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의 태국 여행을 마치며
비행기표 살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갔다 와도 되나...
귀국날 같은 건 임의로 정해놓은 거고 절대로 오지 않을 날짜 같았죠.
결국엔 귀국일이 다가왔어요...
그런 건 안 올 줄 알았는데 흑흑 ㅠ
많은 분들이 어우 오래 여행하시네요 하셨는데.. 저한테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어요 ㅠ
한 5년만에 태국에 왔는데요.
그 전과는 정말 다른 엄청 스팩타클한 여행을 많이 한 거 같아요. 뿌듯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결론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거죠 뭐 ㅎ
인천에서 비행기 탈 때만 해도 신나고
방콕 들어와서 해야할 것들을 어렴풋이 계획했어요. 역시 어떤 여행이든 비행기 탈 때 까지가 젤 신나는 것 같아요 ㅋㅋ
긍데 수완나폼 도착해서부터 정말 익사이팅 했었네요. 오자마자 심카드부터 교체하고 그때 만났던 한국분과... 48시간을 잠 못자고 놀았어요 ㅎㅎ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ㅋㅋㅋ
그때부터 계획따윈 어그러져 비틀어지고 베베꼬여 한참을 돌아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 덕분에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곳을 여행 했어요.
어떻게 보면 잘 된 일이었어요. 덕분에 사람들도 많이 만났거든요. 특히 한국분들.
솔직히 전에는 주로 태국 친구들이나 혼자 놀았고 한국분들과 어울리기를 피했어요. 어뜬 분이 너가 서양애들한테 웃으며 얘기하는 것 처럼 한국사람에게도 그런 적 있냐는 얘기하셔서 띵~ 깨우침을 받았달까요?
많은 편견과 선입견들이 저를 가로막고 가두었던 것 같습니다. 나름 그것들을 깨려고 많이 만나보려 했어요. 덕분에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고 나쁜 놈들도 만났고요 ㅋㅋㅋ
그래도 아직 깨야 할 편견과 선입견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하나하나 깨야 할 숙제같네요. ㅎ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요. 정말 즐거웠던 곳도 많고 마음의 고향같은 곳도 만나고
진짜 우울해서 많이 걷고 많이 울었던 곳도 있었네요.
재미있는 건 같은 곳을 두번 이상 간 적이 있는데 모두 180도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한번은 너무 좋아서 다시 갔더니 너무 우울했고 반대로 너무 우울했던 곳이지만 다시 가니 정말 즐거운 곳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가장 좋았던 곳도 가장 나빴던 곳도 유달리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 각각의 좋은 추억과 나쁜 기억이 공존해서.. 이건 참 사람 사는거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행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아주 극명하게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제 짧은 생각이지만 그 사람 라이프 스타일이 그 사람의 여행스타일에서 베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의 대해 많이 배우게도 되고 저 자신도 돌아보게 합니다.
저는 어차피 계획이란 공항에서 버려졌고 가다가 맘에들면 머물고 힘들면 조금씩 가고 그랬어요. 그래도 뿌듯한 건 제가 주로 가는 데만 가는 스타일이었는데 요번엔 안 가본 곳을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태국은 몇번 왔었고 돈도 익숙하고 말 또한 주서들은 게 있어서 아주 만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처음 도착한 도시에선 멘붕을 면치 못했어요 ㅎㅎ
여긴 누구? 나는 어디?
이러면서 엄청 어리버리 떨면서 두리번 두리번~ 자존심에 지도나 여행책 같은 건 또 안챙기고 다니고 여행자 주제에 바가지는 또 안 쓰려고 안간힘을 썼네요 ㅋㅋ
그래도 재밌는 건 첫날 그렇게 어리버리 떨다 곧 익숙해져서 동네처럼 활보하고 다니고 안되는 태국어로 블라블라 했어요 ㅎㅎ
제가 다녔던 곳의 느낌을 적어보고 싶은데요. 너무 스크롤 압박 받으시지 마시길... ㅋㅋ 그리고 매우 주관적!
방콕
방콕은요 걍 방콕이예요 ㅋㅋ
저한테는 방콕이나 서울이나.. 대도시는 역시 인심 사납고 물가도 비싸요.
