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뒤죽박죽 자바섬 뒤집기 - 수라바야 보르모 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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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뒤죽박죽 자바섬 뒤집기 - 수라바야 보르모 화산

해돋이 0 3355
 

6일차 - 수라바야 보르모 화산


씰크 커튼이 쳐진 침대에 비스듬이 누워 포도주 한잔 하면서, 어여쁜 아가씨가 등 뒤에서 맛사지를 하고, 한 여인네는 커다란 닭털 부채로 연신 부채질이다.


문밖에서는 아릿따운 아가씨들과 몇 명의 지인들이 아가씨들의 품에  둘러쌓여 음주 가무에 시간 가는줄 모른다. 묘령의 아가씨들이 반나의 몸으로 내게 다가와 온갖 교태를 부리는데, 문틈으로 아는 얼굴이 보인다. 슬쩍 쳐다보니, 아뿔싸 우리 마누라가 문틈으로 엿보고 있는 것이다.


순간 손사레를 치면서 주위에 처자들을 다 물리고, 얼른 침대 밑으로 몸을 숨기는데, 급한 나머지 침대모서리에 머리를 찧고 멍한 기분으로 주위를 둘러보는데, 창가에 어렴풋이 아침을 알리는 희미한 햇볕이 비추고, 담요를 똘똘 감고 침대아래 타일바닥에 내동댕이 쳐저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침대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를 찧였는지 머리도 아프고......... 꿈에서 나마 호사아닌 호사를 부려 본건데, 마누라가 나타날건 또 뭐람............... 마누라 본지 오래되어서 보고 싶어서 그런 꿈을 꾸었나 보다.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이른 아침에 카메라를 메고 동네 구경을 가는데, 어느 논은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한쪽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고, 암튼 계절이 지 맘데로다.


논두렁 사이로 흘러가는 도랑에 민물가제도 보이고, 미꾸라지도 보인다. 농약을 안해서 그런지 개구리소리가 시끄러울 정도로 들려온다. 어제 저녁에 이 마을에 왔는데, 이미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꼬레아! 꼬레아! 하면서 아는 체를 한다.


긴 대화는 못해도 어젯밤 우리가 도착한 것을 모두 알고 있다는 표정이고, 자기들도 에르나네 친척이라면서 모두들 반갑게 인사하고 차마시러 들어오라고 팔을 잡아끌기도 한다.


발리커피와 토스트 몇조각이 정원 한쪽 테이블에 차려져 있다. 아침식사 치고는 좀 부실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볍게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고 쉬고 있는데, 에르나 동생이 오더니만 아침식사가 준비되었으니 식사를 하러 오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커피와 토스트는 입맛 다시라고 내놓은 것이고, 정식으로 아침을 차려준다. 시원한 시금치 국에 쌀밥, 반찬 몇 가지가 전부지만 우리를 위해서 정성껏 차린 듯이 보인다. 별 생각은 없지만 차린 성의를 생각해서 모두들 꾸역꾸역 먹어둔다.


이제 배낭여행이 익숙 해진모양이다. 즉 악어의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기회 있을 때 많이 먹어두고, 약간만 찜찜하면 화장실 가서 시원하게 비워두고, 언제, 어디서 배낭메고 뛸 수 있는 자세로 항상 배낭은 꾸려져 있어야 한다.


일단은 아침은 해결하고, 남은 음식을 싸달라고 해서 봉지 서너개에 나눠서 음식을 싸서 배낭에 넣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런 행동이 나오는 것은 이미 거지화 되어가고 있다는 표시다. 일단 점심까지도 해결된 샘이다.


오늘은 갈길이 멀다. 수라바야로 가서 보르모 화산까지 가야 한다. 에르나 집(워노사리)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온 가족이 나와서 배웅을 해준다.


동네 주민까지 합해서 20여명은 될 듯 싶다. SOLO까지 에르나가 동행해 주는 덕분에 헤메이지 않고 왔다. 차안에서 현지인이나 에르나가 신신당부를 한다. 소매치기, 날치기가 많으니까 절대 조심하라고, 가방을 앞으로 맬것이며, 사람들이 접근해 오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소지품 간수를 잘 하라고 몇 번을 말한다.


막상 터미널에 내려보니 그리 위험스럽지 않고,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만 보일뿐 모두들 우호적이다. 11시 30분에 SOLO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버스 한대를 놓치고 말았다. 좌석이 없어서 탓다가 다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터미널 주차관리인 듯한 사람이 오더니만 수라바야 버스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뛰어가서 자리 4개를 확보하여 현지인들 못 앉게 하고 우리에게 자리를 양보해 준다.


날치기 불량배 많다고 조심하랫는데, 이사람이? 혹시? 하면서 경계의 눈빛을 보이면서 어설프게 자리를 앉고, 생각하기에 분명 뭔가 요구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양반 아무말 없이 그냥 내리면서 여행 잘하라고 하면서 가는 것이 아닌가? 어 이게 아닌데? 가는 사람을 붙잡고 5만루피를 건네면서 고맙다고 하자, 손사레를 치면서 극구 사양하고 도망치듯이 가버린 것이 아닌가? 너무 심하게 경계하고, 밎지 못하고, 다들 삐끼나 커미션 먹으려는 얄팍한 사기꾼으로 본 것이 괜스레 미안해진다. 좋은사람들이 더 많은데.........


