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4일.
오지 않을 것 같던 날이 드디어 왔어요.
기록 안 남겨두면 다 사라질까봐 한국 도착하고 바로 다음날인 오늘 이렇게 여행기를 씁니다.
인천<->방콕 왕복행 진에어 33만원주고 샀어요.(이런 거 쓰면 안되는 거라면 알려주세용;;)
싸다 이러면서 샀는데, 기내가 충격적으로 좁았어요.
유럽에서 라이언에어, 부엘링, 이지젯 타봤고 한국에서는 제주항공 타봤는데
진에어가 이 저가항공들 통틀어서 제일 구렸...던 거 같아요.
그래도 기내식도 주다니 짱이다!
좋아했지만, 비쥬얼에 못 따라가는 맛!
저는 다 남겼는데 같이 가는 친구는 싹싹 긁어먹더라구요.
입맛에 따라 다를 수도 있나봐요.
여행기를 쓰는 제가 왼쪽(안예뻐서 죄송ㅋㅋㅋㅋ)
오른쪽이 같이 가는 친구인 뺑
전 2010년에 태국여행을 한 경험이 있고 뺑은 이번이 태국 첫 여행이었어요.
저희 여행 컨셉은 일단 먹자.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자(?)
왜 초심으로 돌아가자냐면...
저는 대학생때부터 배낭여행을 정말 사랑했어요. 그래봤자 많이 다닌 건 아니지만,
힘들게 알바해서 버는 돈은 족족 여행하는 데에 다 투자했어요.
그때는 국적기? 호텔? 고급 레스토랑? 전부 꿈도 못 꾸고 항상 거지같이 ㅋㅋㅋㅋ
러시아항공 타고 모스크바 공항에서 14시간 대기해 가면서...그렇게 힘들게 유럽을 가곤 했었는데
직장인이 되니까 그런 저도 달라지더라구요.
호스텔보다 호텔이 편하고, 여행이 아닌 출장으로 외국을 다니다 보니까 국적기를 타고 유럽도 가게 되고.
옛날에는 싼 게 무조건 좋은 줄 알았는데, 아 돈 더 주고서라도 대한항공 타는 이유가 있구나 느끼게도 되고.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여행에 대한 설렘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 같았어요.
꼭 고생해야만 여행인 건 아닌데
아직은...아직은 고생하면서 청춘을 불태우고 싶고. 그래서 좀 고생하는 여행을 해보자...
는 사실 약간 포장이고요 ㅋㅋㅋ
같이 가는 친구인 뺑은 남미여행을 마치고 돌아온지 얼마 안되는 야생스러운(?) 친구에요.
그래서 고생하면서 여행하는 걸 즐기는 애에요.
저는 그냥 평범하고 피곤한 직딩 1년차 ㅋㅋㅋㅋ
아, 그래서 이번 여행은 정말 힘들었어요.
근데 너무 즐거웠어요.
.....제 소개는 여기서 이만하고
뺑이 가져온 타투 스티커를 기내에서 하려고 꺼냈는데
가위가 없어서!! 자르지 못해서 실패했다는...
기내 안에서 서로의 다이어리에 편지도 써주고 수다 떨고 잠도 자고 하다보니,
드디어 환한 불빛의 뱅콕 시티!가 보이기 시작.. 점저 가까워지네요.
이 순간이 제일 설레는 것 같아요.
도착하기 전에 창문 너머로 보이는 저 불빛들 볼 때.
하지만 설렘도 잠시
갑자기 터진 일 복으로, 한국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건이 있어서 노트북까지 들고 왔어요.
이때 한국 시간으로 자정이 지나기 전까지 신청해야하는 게 있어서 노트북 충전할 곳 찾는다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돌아다니다가 저렇게 바닥에 앉아서 시도.. 불쌍해보이죠.
휴 하지만 결국 실패했어요. 자격증 신청이었는데....빠이짜이찌엔..
뭐 어떻게든 되겠지란 심정으로 시내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2010년에 공항에서 시내로 택시 타고 이동할때, 기사한테 재대로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던지라
이번에는 공항철도를 타고 시내로 이동후 거기서 숙소가 있는 카오산로드까지 택시를 타기로 했어요.