그래도 bts나 길에서 노인들과 아이, 여자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배려해주는 방콕사람들은 참 보기 좋더라구요. 서울보단 좀 더 여유있어 보였어요. 배우고 싶은 훈훈함이었습니다. ㅎ
코사멧
비치의자에 누워서 망고주스 하나 시켜놓고 음악 들으면서 바다를 바라보면요 하루가 다 가요. 그래도 심심하지 않아요.
영화를 틀어놓은 것 처럼 지나가는 사람들 바다에서 노는 사람들 사진찍는 사람들 구경하는게 참 재미있었어요.
그렇지만 혼자는 가지 마세요! 바닷가잖아요. 혼자가면 비참해 집니다. ㅜㅜ
다들 연인 친구 가족들끼리 와서 혼자는 외로울 꺼예요... 흑흑
치앙마이
전 방콕보다 치앙마이를 더 좋아했어요.
훨 조용하고 도시다운 편리함도 있으면서 깨끗하고 여유롭고... 했었는데... 이번에 가서 너무 실망했답니다. 중국인들이 많아지고 물가가 비싸지고 최악인 건 차가 많아져서 교통체증과 매연때문에 정이 뚝 떨어지더라구요. 더욱이 썽태우들이 참.. 야박해졌어요. 예전엔 네고도 잘 해주고 바가지도 거의 없었는데요.
치앙마인 더 이상 매력이 없어졌어요. ㅠ
치앙라이
몇년만인 건지 아주 오랫만에 다시 가게 된 곳인데.. 역시 오랫만에 가니까 어리버리 되더라구요. 그래도 조금씩 옛기억을 살려 숙소도 잘 찾고 시계탑도 잘 찾고.
역시 좋은 곳이예요. 태국에 산다면 치앙라이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적당히 편리하고 적당히 교통요지이고 중소도시의 매력이 있어요. 날씨도 물론 좋구요!
우돈타니
두번 갔는데요. 첨엔 숙소 정보도 별로 없어서 정말 이상한 곳에서 잤어요. 그리고 외로움 병이 와서 정말 우울했죠...
사람이 그리웠어요. 말이 그립고.. 따뜻함이 그리웠어요 흑흑 ㅠ
그런데 두번째 갔을 땐 숙소도 괜찮았고 야시장도 찾고 공원도 예쁘고 괜찮은 까페도 찾았어요. 혼자 정말 재밌게 다녔던 것 같아요. 도시답게 편리하고 지방이라 물가도 너무 싸고 사람들 인심도 좋아서 여기에서도 살고 싶지만... 죽도록 더워요 ㅠㅠ 39도 40까지 올라갔었요. 낮엔 사람들이 잘 안다녀요. 야시장이 크게 발달한 이유가 있더라구요. 4월엔 얼마나 더울 지 상상도 하기 싫으네요. 흑 ㅠ
라오스-비엔티엔
여기도 5-6년만에 가게 되었는데
엄청나게 도시처럼 변모한 비엔티엔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전엔 좀 태국 지방도시 같았는데 이젠 라오스의 수도답게 높은 빌딩이나 차가 많아졌어요.
그만큼 편리해지기도 했고 그만큼 물가가 오르고 인심도 전 같지 않죠.
비엔티엔에 친구가 있어서 운 좋게 연락이 되어 만나러 갔습니다. 좋은 친구도 만났고 메콩강 노을도 예쁘고 저녁때쯤 사람들이 나와 운동하고 가족끼리 나와 어울리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예쁘고 맛있는 까페도 많아서 커피만 마시는 제겐 천국이었답니다.
숙소 스탭들도 너무 귀여웠고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요.
그러나 두번 째 방문해서는 엄청 울고 왔어요. 메콩강도 거의 다 말라서 노을도 예쁘지 않고 전에 묵었던 숙소도 풀이라 다른 곳에서 자야했고 사람이 커피만 마시는 것도 아니고 참 달리 먹을 게 없었어요. 라오슨데 왜 라오스 음식이 없고 서양음식만 파는지... 아무튼 이런 상반된 느낌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에 빗대어 얘기하는 거랍니다. ㅎ
캄보디아-씨엠립
참 오래있었어요. 막상 앙코르왓은 하루에 다 보고 빈둥빈둥 딩구르르 하면서 거의 20일이나 있었어요. 심심한 덕에 가져 온 책도 요긴하게 다 읽고, 원래는 캄보디아 갈 생각이 없었는데 방콕에서 만난 한국분 때문에 갑자기 가게 되었는데 너무 많이 챙겨주시고 재밌게 해주셔서 그 동안 캄보디아에 가졌던 선입견 같은 걸 많이 해소 한 것 같아요.
