 있겠습니까?

여행이란 이렇게 가끔 엉뚱한 짓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게 인생이고 여행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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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저우에는 天無三日晴, 地無三尺平, 人無三分錢(銀)이라는 말이 있답니다.

오죽하면 하늘에는 삼 일간 맑은 날이 없고,

땅에는 평평한 땅이 세평을 넘지 못하고,

사람에겐 돈이 세 푼도 없다고 하였겠습니까? 나 원 참...

 

오늘은 하늘이 이곳 말과는 다르게 청명한 파란 하늘입니다.

파란 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파란하늘입니다.

그러면 적어도 사흘간은 이런 날씨가 되어야 비를 맞지 않고 여행할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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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다고요? 칫~

예전에는 가난하고 별 볼일이 없었는지 모르나 지금은 세상 많이 변했습니다.

구이저우는 움직이면 돈이고 들어가면 입장료 천지입니다.

입장료도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중국사람 모두 부자인 듯합니다.

무서운 입장료를 내고 잘도 다니니까요.

중국이라는 나라는 동네를 지나가는 차도 마을 부녀자가 붙잡고 통행료를 걷는 나라이지만 이곳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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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말입니다.

마오(毛) 아찌가 다시 세상에 환생한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우리 중국 아이들이 변했어요~"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하긴 중국인들은 대부분 商나라 사람인 商人의 후예가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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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베이를 10시에 출발하는 버스는 이곳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옌산(硯山)에서 이곳을 지나 뤄핑으로 가는 버스였으며

시속 40km 이상을 내지 않는 아주 점잖게 가는 버스였습니다.

그것도 아주 좋은 길에서 말입니다.

오늘 속 터지는지 알았습니다.

게다가 저 앞자리에 앉아가는 사람이 줄담배를 피우는데 ....

혼자만 피우면 누가 뭐라합니까?

운전하는 기사에게 같이 나누어 피우니 다음에는 기사가 또 저 남자에게 Give & T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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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 부부는 구이저우 여행 루트 중 한국 국민 코스라고 할 정도로 많이 알려진 곳으로 갑니다.

싱이에서는 마링허 협곡과 완펑린-안순의 황궈수-칭옌꾸전-자딩 동장-구이양-리보의 샤오치콩-시지앙 치엔후먀오짜이-

쩐위엔 고성-펑황고성-그리고 소수민족이 골짜기마다 터를 잡고 살아가는 치엔동난 코스를 따라 내려가 롱성의 다랑논-팔각채

-꾸이린-양수오 코스를 따라가며 가끔 샛길로 잠시 살짝 빠져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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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어찌어찌하여 4시간 40분 걸려 뤄핑(라평:罗平)에 2시 40분에 도착했습니다.

지도를 꺼내어 버스 편을 물어보며 타고 왔습니다.

뤄핑은 쿤밍에서 싱이(兴义)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봄에 유채꽃으로 대단히 유명한 곳이지만

지금은 시즌이 아니라서 우리는 그냥 통과합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도 제철이 아니면 이렇게 통과만 하게 됩니다.

사람도 백수가 되고 나니 찾는 사람 없고 전화조차 없습니다.

어쩌다 내가 전화라도 하면 부담스러워하는 듯하여 전화조차 마음대로 걸지 못합니다.

주변에 숨은 백수 찾아 가끔 전화라도 걸어주세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오솔길과 같습니다.

한동안 찾지 않다가 찾아가려면 오솔길은 낙엽과 새로 돋아난 풀 때문에 길이 사라져 버립니다.

자주 다녀야 길이 보이고 잊히지 않습니다.  

 

뤄핑에서 싱이까지는 그리 먼 길이 아니며 또한 도로 사정마저 좋습니다.

요금 25원(보험료 1원 포함) /1인에 싱이(兴义)까지 두 시간 걸린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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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표를 사는데 이곳도 윈난이라고 보험료를 받습니다.

영수증도 주지 않고 돈만 받고 거스름돈을 내 줍니다.

지난번 징시에서 푸닝으로 와서 한 번 당했기에 그 자리에서 보험료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면

서로 "팅부동"이지요.

두 사람이 아름다운 소리로 말을 하면 멋진 화음으로 이루어진 노래가 되지만, 자기 말만 하려고 소리를 높이면 싸움이 됩니다.

고백합니다. 저 이곳에서 웃는 얼굴로 속으로 욕을 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니 얼마나 행복하시겠느냐고 욕을 했습니다. 佳人은 나쁜 사람입니다.

뤄핑이 아무리 유채꽃으로 아름답다 하더라도 다시는 이곳에 오고싶지 않습니다.

 

여기서도 작은 19인승 중형버스로 이번에는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경쟁적으로 담배를 피웁니다.

중국여행에서 버스 안에서 담배냄새가 없고 골목길에서 연탄가스 냄새가 없고 도로에서는 자동차 매연만 없으면 할만합니다. 

차가 윈난을 벗어나 구이저우 경계를 넘어가자마자 정체가 생겨 서버립니다.

윈난 지역은 고속도로처럼 길이 좋지만, 구이저우는 가난하다고 겉으로 들어내고 도로를 넓이지도 포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에 잘 닦은 길이 윈난이고 그곳에서 지금 올라온 곳이 구이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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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모두 밖에서 대기합니다.

아... 저기 앞에 보이는 것이 무엇입니까?

개입니다.

아마도 주민등록이 윈난인 개들이 구이저우로 실려가는 모양입니다.

