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방콕-뜨랏-핫렉-꼬꽁-시아누크빌 여행기
태국의 아침은 빨리 찾아온다.
어젯밤 동네 청년들과 한잔 거하게 한 후유증이 밀려온다.
아이고 머리야...ㅠ
오늘은 핫렉을 거쳐 국경을넘어 캄보디아 꼬꽁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미리 sangjun 게스트하우스 아주머니께 차편 부탁을 드려논터였다.
논스톱으로 시아누크빌까지 600밧!
물론 직접 툭툭을 타고 뜨랏 터미널 가서 다시 핫렉까지 롯뚜를 타고 국경을 넘어 꼬꽁 터미널까지 다시 툭툭타고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시아누크빌로 가는게 조금더 싸다.(글로 적기만했는데도 힘든여정인게 느껴진다 ㄷㄷ)
조금더 편하게 가고싶은 마음에 차편을 부탁드렸다. (한사람당 대충 80밧정도 더준셈)
아주머니가 설명해주시길 sangjun게스트하우스에서 툭툭이 픽업을해서 뜨랏터미널까지 데려다주면 거기서 롯뚜(미니밴)을 타고 국경까지 데려다준다고 한다. 그담에 다시 대기하는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하셨다.
편하게 픽업도 와주고 대기하는 버스만 타면되니 편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까지만해도 앞으로 닥쳐올 나의 고난을 알지 못했다 ㅠㅠ)
버스티켓을 달라고 하니 떠나는날 아침에 주신다고 하셔서 아침에 숙취로 쩔어있는 머리를 부여잡고 게스트하우스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아침 9시에 픽업 온다고했는데 지금시간 8시반인데 아무도 없다;;
다들 어제 마신 술에 뻗어있는듯 했다..(나는 그래도 오늘먼길가야해서 자정쯤 들어가잤는데 새벽까지 술판이 벌어진듯하다)
9살 종업원(?) 점뽀와 3살 주인집 따님(?)께서 거실에서 놀고계신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3살아이가 놀고있고 9살 아이는 그아이를 보호하고있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얘네들이 영어를 할리 만무하고..티켓은 어디서 받아야하나..일단 담배를 꺼내물었다.
머리가 더아프다 컥 -0-ㅋ
오기전부터 티켓사기에 관련한 글들을 많이 접해서 많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9시에 픽업오기로된 툭툭은 8시 40분인데 벌써 와서 우릴 재촉한다
음..티켓이 없는대도 픽업온거보니 터미널 가면 티켓 주겠거니 하는 생각에 툭툭에 올라탄다.
s양은 점포랑 마지막 인사를 나누면서 살포시 20밧 지폐한장을 꼬깃꼬깃 손에 쥐어준다.
점포는 활짝 웃으면서 잘가라고 손을 흔들어준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막 뛰어간다.
멀어지는 점포를 바라보니 아마 자기만의 비밀 금고를 화단 어디에 묻어둔거 같다.
그래 돈 많이 모아서 꼭 학교가렴...20밧에 행복해하는 점포를 바라보며 s양과 나는 살짝 우울해진다.
뜨랏터미날에 도착했다.13번 창구가 핫렉(태국-캄보디아 국경)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곳이다.
전부 태국인이거나 캄보디아인인듯 보인다. 외국인은 우리 둘뿐...
한 10명쯤 되보인다. 다들 돈을 걷는다. 근데 우리는 어제 이미 600밧씩 1200밧을 지불한 상태였다.
티켓못받았는데 우리도 돈내야하나..눈치를 봐본다.
역시 의심병많은 내 잘못된 기우였다. 우리는 그냥 타란다.
그렇지 sangjun게스트 하우스 아줌마가 그럴분이 아니지...안심이 된다.
그나저나 내머리속은 온통 술로 가득차있다. 아이고 머리야..
머리를 움켜쥐고 s양에 기대어 잠을 청해본다.
하지만 태국 롯뚜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절대 잘수가 없다...
그...비행기가 이륙할때 도움닫기할때의 그 느낌 그대로 쭉간다 ...소리도 똑같다.
곧 이륙할거 같은 기분이다 ㄷㄷ
옆에 캄보디아 아줌마는 비닐봉지에 토하고 계신다. 안쓰럽다... 아 맞다..내가 누굴 안쓰럽다고 할 처지는 아니지..아이고 머리야 ㅠㅠ
1시간여를 달려 핫렉까지 가는동안 총 4번의 검문을 받았다.
쿠테타로 인해서 모두 군인들이 검문을 한다.
여권보여주고 일일이 얼굴 확인한다.