그래도 너무 고생스럽게 들어가서 마음이 너덜너덜 걸레가 되었었죠. 너무 심하게 멘붕이 와서 도착해서 뚝뚝기사가 two dollars 했는데 투달러가 얼마냐고... ㅋㅋㅋ
깐짜나부리
방콕 셧다운 피해 가려던 곳인데 씨엠립에 가게되어서 한참을 있다 가게 되었는데 여행지로 딱 좋은 곳 같아요.
방콕에서 가깝고 주변에 구경거리 많고 즐길것들이 참 많아요. 전 청개구리라 유명한 곳은 안 가겠다 하고 레어템같은 힌닷 온천만 다녀왔는데 참 좋았어요. 에라완 안 가본 것도 후회되고 바보같이.., 담에 또 갈꺼예요. 그리고 유명하고 재미난 곳 다 갈래요 ㅋㅋㅋ
아유타야
유적지나 박물관 보다는 시장이나 마트 같은 곳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제가 이 유서깊은 도시에서 1주일이나 있었네요 ㅎ
그래도 유적지는 뭐 하루에 다 훑어보고 마침 차이니스 뉴이어 행사로 길 막고 야시장 형성된 곳에서 매일 신나게 구경하고 먹고 했어요. 그거 끝나니까 재미없어서 떠났죠 ㅋㅋㅋ
참 알차게 구경하고 놀다 너무 심심해서 기차역에서 중국 여자애 호객해서 숙소 데려오고 ㅋㅋㅋ
재미있었지만 너무 더워요. 아유타야도 방콕에서 가깝고 물가도 싸고 중소도시 답게 편리하지만 더워서 못 살아요 ㅠㅠ
걍 더운게 아니라 뜨거운 정도니까... 여기도 4월 날씨는 상상하기 싫어요. ㅎ
수코타이
어쩌다 유적 도시로 또 가게되었는데
여긴 뭐 이틀정도만 지내서...
역사공원에서 자전거 타면서 시간 보내기 참 좋았어요. 음악들으면서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는데 공원을 참 잘 만들어 놓아서 위험하지도 않고 자전거로 공원을 몇바퀴를 돌았는지... ㅎㅎ
마치 호주 멜번에서 갔던 공원처럼 참 예쁘고 불상들이 이국적인 멋을 더했어요. 가기전엔 입장료가 비싸다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아깝지 않았어요. 가볼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콘캔
여기도 두번 갔는데... 첨엔 정말 즐겁고 행복한 곳이었고 두번째는 우울하고 최악의 도시가 되었었요. ㅎㅎ
사실 최악까진 아닌데 개인적인 경험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마 외로움병이 도졌었던 것 같아요. 좋은 도시예요. 크고 편리하고 물가도 싼... 미터 택시를 방콕 이외에 도시에서 첨 봤어요 ㅋㅋ
치앙칸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씨엠립 이후로 가장 오래 머문 곳인데..
인심 좋고 물가도 좋고 동네도 예쁘고 메콩강은 훌륭해요! 항상 5시쯤 음악 들으며 강따라 자전거를 탔는데... 여기서 마음의 병을 많이 고쳤어요 ㅋㅋ 정말 힐링이란 걸 받은 거 같아요. 그냥 강인데.. 그냥 시골 마을이고 강따라 난 길로 안 깨끗하고 물도 안 깨끗하고 노을도 강넘어 지는 게 아니라 서쪽 산 넘어 지는데... 그게 다 여기 모습이고 그 자체가 좋았어요.
사람들도 어찌나 착한지... 마이뺀라이가 괜찮다는 태국어 인데 여기서 그 말을 그렇게 많이 쓰게 될 줄 몰랐네요. 어찌나 동네 사람들이 사심없이 구경시켜주겠다 차 태워주겠다 이것저것 먹어봐라 하는지...
사실 첨엔 거절을 잘 못하겠어서 부담이 될 정도였어요.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아줌마 조차 너무 잘해주시고 친절하셔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친절이 말이 될까 싶었어요.. 어디까지가 돈과 결부된 친절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 바라는 건지... 아무튼 대도시에서 자란 저에게 이런 친절함이란 게 외려 부담이 좀 됐었죠.