저 노란색 코인은 기념으로 가지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더라구요 ㅜㅜ 아쉽
어쨌든 우린 무사히 공항철도를 탔고, 내려서 택시를 타는데 호스텔이 있는 카오산로드까지는 맥시멈 100밧이라고 호스텔 디렉션에 써있건만 무려 350밧이 나왔어요.
택시 타자마자 아저씨가 웃으면서 친절하게 미터기를 켰었는데
아주 lte급 속도로 바트가 올라가는 걸 보며
아 당한 것 같다...고 느낌..
나중에서야 느낀 거지만 그 거리는 아무리 나와봤자 70~100밧 이상 나올 수가 없는 거리였답니다^^.
안 당하겠다고 고생하며 공항철도 타고 시내까지 왔건만
결국 또 당했다며 둘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죠. 아저씨 욕은 한 3일 정도 했어요.
어쨌든 우리의 숙소가 있는 카오산로드에 도착!!
nap park hostel 무려 22인실 도미토리였어요.
유럽 배낭여행을 여러번 하면서도 22인실은 시도도 안해봤는데...
22인실 호스텔에는 짐만 던져놓고 옷 갈아입고 바로 카오산로드로 고고!
사진도 안 찍고 둘 다 잔뜩 흥분해서는 오늘의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 경찰서만 찾았어요.
카오산로드 경찰서 앞 팟타이가 맛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캬아-
사진속에서 보던 아저씨 얼굴 그대로!
바로 알아봄
저 바로 뒤에서 과일주스를 팔길래 땡모빤을 사서 마시면서 아저씨가 빨리 팟타이를 만들어주시기를 기다렸어요. 지난 방콕 여행때는 그 흔하디 흔한 땡모빤 한 잔도 안 마셔봤던 나라서, 진짜 기대를 엄청 하고 마셨는데
그냥 수박 갈은 맛...그 이상 이하도 아님...
이 땡모빤이 특별하지 않은가보다 위로를 하며 팟타이를 먹었어요.
이런 길거리 음식 먹을 때, 꼭 일단 하나만 시켜서 먹어보자 하는 애들이 있는데. 그런 거 매우 짜증난다며 ㅋㅋㅋㅋㅋ
우리에게는 무조건 1인 1개 주문이 원칙이라고.
스프링롤까지 시켜서 먹었죱
근데 맛은.....음..맛있는데
굳이 꼭 이 아저씨를 찾아가면서까지 먹어야하나? 물음표가 생기는 그런 맛이랄까.
입맛이란 정말 다 개인마다 다르구나를 다시 한 번 느꼈네요.
새콤한? 신 맛이 너무 강했어요 저에게는.
저 스프링롤도 신 건지 쉰 건지 약간 그런 맛이 나서...
하지만 아저씨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우리가 서서 먹으려고 하자 옆에서 의자 깔아주시고 셋팅 다 해주시는 친절함을 베풀어주셨기 때문에
우린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욥.
이것도 맛있긴 맛있다며 ㅋㅋㅋ
싹싹 긁어먹으면서 뺑한테
"야, 맛있긴 맛있는데 진짜 미칠듯이 맛있지는 않지 않아?" 라고 물으니
맞다고 끄덕끄덕.
근데...아닌듯.
지금 야밤에 글 올리며 사진 보니까 진짜 미친듯이 맛있었던 것 같기도..ㅠㅠ
당장 다시 또 먹을 수만 있다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텐데.
미션클리어하고 신나서 카오산로드를 돌아다니다가,
원래의 우리 계획은 이 날 바로 더클럽을 가는 거였는데
이미 새벽 한 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고
우린 너무 피곤하고
더 클럽은 못찾겠고
결국 호스텔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어요.
22인실 도미토리로.............
발걸음이 가볍진 않았네요.
람부뜨리 길가에서 저러고 동상처럼 사진 찍는데
뒤에서 외국애들이 찬조 출연 ㅋㅋ
뭔가 카오산스럽다며 둘이 좋다고 흐뭇흐뭇
그리고 호스텔 22인실로 돌아가자마자 그대로 실신.
제대로 된 먹방은 내일부터라며 둘이 다짐을 하고 잠이 들었어요.
ps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웬만하면 nap park hostel 22인실은 가지 마세요..
이유는 내일 적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