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방콕-뜨랏-핫렉-꼬꽁-시아누크빌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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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방콕-뜨랏-핫렉-꼬꽁-시아누크빌 여행기

엄마오늘못가요 5 2571


나는 순발력과 상황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여행을 하기전에 많은 정보를 알고가야하는 피곤한 스타일이다.

이번에도 웹페이지 수백페이지를 읽고 책도 두권사서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내가 생각한 경우의 수나 내가 예상하는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으면

당황하곤 한다.

 

이번여행에서 첫번째 당황한 사건은 뜨랏터미널 툭툭 기사아저씨다.

 

어디가냐고 자연스레 접근하는 아저씨한테 이미 맘속에 정해둔 게스트하우스인

GUY 게스트하우스를 말해준다.

순간 내머리속엔 적정가 40밧, 아저씨 선제시70~80밧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비싸비싸 절레절레 20밧부르고 아저씨는 노우 이럼서 60밧하면 난 40밧 이런서 딜~~하는 상황이 그동안의 글들을 통해이미 입력되어있다.

 

근데 이아저씨 갑자기 초반부터 40을 외치신다..

응?! 내정보가 잘못된건가? 그동안 한국인들이 바가지였나?

초반에 40이면 20도 가능하다는소리인데...

30을 외쳐본다.. 먹히나?

 

이어저씨 내가 30을 부르니 sure~ 하신다..바로 타란다..

뭐...뭐지...이 호구된느낌은...참고하시길바란다..뜨랏터미널에서 guy게스트하우스까지(뜨랏끝에서 끝이라고 보면된다) 30에도 간다;;

뭐 30밧이나 40밧이나 300원차이지만 몇천원 바가지쓰시는 분들이 없어야하기에 적정가대로 타고다니는게 선발여행자가 뒤에올 후발 여행자에대한 배려라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지난번 푸켓갔을때 푸켓 s현지여행사 사장님이 하신말씀이 기억이난다.

영어라는 공통언어로 국경을 초월해서 영어여행 커뮤니티가 많다고 한다.

거기서 영어권국가들이 여행정보를 공유하고 있기때문에 서양여행자들은 공통언어를 쓰지않는 동양여행자들보다 정보가 빠삭해서 바가지 쓸일이 없다고 한다. 더군다나 서양사람들은 유교영향아래 위아래 중요시하는 동양인들보다 훨씬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않던가..아닌건 분명히 노우외치는 서양인들 가끔 부럽기도 하다.(저도 싫은소리는 잘 못함ㅠ)

 

암튼 나중에 오시는 한국여행자들분들이 참고하시길 바란다. 30밧이면 된다..20밧도 도전해보시길 ㅋ

 

30밧에 가이게스트하우스로 향했는데 거리가 꽤 멀다.

대낮 2시에 캐리어끌고 아스팔트위를 걸어 갔더라면 아마 죽었을거 같다.

이미 구글링으로 몇장의 사진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갔기때문에 내리자마자 가이게스트하우스인걸 알았다.

근데..뭔가 이상하다

분명 사진에서 본 게스트하우스인데 이름이 sangjun 게스트하우스다.

툭툭기사아저씨께 물어본다. "히얼 이즈 가이게스트하우스??"

맞단다..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사장님을 불러주신다. 친절도 하셔라...

젊은 처자가 나온다..이...이쁘다..-0-ㅋ

가이게스트 하우스가 아니더라도 난 여기서 묵을거라고 다짐했다.

 

뒤에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도 나온다...잘생겼다;;

장모님으로 보이는 이쁜처자랑 비슷하게 생긴 아주머니도 나온다..

꼬마이이 두명도 나온다.

할아버지 같은분도 나온다

계속나온다 -0-ㅋㅋ 온가족이 우리두사람때문에 다나온다 ㄷㄷㄷ

앞에서 공사하시던 일용직 노동자분들도 우리를 보고 일을멈추고 우리쪽으로 온다..