그치만 사람 나름인 것 같아요. 관계 나름이고요. 여기서도 인심 사나운 사람도 있고 정 같은 거 없이 매우 쿨한 사람도 있고... 그냥 케바케 ㅋㅋㅋ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또 워낙 유명한 주말관광지라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가서인지 몰라도.. 대체로 떠남에 대해 쿨한 것도 같아요.
저한테 이별이란 장소든 사람이든 언제나 쉽지 않거든요. 연습한다고 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항상 힘들어요...
떠나는 입장이었을 때도 어렵고
남는 입장이었을 때도 어렵고
헤어지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아직 전..
태국이란 나라가 워낙 크고 관광지가 많아서 아직 새발의 피 만큼밖에 안 가봤네요. 특히 남부쪽은 가본 곳이 많이 없어요. 혼자 바닷가는 안 가고 싶어요 흑흑 ㅠ
만남이 있음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음 만남이 있다니...
뭐 그런말로 애써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죠. 언젠간 아니면 곧.. (사람 앞일이야 모르는 거니) 돌아 올겁니다.
여기서 타로점을 봤는데요,
제가 전생에 태국 남자였대요 ㅋㅋㅋㅋ
그리고 여자랑 약속했다네요 ㅋㅋ
이생에는 제가 여자로 걔가 남자로 태어났는데 이 남자가 좀 게을러서 제가 찾으러 가야 한답니다 ㅎㅎ
꼭 태국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시아인이고 다크스킨에 덩치 좀 크고 아티스트라네요 ㅋㅋㅋ
대체 어디로 어떻게 찾으러 가야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제 운명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약속했으니 만나야죠!
어쩐지 태국만 자꾸 오고 싶고 음식도 잘 맞고 우선 태국오면 마음이 너무 편했어요. 굳이 아시아 다른 데도 아니고 태국으로만 온 이유가 있었나봐요 ㅎㅎ
태국은 저의 제2의 고향입니다.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진 않았지만
언제나 고향처럼 지쳐 돌아오는 저를 따뜻하게 품어주고 때론 호되게 혼내주고 하네요. 엄마 품 같이 언제든,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게 되는 곳이예요.
그리고 운명의 남자도 찾아야 하고.. ㅋㅋ
귀국날 같은 건 임의로 정해놓은 거고 절대로 오지 않을 날짜 같았죠.
결국엔 귀국일이 다가왔어요...
그런 건 안 올 줄 알았는데 흑흑 ㅠ
많은 분들이 어우 오래 여행하시네요 하셨는데.. 저한테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어요 ㅠ
한 5년만에 태국에 왔는데요.
그 전과는 정말 다른 엄청 스팩타클한 여행을 많이 한 거 같아요. 뿌듯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결론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거죠 뭐 ㅎ
인천에서 비행기 탈 때만 해도 신나고
방콕 들어와서 해야할 것들을 어렴풋이 계획했어요. 역시 어떤 여행이든 비행기 탈 때 까지가 젤 신나는 것 같아요 ㅋㅋ
긍데 수완나폼 도착해서부터 정말 익사이팅 했었네요. 오자마자 심카드부터 교체하고 그때 만났던 한국분과... 48시간을 잠 못자고 놀았어요 ㅎㅎ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ㅋㅋㅋ
그때부터 계획따윈 어그러져 비틀어지고 베베꼬여 한참을 돌아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 덕분에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곳을 여행 했어요.
어떻게 보면 잘 된 일이었어요. 덕분에 사람들도 많이 만났거든요. 특히 한국분들.
솔직히 전에는 주로 태국 친구들이나 혼자 놀았고 한국분들과 어울리기를 피했어요. 어뜬 분이 너가 서양애들한테 웃으며 얘기하는 것 처럼 한국사람에게도 그런 적 있냐는 얘기하셔서 띵~ 깨우침을 받았달까요?
많은 편견과 선입견들이 저를 가로막고 가두었던 것 같습니다. 나름 그것들을 깨려고 많이 만나보려 했어요. 덕분에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고 나쁜 놈들도 만났고요 ㅋㅋㅋ
그래도 아직 깨야 할 편견과 선입견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하나하나 깨야 할 숙제같네요. ㅎ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요. 정말 즐거웠던 곳도 많고 마음의 고향같은 곳도 만나고
진짜 우울해서 많이 걷고 많이 울었던 곳도 있었네요.
