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2.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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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2. 하와이

하로동선 2 1026

- 다이아몬드 헤드 -

 

8개의 유인도와 124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하와이 제도는 심해저 평원에서 느닷없이 폭발한 해저화산에 의해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동태평양 중앙 해령의 동쪽에 위치한 까닭에 해저 확장에 의해 가장 동쪽으로 밀려난 빅 아일랜드(하와이)가 가장 오래된 섬이며, 마우이(Maui), 카호올라웨(Kahoolawe), 라나이(Lanai), 몰로카이(Molokai), 오아후(Oahu), 카우아이(Kauai)에 이어 니이하우(Niihau)가 가장 최근에 만들어졌다. 이들 중 호놀룰루가 있는 섬은 ‘오아후’이다.

2015년 12월 1일(화). 오전의 행선지는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이다. 이동하는 방법 중 가장 저렴한 방법은 The Bus를 타는 것이다.

 

179-1) The Bus-수정.jpg

요금은 어른 2.5불, 어린이 1.5불. 환승할 때는 버스표를 내면 된다. 그러면 기사는 버스표의 아랫부분을 잘라낸 다음 승객에게 돌려준다. 환승은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이 아니라, 표에 적혀있는 시간 안에서만 가능하다. (저 표의 경우는 오전 11시 45분 까지)


179-2) 버스표-수정.jpg

버스 안에서는 안내방송도 나오고 문자도 뜨기 때문에 내려야 할 곳을 놓치기는 어렵다. 2번 버스를 타고 해변을 벗어나 카피올라니 전문대학(Kapiolani Community College)에서 하차. 사람들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다이아몬드 헤드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179-3) 이정표-수정.jpg

조금 가파른 길을 오르면 이윽고 터널. 드디어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179-4) 터널-수정.jpg

시내버스를 타고 오지 않았다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트롤리버스를 타면 분화구 안까지 들어올 수 있다.


179-5) 트롤리-수정.jpg

이윽고 나타난 방문자센터. 여기서는 다이아몬드 헤드에 대한 자료도 구하고,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헤드 입장료는 1불.


179-6) 비지터센터-수정.jpg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현판.


179-7) 가족-수정.jpg

이제부터는 트레일이다. 이렇게 잘 닦인 도로를 따라 호젓하게 걷는 것이다.


179-8) 트레일-수정.jpg

고도가 높아지면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것을 등산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179-9) 트레일-수정.jpg

한번 더 터널을 지나고 나면 가파른 계단이 나온다. 마지막 고비이다.


179-10) 계단-수정.jpg

마침내 눈앞에 펼쳐진 태평양의 장대함.


179-11) 바다-수정.jpg

바다 경치도 좋지만, 이곳에 오르면 다이아몬드 헤드가 한 눈에 들어오며, 이곳이 화산이 폭발했던 분화구임을 알 수 있다. 화산 폭발은 20만년 전에 있었으며, 최근 15만년 내에 화산활동이 없었던 사화산이다. 정상부에서는 화산분출물이 날아가면서, 일부가 붕괴된 <칼데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백두산 천지 또는 울릉도와 같은 지형이다. 참고로 한라산 백록담이나 산굼부리는 칼데라가 아니라 그냥 화구이다.


179-12) 분화구-수정.jpg

1887년. 미국은 하와이왕국으로부터 이곳을 해군기지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으며, 이후 미국 해군의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진주만에 건설된다. 이에 따라 곳곳에 망루가 건설되었는데, 지금도 당시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179-13) 포대-수정.jpg

- 점심식사 -

 

다이아몬드 헤드에서 내려와서 해변도로로 나왔다. Kalakaua Ave를 따라 걸으면 자연스럽게 해변도로가 된다.


179-14) 거리-수정.jpg

점심식사는 Cheese Burger in Paradise에서 했다. 비치로드에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음식점으로 지난 신혼여행 때도 이곳에서 식사를 했었다.


179-15) Cheese Burger in Paradise-수정.jpg

이 집의 간판음식인 치즈버거.


179-16) 버거-수정.jpg

열대과일이 든 칵테일.


179-17) 칵테일-수정.jpg

점심을 먹고 밖에 나와서 걷는데, 이런 호텔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하얏트 리젠시(Hyatt Regency). 와이키키 해변을 내려다보는 자태가 두드러진다. 나중에 이곳에 또 올 수 있다면 저곳에서 묵고 싶다. (실제로는 4성급 호텔이고, 성수기 1박 요금은 25만원 내외이므로, 고급이 아니고 무난한 편이다.)


179-18) Hayat Regency-수정.jpg

- 해수욕 -

 

하와이에 왔다면 와이키키 바닷물에 몸은 담궈봐야 한다. 와이키키 해변을 보면, 바닷물이야 어디나 비슷하다고 해도 주변 경관과 해변이 아주 잘 어울린다.


179-19) Waikiki-수정.jpg

다른 방향에서 본 해변.


179-20) Waikiki-수정.jpg

나도 물속에 들어가서 인증샷을 찍었다.


179-21) 나-수정.jpg

- 시내관광 -

 

나는 기본적으로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바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낚시와 해수욕인데, 해수욕은 한 두시간이면 충분하고, 낚시는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즐거움을 모르겠다. 물고기 때문이라면 시장에 가서 사다 먹은 편이 나을듯... 반면에 등산은 일반적으로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고, 돈도 적게 든다.

하여간 나는 다른 가족들은 바다에 남겨두고, 혼자서 시내관광에 나섰다. Kuhio Ave에서 시내버스 2번을 타고 향한 곳은 주청사.


