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언니'와 떠난 태국여행 2-첫째날/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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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 '언니'와 떠난 태국여행 2-첫째날/방콕

다뤼 18 4061

(27개월 딸아이와 함께한 여행기입니다. 27개월인 딸아이는 자신이 '언니'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해요. 아무래도 동네에서 한 살 어린 여자아이들과 자주 어울리는 중에 생긴 자부심의 표현인 것 같아요. 가끔씩 딸이 귀여워 '꼬맹아'라고 부르면 딸은 자기는 '꼬마'가 아니라 '언니'라고 또박또박 수정해줄 정도이니 그 호칭이 딸아이를 존중해주는 방법인 것 같아 가끔 애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

 

 

공항으로 가는 내내 아내가 언니가 좋아하는 만화 주제가와 동요를 불러주며 흥을 돋운다. 비행기하면 제주도를 떠올리며 좋아하는 딸아이니 비행기와 바다,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노래와 이야기도 계속 해준다. 비행기를 좋아하지만 타기 전의 사전작업이랄까. 혹시 하는 노파심에 비행기에 대한 좋은 기억을 환기시킨다. 역시 엄마다. 노래와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저 에너지와 기억력,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정말 대단하다. 가끔은 엄마의 자리가 부럽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긴 만큼 아이와 공유하는게 많으니 아이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그만큼 잘 대응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1시 30분. 비행기 탐승 시간보다 무려 3시간이나 일찍 왔다. 아주 여유있을 것 같다. 공항 근처에 사는 친구 집에 차를 세우고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한다. 아내는 아이를, 나는 짐을 맡는다. 아이고. 짐이 무겁다. 이리 큰 캐리어를 갖고 갈 줄이야. 20인치짜리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금방 도착한다. 공항이다. 친구가 결혼하기 전에는 자주 왔어도 항상 설레고 흥분되는 곳이었는데, 오랜만에 왔는데도 설레지 않다. 아직 신경쓸게 많아서인가.

 

우선 체크인부터 한다. 유모차는 타기 전에 맡기기로 하니 붙이는 짐은 1개. 금방 한다. 카운터 직원이 언니의 간식봉지를 보더니 기내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있으니 안보이게 가방에 넣어가란다. 센스쟁이. 에어아시아니까…란 생각도 같이 든다. 저가항공사는 부가상품으로라도 돈 벌어야한다고 생각한게 엊그제 같은데 필요 이상의 파생상품(이라 쓰고 꼼수상품이라 읽는다)이 생겨 너무 잔머리 굴린다는 생각도 든다. 뭐, 그래도 선택은 내가 했으니까.

 

이제 언니의 여행자보험. 나와 아내는 외환은행에서 환전하며 무료보험에 가입했다. 신청서 하나만 써서 등록된 여행자보험, 그만큼 보험혜택은 없다. 바로 옆에 보험등록데스크가 있다. 일진이 안좋아 보이는 직원 한 명이 맞이한다. 아이 보험 든다니까 주섬주섬 양식지를 꺼내더니 아이 감기나 아픈데는 없는지 물어본다. 잠깐 망설였다. 현지에서 감기 때문에 병원가게 되면 병원비를 보험금으로 충당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어차피 국내 병원기록 다 조사하면 나올거. 솔직해지자. 감기걸렸다고 말한다. 직원이 보험을 설명해준다. 쏼라쏼라. 우리말인데도 못 알아듣겠다. 너무 빠르다. 중간중간 못 알아듣겠는건 다시 묻는다. 기분이 안좋은 것 같다. 직원 표정이 썩는다. 언니는 주스 사달라고 보채고 직원은 내가 듣는지 마는지 관심 없다는 듯이 계속 설명한다. 정신이 없다.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먼저 위층의 카페로 간다. 이제 설명 좀 듣겠구나 싶었는데 설명은 어느새 끝나고 표시한 곳에 사인하란다. 보험 뭐 한 두 번 드는 것도 아니고 별게 있나 싶어서 병원치료비 한도만 확인하고 사인한다.