재미있는 건 같은 곳을 두번 이상 간 적이 있는데 모두 180도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한번은 너무 좋아서 다시 갔더니 너무 우울했고 반대로 너무 우울했던 곳이지만 다시 가니 정말 즐거운 곳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가장 좋았던 곳도 가장 나빴던 곳도 유달리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 각각의 좋은 추억과 나쁜 기억이 공존해서.. 이건 참 사람 사는거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행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아주 극명하게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제 짧은 생각이지만 그 사람 라이프 스타일이 그 사람의 여행스타일에서 베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의 대해 많이 배우게도 되고 저 자신도 돌아보게 합니다.
저는 어차피 계획이란 공항에서 버려졌고 가다가 맘에들면 머물고 힘들면 조금씩 가고 그랬어요. 그래도 뿌듯한 건 제가 주로 가는 데만 가는 스타일이었는데 요번엔 안 가본 곳을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태국은 몇번 왔었고 돈도 익숙하고 말 또한 주서들은 게 있어서 아주 만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처음 도착한 도시에선 멘붕을 면치 못했어요 ㅎㅎ
여긴 누구? 나는 어디?
이러면서 엄청 어리버리 떨면서 두리번 두리번~ 자존심에 지도나 여행책 같은 건 또 안챙기고 다니고 여행자 주제에 바가지는 또 안 쓰려고 안간힘을 썼네요 ㅋㅋ
그래도 재밌는 건 첫날 그렇게 어리버리 떨다 곧 익숙해져서 동네처럼 활보하고 다니고 안되는 태국어로 블라블라 했어요 ㅎㅎ
제가 다녔던 곳의 느낌을 적어보고 싶은데요. 너무 스크롤 압박 받으시지 마시길... ㅋㅋ 그리고 매우 주관적!
방콕
방콕은요 걍 방콕이예요 ㅋㅋ
저한테는 방콕이나 서울이나.. 대도시는 역시 인심 사납고 물가도 비싸요.
그래도 bts나 길에서 노인들과 아이, 여자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배려해주는 방콕사람들은 참 보기 좋더라구요. 서울보단 좀 더 여유있어 보였어요. 배우고 싶은 훈훈함이었습니다. ㅎ
코사멧
비치의자에 누워서 망고주스 하나 시켜놓고 음악 들으면서 바다를 바라보면요 하루가 다 가요. 그래도 심심하지 않아요.
영화를 틀어놓은 것 처럼 지나가는 사람들 바다에서 노는 사람들 사진찍는 사람들 구경하는게 참 재미있었어요.
그렇지만 혼자는 가지 마세요! 바닷가잖아요. 혼자가면 비참해 집니다. ㅜㅜ
다들 연인 친구 가족들끼리 와서 혼자는 외로울 꺼예요... 흑흑
치앙마이
전 방콕보다 치앙마이를 더 좋아했어요.
훨 조용하고 도시다운 편리함도 있으면서 깨끗하고 여유롭고... 했었는데... 이번에 가서 너무 실망했답니다. 중국인들이 많아지고 물가가 비싸지고 최악인 건 차가 많아져서 교통체증과 매연때문에 정이 뚝 떨어지더라구요. 더욱이 썽태우들이 참.. 야박해졌어요. 예전엔 네고도 잘 해주고 바가지도 거의 없었는데요.
치앙마인 더 이상 매력이 없어졌어요. ㅠ
치앙라이
몇년만인 건지 아주 오랫만에 다시 가게 된 곳인데.. 역시 오랫만에 가니까 어리버리 되더라구요. 그래도 조금씩 옛기억을 살려 숙소도 잘 찾고 시계탑도 잘 찾고.
역시 좋은 곳이예요. 태국에 산다면 치앙라이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적당히 편리하고 적당히 교통요지이고 중소도시의 매력이 있어요. 날씨도 물론 좋구요!
우돈타니
두번 갔는데요. 첨엔 숙소 정보도 별로 없어서 정말 이상한 곳에서 잤어요. 그리고 외로움 병이 와서 정말 우울했죠...