179-22) 주청사-수정.jpg

주청사 앞에 있는 자유의 종(Liberty Bell). 1950년 7월 4일에 하와이 주정부에 기증되었다. 미국에는 대체로 동네마다 이런 비슷한 것들이 있다. 그만큼 이들에게 자유는 소중한 가치를 갖는다. 이들의 조상들이 영국군과 싸워 쟁취한 것도, 내전까지 겪으며 지키려고 했던 것도, 사실은 <자유>이다. 오늘날에는 세계의 경찰 역을 자임하며, 전 세계의 전쟁터를 누비는데, 그것도 이들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물론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대체로 폄하할 의도를 가지고“그건 니들의 국익 때문이야!”라고 주장하기도 한다만, 국가건 개인이건 간에 어차피 모두 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나?


179-23) 자유의 종-수정.jpg

반면에 난 이런 것은 싫다.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왕이었던 릴리우오칼라니(Liliuokalani) 여왕의 동상. 자기들끼리 잘 살고 있던 하와이 왕국을 힘으로 무너뜨린 자들이 미국인데, 그런 주제에 이들을 위해 동상을 세워주는 행위는 정말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것 말고도 호놀룰루 여기저기에는 하와이 왕국과 관련된 동상들이 즐비해서 하는 말이다.


179-24) Lili Uokalani-수정.jpg

주청사의 내부에도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 이유는? 모른다. 다만 문이 모두 잠겨 있었다. 그 다음에 내가 향한 곳은 이올라니 궁전(Iolani Palace). 이곳은 1882년부터 1893년까지 칼라카우아 왕과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이 거주했던 공간이고, 이후에는 현재의 주청사가 세워지기 전까지 주청사로 사용되었다.


179-25) 이올라니궁전-수정.jpg

유럽 건축물의 영향을 받아 아주 멋지게 지어졌는데, 들어가려면 옆에 있는 Hale Koa에 가서 표를 구입해야 한다. 입장료는 14.75달러. 그런데 지금은 해가 점점 기울고 있어서 내부를 볼 시간이 없다. 궁전을 지나 걸어 나오면 법원(Aliiolani Hale)이 나온다. 1874년에 4년의 공사 끝에 완공되었다. 법원 앞에는 동상이 서 있는데, 주인공은 카메하메하 대왕(Kamehameha the Great)이다. 1810년. 카메하메하 대왕은 하와이제도를 통일하고, 하와이왕국의 초대 국왕으로 추대된, 하와이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다.


179-26) Kamehameha-수정.jpg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사법 역사박물관(Judiciary History Center)과 하와이 주 대법원이 있다. 저 대법원은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 공간이다.


179-27) Judiciary History Center-수정.jpg

179-28) 대법원-수정.jpg

이외에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축물로는 워싱턴 궁전(Washinton Palace)이 있다. 1840년대에 지어진 이 건물은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왕인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이 왕위에서 쫒겨나서 가택연금된 곳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복잡한 사정이 있지만, 간단히 말하면 미국에 의해 타도된 것이다.


179-29) Washington Palace-수정.jpg

또한, 1862년에 건축된 성 앤드류 대성당(Cathedral Church of Saint Andrew)도 범상치 않은 외관에서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179-30) 성 앤드류 성당-수정.jpg

사족

 

1) 1941년 12월 7일. 일본 해군이 보유한 1,800대의 항공기들은 새벽에 진주만을 전격적으로 공습한다. 마침 일요일이라 단잠에 빠져 있던, 일본군의 공격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미해군 태평양 함대는 진주만 공습에 의해 완전히 괴멸된다. 작전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2) 일본은 심심해서 미국에 싸움을 건 것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진주만 공습을 일컬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고 표현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장군들이 전쟁을 수행할 때 그렇게 생각 없이 하겠는가? 일단 당시에 미국은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태평양 상에서 일본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해군을 동원하여 해상을 봉쇄하고 있었다. 이 때 미국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함께 연합국의 일원이다. 이들 국가가 나중에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 된다. 그리고 이들은 2차 대전의 승전국이며, 해마다 승전기념행사를 한다. 하여간 그 결과로, 일본군은 보급품의 안정적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일본군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발본색원할 필요가 있었으며, 따라서 미해군의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있는 진주만을 공습하였다.

 

3) 진주만 공습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태평양 상에서 일본군 보급선을 공격하던 미군이 사라지자 일본군은 아주 안정적으로 전쟁을 수행하여 1942년 7월에는 사할린 남부, 만주, 중국 동부 해안 및 내륙, 인도차이나, 미얀마, 인도네시아, 파푸아 뉴기니에 이르는 전선을 확보하고, 서쪽으로는 당시 영국 식민지인 인도, 남쪽으로는 호주 북부지방, 동쪽으로는 미드웨이제도와 알류산 열도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일본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었던 이유는 당시 일본의 인구와 경제력으로는, 조선의 인구와 경제력을 포함한다 해도, 이렇게 넓은 전선을 유지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당시에 일본군의 숫자는 군속을 포함해서 6백만명이 넘었다. 이는 현재 한국군의 10배이다. 또한 진주만 공습에 동원한 일본 해군 항공기의 수는 2015년 현재 한국 공군이 보유한 항공기 수의 4배이다.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전쟁을 계속해서 수행하겠는가?

2 Comments
마순이 2017.01.28 20:50  
생생한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
하로동선 2017.02.06 16:5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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