 

아내와 언니가 있는 위층으로 간다. 언니는 이미 자리잡고 다리를 대롱대롱 흔들고 있다. 주스 시켰는지 기분이 좋아보인다. 나도 따라 앉는다. 카페가 아니라 식당이다. 마침 카드사 혜택으로 무료 식사할 수 있는 곳 중에 하나다. 피자나 파스타가 있는 곳. 흠. 난 밥 먹고 싶었는데. 언니가 딱 한 번 먹었봤던 피자. 그 때는 거의 안 먹었는데 이번엔 먹으려나싶다. 마르게리따 피자를 시킨다. 음료 하나까지 무료란다. 언니는 주스를 마시니 아내와 난 탄산(이라 쓰고 언니에게는 아빠약이라 부른다)을 마실까 싶다. 콜라. 아직은 여유있다. 언니는 피자를 깨작거리더니 안 먹는다. 안먹는게 다행이다. 태국가서도 짠 음식 많이 먹을텐데 벌써 먹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동네에서 사온 간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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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게 공짜 식사를 하고 슬슬 터미널로 들어간다. 사람이 많다. 줄을 서 검색받는데 언니가 낯선 사람의 손길에 소스라치게 놀라 운다. 아내가 얼른 안아준다. 금방 눈물이 뚝뚝. 아이고 여린 것. 이렇게 사람 낯 가리는걸 보면 엄마보다는 아빠를 닮은 것 같다. 이럴때마다 괜시리 미안하다. 그래도 안기니 금방 눈물을 그친다. 엄마가 아이를 달래고 저 아줌마가 왜 언니 몸에 손을 댔는지 차분히 설명해준다. 언니는 알겠지만 저 아줌마가 무서웠단다. 하긴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있어서인지 좀 서둘렀던 것 같기도 하고 아이를 잡는 손이 좀 빠르고 거칠긴 했다. 저 사람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는가. 효율적으로 일해야하는 직장인이다보니 그런거지.

 

언니가 진정되고 터미널쪽으로 나왔다. 언니는 인천공항이 처음이다. 이렇게 큰 터미널도 처음이다. 넓은 곳에 오니 좋은지 웃는다. 조심성이 많아서인지 혼자 막 뛰어다니지는 않는다. 그래도 궁금한게 많은지 이리로 가자 저리로 가자 주문이 많다. 아내는 우선 부탁받은 화장품을 몇 개 사야해서 내가 언니를 맡는다.

 

6살 사촌언니의 영향인지 어른들 말마따나 여자애라서 그런지 18개월 이후로 핑크색과 급 친분을 쌓더니 화장품, 인형, 소꿉놀이에 푹 빠져있는 언니. 제일 먼저 화장품 코너로 가더니 이것저것 뭐냐고 묻는다. 화장품이 뭔지 궁금한게 아니다. 다양한 화장품의 용도가 궁금한거다. 나도 모르겠는데 자꾸 나한테 묻는다. 그나마 알고 있는건 앞에 놓여있는 몇 개의 립스틱. 언니한테 해보라고 한다. 부끄러운지 웃으며 몸을 베베 꼰다. 몇 개는 아는건지 나보고 해보란다. 당황스러웠지만 찍어보는 척을 한다. 또 몸을 베베 꼬면서 좋단다. 화장품 코너에 더 오래 있다가는 봉변을 당할 것 같아 다른데로 시선을 유도한다. 다행히 잘 쫓아온다.