특히 오늘 우리가 가는 싱이에 사는 부이족은 개고기라면 환장하는 민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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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삶이란...

개같은 삶입니다.

아마도 오늘 넘어가는 이 길이 저 개들에게는 마지막 삶의 고개일 것입니다.

3일 맑은 날이 없다는 구이저우에서 오늘처럼 청명한 날이면 무엇합니까?

견생의 마지막 고갯길인걸요.

아무리 막가는 견생이라도 숨은 쉬게 해 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구겨 넣은 듯합니다.

만주의 개장사라도 저렇게 개의 인격을 무시하고 싣고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인격이 아니고 견격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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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곳에서 50분간 기다리다 다시 출발합니다.

사고도 단순한 접촉사고였는데 양쪽 길에 뒤에 따라오던 차들이 사고 난 차를 추월하기 위해 상대편 차선으로 넘어가다

서로 가지 못하는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싱이에는 예정시각을 훨씬 넘긴 6시 43분에 도착했습니다.

11시간이나 걸려 푸저헤이에서 싱이에 도착했습니다.

 구이저우 성 싱이(兴义)에는 구경거리가 많겠지만 주로 두 군데는 꼭 보아야 한답니다.

첫째는 마링허 협곡이고 또 다른 곳은 완펑린(만봉림:万峰林)이라는 올록볼록한 봉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곳입니다.

 싱이에는 버스 터미널이 세 군데나 있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시짠이라는 서부터미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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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 터미널에 삐끼가 많습니다.

우선 다음 이동할 곳인 황궈수 가는 버스가 있는지, 있다면 시간은 등등을 알아보고 숙소에 대한 가격절충에 들어갑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초저녁에는 달라는 대로 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곳 싱이에서는 2박이나 예정했는데요..

터미널을 등지고 오른편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골목 안에 무척 많은 숙소가 있습니다.

하루 숙박료 60원 부르는 것을 2일에 80원에 하기로 하고 터미널 부근 가까운 곳으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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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이는 두군데를 돌아볼 생각입니다.

만개의 봉우리가 있다는 완펑린(만봉림:万峰林)과 마링허(마령하:馬岭河) 협곡입니다.

완펑린은 싱이 시내에서 남쪽방향이고 마링허는 동북방향인 안순으로 가는 길 옆에 있습니다.

내일은 완펑린부터 먼저 돌아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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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밤 자고 간다고 울 마눌님이 밤에 빨래를 합니다.

워낙 습도가 높아 빨래가 전혀 마르지 않습니다.

밤에 선풍기 틀어놓고 빨래 말린다고 추워서 혼났습니다.

마눌님~ 제발 사고치지 마세요. 추워서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은 너무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정보도 없는 길을 물어가며 오다 보니 머릿속이 너무 피곤합니다.

그래서 가만히 기도합니다.

 

힘든 여정이지만, 늘 웃는 얼굴로 여행하게 해주옵시고 

노래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노래하며 다니게 해주옵소서.

 

佳人이 보고 느낀 것이 비록 하찮은 것일지라도 제게는 큰 느낌으로 다가오게 해주옵시고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만, 마주 대하는 얼굴을 보고 느낌을 전달받게 해주옵소서.

 

빨리 다니지는 못하지만, 버스를 타고라도 찬찬히 둘러보며 다닐 수 있도록 해주옵시고

4 Comments
곰돌이 2011.03.02 16:22  
담배 피우는 사람 입장에서 봐도....  버스에서 담배 피우는 것은  좀 그렇지요...

뭐,  그래도...  귀주.  운남에 사시는 분들의  문화(?)겠지요...

( 우리나라에서도 전철에서 담배 피우시는 분을 본적이 있습니다...  연세가 아 ~~ 주 많은  분께서  손을 덜덜 떨어 가면서  담배를 피우시더군요....  전철안의  사람들이 그냥 웃고 마시더군요 ^^;;  다행히  지상을 달리는 중이여서... 창문을 열어 놓았지요 ^^*)


아... 팔려가는  견공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ㅜㅜ


몸도 편챦으신데....  사모님의  선풍기 신공에  잠 뭇 주무시고,  덜덜 떠시면서 고생하신  가인님....ㅠㅠ
양반 2011.03.02 22:39  
가인님의 글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중에 하나가 삐끼 인것 같네요.
저는 지금까지 중국을 돌아다니면서 한번도 삐끼를 통해서는 이야기해본적이 없습니다. 왠지 사기꾼인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런데 가인님은 중국어가 잘 되지 않으시면서도 참 잘 하고 계시네요.

가인님의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중국에서 가장 싫은것중에 하나가 버스안에서, 엘리베이터안에서 담배를 피우는것입니다
하지만 30년전 한국에서도 버스안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연기를 피하던 상황이 기억나 쓴 웃음만 짓습니다.
佳人1 2011.03.03 08:59  
곰돌이님~
중국은 아직 시골에는 버스안에서 담배를 피웁니다.
그것도 차가 20명 정도 타는 작음 버스인데 두 서너명이 피워대면 고통입니다.
중국도 점차 변해가겠지요.
佳人1 2011.03.03 09:04  
양반님~
답글이 제대로 달리지 않아 그냥 씁니다.

삐끼라는 단어...
맞아요. 언제나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삐끼가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삐끼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곳 물가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이니까요.
대도시와는 다르게 시골을 가면 삐끼 대부분이 숙소 주인입니다.
절대 사기꾼이 아니고 주인이기에 오히려 가격절충이 쉽습니다.
도착해 없다면, 오히려 우리가 불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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