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호치민 시내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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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호치민 시내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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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우리팀 축구경기를 해주나 지켜봤건만 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올림픽 경기에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우리로 치면 미스코리아 혹은 슈퍼모델 선발대회 비슷한 것을 하는데, 다른 점은 남자도 같이 선발한다는 것이다. 수영복 심사도 있는데 카메라를 멀리서 잡아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 곳 관습을 고려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베트남도 한류로 인해 장동건이나 김남주가 인기고 우리 드라마도 인기라고 들었는데, 오래 전 방영했던 "아씨"를 방영하는데, 더빙을 입히니 뭐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일정에 맞춰 8:00 무렵 Sinh Cafe로 갔다. 여러 곳으로 떠나는 일행들과 버스의 물결, 태국 카오산의 그것과 비슷하다.
많은 택시들이 KIA의 pride beta 인데, 게중에는 Matiz도 자주 보인다. 전자제품은 LG 제품, 휴대폰은 Samsung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랄까 그런 것이 조금 느껴진다.

호치민 시내 투어는 직접 발로 뛸까 하다, 조금 게으른 생각도 없지 않아 투어를 신청했다. 봉고차로 이동을 하는데, 부산에서 출장차 오셨다는 노부부와 그리스 부부, 오스트레일리아 모녀, 그리고 가이드인 Son이 함께 했다. 중간 중간에 터키 여성 둘과 오스트레일리아 부부, 일본인 커플들이 중간에 끼었다가 일정상 빠지기도 했다.

처음 간 곳은 Giac Lam Pagoda, 높은 탑이 있고 한쪽에는 납골당이 모셔져 있다. 입구에서는 제비와 참새 비슷한 새를 팔고 있는데, 새를 사서 그 자리에서 방생을 하거나 사원 내에서 의식을 치루고 방생을 한다. 민간토속신앙과 접목된 불교신도가 80%가 차지하기 때문인 모양이다.

베트남어는 얼핏 들으면 중국어가 비슷하게 들리는데 한자를 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고 이 곳 역시 쪼론 거리에는 차이나 타운이 있어 중국색이 강하다. 차이나 타운 내에 있는 Thien Hau Temple을 갔다. 입구에서부터 사원 지붕에는 중국의 고대사를 각인한 장식품들이 화려하게 장식을 하고 있고 안쪽에는 향을 나선형으로 만들어 공양할 수 있게 하였는데, 한 번 불을 붙이면 일주일을 지속하고 그 시간동안은 공양한 이가 기도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한다. 함께 한 일행들은 모두 이름과 소원을 적어 천정에 향(5000 동)을 매달아 놓았지만, 부산에서 오신 노부부와 나만 공양하지 않았다. 그리스 커플이 왜 안하냐고 해서, "나는 크리스챤이라서..." 라고 농담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장가 보내달라고 소원 빌걸 하는 후회를 얼마나 했던지... 후후후...

다음 이동한 곳은 도매시장인 Binh Tay Market을 들렀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이미 태국의 짜뚜짝 주말시장을 경험한 뒤라 그다지 색다른 느낌은 들지 않았다. 더운 날씨도 그렇고 배도 고팠고, 남자들이 쇼핑몰 가는 것이 마치 밀린 숙제하는 느낌도 한 몫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각종 수공예품들을 통해서 베트남인들의 손재주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느낄만 했다. 이방인의 눈에는 시장 내부보다는 시장 앞의 거대한 오토바이와 자전거의 물결이 더욱 이채롭다.

Sinh Cafe로 다시 돌아와 점심을 먹고 통일궁에서부터 오후일정을 시작했다. 지금도 대통령이 사무를 본다는데 가이드인 Son은 VIP(우리 일행)들이 왔기 때문에 오늘 특별히 개방했다고 너스레를 떤다.
집무실 등을 돌며 가끔 Son은 본래의 모습과 다르게 정색을 하고 힘주어 얘기하곤 한다. 자신은 사이공에서 태어나서 지금은 호치민에서 살며 베트남에서 53년을 그렇게 살아 왔다며...
통일궁의 지하실로 볼 수 있었는데 베트남 남시 Republic 시절의 대통령과 미군이 업무를 보는 곳이었다는데 마치 요새와도 같이 미로처럼 견고한 요새같다. 통일궁은 한껏 고즈넉하고 조용한데다 조경도 좋아서 하릴없이 들러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곳 같다.

장애인들이 수공예품을 만들고 직접 전시 판매하는 곳도 들렀는데, 패키지 관광처럼 강매하는 것이 없어 좋았다. 사회주의 국가답게 장애우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이유에서라면 환영 받을만 하다.

그리고, 또 한 곳의 사원을 들렀는데 우리의 온화하고 기품있는 부처상과는 다르게 이 곳의 부처는 친숙한 이웃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다. 잠시 바람을 쐬고 전쟁기념관으로 향했다.

베트남전은 명백한 미국의 패전이었지만 가장 큰 피해는 여전히 베트남인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누구도 탓하지 않고 그저 사실만을 보여주려는 듯 건조하지만 의미있는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 사진들을 보며 가슴 한 켠이 울컥해옴을 억누를 수 없었다. 간간히 보이는 한국 참전 용사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미안함. 하지만 우리도 힘이 없기에 참전한 전쟁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베트남전으로 인해 지금의 내가 누리는 사치(?)를 부여 받을 수 있지 않았던가. 이 땅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되겠다.

호치민 워킹투어의 단골 메뉴인 중앙우체국, 노틀담 사원, 오페라 하우스, 인민 위원회를 눈도장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오래동안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유럽보다 더 유럽스러운 건축물들이 베트남에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루종일 가이드한 Son에게 50000동을 팁으로 주었다. 다른 이들도 자발적으로 그 만큼 주는데 그들은 모두 커플이고 나만 혼자이기에 다소 큰 지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가 만족했으면 그만 아니던가.

내일 있을 메콩델타 투어를 7USD에 Sinh Cafe에서 예약하고 사이공강 디너 크루즈에 참여했다. 8시 30분에 시작인데, 7시에 도착했다. 가는 비가 간간히 흩뿌리고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듣기로는 외국인이 주를 이룬다고 하는데 외국인의 모습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오늘의 일정을 정리해본다. 오랜만에 찾는 여유로움.
커다란 게를 100000동에 주문하고, 시원한 맥주와 함께 가수들의 열창과 함께 배는 사이공강을 유유히 희롱한다. 마음에 드는 가수에게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화도 건내고, 팁을 주라며 20000동짜리 5장을 바꿔주고 간다.

좋다, 나는 지금 휴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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