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방콕-뜨랏-핫렉-꼬꽁-시아누크빌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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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방콕-뜨랏-핫렉-꼬꽁-시아누크빌 여행기

엄마오늘못가요 8 2659

원래는 꼬꽁 에서 하루이틀 묵을 계획이였다.

근데 s양이 시아누크빌 바다가 너무 보고싶다고 하여

꼬꽁은 돌아오는길에 들리기로 하고 일단 시아누크빌로 향한다.

 

꼬꽁의 망그로브숲과 한적한 캄보디아 로컬마을의 힐링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우리 구세주 아저씨 이름은 코살이란다.

sangjun 게스트하우스의 sangjun은 달빛이라는 뜻이란다.

(아하! 첨엔 상준이길래 한국어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궁금하던 터였다)

 

꼬꽁 다리를 건너 시내로 가는도중에 아저씨가 말을건다.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신다.

몇일 묵냐..여정이 어떻게 되냐 방콕가는 티켓나한테 사면 픽업해주고 국경에서 널 케어해주겠다는둥..

숙취때문에 머리아픈데 말좀 그만하세요 ㅠㅠ 속으로 외쳐본다 ㅠㅠ

 

아저씨가 자기가 돌아가는 티켓도 구해주겠다고 하면서 명함을 건넨다.

아마 자기가 만든 여행사인듯 보였다.

게스트하우스 아줌마랑 친분이 있는거 같고 직접 우릴 델러온거 보니 사기꾼은 아닌거 같고 알겠다고 대답했다.

우리가 국경을 넘은게 오전11시 20분경..시하누크빌 버스는 이미 떠났고 다음차는 오후 2시차인데 12시차를 태워주겠다고 한다.

시하누크빌 차는 이미 떠났고 다음차가 2시라면서 12시차를 태워준다는건 뭔뜻이지???

일단 알겠다고 고맙다고 해본다.

 

유심칩 필요하냐고 묻는다. 필요하지 그럼..여긴 캄보디아인데..

필요하다고 하니 자기집으로 우릴 데려간다;;;

할아버지 할머니 와이프 아이들이 밖에서 밥을 먹고 있다..

우리가 내리자 똥그란 눈으로 쳐다본다. 눈이 마주치니 활짝 웃으시면서 할아버지가 밥먹고 가라는 제스처를 취하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ㅠㅠ 갈길이 멀어서요 ㅠㅠ

 

유심칩새거를 하나 가지고 나오더니 내 핸드폰에 껴주신다. 그리고 5달러짜리 쿠폰을 손수 긁으시면서 유심칩을 충전해주신다. 근데 여기서 빵터졌다.. 아저씨가 쿠폰을 장농같은데에 보관하셨는지 좀 눅눅해보였다. 근데 그걸 동전으로 박박 긁어서 쿠폰번호를 확인해야하는데 종이가 습기를 먹어서 종이까지 벗겨져서 구멍이 난거다

아저씨 크메르어로 "부왁뜨악으악" 같은 욕같은걸 하시면서 머리를 쥐어짜신다. 여기사람 5천원이면 큰돈같아보이는데..슬픈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씀하신다 "broken"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종이를 또 꺼내오셔서 이번엔 살살 긁어서 쿠폰번호를 확인한후 내유심칩에 충천해주신다.

이아저씨 귀엽다 ㅋㅋㅋㅋㅋ

 

가족들을 보아하니 사기칠만한 사람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s양도 여기서 티켓사자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기꾼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건 내가 이집을 사전 웹페이지 검색할때 한국분 블로그에서 본거 같은 기억이 났고, 상준게스트하우스 아줌마와 친분이 있는거 같아서다. 이사람이 사기꾼이라면 오늘 날 델로오지 않았어도 된다. 그럼 천바트 냠냠 할수 있었겠지..

 

돌아오는 티켓을 구매하기로 하고 돈을 건낸다. 간이영수증을 건네준다..

좀황당하다 ㅋㅋㅋ 간이 영수증이 효력이 있겠나 ㅋㅋㅋ자기싸인하고 금액만 적혀있는건데 ㅋㅋㅋㅋㅋ

 

티켓은 내가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가고싶을때 하루전에만 아저씨 폰으로 전화를 하면 우리가 묵고있는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로 픽업차량을 보내주고 그차량을 타고 국경까지오면 오늘처럼 아저씨가 국경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겠다는 거였다.

 

한편으론 좀 든든해진다. 알아서 해준다니 금액도  바가지 수준도 아니다.

또한 문제가 생기면 아저씨가 넣어준 유심칩으로 언제든 아저씨한테 전화하면 뭐든지 알려준단다. 언제든 전화만 하란다

 

목이 마르다고 했더니 생수 두병을 아저씨 딸로보이는 소녀가 달려와서 내게 건낸다.

