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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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5편

도니 3 2927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5편  [ 남부로 가는 험난한 여정 ]
             

간다..그래도 간다 -2-


미얀마 군인들이 지쳤는지 더 이상 말이 없다.
나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조용히...모른척... 버스에 올랐다.
버스 차장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나도 눈을 찡긋 감아 화답했다.

버스가 시동을 켰다.
흐흐 그냥 이렇게 어물쩍 넘어가는군....
그러나 이건 나만의 착각이였다.
차가 움직이려 하자 그 미얀마장교가 부하들에게 뭐라고 명령을 내리니
무장한 군인들 4-5명이 차에 올라탔다. 그러더니 버스 기사에게 뭐라뭐라 말을 하니까 버스기사가 곤혹스런 표정을 지으며 차를 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 가는 것이 아닌가?
차장에게 어디로 차를 모는것이냐고 물었더니 예Ye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였다.

오잉?

군인들에게 왜 도로 예Ye로 돌아가느냐고 물으니 사령부로 간다고만 짧게 대답하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약 30여분 지나서 버스는 예 Ye 시내 중간에 있는 군부대로 들어섰다.
검문소에서 미리 연락을 받았는지 몇 명의 군인과 장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탑승했던 군인들이 나에게 내리라고 손짓한다.
나는 내리지 않겠다고 버텼다.

내가 여기서 내리게 되면 버스는 나를 떨구어 놓고 출발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내가 뻐팅기자 군인들이 난처한 표정을 짖더니 버스에서 내려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장교에게 가서 뭐라 이야기를 하니까 그 장교가 인상을 팍 쓰더니 버스로 올라탓다. 그리고 나에게 와서 버스에서 하차할 것을 요구했다.
나도 결연한 표정으로 내가 여기서 내리면 이 버스가 출발할거고 그러면 나는 더웨이까지 못간다.
난 외국인 등록증과 너희 정부에서 허가한 남부지역 여행허가증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못한일 없다. 너희가 강제로 나를 내리게 하고 버스를 출발 시킨다면 나는 양곤으로 돌아가서 내 친구인 고위급 장군들에게 너희의 이러한 처사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거다. 그러면 너희들은 바로 모가지다..내가 외국인이지만 나 나름대로 빽도 있다..우습게 보지마라....

난 그렇게 쉬운넘 아니다...한번만 봐주세요...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께여...꼭 가고싶어요.....내가 협박했다가 애원했다가 횡설수설 하니깐 그 장교가 내 이야기를 한참 듣더니

일단 내가 내려도 버스는 출발 시키지 않을것이고 이곳 지역사령관이 기다리고 있으니 당신의 통과문제는 그 사령관과 만나 이야기 해 보라고 한다.
나는 지금 그 말 믿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 장교는 웃으며 자기가 보증한다고 일단 내리자고 한다.
그래도 난 혹시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봐 내 배낭과 소지품을 내 자리에다 놓고 그 장교를 따라 내리면서 운전사에게 출발하지 말 것을 다시 한번 주시시키고 장교의 안내를 따라 사령관 방에 들어갔다.

그 지역 사령관은 내 예상과는 달리 군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나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

내가 자리에 앉으니 사령관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느냐며 이곳에 5년동안 근무하며 외국인은 처음 보았다고 한다.

난 현재 양곤외국어 대학교 미얀마어과 다니는 학생으로 미얀마를 너무 사랑하기에 미얀마 땅 전체를 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으며 여행 허가증도 있다 그러니 나를 더웨이Dawei 까지 보내달라고 말했다.

그 사령관은 지금까지 이곳에 온 외국인도 없을뿐더러 이곳까지는 어떻게 재수좋게 왔지만 더 이상은 못 들어가니 그만 양곤으로 돌아가라며 점잖게 말했다.
난 그렇게 할 수는 없다..난 꼭 가봐야 한다..보내달라...며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그러자 그 사령관은 이야기 끝났다며 옆에서 서있던 부관을 불러 오늘은 늦었으니 시내의 게스트 하우스에 나를 데려다 주고 내일 아침 양곤으로 출발하는 버스표 끊어서 돌려보내라고 명령을 내리고 휙~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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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짜 여기서 끝이구나..
갑자기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명령을 받은 부관은 버스 차장을 불러서 내 물건을 가져오게 했다.그리고 버스 기사에게 왜 외국인을 태워서 시끄럽게 하느냐고 호통을 친다.
버스기사는 거듭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미안하다...

나 때문에 괜히 여러 미얀마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 같아서 정말 미안했다. 그러나 그 못된 오기가 발동했다.

여기서 이렇게 멈출 수는 없었다. 말로 해서 안 되면 행동을 해야지...

내 물건을 내려놓은 버스가 시동을 켜고 출발 하려고 하자 난 배낭을 내팽겨 치고 버스 앞바퀴 앞으로 뛰어들었다...그리고 바퀴앞에 발랑 누웠다.

나를 내려놓고는 절대 못 떠난다. 떠날려면 나를 깔고 가라며 눈을 감았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모든 미얀마사람들이 놀랬나보다.
버스안에 있던 승객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모두 내 주변으로 몰려들고
미얀마 군인들은 정말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래...쓰바...한국사람이 얼마나 독종인데 나도 한국인이다.


안되면 되게 하라....


계속.......
3 Comments
미얀마 2005.03.19 09:28  
  완전히 존경 자체입니다. 저라면 도저히 못합니다.
저는 1997년도에 북동부의 중국 국경쪽에 갔다 왔는데 때도 검문이 심했습니다.
good 2005.08.18 17:51  
  독종=X 근성=O
처음은 수필 그다음은 기행문 이제는 거이 액션이네요
저두 존경이여.....
핫산 2009.05.30 18:30  
손에 땀이날듯한 긴장감속에 읽느라 오줌 마려워도 화장실도 못가고...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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