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뻬] 너란 섬~ 그런 섬! (2)
아싸~ 저 하늘 좀 봐봐!!!!
그 수많은 재수없음을 헤쳐 온 우리 부부에게 드디어 기적이 행해졌다.
홋카이도, 오키나와, 홍콩, 수마트라까지 태풍을 몰고 다니고 사막에 비를 내리는 기적을 행하는 우리 부부. 하지만 나름 기대를 걸며 핫 야이 날씨를 인터넷 검색으로 뒤져보기도 했었다. '구름 많음'으로 나오는 날씨에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너무 좋다... 그래 이거야!
수 많은 여행길에서 뭔가 찜찜했던 것은 이런 파아~~~란 날씨가 없었기 때문이야...
다들 너무 부럽겠지? 특히 2011년에 왔을 때 비바람에 고생했다는 '고구마'님도 ^^
반까스린2는 조식을 주지 않으므로 시차를 무시한 채 새벽 6시 전부터 일어나 부시럭대던 마눌의 치마자락을 잡고 집을 나선다.
"마마, 오늘 아침은 어디서 하실 예정이신지요~"
"어허~ 마당쇠 주제에 별걸 다 알려고 하는구나! 걱정말거라! 내 너에게 남국 바다가 어떠한지 친히 보여줄 것이니~홍홍홍"
어제 본 마운틴 리조트 앞 바다! 그게 파타야비치에 펼쳐져 있다.
어제 본 것은 꾸물꾸물한 날씨에 겨우 살아있는 쬐끄마한 에메랄드 바다였다면,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진 것은 거대하고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른 따뜻한 남국의 바다이다.
고렇게 넋을 잃고 보다 지나친 비치.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사람들이 자꾸만 나무 사이로 사라진다. 그리고 맛난 냄새, 고소한 커피향이 난다.
그렇다. 교묘하게 입구를 가린 채 비밀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찾아내고 만 것이다. 비밀의 카페를...
"마마! 소인이 이상한 카페를 찾아냈습니다요. 아마도 조기서 바다를 보시며 아침을 드시는 것은 어떨는지요?"
그렇게 들어가니 나무와 어우러진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가 우릴 반긴다.
파타야 비치 리뻬카페. 숙소도 함께 운영하는 듯 하며, 서양 아이들이 군데 군데 자리를 잡고 있다.
약간 비싼 듯한 조식이지만 그래도 둘이서 360밧에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마시며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에 마음을 뺏긴다.
황제의 아침을 즐기다 마눌은 비치베드에 누워 장기전으로 돌입하고, 1시간여 버티던 나는 이리저리 딩굴대다 결국 지지선언! 에라 모르겠다고 발맛사지 받으러 간다. 아침 10시에 맛사지 받아보기도 처음이다. 리뻬 맛사지 가격은 기본 300밧, 타이, 오일, 발맛사지 가격동일.
타이 갈때마다 맛사지는 하루 한번은 꼭 받고자 하는 나의 마음. (나이가 먹어감에 사지육신도 이곳저곳 주의신호를 보내고 있기에... 목 디스크 초기 증상은 언제 어디서나 불편함을 주기에 맛사지를 선호하지만...) 이번 리뻬여행에서는 이상하게 오일이나 타이 마사지보다 발맛사지를 원하게 되었다.
나조차도 신기하다고 느끼던 차에, 마지막 날 그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
바로 백사장 걷기의 피로때문이다. 리뻬의 내륙(?) 길은 시멘트나 흙길이지만, 내가 주로 오고가는 해변은 모두~~~ 모래다. 마지막 날 모래사장을 신나게 걷다 올라선 흙길의 편안함.
아~ 이래서 내가 발맛사지를 그렇게 시원해 한 것이구나! 싶다.
어제보다 훨 파래진 바다에 들어가 다시 한번 바다 속을 즐긴다.
참고로 리뻬에서 스쿠버다이빙은 손쉽게 가능하다.
가격은 펀다이빙 1회에 1,500밧이고, 오픈 워터가 13,000밧 정도.
하지만 우리가 있던 시기에 오픈워터를 9,900밧에 프로모션 하는 샵도 있었더랬다.
보통 13000-15000밧에 하는 것이니 진짜 싸게 나온 것이기는 하다. 건기에는 이쪽 바다가 좋지만 우기에는 꼬따오쪽 바다가 좋다.
어드밴스까지 한 터라 레스큐를 할까? 펀다이빙만 할까 하다가 걍 스노클링만 한다.
여기도 안다만이라 그런가 조수간만이 2-3미터는 나온다. 지금 위 사진처럼 보이는 곳도 물이 빠지면 바위 아래까지 걸어다닐 수 있는 깊이로 바뀐다.
어찌되었든 어느 비치든 수영 좀 하면 완만한 경사인 리뻬이기에 30-40미터 밖에서 2-3미터 수심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우리 부부의 베스트 기획샷!
셋째날부터 선셋 비치의 즐거움이 더해진다.
둘째날까지는 구름 가득한 날씨 때문에 선셋을 즐길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드뎌 셋째날 기대도 안하던 선셋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필핀 보라카이의 해몰이만큼은 아니지만 또 하나의 멋진 기억으로 남겨질 리뻬 선셋이다.