이번여행엔 인복이 있는거 같다. 귀엽네 요녀석

 

유심침 5천원 충전해준 쿠폰비를 지불하고 꼬꽁 터미널로 향한다.

진짜 버스한대가 대기하고 있다..

궁금증이 다시 도진다. 시아누크빌행은 오후 2시차라면서 12시차를 타라는건뭐지?

아저씨가 내게 티켓을 건넨다

프놈팬행이다.

뭐지? 난 시아누크빌을 간다고..아저씨한테 티켓이 프놈팬행이라고 말하니 걱정말고 타란다.

안내양이 체크를 잘못했나보다 하면서 일단탄다.

기사한테 재차 확인한다 시하누크빌? 이러니 맞단다..음 그래도 의심병은 사라지지 않지만 일단 앉았다.

아저씨랑 바이바이 하면서 차가 12시 정각에 출발한다.

 

참..차 타기전에 아까 5달러 쿠폰 날려먹고 쥐어짜는 아저씨모습이 생각이 나서 쿠폰비추가로 5천원+우리 픽업 왕복 톨비3천원 팁으로 드리고왔다. 머리가 아프지만 마음은 따뜻해졌다.

 

차가 출발한다..역시 외국인은 우리 둘뿐

차내부를 보니 한글로 창측 내측이 적혀있다..현대차를 수입한거 같다.

근데 상태가 말이 아니다 ㅠㅠ 버스가 움직이는게 신기하다. 아마 폐차직전상태를 수입한거 같다.

한 5분 가다가 차가 한번 퍼졌다. 열을 식히고 다시출발한다...-0-ㅋㅋㅋ

 

나는 숙취해소를 위해 수면이 간절하다. 시하누크빌까진 5시간걸리니 푹자보려고 눈을 감는다.

하지만 안되는 날은 죽어도 안되지 않던가...

 

기사분이 연신 크락션은 눌러댄다 엄청 공격적으로 운전하나보다 하고 앞을 보니 도로에 소가 막 걸어다닌다 ;;;

소를 쫒기위해 아저씨는 악셀과 크락션을 동시에 누르고 달린다...

으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숙취

 

나도모르게 욕이 나온다 아웈ㅋㅋㅋ

잠자는거 포기 이미 타이레놀은 캐리어에 넣어 방수팩까지 씌운상태로 버스 트렁크에 실려있다.

병자처럼 이머리는 내머리가 아니야 멍을 때려본다..

s양이 갑자기 타이레놀을 건넨다

응? 어디서 났지? 비상용으로 파우치에 넣고 다니는 건데 아마 몇년 되었을거라고 한다.

상태를 보니 다 뿌개지고 가루상태

평소같았으면 안먹었을텐데 냅다 입에 털어넣었다... s양도 평소와 다른 내모습을 보고 진짜 아프긴하나보네 하면서 웃는다 ㅠ

 

약을먹고 반쯤 감긴눈으로 앞을 바라보고있다.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타고.. 정류장이 딱히 따로 있는거 같지는 않고 그냥 길가에서 손흔들면 세워주는 형식인거 같다.

태국에서는 못보던 광경이 펼쳐진다. 신발 안신은 사람도 있고..아이가 배고프다고 칭얼대는데 엄마는 돈은 없는거 같고..아이는 울다 지쳐 자고..태국이 잘사는 나라라는걸 실감한다..

s양도 측은했던지 삐쩍 말라 뼈밖에 없는 아이에게 맥스봉 하나를 건넨다..아이가 활짝 웃으며 입어 넣는다. 아이 어머니는 연신 고개숙여 고마움을 표현한다.

한국에서도 예전에 아이들에게 먹을거 건네면 이런 광경이였을텐데...요즘은 아이들에게 사탕하나 건네기도 무서운 한국이라는게 너무 슬프다. 오히려 건네면 한국에선 아이엄마에게 실례지 않은가..

 

아주머니는 계란 두개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좀 가다가 내리신다.

계란 두개를 사려고 아마 집을 나서신거 같다.

 

한참을 달려 휴게소에 멈춘다.

화장실이 급하다 냅다 뛰어 화장실에서 시원함을 느끼는데 앞에서 돼지가 꿀꿀 거리며 반쯤 물속에 잠겨있다

으아아아아악

 

손을 씻으라고 옆에 통에 물이 담겨져 있었는데 그물로 손을 씻으면 얻는거 보다 잃는게 많을거 같아 관둔다 ㄷㄷ

머리가 더아파지는걸 느낀다 ㅠㅠ

 

휴게소를 떠나 조금더 가다보니 도로 한복판에서 멈춘다

뭐지?? 삼거리인데 도로 중앙에 차가 멈추는거다.

 

갑자기 기사가 나보고 크메르어로 뭐라뭐라 한다. 뭐 어쩌자는거지...

한 청년이 차에 타더니 승객을 쓰윽 스캔하는거 같더니 우리좌석으로 걸어와서는

"시아누크빌??"