사람이 그리웠어요. 말이 그립고.. 따뜻함이 그리웠어요 흑흑 ㅠ
그런데 두번째 갔을 땐 숙소도 괜찮았고 야시장도 찾고 공원도 예쁘고 괜찮은 까페도 찾았어요. 혼자 정말 재밌게 다녔던 것 같아요. 도시답게 편리하고 지방이라 물가도 너무 싸고 사람들 인심도 좋아서 여기에서도 살고 싶지만... 죽도록 더워요 ㅠㅠ 39도 40까지 올라갔었요. 낮엔 사람들이 잘 안다녀요. 야시장이 크게 발달한 이유가 있더라구요. 4월엔 얼마나 더울 지 상상도 하기 싫으네요. 흑 ㅠ
라오스-비엔티엔
여기도 5-6년만에 가게 되었는데
엄청나게 도시처럼 변모한 비엔티엔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전엔 좀 태국 지방도시 같았는데 이젠 라오스의 수도답게 높은 빌딩이나 차가 많아졌어요.
그만큼 편리해지기도 했고 그만큼 물가가 오르고 인심도 전 같지 않죠.
비엔티엔에 친구가 있어서 운 좋게 연락이 되어 만나러 갔습니다. 좋은 친구도 만났고 메콩강 노을도 예쁘고 저녁때쯤 사람들이 나와 운동하고 가족끼리 나와 어울리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예쁘고 맛있는 까페도 많아서 커피만 마시는 제겐 천국이었답니다.
숙소 스탭들도 너무 귀여웠고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요.
그러나 두번 째 방문해서는 엄청 울고 왔어요. 메콩강도 거의 다 말라서 노을도 예쁘지 않고 전에 묵었던 숙소도 풀이라 다른 곳에서 자야했고 사람이 커피만 마시는 것도 아니고 참 달리 먹을 게 없었어요. 라오슨데 왜 라오스 음식이 없고 서양음식만 파는지... 아무튼 이런 상반된 느낌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에 빗대어 얘기하는 거랍니다. ㅎ
캄보디아-씨엠립
참 오래있었어요. 막상 앙코르왓은 하루에 다 보고 빈둥빈둥 딩구르르 하면서 거의 20일이나 있었어요. 심심한 덕에 가져 온 책도 요긴하게 다 읽고, 원래는 캄보디아 갈 생각이 없었는데 방콕에서 만난 한국분 때문에 갑자기 가게 되었는데 너무 많이 챙겨주시고 재밌게 해주셔서 그 동안 캄보디아에 가졌던 선입견 같은 걸 많이 해소 한 것 같아요.
그래도 너무 고생스럽게 들어가서 마음이 너덜너덜 걸레가 되었었죠. 너무 심하게 멘붕이 와서 도착해서 뚝뚝기사가 two dollars 했는데 투달러가 얼마냐고... ㅋㅋㅋ
깐짜나부리
방콕 셧다운 피해 가려던 곳인데 씨엠립에 가게되어서 한참을 있다 가게 되었는데 여행지로 딱 좋은 곳 같아요.
방콕에서 가깝고 주변에 구경거리 많고 즐길것들이 참 많아요. 전 청개구리라 유명한 곳은 안 가겠다 하고 레어템같은 힌닷 온천만 다녀왔는데 참 좋았어요. 에라완 안 가본 것도 후회되고 바보같이.., 담에 또 갈꺼예요. 그리고 유명하고 재미난 곳 다 갈래요 ㅋㅋㅋ
아유타야
유적지나 박물관 보다는 시장이나 마트 같은 곳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제가 이 유서깊은 도시에서 1주일이나 있었네요 ㅎ
그래도 유적지는 뭐 하루에 다 훑어보고 마침 차이니스 뉴이어 행사로 길 막고 야시장 형성된 곳에서 매일 신나게 구경하고 먹고 했어요. 그거 끝나니까 재미없어서 떠났죠 ㅋㅋㅋ
참 알차게 구경하고 놀다 너무 심심해서 기차역에서 중국 여자애 호객해서 숙소 데려오고 ㅋㅋㅋ
재미있었지만 너무 더워요. 아유타야도 방콕에서 가깝고 물가도 싸고 중소도시 답게 편리하지만 더워서 못 살아요 ㅠㅠ
걍 더운게 아니라 뜨거운 정도니까... 여기도 4월 날씨는 상상하기 싫어요. ㅎ
수코타이
어쩌다 유적 도시로 또 가게되었는데
여긴 뭐 이틀정도만 지내서...