두 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은 우리 부부. 그 옆에 물이 빠진 바위 밑에 조렇게 서양아이들이 자리 잡고 있더라... 어째 포즈가...
조금씩 사람들이 실실 모이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리뻬 원주민들이 온다. 바구니를 들고, 하얀 천을 어깨에 메고...
가만히 보니 천이 아니라 그물이다...그렇다 여기서도 투망을 하여 고기를 잡는 것이다.
"음...어떡하지?... 나도 투망 한번 던져보고 싶은데...ㅠㅠ"
아쉽게도 이날 선셋은 바다위 구름에 가려 망했다.
그래도 좋다. 오늘 안되면 내일 보고, 또 안되면 모레 보면 되지 뭐...
오! 순간 포착!
고구마님이 언급한대로 조상이 같을 것으로 짐작되는 개들의 천국 리뻬에는 길거리 개들이 아닌,
모래위 개들이 진짜 많다. 방콕 등의 개들처럼 으르렁 대지도 않고 사람 잘 따르고, 잘 자는 순한 개들.
그런 개에게 물을 주는 착한 젊은 아해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하루종일 해변 같은 자리에서 이리저리 태우던 커플과 함께 놀던 개라고 생각되는데,
마지막 숙소로 돌아가는 커플이 남은 물을 개에게 선물하고 있다.
넙죽넙죽 잘 받아 먹는 개를 보니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듯...
개에게 물을 먹이는 남자! 그 것을 찍고 있는 여자! 이 모든 모습을 찍은 나! 내 뒤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마눌...! 마눌이 짱이다!!!
고렇게 다시 워킹 스트릿으로 돌아와 저녁 만찬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 저 사진처럼 쇼하며 짜이 파는 모습도 보고...( 이집은 짜이와 로띠가 유명하다. 로띠는 태국식이 아니라 말레식으로 얇디 얇은 피에 진짜 달게 요거 저거 섞어 먹는다. 아마도 로띠 하나 시키면 1천 칼로리는 충분히 넘을 것 같다)
태초에 마눌님의 말씀이 있으셨다.
"내 마음에 둔 것이 있는 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칵테일 한잔을 하는 것이니라"
"또 하나의 마음이 있으니, 그동안 돈을 아까워 하여 맘 편히 그러한 사치를 부리지 못햇느니라"
"그리하여 이번 리뻬에서는 친히 그 장소를 정하여 밤하늘과 칵테일을 즐길 것이나 너는 그리 알도록 하여라~" 고 하셨다.
그리하여 오늘이 그 날임을 짐작한 마당쇠가 이리저리 알아보며 밤 마실로 마느님을 모시니...
하늘엔 별이 쪼금 반짝이고...(역시나 3천미터 고원에서의 별이 제일이다) 뒤에서는 스피커에서 레게 음악이 쿵쾅거리시고, 옆에서는 불쇼가 화끈거리시는데...
마느님은 마가리타 한잔, 나는 버킷 한 바구니를 드시며 여유를 한껏 즐긴다. 그런데...
마느님은 역시나 '나는 시차적응이라는 것을 모르니라'며 10시되기 전에 집에 가자고 한다.
이궁~~~
요기가 반까스린 2. 저런 모양의 숙소가 이어진다.
드뎌 넷째날 아침.
옴마! 옴마!
확실히 틀리지 않나? 그동안 본 리뻬는 걍 리뻬 였다.
오늘이 진짜 상 리뻬(?)이다. 요따우 바다를 보려고 우리가 27시간, 11차례나 갈아타며 요기에 서있는 것이다. 미리 얘기하지만 웃통을 벗어젖힌, 웃짱 깐 여인네들도 이날 많이 보았더랬다.
마느님 몰래, 혹은 과감히 함께 보는 그네들의 용감함과 당당함이 부럽고, 감사합니다. ^^
참, 숙소를 또 옮겼다. 와피 리조트로 옮겼는데, 트립어드바이져와 아고다를 헤매다 물경 3570밧이라는, 태국 여행 사상 가장 큰 돈을 지불하고 예약했다. 예전에는 1천밧이니, 1500밧이니 하는 말들이 많은데, 그냥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간 현재 와피 리조트 시뷰룸이 3570밧이다. 우리 돈으로 11만 7천원...
후회는 없다. 한번은 해변 숙소에서 아침을 맞고 싶었고. 시설도 좋고... 다 좋았다.
리조트 조식을 위 사진처럼 바다 바로 앞에서 바다를 눈에 담고 즐길 수도 있고...
그냥 폰카로 찍었는데도 걍 달력 사진이다.
진짜 이게 바다다. 남국의 푸른 바다가 바로 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서양 아이들은 아침부터 자리 잡고 이리딩굴, 저리딩굴하며 몸 태울 준비를 한다. 때로는 바다에 걍 들어가 놀기도 하고, 앞서 얘기한 대로 훌러덩 웃짱을 까서 지나가는 동양인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주기도 한다.
아마도 무한도전에서 홍철씨가 본 것도 이런 비스무리한 장면이었으리라...
걍 리뻬 선라이즈 해변 경치를 감상하시라~
다시봐도 내가 저 자리에 있었나 싶다.
또 리뻬에 갈 수 있을까? 아니 리뻬보다는 아직 개발 안된 곳으로 가고 싶다.
3부 마지막 편 To be 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