특히 캄보디아 사람들에겐 추가로 몇차례 꼼꼼히 질문도 하고 소지품검사도 한다.
(물론 뭘 질문하는지는 난 알아들을수 없다;;;)
토하고 실신직전의 아줌마한테 군인이 소지품을 검사한다.
아픈데 좀 냅두지...s양과 나는 군인들을 너무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근데 아줌마가 생선 얼린걸 검은색 봉지에 들고 타셨나보다.
군인이 번쩍들어 이거뭐야? 라는 질문을 하고 다른 한손으로 봉지를 꽉쥐어 내용물의 감촉을 느낀다.
갑자기 녹은 생선 비린내나는 국물이 군인손에 흥건이 쏟아진다.
군인 소리지른다 "우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 s양은 웃으면 혼날거 같아 큭 풉 겨우겨우 웃음을 참아본다.
s양이 명언을 날린다 "쌤통이다"
한참을 달려 핫렉에 도착했다.
핫렉가는 롯뚜였지만 정작 국경을 넘어가는건 세네명이다. 나머지분들은 중간에 내리거나 거기서 생업하는 분들인거 같다.
내리자마자 나는 롯뚜 기사한테 티켓을 요구한다
(태국까지는 sangjun아줌마가 말해놓은게 통할거 같은데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로 가면 티켓이 필요할거 같아서다)
태국 드라이버분이 뭔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난 여기까지만 널 데려다주는걸로 되어있었어. 국경넘어가면 난 몰라..내알바아냐
헐~
안그래도 숙취때문에 머리아픈데 멘붕이 온다
다시돌아가서 아줌마한테 따지기엔 너무 먼거리를 왔다.
국경이 코앞이니 말이다..
머리가 아프건 말건 담배를 연신 빨아본다. s양도 똥밟았다고 치고 그냥 국경을 넘어가자고 한다
s양에게 미안하다. 사람 너무 믿어서 자주 s양에게 혼나곤 했던 나인데 오늘은 s양이 오히려 토닥여주니 더 미안하다.
일단 담배피고 물도 좀 많이 마시고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국경을 향해 걸어간다..
응???
우리캐리어 어디있지?
뒤를 돌아보니 캄보디아 남자가 자기 리어카에 실어서 우리뒤를 따라오고있다
개인적으로 난 핫렉국경넘을때 천원아낄려고 직접 캐리어끌고 흙먼지 뒤짚어쓰고 계단 오르락내리락하며 비자받고 땀 주륵주륵 흘리는 것보다는 1달러(천원) 쓰고 편하게 짐 맡기고 통과하는걸 추천해드린다.
(캐리어안끌어도 개활지라 땀 엄청나게 흘렸다 -0-ㅋ)
출국하고 입국할때까지 짐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굳 ㅋ
그짐꾼 남자는 국경을 자유로이 왔다갔다하는게 좀 신기하긴 했다 ㅋ
태국육로출국은 쉽다. 도장 꽝찍고 나가면 된다(물론 입국은 아니겠지만..ㅠㅠ)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 입국사무소에 다다르니 역시나 제복입은 검역관이 삥을 뜯고 있다
이미 너무나도 많이 들어봤던지라 실제로 보니 웃음이 나온다.
코에다대고 온도계를 대더니 패스~ 20밧 내놓으란다
뭐여 ㅋㅋㅋㅋㅋㅋㅋ
안줘도 되고 무시하라는 글을 많이 봐왔지만 숙취때문에 왓? 와이? 하면서 실갱이하는것도 싫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 알고있어 너 삥뜯는거 눈빛쏴주면서 20밧 던져주고 통과했다.
받을때 검역관 아주머니말이 안줘도 된다는걸 증명한다..."땡큐~"
아 숙취때문에 머리도 아프고 티켓때문에 멘붕도 오고 땀도 엄청 흘리니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비자받을때도 실갱이 해야되는데 아 내몸이 말이 아니다.
출입국심사관이 묻는다. "바트로 낼래 달러로 낼래?"
바트로 내면 1000바트를 요구할것이고 달러로 내면 30달러를 요구한다고 이미 머리속에 입력되어있었다.
달러를 선택했다. 30달러 내란다. 역시나...
난 20달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라고 말할려고 i know~ 를 말하는 순간 25달러를 외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아직 말 안했다고 ㅋㅋㅋㅋㅋ
몇십분 실갱이하면 20달러로 통과시켜준다는 글도 봤지만 난 그럴 체력이 없다.
25달러씩 s양것까지 50달러 냈더니 좀 웃긴 광경이 펼쳐진다.
우리가 쓰던 출입국및 비자카드를 지네들이 다 가져가더니 우리여권을 보면서 손수 작성해준다.