12시 출발 오후6시 수라바야 도착예정이다. 배가 설설 고파지기 시작하자 아침에 싸온 밥하고 반찬을 꺼내서 차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다. 가져간 김으로 밥을 싸서 먹으니 더할나위 없이 맛있다. 이 모습을 본 현지인 아가씨가 호기심을 보인다.


P형이 김밥을 싸서 아가씨한테 건네자 아가씨 찜찜한 태도로 반쯤 짤라먹고 머뭇거린다. P형의 영어실력이 나온다. 즉 짤라먹지 말고 한꺼번에 먹어라, 그럼 엄청 맛나다. 라는 표현이다. 유~~ 요렇게(김밥을 싸면서) 김밥을 손에들고 아가씨 입으로 가져가면서 “쎈타링 쉿팅... 다이렉트” 얼떨결에 받아 입에 물고 있는 아가씨를 보고 “봐 맛나제” “유 ~ 오물오물 짭짭” 하면서 씹는 시늉까지 해 보인다.  이정도 영어실력이면 어디가서 뭘 못하겠어, 웃을일이 없을만하면 P형의 영어땜에 한바탕 웃곤한다.


밥을 먹자마자 버스가 어느 휴게소에 들어서면서 티켓하나씩을 나눠준다. 점심먹고 오란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참았다가 먹을걸.

보잘 것 없는 점심이지만 서너가지의 메뉴중에서 선택해서 주문하면 가져다 준다. 물론 물이나 음료는 개인적으로 사서 먹어야 하고, 특식을 먹을려면 추가로 얼마 더내고 주문하면 바로 가져가 준다. (참! 솔로 - 수라바야 에어컨 버스 1인5만루피 점심줌)


농촌풍경을 감상하면서 한숨 자고, 깨고를 반복하다가 오후 6시 수라바 붕루라시 터미널에 도착하자, 배낭을 멘 4명의 외국인! 택시기사들 우리가 어디 갈 것인지 다 알고 있다. 보르모 화산까지 40만루피를 부른다. 아무리 깍아봐도 30만루피 이하로는 안내려간다. 30여분에 걸쳐 흥정을 하고 택시 탈려고 하는 순간, 옆에 있던 다른 택시기사가 25만을 부른다. 두말하면 잔소리 25만짜리 택시에 배낭싫고 있는데, 처음 택시기사 방방뜨고 난리가 아니다.


즉 치타가 어렵게 임팔라 한 마리 잡아서 막 나무위로 올라갈려고  하는데, 느닷없이 하이에나가 나타나서 확 체가버린 꼴이다.


어찌 되었건 그 택시로 프로볼링고를 거쳐서 보르모 화산까지 가는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프로볼링고 까지는 4차선 고속도로 비슷한 도로인데, 볼링고 에서 브로모 화산까지는 외길에 꾸불꾸불한 길이다.


가디사리(GADISARI)사리까지 가는데, 거의 절벽으로 추락할뻔 했다. 밤길에 코너를 도는데, 양갈래 길이다. 우측길은 브로모 화산방향, 오른쪽은 막다른 낭떨어지, 오른쪽으로 가다가 길이 없는 것을 보고 급브레이크 킥~~~ 겨우 절벽 1미터 앞에서 정차한다. 한밤중이라 아래도 안보이고, 모두들 등골에서 식은땀이 쫙 흘러내린다.


길도 모르는 녀석이 돈 욕심에 가는티가 역역하다. 몇 번을 물어서 매표소에 도착해서 1인25000R 입장료를 내고 랴묘뷰 호텔까지 들어갔다. 대부분의 호텔은 매표소 바깥에 있는데, 이 호텔만 매표소 안쪽에 있다. 벌써 저녁10시다 수라바에서 여기까지 약3시간가량 걸렸다.


선택의 여지없이 60만루피 짜리 방을 잡아서 4명이 들어갔다. 큰룸에 방이 두개 더불침대가 두개다. 5성급 호텔정도 되어 보이는 수준이다. 우리가 호텔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온 찝차기사들이 있다.


분명 우리도 찝차가 필요하고, 애네들도 우리를 잡아야 할 입장이다. 결국 32만루피에 보르모 화산하고, 일출 뷰포인트하고 두군데 가는 것을 예약했다. 새벽3시에 출발하자고 하는 것을 4시에 가자고 연기하고서 저녁을 먹으려는데, 식당은 이미 문닫은지 오래다.


숙소에 가자마자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성능좋은 바나 덕분에 금새 라면이 끓고, 소주하고 라면하고 정신없이 먹어댓다. 시장이 반찬이라 했던가? 체면도 볼 것 없고, 홀딱 벗고 굶주린 배를 체우는 모습들이 영락없는 거지때?들을 본 것 같다.


내일아침은 4시에 일어나서 찝차를 타고 찌모라왕(CIMORAWANG)까지는 절벽의 비탈길을 올라야했다. 일단 내일일은 내일 걱정하기로 하자.


팁 : 보르모 화산 :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텡게르산지의 칼데라내에 있는 화산으로  해발고도 2581m. 현무암과 안산암의 분석구(噴石丘)이다. 1804∼1980년까지 54회에 걸쳐 분화하였으며, 항상 연기를 내뿜어 예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수라바야"시에서 4시간 거리에 있는 태초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직도 연기와 용암이 솟구치는 활화산이 있고, 이곳에서 보는 일출은 우주가 탄생하는 분위기이다. [인터넷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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