 

어느새 시간이 3시가 훨씬 넘었다. 너무 여유 부렸나 싶다. 여유가 있으면 라운지도 갈텐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셔틀트레인을 타러 간다. 언니는 쉬지 않고 뭐야신공을 시전하신다. 이건 뭐야? 뭐야? 응? 뭐야? ‘왜’도 ‘어떻게’도 ‘누구’도 아니다. 지시어도 수식어도 없다. 궁금한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뭐야?’다. 에스컬레이터도, 기차도, 왜 내려가는지도, 왜 이쪽에서 타는지, 왜 줄을 서는지도 다 궁금하다. 다 설명한다. 언니 덕분에 척척박사가 될 것 같다. 기차 탄다니까 또 신이 났다. 기차를 타더니 봉을 잡고 엉덩이춤을 춘다. 몸으로 표현하는게 익숙한 나이. 최고로 신이 났다는 표현이다. 이럴땐 정말 귀여워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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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직 긴장을 놓칠 수는 없다. 부탁받은 화장품도 찾아야하고 언니가 먹을 음료수와 빵도 사야한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아내와 찢어진다. 아내는 빵과 음료수를 사러 가고 나는 언니와 화장품을 찾으러 간다. 화장품을 찾고 아내에게 가려는 순간 언니가 손가락으로 뭔가를 가리킨다. 놀이방이다. 세상에나 그걸 보다니. 매의 눈이다. 놀고 싶단다. 언니에겐 당연한건데 시간이 좀 촉박하다. 협상을 한다. 엄마가 올때까지만 놀기로 하고 들어간다. 정글짐? 같이 생긴 것도 있고 깔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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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넉넉하다면 좋을 것 같아 아쉽다. 시간이 촉박해서 걱정은 들어도 놀 때는 신나게 논다. 언니는 정글짐같이 흔들거리는 놀이기구를 겁내는 경향이 있어 내가 좀 더 오버해서 놀아준다. 처음에는 무서워하더니 들어와 구르고 논다. 좀 있으니 다른 남자형제들도 들어와 논다. 금방 엄마가 온다. 언니는 이제 적응을 해서 아쉬웠는지 안 가려고 한다. 비행기 타러 가자고 꼬신다(실제로도 비행기 타러 가야하고…). 좋단다. 이동하기 전에 놀이방 안 화장실로 데려가 소변을 누인다. 소변을 누이고 비행기 좌석에서 실례를 할까봐 기저귀를 입히려고 하지만 완강히 저항한다. 언니는 기저귀가 필요 없단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요즘 기저귀 없이 소변을 잘 가리니까 믿어본다. 탑승게이트로 향한다. 제일 끝이다. 탑승시간 5분 전이다. 그래도 뛰지는 않는다. 5분이면 충분히 가고 마지막으로 타도 되니까. 도착하니 10분 정도 늦어진단다. 그래도 서두르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시간 약속에 신경을 곤두세워 촉박해지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그게 싫어 고치려고 항상 신경쓰기 때문에 서두르게 될 것 같으면 한 번 더 내 마음을 다잡거나 잘됐는지 아내에게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서두르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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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시작이다. 유모차는 직원에게 맡기고 탑승한다. 비즈니스클래스는 입구가 따로 있다. 처음 알았다. 입구에서 친절해보이는 남자 승무원이 사와디캅~ 인사를 한다. 아직 태국 아닌데 도착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자리를 안내 받고 앉으니 승무원이 와서 따뜻한 손수건과 웰컴티로 물 한 병을 준다. 별거 아닌데 그냥 좋다. 이게 플랫베드? 신기해서 장난감처럼 작동시켜본다. 오, 눕혀진다. 신기방기. 언니도 엄마도 신났다. 어른이나 애나 처음보는 움직이는 의자가 신기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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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이륙한다. 언니는 신기하게도 귀가 먹먹해지는걸 거슬려하지는 않는다. 물이나 음료 조금 마시고 금방 괜찮아진다. 비행기 체질인가. 이륙하니 승무원이 안부를 묻는다. 참 친절하다. 와서 중간중간 농담도 걸고 말도 건다. 조금 있으니 밥을 언제 먹겠냐고 한다. 자기네들은 이륙하고 30분 후에 서빙을 하는데 그때가 좋냐고 묻는다. 그 때는 아이가 저녁밥 먹기 이른 시간이다. 6시 30분쯤 가능하냐고 물으니 가능하다며 간다. 좀 있으니 다시 온다. 원하는 시간이 태국시간인지 한국시간인지 묻는다. 한국시간으로 부탁한다. 웃으며 갔다 좀 있다 다시 오더니 자기네들이 서빙을 시작하면 비행기 끝까지 해야 하니 정확히 6시 30분을 맞출 수 없을지 모른다고 양해를 구한다. 아이고 그게 무슨 양해를 구할 일인가. 내리기 전에만 달라는 농담과 함께 7시 쯤에는 받았으면 한다고 응한다. 평소에는 받아보지 못한 친절이 어색하지만 건네는 말이 부담스럽지 않게 센스 넘치니 기분이 좋다. 언니는 좌석에 완전 적응. 요구 사항이 많다. 물, 빵, 음료수, 만화 등등. 옆에 앉은 아내가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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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시간 6시간. 요즘은 낮잠을 잘 때도, 안 잘 때도 있다. 아직 낮잠을 거르기에는 어린 것 같아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컨디션만 좋다면 괜찮다. 오늘은 낮잠을 안자서 그런지 잠이 오니 조금 보챈다. 센스있는 남자 승무원이 실내등을 완전히 소등한다. 이 남자 승무원 첫인상부터 좋았는데 프로페셔널하고 센스가 넘친다. 너무 고맙다. 안아 재우고 눕히고 조금 있으니 뒤척인다. 아무래도 잠자리가 약간 불편한가보다. 그래도 한 시간 정도 잤으려나. 곧 도착한다는 기내방송이 들린다. 깨우니 잠이 덜 깬 표정이다. 정신이 없는 듯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하는 표정이다. 무사히 착륙하고 친절한 승무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내린다.