안녕하세요~ 이럼서 인사하고 이게 5달러의 힘인가? ㄷㄷ
아란국경은 잘모르겠지만 핫렉국경 캄보디아 직원들은 친절한편이다. 삥뜯을때도 웃어주고 ㅋㅋ 비자발급할때도 연신 농담을 거신다. 강압적인 분위기이거나 무표정 그런거 전혀 없다. 소녀시대 아냐고 그러고 ㅋ 걸스 제너레이션ㅋ
다 적으니 이제 가도 된다고 하면서 스탬프랑 지문찍고 캄보디아로 입국했다.
아 캄보디아 드라이버들이 앞에서 몰려오고있다.
어디가냐고 얼마에 간다고 어쩌고 저쩌고 ...나 머리아프고 티켓 사기당해서 멘붕이니 좀 가라 쫌 ㅠ
근데 한 중국인 화교같은 분이 나타나니 그 삐끼들이 잠잠해지면서 그화교 뒤로 물러난다.
아마 보스같다 ...;;
문득 내가 웹페이지 에서 읽은 글중 하나가 떠오른다.
캄보디아 국경 근처 교통수단을 거대한 폭력조직이 관리하고 있는데 만약에 세금안내는 다른 현지인이 그냥 자기차몰고 호객행위를 하거나 여행자를 태우고 가면 잡아다 족친다고 한다. 한국여행자분중에 한분은 현지인이 직접호객행위한 차타고 가다가 그기사 자기를 태우고 가다가 잡혀서 폭력조직원들에게 손가락 짤린걸 직접 목격했다는 글도 있었다.
이분이 조직원인가바 ㄷㄷㄷㄷ
처음에 우르르 몰려왔던 현지인 드라이버분들도 그 조직원포스 아저씨 뒤에서 연신 히즈 버스 이즈 굳굳 을 외쳐댄다
컥 나도 모르게 공손해진다...어디가냐고 묻길래 시하누크빌간다고 하니 자기네 여행자 버스곧 출발한다고 타란다.
한사람당 600밧...
여기서 꼬꽁 터미널까지 톨비포함 넉넉잡아 100밧 + 꼬꽁터미널에서 시아누크빌까지 10불x2명=20불
턱없는 바가지다. -_-.;
어쩌지... 난 이미 체력이 방전되었고
이 미칠거 같은 두통은 어쩔꺼고
꼬꽁 터미널까지 툭툭 흥정하고 톨미 포함하자말자 실갱이도 하기도 귀찮고..
폭력조직원같은 포스의 화교인은 날 계속 유혹하고
으아....
이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아유 코리안?"
응? 뭐지? 예수님인가?
고개를 돌려 소리나는 곳을 봤더니 왠 캄보디아인이 밀집모자를 쓰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sangjun 게스트 하우스?"
그 아줌마가 미리 전화해서 대기시켜놓은 아저씨였다
역시 sangjun 게스트하우스는 우릴 버리지 않았어 ㅠㅠ
근데 문제가 생겼다
그 폭력조직원 아저씨가 나의 구세주에게 막 고함을 치기 시작한다.
아마 자기 손님을 뺏어가는 걸로 여겼던거 같다.
우리 구세주가 갑자기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걸기 시작한다.
게스트하우스 아줌마가 받으신다
"솰라솰라 압둘라 능쏭쌈 똥양꿍 어쩌구~"
물론 난 무슨말인지 모르지만 대충 그 조직원 아저씨가 증명해보라고 한거 같다.
스피커폰으로 게스트 하우스 아줌마랑 꽤 오래 통화한다음 조직원아저씨가 다시 나에게 물었다
얼마에 티켓 샀냐고...(아마 약속된 상도가 있나보다)
난 그 약속된 상도가 얼마인지 모르니 그냥 솔직히 대답했다 1200밧에 두명이요 -0-
그러더니 끄덕이더니 가라고 한다..처음에 미소는 온데간데 없이 인상을 쓰고 있다. ㅠㅠ
우리 구세주도 연신 굽실거리고 우릴 데리고 간다..
가는동안 구세주 캄보디아인이 우리에게 말한다
"노 프라블름 노 프라블름~"
웃기지마 너 쫀거 다봤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
꼬꽁국경에서 꼬꽁 터미널까지 가는데 꽤 먼거리이고 톨비도 내야한다.
근데 아저씨가 픽업오셔서 우리는 편하게 승용차타고 에어컨바람쐬고 편하게 갔다.
sangjun gusethouse 만세!
하지만 나의 숙취는 여전하다 아이고 머리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