역사공원에서 자전거 타면서 시간 보내기 참 좋았어요. 음악들으면서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는데 공원을 참 잘 만들어 놓아서 위험하지도 않고 자전거로 공원을 몇바퀴를 돌았는지... ㅎㅎ
마치 호주 멜번에서 갔던 공원처럼 참 예쁘고 불상들이 이국적인 멋을 더했어요. 가기전엔 입장료가 비싸다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아깝지 않았어요. 가볼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콘캔
여기도 두번 갔는데... 첨엔 정말 즐겁고 행복한 곳이었고 두번째는 우울하고 최악의 도시가 되었었요. ㅎㅎ
사실 최악까진 아닌데 개인적인 경험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마 외로움병이 도졌었던 것 같아요. 좋은 도시예요. 크고 편리하고 물가도 싼... 미터 택시를 방콕 이외에 도시에서 첨 봤어요 ㅋㅋ
치앙칸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씨엠립 이후로 가장 오래 머문 곳인데..
인심 좋고 물가도 좋고 동네도 예쁘고 메콩강은 훌륭해요! 항상 5시쯤 음악 들으며 강따라 자전거를 탔는데... 여기서 마음의 병을 많이 고쳤어요 ㅋㅋ 정말 힐링이란 걸 받은 거 같아요. 그냥 강인데.. 그냥 시골 마을이고 강따라 난 길로 안 깨끗하고 물도 안 깨끗하고 노을도 강넘어 지는 게 아니라 서쪽 산 넘어 지는데... 그게 다 여기 모습이고 그 자체가 좋았어요.
사람들도 어찌나 착한지... 마이뺀라이가 괜찮다는 태국어 인데 여기서 그 말을 그렇게 많이 쓰게 될 줄 몰랐네요. 어찌나 동네 사람들이 사심없이 구경시켜주겠다 차 태워주겠다 이것저것 먹어봐라 하는지...
사실 첨엔 거절을 잘 못하겠어서 부담이 될 정도였어요.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아줌마 조차 너무 잘해주시고 친절하셔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친절이 말이 될까 싶었어요.. 어디까지가 돈과 결부된 친절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 바라는 건지... 아무튼 대도시에서 자란 저에게 이런 친절함이란 게 외려 부담이 좀 됐었죠.
그치만 사람 나름인 것 같아요. 관계 나름이고요. 여기서도 인심 사나운 사람도 있고 정 같은 거 없이 매우 쿨한 사람도 있고... 그냥 케바케 ㅋㅋㅋ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또 워낙 유명한 주말관광지라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가서인지 몰라도.. 대체로 떠남에 대해 쿨한 것도 같아요.
저한테 이별이란 장소든 사람이든 언제나 쉽지 않거든요. 연습한다고 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항상 힘들어요...
떠나는 입장이었을 때도 어렵고
남는 입장이었을 때도 어렵고
헤어지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아직 전..
태국이란 나라가 워낙 크고 관광지가 많아서 아직 새발의 피 만큼밖에 안 가봤네요. 특히 남부쪽은 가본 곳이 많이 없어요. 혼자 바닷가는 안 가고 싶어요 흑흑 ㅠ
만남이 있음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음 만남이 있다니...
뭐 그런말로 애써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죠. 언젠간 아니면 곧.. (사람 앞일이야 모르는 거니) 돌아 올겁니다.
여기서 타로점을 봤는데요,
제가 전생에 태국 남자였대요 ㅋㅋㅋㅋ
그리고 여자랑 약속했다네요 ㅋㅋ
이생에는 제가 여자로 걔가 남자로 태어났는데 이 남자가 좀 게을러서 제가 찾으러 가야 한답니다 ㅎㅎ
꼭 태국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시아인이고 다크스킨에 덩치 좀 크고 아티스트라네요 ㅋㅋㅋ
대체 어디로 어떻게 찾으러 가야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제 운명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약속했으니 만나야죠!
어쩐지 태국만 자꾸 오고 싶고 음식도 잘 맞고 우선 태국오면 마음이 너무 편했어요. 굳이 아시아 다른 데도 아니고 태국으로만 온 이유가 있었나봐요 ㅎㅎ
태국은 저의 제2의 고향입니다.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진 않았지만
언제나 고향처럼 지쳐 돌아오는 저를 따뜻하게 품어주고 때론 호되게 혼내주고 하네요. 엄마 품 같이 언제든,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게 되는 곳이예요.
그리고 운명의 남자도 찾아야 하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