 

구글링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여기동네 문화다 ㅋㅋ

우리나라 정많은 시골마을 풍경같다..

 

정은 정이고 돈은 돈이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밀땅협상에 들어간다.

여기 게스트하우스 최근 정보가 2년전 정보였다. 팬룸 250밧 에어컨룸 350밧

절대 양보하지 않을기세로 마음속에 담아두고 얼마인지 물어봤다.

에어컨 500밧 부르신다...2년만에 150밧 오를리는 없을테고 200밧에 하자고 했더니

그럼 팬룸쓰란다. 보아하니 허풍같다  슬쩍 숙박장부보니 지금 아무도 없는거 이미 눈치챘다 ㅋㅋ

아쉬운건 내가 아니라 주인아줌마같아서 주변을 살피는척을 해본다

아주머니가 그럼 에어컨룸 400에 묵으란다. 이틀에 700밧 부르니 활짝 웃으시면서 오케이 하신다.

하하하..하지만 흥정은 역시나 나하곤 안맞는거 같다..이나라 문화이니 적응해야할텐데...ㅠㅠ

 

아주머니가 내가 자꾸 주변을 살피니 다른데 찾아봐도 자기네 같은곳 없다고 그냥 700에 묵고 가라고 하신다.

 

숙박장부에 이름과 국적을 쓰고 누가누가 묵고갔다 봤더니..

2014년장부인데 한국인은 우리가 첨이다..이탈리아 러시아 독일 등등 거의 한달에 한명꼴로 받으셨다..

이렇게 장사가 안되는데 뭐먹고 살지?

내가 지금 누굴 걱정할처지가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옷을풀고 냅다 잠을 청한다.

24시간정도를 안잤다..씻지도 않고 바로 에어컨틀고 골아떨어졌다..zZ

 

한참을 한번도 안깨고 푹잤다

멀리서 들려오는 애기울음소리에 잠에서 깼다.

배도고프다..하루종일 버거킹하나랑 콜라하나 먹은게 전부다.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고있다.. 석양이 이쁘다.

터벅터벅 게스트하우스 공동거실로 나오니 애기가 장난감을 던지면서 울고있다. 3살정도 되보인다.

방에가서 주섬주섬 미리 준비한 짱구막대사탕 몇개를 들고나와서 입에물려줬다.

무음모드로 변한다..역시 애기들에게 사탕의 힘이란..

 

큰딸로 보이는 8~9세 여자아이도 나온다.

사탕을 내밀어주니 좋단다 ㅋㅋㅋㅋ

근데 한 삼십분에 한명씩 꼬마아이들이 게스트하우스로 온다.

여기는 초등학생들도 교복을 입는모양이다.

학교를 마치고 하나둘 모여들기시작한다. 주인집 딸이 사탕을 자랑했는지 아이들이 부러움으로 그사탕을 바라보고 있다.

s양이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는지라 방에가서 사탕 한봉지를 가지고 나와서 나눠준다. 근데 주인집 큰딸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철이 들었다. 어느정도 나눠주니 더이상은 안받겠다고 괜찮다고 한다.

다른아이들에게도 그만 받으라고 태국말로 타이르는거 같다. 다컸네 얼굴도 이쁜것이 ㅋㅋ

 

시원한 chang 라지사이즈 맥주를 냉장고에 꺼내 가격을 물으니 50밧이란다. 합리적인 가격이다.

sangjun게스트 하우스는 옆에 야외바가 있다.

그집 사위(이쁜 아가씨 남편,주인아줌마 사위)가 직접 나무를 가져다가 만들었단다.

혼자 직접 만든것 치곤 그럴싸 하다. 조명도 있고...

이런 그럴싸한 바에서 맥주한병이 50밧이면 싸다 ㅋ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조명이 켜지고 노래도 흘러나온다.

 

근데 애기들은 절대 집에갈생각을 안한다. 물어보니 아이들 부모님들은 다들 시장에서 일하시고 밤늦게나 되야 하나둘씩 부모님들이 데릴러 오신다고 한다. sang jun 게스트하우스가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인 셈이다.