"예스~"

내리란다...오호 다왔나보구나~생각보다 빨리왔네~ 하면서 내려보니..

아무것도 없다..상상했던 광활한 바다도 없고 하다못해 번화가 같은 상점도 없다..

그냥 도로한복판이다..헐 2차멘붕이 온다. 우리차 기사는 그 청년에게 지폐몇장을 주고 떠난다..

우리 팔린거야??

 

나중에 눈치껏 생각해보니 우리는 프놈팬행 버스를 탄거였고 도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가면 프놈팬으로 가는 도로

우측으로 가면 시하누크빌로 가는 도로였던거다. 그 삼거리까지만 우리를 태워준후 버스는 떠났고 프놈팬에서 시하누크빌로 가는 여행자 버스나 미니밴을 잡아서 우리를 태워줄려고 했던거다.

 

그제서야 구세주 아저씨가 했던말이 이해가 되었다.

시하누크빌 버스는 떠났고 다음차는 2시차인데 12시차를 태워주겠다는....ㅠㅠㅠㅠㅠㅠㅠㅠ

 

담배를 꺼내물었다 s양과 나는 한동안 웃었다.. 언제 이런 도로 한복판에서 서있어보겠냐고 하면서 ㅋㅋㅋ

그 청년은 프놈팬쪽 도로 끝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여차하면 튀어나가서 버스를 멈출 생각인가보다. 정식버스회사 직원은 아닌거 같고 그냥 삼거리 중간에 서서 커미션 받고 사람들 환승시켜주는 삐끼같아 보인다. 근데 신기한게 버스나 미니밴들이 삼거리에 다다르면 알아서 창을열고 속력을 줄인다. 아마 오래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삼거린가 보다 ㅋㅋㅋ

 

우리말고도 캄보디아 아저씨 세명정도가 시아누크빌행 버스나 미니밴을 기다리는거 같다.

한 이십분 기다렸을까?

한 미니밴이 멈춰서 청년과 흥정을 하는듯 보인다. 우리를 제외한 캄보디아 승객들도 몰려가서 흥정하는듯 하다.

가격이 맞았나보다. 시아누크빌로 가는 캄보디아 환승승객들이 우리를 보고 단체로 약속이나 한듯 같이 타자고 손짓을 한다. 아이고 친절하셔라 ㅋㅋ 우리는 아까보다 적은 금액에 다시 팔려간다. 커미션을 떼기 때문인듯하다.

이렇게 두번을 팔려 시아누크빌 행 미니밴을 탔다. 그래도 안심은 된다. 드디어 이제 내리기만하면 시아누크빌이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본다.

 

한참을 달렸을까? 이제좀 약기운도 돌고 머리도 진정되는듯하여 꿀잠을 자고있는데

한 캄보디아 승객분이 소리를 치신다

"여이!"

화들짝 놀라 눈을 떠보니 도로중간에 내리실려나보다.

 

아까 우리에게 이버스 타라고 손짓하시던 분들중 한분이시다.

찡긋 눈인사를 나누고 내리신다.

 

시장을 다녀오시는 건지 양손에는 바리바리 철조망부터해서 옷감같은 천 식재료들 바리바리 혼자들기에 무겁게 보일정도로 왕창 들고 도로 한쪽을 터덜터덜 걸어가신다. 외투 주머니엔 우리나라 아기과자베베 같은 과자한봉지가 조심스레 넣어져 있다. 아마 아이들 주려고 시장에서 사셨나보다. 멀리서 아이들이 아버지를 보며 뛰어온다.

 

미니밴에서 멀어지는 아저씨를 보며 내가 행복할지 저분이 행복할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8 Comments
펀낙뺀바우 2014.09.01 19:14  
오! 필력 좋으시네요...웃기기도 하면서 조근조근 재미납니다.

뜨랏에서 묵으신 겟하우스 이름이 "쌩짠"입니다.(쌩=빛 / 짠=달)

담편도 기대하겠습니다.
디아맨 2014.09.02 10:26  
정말 글 재밋게 쓰시네요^^
사진이 살짝 아쉽지만 패스~~
기묘소년 2014.09.02 10:57  
정말 필력이 좋으세요
은근하게 끌어당기는 단어선정과 문맥의 매력이..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에그레이 2014.09.02 15:30  
책을 읽고 있는거 같아요
다음편은 언제 또 나오나요?
기대기대~~
뿌나러브 2014.09.03 11:12  
이번편도 재밌게 잘봤어요
스위트 2014.09.04 16:13  
아주 재미난 소설같아요
백만분의일 2014.09.05 11:44  
부러운 경험이네요...
스릴도 넘치고~ 여튼 무지 재밌는 여행인듯^^
샐리씨 2014.09.27 15:01  
아~~~
아직도 도착못한, 머나먼 시아누크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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