 

아, 태국이다. 태국 냄새 맡으려 깊게 숨을 들이쉰다. 어랏, 느낌이 없다. 아직 공항이라 그런가 태국의 덥고 습한 기운이 안느껴진다. 입국수속하러 간다. 줄이 생각보다 길다. 바로 옆에 아이동반, 노약자, 장애인동반 가족 줄이 따로 있는줄 모르고 일반 줄에 서 기다렸다. 언니는 잠결에도 뭐야신공을 시전하신다. 여기는 태국이라는 나라고 이제 인사하러 가는 길이라고 설명한다. 하품을 길게 한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는다. 언니는 긴 비행이 힘들었는지 엄마를 데리고 앉아있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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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냄새를 맡으려고 숨을 계속 깊이 들아쉬는데 별 느낌이 없다. 내 비염때문인가. 여기 우기가 끝나서 그런가. 내가 기억하고 있는 태국과 다르다. 정말 습하지 않다. 짐과 유모차를 금방 찾고 공항 바로 옆의 Amari Don Muang Airport Hotel로 이동한다. 엘리베이터를 타니 호텔로 이동하는 브릿지가 있다. 직진하니 금방이다. 호텔로 들어서니 친절한 직원이 짐을 맡아주고 나는 체크인을 한다. 언니와 아내는 1층 델리처럼 보이는 곳에서 태국 무사 도착을 축하하며 여유있게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먹는다. 디파짓 1,000바트를 신용카드로 체크하고 키를 받아든다. 키 포켓에 와이파이 정보가 있다. 아이디가 방 번호, 비밀번호가 내 성이다. 특별히 사용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무료 와이파이이라니까 좋다. 단, 전에도 이런식으로 인터넷 접속하는 숙소에서 머물렀는데 그때는 인터넷이 잘 안됐던 기억이 있다. 인터넷은 방으로 올라가서 확인해보니 잘된다. 호텔은 낡아보이는데 방은 리모델을 한 것 같이 깨끗하다. 금방 직원이 짐과 유모차를 가져다 준다. 아까 짐을 받아준 직원은 아니다. 고마워 팁 20바트를 준다.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캅쿤캅~한다. 나도 똑같이 응한다.