 

고개를 돌려 신나고 쫒아다니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가난해서 학교를 못갈형편이라서 그냥 때묻은 옷을 입고있는 아이들도 있고.

그나마 형편이 나아 학교를 다녀온후 교복을 입고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있고...

집안이 좀 괜찮은지 보이스카웃 옷을 입고있는 아이도 있고..

서로 지금은 구별없이 한데 모여 놀고 있지만 나중에 저들의 미래는 큰 차이가 있겠구나 라는 오지랖많은 생각을 해본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지고 아이들 사진을 찍어본다.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사진이 바로 튀어나오니 신기한가보다.

nam이라는 한아이가 내사진기를 가지도 가더니 막찍어댄다...

야야...그거 한장에 천원이여 ㅠㅠ

아이들은 그냥 셔터누르면 사진나오는 요술상자로 생각하나보다.

그냥 여기저기 막 찍어댄다..

이미 좌절모드 omg 오십장찍어댄다. 오만원 날렸다

그래도 이런 아이들이 너무 이쁘다. 예의를 안다 ..

사탕을 나눠줄때도 먼저 손을 내밀거나 뺏어가지 않는다.

눈을보며 기다리고 있다.

괜찮다고 하면 또 마냥 좋아하면서 한국아이들처럼 뛰어다닌다.

하지말라고 손짓하거나 하면 안되는 행동이라고 제스처를 취하면 절대로 안한다.

그래서 하지말란 소리를 못했다..내오만원 ㅠㅠ

 

배고픔도 맥주몇병과 아이들의 순수한 예의바름에 잊은지 오래다.

이미 nam이라는 한아이는 내 무릎위에서 일어나질 않는다.

좀전에 sangjun게스트하우스 지나가면서 땅콩한봉지에 20밧 파는 아저씨께 땅콩산거

내무릎위에 앉아서 까먹고 있다. 무릎이 저리지만 하지말라고 내려오라고 하면 다시는 내무릎에 안앉을거 같아서 참아낸다..-0-ㅋ

yok이라는 아이는 이미 카메라멘이다. 구도잡고 막 찍고있다.

s양도 이미 포기한거 같다 그래도 순수함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게스트하우스 지나가던 마을주민분들도 미소를 보내주신다.

 

뜨랏에 오길 잘한거 같다..

뜨랏에서의 첫날밤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내일은 아침일찍부터 일어나 시내로 나가볼생각이다.

 

 

<sangjun 게스트하우스 전경및 마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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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디아맨 2014.09.01 09:27  
엄마님정도면 흥정 잘 하시는것 같은대요..
전 1번 하고 안되면 바로포기;;
5만원을 포기할정도면.. 아이를 무척 좋아하시네요^^
그 5만원때문에 아이들 표정이 저렇게 밝은것같네요 ㅎㅎ
에그레이 2014.09.02 14:53  
오만원 포기할만하네요
이쁜 아이들~~
스위트 2014.09.04 15:44  
3살짜리아기도  엄마없이 혼자논다니 맘이 찡합니다
아이들도 사탕과사진기덕분에 행복했겠네요
저도 여행기보는 동안 무척 행복했어요
백만분의일 2014.09.05 11:32  
엄청 뛰어난 순발력과 상황대처능력입니다.
저같으면 40밧 땡큐였을텐데~~
그러면서 오늘은 좋은 사람 만나서 바가지 안썼다고 좋아했을듯^^
샐리씨 2014.09.27 14:34  
동감이에요,
저같아도 내가 생각하던 금액을 상대가 먼저 말하면 바로 멘붕 오고 상황 끝, 이었을텐데 ㅎㅎ
거기서 30밧의 2차 시도를 떠올리시다니!
근데 또 오케이 받으면, 정말 멘탈에 확실한 붕괴가 왔을 듯 합니다 ^^

그나저나, 사람들 만나는 따뜻한 여행기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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