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일동안의 가을방학 -6- 꼬따오에서의 스쿠버 다이빙 2
세번째 다이빙 포인트는 재패니스 가든.
수심은 13.2미터, 25분동안 입수했다.
그래도 둘째날이라고 첫째날보단 동작이 꽤 자연스러워졌다.
물속 시야도 전날보다 맑았고, 무엇보다 기뻤던 건 그전날 죽어라 되지않았던
다리 쭉 펴고 물장구치기가 드디어 되었다는 것!!
전날은 자꾸만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몇만년을 거쳐 생성되었다는 산호를 부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는데 말이다.
일행이었던 K형은 에이스였지만, 나는 그닥 모범생이 아니었기에 강사분의 이런저런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실력이 일취월장한다며 자화자찬하면서 즐겁게 다이빙을 즐겼다.
세번째 다이빙이 가장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다이빙이었기에 바닷속 이모저모를 즐기며 관찰할 수 있었다.
산호초, 말미잘, 색색깔의 열대어들.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전 나의 로망은 문어를 보는 것이었으나
문어는 커녕 오징어조차 보지 못한 게 아쉽다면 아쉬울 따름.
더군다나 꼬따오의 재패니스 가든을 구글링해보니 문어사진이 뜨는 것이 아닌가!!
수중사진을 신청하지 않은 관계로 내 사진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
그땐 한푼이라도 경비를 절약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엉뚱한 곳에는 돈을 낭비한 것 같아서.
일행 C의 수중사진. 수중 동영상에 조금이라도 무임승차해볼 요량으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C 옆으로 들이대다 물밖에서 결국 강사분에게 한마디 듣고말았다.
물밖으로 나와서는 배로 올라가지 않은 채, 수면에서 기력없는 버디(동료 다이버)를 부축한 채 헤엄치는 법에 대해서 배웠는데, 수영을 하지못하는 나로써는 아무리 자세를 취하려 해도 자세가 나오질 않았다.
그 상황에서 강사는 왜 설명대로 하지않느냐고 소리를 치고, 업되있던 기분이 한순간에 다운되던 순간이었다.
어여 수영을 배워야 할텐데 말이다.
배에 승선하고 다음 포인트로 이동하며 쨈이 발라진 쿠키와 물, 과일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지만
물속에서 화가 났던 기분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쌤과의 영혼없는 몇마디를 주고받곤,
대놓고 티는 안냈지만 같이 있으면 더 기분이 부대낄 것만 같아서 혼자 1층 갑판으로 내려와 화를 삭혔다.
몇분 지나지 않아 괜찮냐며 내려온 C누나.
속에 있던 불만 혹은 서운함들을 가감없이 쏟아내고 나니 기분이 한결 풀렸다.
1살 터울이라도 역시 누난 누나구나, 싶었던 순간.
물론 여동생이었다 해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것은 똑같았겠지만 하하.
그리고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향한 오픈워터 마지막 다이빙 포인트, 망고 베이.
9.2미터 수심에 48분간의 입수.
이번엔 바다속 모래바닥에 앉거나 서서, 수경을 벗고 다시 착용하여 물을 빼는 법과 비상시 상대방의 장비에서 공기를 나눠마시는 법 등을 시험했다.
수중 나침반을 이용해 방향을 잡는 법 또한.
그리고 물밖으로.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박수를 치고 물장난을 하면서 오픈워터 취득을 서로 자축했다.
은근히 체력이 소모되었던 오픈워터 과정.
이제 자유의 몸(?)이 된 우리는 내일이면 떠날 일행 C의 송별회 겸 밤거리로 나섰다.
망고스틴이 무척이나 먹고싶었는데 철이 지나 가는 곳마다 팔지않아 못 먹은 것이 이번여행의 한.
(도시의 대형마트에 가면 사시사철 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이미 귀국한 뒤.)
망고와 용과를 구입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과일가게 아저씨는 망고를 썰어달랬더니 추가금을 요구한 뒤, 매우 느린 속도로 망고를 잘라주었다.
수키 부페.
해물, 각종 불고기, 두부와 면, 야채 등등.
아래는 샤브샤브, 위는 구이용인 구조. 냄비가 작아 감질나긴 했지만 시꺼멓게 탈때까지 우리는 양껏 먹고 마셨다.
중간에 정전이 되는 바람에 선풍기도 꺼져 급 더워졌으나, 촛불을 밝힌 분위기를 살려 송별회 인터뷰(?) 동영상을 찍기도 하였다.
그리고 2차는 쌩솜버킷을 먹으러 해변 끝자락으로.
가는 길에 해변을 바라보는 그네에서 사진도 찍고, 해변 바 스피커로 울려퍼지는 레게음악에 몸도 들썩이며.
술취한 사람은 바다로 고꾸라질 듯, 좁은 폭의 나무다리를 건너 간 그곳에서
우리는 노천 바가 문을 닫을때까지 떠들고 또 마셨다.
*원래 다이빙 후 수면밖으로 나갈때는 속도를 천천히 하여 수면위를 달리고 있을지도 모를 배들과의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4번째 다이빙 후 수면으로 향할 때 급하게 올라가다 아차, 싶어서 속도를 늦춘 후 상승하여
'음. 그래도 안까먹고 제대로 했다!'며 좋아하고 있었으나 여지없이 매의 눈의 쌤에게 걸려 벌금은 맥주 한병.
함께 걸린 C가 숙소로 오자마자 맥주를 전달하였다기에 나도 '음, 난 며칠 있다 갈테니 내일 드려야지.'하고 있다가 결국 그냥 오고말았다.
다음에 꼬따오를 찾는다면 그땐 세븐일레븐에서 차가운 비어 씽 큰거 봉다리에 담아가야겠다 ^^;;
*일행들은 먼저 잠이 들고, 나는 왠지 아쉬워서 해변의 클럽음악 요란한 작은 바에서 맥주 한병을 더 청했다.
그후로도 느낀 점이지만, 이곳엔 미얀마에서 넘어온 노동자들이 많았다.
그후로도 느낀 점이지만, 이곳엔 미얀마에서 넘어온 노동자들이 많았다.
친근함의 표시로 간단한 태국어를 종종 구사하곤 하였는데 고개를 갸우뚱거리기에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으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대답은 "I'm from bur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