이번 여행 전부터 정한 규칙이 있다면 흥정과 팁에 관한 것. 나도 한국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지만 말도 안되는 흥정조건을 받을 때가 있다. 물론 고객의 입장에서 그런 조건도 꺼내볼 수는 있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들이미는 흥정은 상대방에 대한 무시이고 몰상식이다. 이런 흥정은 상대할 가치가 없는 만큼 나 역시도 그런 흥정은 하지 않는다. 이 곳 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받은 친절에 응하는 팁을 주는 것과 상대방이 불쾌할 수 있는 가격흥정은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커튼을 열어보니 수영장이 보인다. 물을 좋아하는 언니를 부른다. 언니가 놀래면서 뛰어온다. 어두워서 안보이는지 어디냐며 되묻는다. 보이지는 않아도 수영장이 있어서 좋은가보다. 수영장 노래를 부른다. 그 사이에 나는 유심칩을 갈아끼우고 요금을 충전하러 근처의 세븐일레븐으로 향한다. 호텔에서 나오니 이제서야 내가 기억하는 방콕의 모습이 조금 보인다. 국수 노점상과 약간 어두운듯한 가로등, 가로등을 지나가는 수많은 전선들, 군데군데 높은 건물들, 수많은 차량과 오토바이들. 국수를 한 그릇 먹고 싶지만 우선 할게 있어 세븐일레븐으로 간다. 원투콜 200바트어치 충전 번호를 받았지만 갈아끼운 유심칩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 여러 번 뺐다 끼웠다를 하지만 유심칩이 망가졌는지 작동하지 않아 새 유심칩을 산다. 돈이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이제 잘 작동한다. 아내와 태국에 돌아온 축배를 들기 위해 창, 싱하 맥주와 정체 모를 과자를 안주로 하나 사서 숙소로 돌아간다. 언니와 아내가 먼저 씻는단다. 언니와 아내가 씻는 사이에 두 개의 싱글침대를 붙인다. 하나를 옮기고 다른 하나를 옮기려는 순간 침대 뒤에서 도마뱀이 사사삭 움직인다. 허걱. 으악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내와 언니가 무슨 일이냐며 묻는다. 도.마.뱀. 아내는 어이 없다는 표정을, 언니는 그게 뭐냐며 묻는다. 나중에 설명해준다고 하고 우선 잡아 내보내야겠다. 어랏, 그런데 안보인다. 없다. 도마뱀. 어디론가 숨었나보다. 그래, 여긴 태국이니까 공생하자는 생각에 포기. 밤중에 나타나도 별 수 있겠나 싶다. 언니와 아내가 나오고 나도 씻고 같이 눕는다. 언니는 금방 잠이 든다. 침대가 푹신하니 좋다. 아내와 나는 일어나 뒷정리를 하고 맥주 한잔을 하며 내일을 준비한다.

18 Comments
필리핀 2014.12.09 09:09  
오호~ 언니가 아주 애교 만점이네요~ ^^

사진까지 등장하니 더욱 실감납니다요~ ㅎㅎ
다뤼 2014.12.10 13:06  
하하~감사합니다~
간단히 핸드폰으로 찍어 사진이 좀 엉망이에요~^^
앙큼오시 2014.12.09 13:48  
언니의 매력이 느껴지는군요..........

라면서 2회인데 이제 도착했다는걸 눈치채버린!! ㅎㅎ
다뤼 2014.12.10 13:07  
아...예...^^;;
이제서야 도착해서 1박 했어요. ^^
좀 서둘러 쓰다보니 이것저것 빼먹은 여행기가 됐네요.
정말 친절한 승무원, 호텔 방에 나타난 도마뱀 등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
alburoo 2014.12.09 14:09  
제목에 27개월이라 되있어서 2년 넘게 여행하신는줄로
오해했네요^^
여행기 잘읽었습니다..
다뤼 2014.12.10 13:08  
아항...^^; 2년 넘게~제 바람이에요. ^^
아이가 좀 더 크면 1~2년 모험 할 생각도 있어요. ^^;;
스위트 2014.12.09 16:17  
언니 넘 귀여워요 여행체질인가봐요
다뤼 2014.12.10 13:10  
10개월때부터 애교 포텐 터져 이쁘기만 했는데 요즘은 좀 애증의 관계에요 ㅋㅋㅋ
이쁘다가 밉다가 이쁘다가 밉다가 아~아이와 함께 하는건 정말 쉽지 않아요 ^^;;
사랑사랑사랑 2014.12.09 23:55  
저도 이번겨울에 22개월아들데리고 방콕여행을 추진할까 망설이고있어요~~24개월전이라서 비행기는공짜라지만 좌석이없으니 좁은비행기에서 6시간을 잘버틸수있을까도 걱정...그래서 비지니스좌석알아보니 가격너~~무 비싸..ㅋ 관광중에똥오줌싸면 어쩌나걱정..차라리여행을 포기해야하나  싶은순간 님글읽고 다시 가슴이 뛰네요.올초에 남편이랑 둘이떠난 방콕자유여행에서 방콕의매력에 푹빠졌거든요~~

아기데리고여행 많은조언좀해주셔요
다뤼 2014.12.10 13:25  
에어아시아 잘 찾아보세요~
비지니스클래스를 왕복 45~53만원짜리도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에어아시아는 일반석 제일 앞자리(넓은 자리, 핫시트)도 앉아봤는데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의자가 정말 너무 안 젖혀져요~팔걸이도 안올라가고요~
다른 항공사는 어땠는지 잘 기억안나지만~

그리고 아이와 대화가 통하는지여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가 자기 감정을 부모가 몰라주면 정말 답답해하고 서러워도 하잖아요~
말이 좀 되니까 표현이 용이해지고 그만큼 저랑 아내는 이해를 잘하게 된 것 같아요.

용변 가리는 것도 걱정이 많이 되죠~
저희는 24개월부터 용변 가리도록 했어요.
다행히 여름이라 옷에 싸도 닦거나 씻기고 옷 입힐 수 있었어요.
오줌 마려우면 얘기하라고 하고 옷에 싸도 혼내지 않고 다음에는 마려우면 미리 말하라고 하면서 씻기고 갈아주니까 자기가 알아서 하더라고요~
출발할때(27개월)도 약간씩 실수하긴 했지만 여행 시작하고는 한번도 옷에 실수 안하고 잘 지냈어요~여행으로 기저귀 땐 셈이죠~^^
jbny9504 2014.12.10 18:47  
잘봣습니다. 재밌어보어요~
다뤼 2014.12.12 15:28  
감사합니다~
폰에 메모했던 노트도 폰 초기화로 다 없어지고
사진을 보고 기억을 더듬어가며 쓰는 여행기라 영 부실하네요~^^;;
빵남 2014.12.12 13:28  
열흘후에 19개월 아기랑 끄라비 방콕에 가는터라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저희도 돈무앙 아마리호텔 예약했고 녹에어로 끄라비가서 너무 반가워요^^
후기도 너무 자세하게 써주셔서 도움이 많이 될것같아요~
감사합니다^^
다뤼 2014.12.12 15:30  
저희랑 같은 코스네요. ^^;;
크리스마스를 태국에서 보내시겠어요 ㅎㅎ
가시기 전에 보실 수 있게 크라비에서의 여행기도 올릴게요~^^
야무댁 2015.01.12 10:27  
이 언니!!! 완전 심하게 귀여운데요?^^ 모든게 부럽지만 비행기의 좌석 정말 편안해보이고 좋아보이네요~
다뤼 2015.02.06 17:04  
요즘은 4살이 미운 나이라던데, 저희 집 언니는 점점 귀여워지고 있어요~
저도 저런 비행기 좌석은 처음이었는데 편하긴 하더라구요~^^;;
또 언제 저런 좌석 앉아보겠어요~ㅎㅎㅎ
경진탱 2015.01.28 10:43  
언니의 다음여행기도 너무 기대가 되요~
다뤼 2015.02.06 17:05  
그동안 바빠 글을 정리하지 못했는데 오늘 정리해서 3부 올렸어요. ^^
그 다음은 언제 또 올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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